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 함대 지휘관으로 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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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제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56
최근연재일 :
2024.07.18 08:00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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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6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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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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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31화. 모르는 잊힌 기억

DUMMY

깡마르긴 했지만, 푸른 머리에 또렷한 이목구비는, 내게 총구를 들이대던 그녀가 맞다.


“음?”


내가 하진을 알아보자, 르피는 궁금한 게 많은 표정, 딱히 입을 열고 싶지 않아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보는 눈이 많아 어서 병원으로 이송해”

“넵! 지휘관님!”


하진은 내가 이곳에 오기 전부터 지냈던 함선이다. 영지민들 중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눈치는 있는지, 군말 없이, 하진을 들어 올렸다. 르피는 신난 듯 콧노래를 부르며 병원으로 향했다.


“가자”

- 병원은? 안가?

“함대장이 더 급해”


바르의 손을 조금이라도 덜어 스트레스를 줄여줘야 했다. 연병장으로 가는 길, 어깨에 앉은 나이트가 재잘거렸다.


- 생각해 둔 함선 있어? 내 의견 들어볼래? 함대장은 루이가 맞아, 근데 지휘관이 신병으로 만들어 버렸잖아, 계급이 꼬이는 건 곤란하지만, 루이가 맞아.


내 생각도 그렇다. 문명 연합 함대장을 맡았던 그녀의 실력은 이미 그 위치로 증명됐다.


물론 맹한 구석이 있어, 한 번씩 실수도 하지만, 능력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아, 포탄 안 챙겼던 건 빼고 말이다.


“애들 의견도 들어봐야지, 타이콘도 있고 경항모도 있으니.”

- 타이콘? 퍼시? 얘들 함대장 시킬 건 아니지?

“하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어”

- 에?


나이트는 인상을 구겼다. 뭔 소리냐는 표정. 잘 못했다간 한 대 칠 기세다.


이해한다, 항모는 적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숨기면 숨길수록, 무서운 존재.


함선의 0.5인분 정도 해내는 함재기를 숨은 채 출격시키는 그녀들은 두려운 존재다.


아무 이유 없이 함선들의 저승사자라 불리겠는가.


그 사이 연병장에 도착했다.


“흐음..”

- 흠..


전부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개판이다. 노는 놈은 놀고 쉴 놈은 쉬고, 할 놈은 하고.


오랑캐 군대가 이 모습일 터 오합지졸이다.


각자 다른 연습을 진행하는 건 좋다. 하지만, 제대로 된 체계가 없다.


더군다나 구석엔


“루이 정신 안 차려!”

“죄송합니다!”

“엎드려!”

“네!”


이병들과 얼차려를 받는 루이. 그녀들 앞에서 낄낄거리며 웃는 함선들은 병장쯤 된다.


루이가 훈련 중 잘못을 저지를 일은 없다. 저건 그냥 짬티다.


아래 계급을 누르고 싶어 하는 선임들의 표본.


“얼씨구”

- 저것들은 신경도 안 쓰네.


나이트의 말과 같이 대 놓고 얼차려를 주는데 장교들은 그저 끼리끼리 모여 있다.


올리언과 바르가 훈련 교관일 때 나와 협의한 것이 있다. 바로 병사들 얼차려를 없애는 것이다.


이유는 훈련이 공포가 될 수 있고 리듬이 끊긴다. 조금 실수한 것 가지고 이 잡듯 질책할 필요 없다.


그만큼 더 많이 시키고 발전할 수 있게끔 다독여 주면 된다.


그녀들은 나와 협의한 사항을 잘 실천했다.


지금 저들이 하는 짓은 함대장과 비서함 그리고 지휘관이 서로 약속한 것을 어긴 것!


훈련의 물을 완벽히 어지럽혔다.


나 지휘관 한운, 훈련을 겉핥기식으로 하는 남자가 아니다.


할 땐 하고 쉴 땐 쉬고! 구분할 줄 아는 남자.


연병장으로 내려가 구석으로 향했다.


날 발견하고 경례 하는 함선들에 조용히 하라 손짓했다.


“똑바로 엎드린다! 네가 준장이었으면 다야! 지금은 상병일 뿐이야! 작대기 세 개!”

“죄송합니다.”


내가 등 뒤에있는 줄도 모르고 신났다.


“똑바로 해!”


나무작대기 하나 들고 열심히 지휘 중인 병장님, 귓가에 슬그머니 입술을 들이밀었다.


“재밌습니까?”

“재밌지! 너도 같이해!”

“그럴까요?”

“그래 같이 하..”


이상함을 감지한 병장이 나뭇가지를 떨궜다.


엎드려 있던 루이와 병사들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잘~ 돌아갑니다. 비서함 쓰러진지 몇 시간 됐다고, 쯪! 모두 기상”

“기상!”


이마에 흐른 땀을 잽싸게 닦는 루이, 나와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곧장 정면을 본다.


문명연합에서 준장에 빛나던 별이, 병장에게 얼차려 받고 땀 닦는 거 눈치 보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루이야.”

“... 죄송합니다.”

“이게 뭐야.”


그녀의 볼에 흐른 땀을 대충 닦아줬다.


“음!”


하얀 루이의 뺨이 작게 물들었지만, 한운은 보지 못했다.


한운은 얼차려 주동자들을 바라봤다.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잘못은 알고 있는 모양


“분명 함대장과 비서함에게 얼차려 주지 말라고 했는데? 못 들었어?”

“... 죄.. 죄송합니다.”

“흐음..”


고개 숙인 병장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죄송하면 군 생활 끝나나?”

“아! 아닙니다!”

“아니라고? 네 잘못을 몰라?”

“죄송합니다!”

“으음? 죄송하면 군 생활 끝..”


한동안 한운의 갈굼이 이어졌다. 병장의 눈에 눈물이 찔끔 달렸을 때


“얼차려에 관여한 함선은 일과가 끝남과 동시에 항구로 모인다.”

“네..”


기죽은 듯 고개 숙인 그녀들, 시선을 돌렸다. 얼굴이 시뻘건 루이와 눈이 마주쳤다.


열이 나나?


“어디 아프냐?”

“아닙니다.”

“너까지 아프면, 곤란하다. 오늘 스테이지 돌아야 하는데”

“죄..죄송합니다.”


슬그머니 눈을 피하는 그녀에게 쉬라고 말해주곤 걸음을 옮겼다.


“타이콘, 퍼시”

“네”


장교들이 모인 곳에서 질린 표정의 타이콘과 긴장한 퍼시가 내게 걸어왔다.


“너희가 선임 장교잖아, 함대장이 없으면 ...”


또다시 갈굼이 시작됐다, 퍼시는 연신 허리를 굽혔고 타이콘은 혼이 나간 듯 입을 벌렸다.


“그리고, 함대장을 새로 뽑으려 한다.”

“함대장요? 아.. 하긴 공석이 길어지니....”


말끝을 흐리는 퍼시. 아마 올리언이 머릿속에 떠올랐겠지, 고향 친구로서 친하게 지냈던 그녀의 마음을 잘 알지만, 지금은 꼭 함대장이 필요하다.


그녀도 알고 있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추천할 만한 함선 있어? 아니면 네가 할래?”

“아..저는.”


시선을 피하는 퍼시, 거절의 의사겠지, 사실 시키지도 않을 거다.


곤란해하는 퍼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몸을 살짝 움츠리는 그녀.


몸을 꼬는 그녀를 보지 못한 한운이 말했다.


“추천이라도 해줘”

“그러면..음..”


주위를 둘러보다 내 뒤에 휴식 중인 루이를 봤다.


“아마 루이 상병이 맞지 않을까 싶은데.. 계급이..”

“루이? 타이콘 너는”

“저도 찬성입니다. 루이 상병, 고속연사.. 너무 짜릿했어요..”

“...”


정신상담이 필요해 보인다. 장교 중 가장 높은 둘이 루이를 꼽았다.


내 의견도 루이였기에 곧장 진행하기로 했다.


“루이”

“네!”


벌떡 일어선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녀의 얼굴이 더욱 빨개진다.


아픈 건 아니겠지?


오늘 스테이지 도전을 포기해야하나.. 안 된다. 시간이 없다.


“넌 오늘부로 베르모스 영지 1함대 함대장이다.”

“제가요?”

“그래, 준장으로 승급한다.”

“알..겠습니다!”


그녀의 눈초리가 잠시 흔들렸지만 기뻐 보이는 표정이다.


“그럼 잘 부탁하고, 한 시간 내로 훈련 끝내고 남부 영지로 넘어오도록”

“네, 알겠습니다.”


한운이 떠나고, 준장으로 복귀한 그녀의 금안이 번뜩였다.


슬며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괴롭혔던, 함선들을 바라봤다.


“얼차려는 없는데요!”


그것 말고도 그녀들을 행복하게 해줄 자신 있다.


“정확한 훈련을 해야겠지?”


금안의 섬뜩함에 몸을 바들 떠는 그녀들.


“에...네넨!”

“네!”

“넵!”


그렇게 루이의 즐거운 함대생활이 시작됐다.



* * *




---

적을 사냥하세요. (50/50)


스테이지 임무 클리어, 영지로 복귀합니다.

---


무난히 스테이지를 클리어했다.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지 않았다.


거의 모든 스테이지가 발톱의 성취자 게일의 잔여 병력을 정리하는 임무였다.


내가 지휘할 것도 없이, 함대장을 맡은 루이가 일사불란하게 병력을 배치하고 깔끔히 소탕했다.


“루이”

“네”


복귀 준비 중인 그녀에게 도돌이표를 내밀었다.


“함대장이잖아 앞으로 네가 들고 있어”


본래 바르가 들고 있었지만, 복귀하는 순간, 함선 관리에선 손을 땔 거다.


“알겠습니다.”


도돌이표를 소중히 주머니에 넣는 루이, 잃어버리진 않겠지? 내심 불안했지만. 그녀를 믿기로 했다.


북부 영지로 복귀했다.


곧장 체력 단련실로 올라가 운동을 하려 했지만.


연병장에서 루이에게 얼차려 줬던 함선들이 항구에 모였다.


죄다 똥 씹은 표정. 총 네 명이다.


“너희들이 다야?”

“네..”

“네!”

“근데... 넌 왜 있니?”


르피다. 낄 때 안 낄 때 모르고 지금도 여기 껴있다. 뭘 하는지 알고 저럴까


“헤헤헤”


헤실헤실 웃는 걸 보니 상당히 모르고 있다. 그냥 대가리가 꽃밭이다.


“기합받는 건데?”

“저도 할래요. 기합!”


얍! 하며 주먹을 내뻗는 르피, 그녀 입장에선 장난스럽게 뻗었겠지만.


내가 볼 땐 상당히 자세가 안정돼 있고, 강한 찌르기다.


확실히 근접 훈련을 받은 함선. 나에게 이것저것 알려줄 때도 상당한 교육을 받은 티가 났었다.


‘근접 훈련을 받은 건 좋은데..’


왜 제는 전함이지? 의문이 들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기합은 간단하다. 인당 랍스타 50마리씩. 잡도록”

“네에? 50마리나요?”

“왜 싫어? 군 생활 편하냐? 응?”

“아! 아닙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새파랗게 질린 병장이 고개를 치켜들며 대답했다.


“그럼 출발!”

“출발!”


그녀들은 항구를 벗어나 랍스터를 잡으러 떠났다.


“힘들 거다.”

- 으.. 잡는 게 쉽진 않지..


나이트도 잘 아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도 할 일을 해야지”


스테이지도 끝났고, 일과도 마무리 됐으니 체력훈련과, 검술 훈련을 해야 했다.


검술에 검 자도 모르지만. 보라색 형체가 내 이마를 찌른 그 모습은 아직 생생하다.


어렴풋 그 자세를 따라 하며 연습하고 있다.


물론 자세를 봐주는 이가 없으니 엉망이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


르피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그녀는 격투술 위주로 학습했기에 검에 대해선 별로 도움 되지 않았다.


“가자”

- 오늘도 빡세게 해 보자고


내 체력 훈련 교관인 나이트, 그녀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탕탕 맞부딪쳤다.




* * *




저녁 아홉 시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무실로 올라왔다.


“아어 죽겠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인물이 있다.


“응? 세리 선생님?”

“오셨어요? 저 까먹으신 줄 알았네.”


맞다 까먹었다.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일이 많아 늦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지휘관은 바쁠 수밖에 없죠.”


부드러운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피어났다. 다행히 내가 잊었다는 건 모르는 눈치.


그녀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슬며시 내미는 도시락 크기의 박스.


내가 의문스런 표정을 짓자 그녀가 말했다.


“태블릿이에요”

“태블릿?”


고개가 모로 돌아갔다. 태블릿이라 하면 그 아이패스와 비슷한 건가?


박스를 열어보려던 찰나


“저희 나가서 좀 걸을까요?”


자신이 있을 땐 열지 말라는 신호와 같았다. 온몸의 근육이 울부짖지만, 산책 정도야 가능하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그녀의 안내를 받아 본관을 나섰다. 주택가 골목을 지나쳐, 고아원 앞에 도착했다. 슬며시 내부를 바라보던 그녀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골목을 꺾고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빤히 바라봤다.


베르모스 영지의 기원이 되는 나무라나? 이름을 들었으나 기억나지 않는다.


그나저나 그 나무 아래 벤치에는 늦은 시간이지만 사람이 많다.


제복 차림의 병사들과 남자들, 데이트라도 하는 것인지... 부럽다.


빤히 그들을 보고 있자 세리 선생이 날 향해 미소 지었다.


“가실까요?”

“네”


다시 그녀를 뒤따라 걸었다. 골목 몇 개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넘었다.


다시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다 걸음을 멈췄다.


늦은 밤이지만. 우아한 색을 빼어난 도라지 꽃밭이 내 눈을 즐겁게 했다.


즐비한 그 행렬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우와..”

“....”


그녀는 자세를 낮춰 도라지 꽃 하나를 꺾었다.


그리곤 귀 옆에 꽂았다.


“.... 어때요?”

“아.. 뭐.. 네..”


머리에 꽃 꽂은 여자는 미친 여자라는 편견이 있어, 대답을 얼버무렸으나,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꽃은 아울렸다.


한마디로 만개한 꽃같이 아름다웠다.


시선을 맞댄 둘의 감정은, 극명했다. 웃는 여자와 눈길을 피하는 남자.


“가실까요.”

“네”


그곳을 빠져나와 가팔랐던 오르막에 다시 도착했다.


그곳에서 좀 더 높은 곳을 향해 걸었다.


그러자 베르모스 영지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올라섰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쭉 걸어가면 루비 광산이 있다.


아직 환한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니. 아직 광부들이 작업 중인가 보다.


밤낮 없이 베르모스 영지를 위해 일하는, 고마운 분들이다.


물끄러미 광산을 바라보고 있을 때


“좋죠?”

“네?”

“저기”


그녀의 손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수많은 별이 지평선 위에 즐비하다.


마치 은하의 호수를 접한 기분이다. 세지 못할 별들은 각자의 빛을 뿜어내며 자태를 뽐낸다.


찬란하고, 또는 은은하게 빛나는 별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름답네요.”

“여길 참 좋아했어요.”


그녀는 과거를 떠올리는 중이다.


누가 좋아했단 걸까? 바르, 아니면 올리언?


난 사람을 깊게 알고 싶어 하는 습성이 없다.


같이 생활하는 나이트의 과거도 모른다.


그만큼 타인의 지나간 시간에 관해 묻지 않았다.


굳이 상대방이 말하겠다면 들어 준다. 하지만 그 과거 속 고민과 의문이 있다면 해결책을 말하지도 묻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함선이 아닌 일반인이라면, 깊게 이야기 할 필요 없다.


모를뿐더러, 관심도 없다.


내가 왜 이런 성격이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마 내가 내 과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남들도 과거를 싫어할 수 있으니 묻지 않는다.


하지만 왜인지, 지금은 묻고 싶다.


“누가 좋아했나요?”

“... 하하”


얄궂은 웃음이다. 아니 허탈하다고 할까?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날 빤히 바라봤다.


“모비딕”

“...네?”

“정말 기억을 잃었어?”


순간 말을 놓아 당황했지만.


그녀의 슬픈 눈망울을 참는 그 울적한 눈가 때문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기억을 잃은 건 공공연한 사실, 어깨 위에서 굳은 얼굴의 나이트 또한 잘 알고 있다.


한운은 세리의 감정을 따라가지 못했다.


* * *


“어쩌지..”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긋이 모비딕을 바라봤다. 멍청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정말이야? 하아..”


참으려 했는데 정말이지 꾹 참으려 했는데.


꾹 누른 그 감정을 너무 세게 눌렀는지 넘쳐흘러 버렸다.


“흡..”


급히 고개를 돌리며 눈물을 닦았다. 가슴을 치며 제발 진정하라 다독였다.


“저기..”


한걸음 다가오려는 그에게 손을 뻗었다.


“잠시만.. 조금만..”

“...”


내가 기다린 시간이 적지 않지만.


지금은 너도 조금만 기다려 줬으면 좋겠어.


“하아...”


꽉 막힌 감정에 목이 막혀 숨이 메이지만, 티 내지 않기 위해 애썼다.


“하아..”


그렇게 다시 한번, 억지로 숨을 내쉬고, 고개를 돌렸다.


* * *


그녀의 감은 눈이 바르르 떨렸다.


“후우..”


한숨과 함께 조금씩 천천히 열렸다.


“아이참.. 미안해요, 늙어서 주책만 늘었어.”


전혀 늙지 않았다. 잘 해봐야 나와 동갑이거나 몇 살 어려 보인다.


지금 그게 중요하진 않겠지.


“괜찮습니까?”


놀랐다. 내가 이렇게 담담하게 말할 줄 알았나, 내가 생각해도 감정이 없는 말투였다.


그것도 눈물을 쏟아낸 여자 앞에서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이야.


- 지휘관은 평생 솔로야.. 아닌가.. 나도 솔로야..


“다행이네요..”


그녀의 볼에 남은 눈물이 별이라는 광휘로운 빛을 받아 찬란하게 반짝인다.


시선을 잡아끄는 미모와 그 빛의 조화에 황홀함을 느끼려던 찰나.


“그래도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어.”


살며시 걸어와 내 두 손을 잡았다.


물끄러미 잡은 손을 바라봤다.


그녀의 두 손이 옅게 떨린다.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엔 아프지만 화려한 미소가 펼쳐졌다.


“고향에 돌아온 걸 축하해”


모비딕


웃은 것일까, 아니면 척을 한 것일까.


입속이 바짝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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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화 전초전(2) 24.07.08 1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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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만 남 24.06.22 27 1 15쪽
45 45화. 바다의 자손 24.06.21 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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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주인님 24.06.19 32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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