징병 당했더니 생물 병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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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5.08 17:01
최근연재일 :
2024.07.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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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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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시

DUMMY

“네? 무슨 소리세요?”


“?”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의 유스티아.


“아니, 저번에···.”


무언가 말하려던 성현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아닙니다.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옥상을 내려가는 그녀를 배웅했다.


“진짜 이상하네.”


성현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음날 오전, 일단의 무리가 연구소를 빠져나와 숲에 들어섰다.


그리고 무리의 선두에서 그들을 이끄는 티무스가 입을 열었다.


“전원 은밀 행동 돌입, 목적지까지 속행한다.”


연구소 내부 시스템 중 태스크 포스 팀에 할당된 회선을 통해 다른 대원들에게 전파한 그는 그대로 눈앞의 나무 위로 올라섰다.


나뭇잎 하나 스치는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올라선 그를 필두로 나머지 팀원들도 제각각 주변의 나무 위에 올라섰다.


[이동.]


육성 대신 시스템 메시지를 통해 명령을 하달한 티무스는 그대로 나뭇가지 사이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한 무리.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성현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쪽으로 뛰어나군.”


특유의 은밀함으로 유명한 고양잇과 수인과 숲에서는 그 종적을 찾기 힘든 엘프로 이루어진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팀장님.”


사무실에서 성현과 함께 임무를 시작한 대원들의 시야를 살피고 있는 연구원들, 그들 중 릴피나가 성현을 불렀다.


“무슨 일입니까?”


“제가 알기론 블루 비틀 서식지로 가는 길엔 거대한 늪지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지금 대원들이 움직이는 노선을 보면 그 늪지를 가로지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맞습니까?”


“아, 네. 맞습니다.”


릴피나의 질문에 성현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시간이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동선이 길어지더라도 늪지를 우회하는 것이···.”


말 그대로 ‘온갖’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비잔티움 행성의 늪지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는 그곳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가장 잘 알았다.


게다가 늪지 곳곳에서 자라난 나무가 있기는 하지만, 개체 간의 거리가 제법 넓어 지금처럼 나무를 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헤엄을 칠 수도 없을 텐데···.’


가능성 유무를 떠나 고양잇과 수인이 대부분인 대원들이 수영에 능할 리가 없었기에 릴피나의 눈동자에 미약한 걱정이 어렸다.


‘역시 보기보다 마음이 여린가?’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성현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괜찮습니다. 미리 손을 써뒀습니다.”


“네?”


확신에 가득한 성현의 모습에 무심코 고개를 갸우뚱거린 릴피나.


피식.


차가운 외모와 달리, 의외로 걱정이나 호기심이 많아 보였다.


“직접 보면 알게 될 겁니다.”











고요한 숲.


새와 벌레의 울음소리만 들려오던 숲의 끝자락에 검은 그림자들이 내려앉았다.


그 그림자의 선두에 선 티무스는 조용히 눈앞에 펼쳐진 늪을 내려다보았다.


‘여기까지 시키는 대로 오기는 했는데.’


비잔티움 행성에서도 몇 안 되는 거대한 늪지.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만큼 생명력이 넘치는 이곳은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건너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대장, 다음은 어떻게 합니까?”


늪지를 바라보는 티무스에게 다가오는 수인 대원.


티무스가 그에게 뭐라고 대답하려던 순간, 그들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다리를 건너세요.]


뜬금없이 등장한 다리.


팀장이 보낸 것이 분명한 메시지의 그 뜻을 알 수 없는 내용에 티무스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리고,


드드드!


늪지의 일부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후퇴!]


심상치 않은 상황에 황급히 메시지를 보내며 뒤로 빠지는 티무스와 팀원들.


그러나 이내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움직임을 멈췄다.


“저게, 무슨···.”


늪지의 한복판에 솟아오른 새하얀 무언가.


“다리?”


티무스는 늪지를 가로지르며 생겨난 거대한 다리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의 말처럼 조악하지만 확실히 다리의 형태를 하고 있는 새하얀 무언가는 끝이 보이지 않는 늪지의 중간을 가로질러 쭉 뻗어있었다.


[건너세요.]


다시 한번 그들의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잠시 눈을 깜빡이며 생각을 정리한 티무스가 입을 열었다.


“건넌다.”


그리고 곧바로 다리 위로 뛰어오른 티무스는 발 밑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감촉에 생각이 많아졌다.


체중을 실을 때마다 조금 눌리지만, 충분히 그의 몸을 받칠 수 있을 만큼 튼튼했다.


‘이건···.’


계속해서 다리를 따라 달리면서도 그 정체를 고민하던 티무스의 머릿속에 팀장, 이성현 중사의 정보가 떠올랐다.


화생방 특임대 소속인 최단기 중사 진급자.


ABC병기 중 하나인 생물 병기(Biological weapon)를 다루는 화생방 병과.


연구소에서 확보한 정보는 그게 다였지만, 소장을 통해 그가 다루는 병기가 어떤 계열인지는 티무스도 알았다.


‘이게 그 균사인가?’


동물도, 식물도 아닌 균사를 다룬다는 이성현 중사.


티무스는 그가 밟고 있는 것이 그 균사 덩어리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어마어마하군.’


그는 새삼스럽게 태스크 포스 팀의 팀장이 연방에서도 극히 위험하다고 분류하는 자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단순히 거대한 규모의 힘을 발휘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더 본질적인 균사 그 자체에 대한 위험 때문이었다.


티무스의 시선이 어느새 새하얗게 뒤덮인 자신의 발로 향했다.


전투복 위로 내려앉은 새하얀 균사들은 그 주인의 뜻에 따라 그들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고 있었지만 본능이 강한 수인, 그중에서도 온갖 종류의 위험한 생물들과 맞붙으며 뛰어난 감과 경험을 가진 티무스는 느낄 수 있었다.


이 새하얀 균사들이 가진 위험성을.


흘끗 아래를 바라보던 티무스의 시선이 다시 전방으로 향했다.


그 위험한 존재가 아군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한참 다리를 따라 달리는 대원들이 그 끝에 도달한 것은 오후가 다 될 무렵으로 잠시도 쉬지 않고 늪지를 건넌 그들이 마주친 것은 버섯이었다.


그것도 다리처럼 새하얀 균사가 아닌, 마치 평범한 버섯처럼 갈색의 갓을 가진 버섯으로 단 하나, 이질적인 것이 있다면 그 버섯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었다.


당장 옆에 있는 거대한 나무에 비해서도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


그 비현실적인 모습에 모두의 눈동자에 의문이 담겼을 때, 그 버섯의 일부가 열렸다.


말 그대로 문처럼 좌우로 열리는 버섯의 기둥 부분과 그 안에서 빠져나온 성현.


“티, 팀장?”


대원 중 누군가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리자, 그것을 들었는지 버섯에서 빠져나온 성현이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습니다. 잠시 식사하면서 쉬도록 하죠.”









난데없이 버섯에서 튀어나온 성현을 마주친 현장의 대원들이 눈을 부릅뜨는 사이, 그보다 더 놀란 이들이 연구소에 있었다.


“팀장님? 아니, 팀장님이 왜 저기 있어?”


한곳으로 급히 몰리는 연구원들의 시선.


그곳에는 아무렇지 않게 앉은 성현이 있었다.


“제 일부입니다.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잠시 식사하면서 휴식하죠.”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성현.


“그게 무슨 개···.”


“야!”


누군가 무심코 입을 열자, 황급히 그의 입을 틀어막는 동료.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릴피나의 표정은 침착하기 그지없었다.


‘아닌가?’


성현은 릴피나의 동공이 격렬하게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친!’


그리고 그의 생각처럼 릴피나는 대원들의 시야를 비추는 화면에 나타난 또 다른 성현을 보며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릴피나의 시선이 화면 속의 성현과 사무실에 앉은 성현을 오갔다.


그리고 급하게 열리는 그녀의 입.


“대체 어떻게 한 거죠? 원리는? 분신인가요? 그럼 실체를 가지고 있는 분신인가요? 저것도 생물학적 기전을 가지고 있나요? 의식은요? 의식이 둘로 분리된 건가요? 아니면 하나의 의식이 조종하는 건가? 아니면···!”


“???”


갑자기 쏟아지는 질문.


‘어?’


당황한 성현과 달리, 열변을 토하는 그녀의 뒤에서 연구원들이 서서히 고개를 젓는 것을 보아, 터질 것이 터졌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그 차가운 표정은 어디로 간 것인지, 잔뜩 흥분한 얼굴로 눈을 빛내며 질문을 던지는 그녀의 모습에 성현은 슬그머니 그녀를 피했다.


“저게 분신인가요? 아니면 지금 이 몸이?”


당장 해부라도 할 듯이 성현에게 들이대는 릴피나의 모습에 성현이 당황하자, 연구원들이 그녀에게 들러붙었다.


“서, 선배! 제발!”


“빨리 말려!”


“잡아! 놓치지 마!”


“선배님! 제발 진정하세요.”


성현은 생각도 못 한 당황스러운 상황에,


“어? 팀장님!”


그대로 사라졌다.








‘어우, 놀래라.’


의식을 완전히 현장으로 옮긴 성현이 흐르지도 않는 땀을 닦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막 식사를 시작한 대원들을 지켜보다가, 이내 그들이 있는 공간으로 시선을 옮겼다.


슬그머니 손을 뻗어 내벽을 쓰다듬는 성현.


평소 성현이 다루던 병기들과 확연히 느낌이 달랐다.


‘이게 날 것의 느낌인가?’


지금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버섯은 평소처럼 성현이 사용하던 병기가 의태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버섯에 에테르-생체력을 불어넣어 크기를 키운 것에 불과했고 덕분에 성현이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그의 병기처럼 주변을 침식하지 않았다.


성현이 얼마 전 조용히 숲에 퍼트린 새하얀 버섯.


평범한 버섯의 형태로 의태해 은밀히 퍼진 그것은 그 과정에서 평소 성현이 접하지 못했던 수많은 버섯들을 발견했다.


성현은 오른손을 들어 올린 채 잠깐 집중했고, 그러자 온갖 종류의 버섯들이 성현의 팔에서 자라나기 시작했다.


붉고, 노랗고, 푸른, 수많은 색채와 이런저런 다양한 형태의 버섯들.


이번엔 왼손을 들어 올리자, 그 팔에서 익숙한 버섯들이 자라났다.


새하얀 <화이트 크라운>과 보라색의 <멸방 부름 버섯>, 그리고 붉고 검은 <열사폭균>과 <흑강철균>곰팡이까지.


왼팔에 자라난 4색의 생물 병기와 오른팔에 자라난 온갖 종류의 균사를 비교하던 성현은 생물 ‘병기’라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조된 것인지 깨달았다.


최소한의 양분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보이기 위해 유전자 단위로 개조를 거친 병기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일반적인 균사를 월등히 상회했다.


“아니, 애초에 이것들은 에테르를 제대로 감당하지도 못하지.”


지금 그들이 머물고 있는 버섯집을 만들기 위해 성현은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생체력을 불어넣어 키우는 과정에서 그 생체력을 버티지 못해 버섯이 죽어버리거나, 기형이 되거나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에테르를 얼마나 불어넣든 별문제 없이 그에 맞춰 생장하던 병기와는 비교가 불가능했다.


“다 필요가 없네.”


성현은 주특기에 새롭게 등록된 수많은 종균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하나같이 비효율적이고 쓸모없는 것뿐이었다.


‘저걸 빼면.’


성현의 시선이 이번엔 위쪽으로 향했다.


창문 하나 없는 버섯 내부가 밝은 이유.


버섯의 천장에 성현이 심어둔 독특한 버섯 하나가 버섯 내부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

[정보 없음]


연방의 데이터 베이스에 존재하지 않는, 성현이 아주 우연히 발견한 특별한 버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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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비잔티움 +1 24.07.16 198 13 11쪽
53 새로운 병기 +3 24.07.15 206 12 11쪽
52 박사 +1 24.07.12 224 15 12쪽
51 중사 +1 24.07.11 221 12 11쪽
50 파도 +2 24.07.10 213 16 11쪽
49 흑마법사 +2 24.07.10 235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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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흔적 +1 24.07.06 244 18 11쪽
46 협력자 +2 24.07.05 240 18 11쪽
45 각성 시술소 24.07.04 251 15 11쪽
44 침입 24.07.03 255 15 12쪽
43 백수 +1 24.07.01 262 20 11쪽
42 디에스코 24.06.29 281 19 11쪽
41 임무 24.06.26 293 19 11쪽
40 늑대 부녀 24.06.24 295 19 11쪽
39 붉은 사막 +1 24.06.22 311 21 11쪽
38 경계 24.06.21 305 17 11쪽
37 사냥꾼들 24.06.20 327 19 12쪽
36 또 불시착 24.06.19 346 18 12쪽
35 복귀 +1 24.06.18 354 19 11쪽
34 보라색 멸망 24.06.16 373 17 11쪽
33 아는 얼굴 +2 24.06.15 386 19 12쪽
32 지원군 24.06.13 367 20 11쪽
31 격차 24.06.13 373 17 11쪽
30 함정 +1 24.06.11 377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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