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 함대 지휘관으로 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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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제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56
최근연재일 :
2024.07.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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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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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8화. 격 돌(2)

DUMMY

“저기다!”

“요호! 여자다! 여자!”

“반쯤 죽여놓고 잡아먹자고! 파티다 파티!”


두두두!


시야가 결핍된 곡선 구간, 예상치 못한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크윽!”


손가락만 한 총탄이 어깨를 관통했다.


그 아찔한 통증에 머리가 노래졌지만, 정신을 붙잡았다.


급히 자세를 낮추며 근처 바위를 향해 선회했다.


“젠장..”


어깨를 확인했다. 동전 크기 구멍에 뻘건 피가 넘실거렸다.


이를 으득 갈았다.


안전을 확보해 줄 아군이 없는 지금 부상은 뼈아팠다.


적을 막아줄 방패가 없고, 똑바른 치료가 어렵다.


부욱!


소매를 이빨로 물어뜯어 헐겁게 만든 뒤, 돌돌 말아, 상처에 쑤셔 넣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지혈을 위해선 상처 부위를 압박해야 했다.


“후우”


심호흡하곤 지그시 눌렀다.


“크읍..!”


자지러질 고통에 비명이 튀어나올까, 이를 악다물었다.


“크하...하아..”


눈을 질끈 감았다. 전신에 진이 빠지고 머리가 혼미하다.


의무병이 있었다면, 이보단 덜 고통스러웠겠지.


아쉬움을 뒤로하고 눈을 떴다.


“하아.. 하아..”


구멍을 메운 새하얀 천 조각이, 붉게 물들었다.


아프다, 더럽게 고통스럽다,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지?


순간 떠오른 생각은 분노라는 불을 지폈다.


전투를 피하려 했지만, 고통을 준 놈들을 살려 둘 만큼, 마음이 곱지 않다.


“시발...”


살면서 욕을 뱉은 횟수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다.


그런데 대뜸 튀어나온 이유는, 그만큼 화가 나고 정신이 지쳤다는 증거겠지.


“이요호~”


놈들의 콧노래 소리가 들렸다. 몸을 숨긴 바위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총 다섯, 태연히 웃고 노래를 부르며 전진해 온다.


혼자 감당하기엔 많다. 하지만.


‘방심하고 있어, 한 번에 쓸어버린다.’


전장에서 그 감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모양.


‘저승에 가면 알게 되겠지.’


눈을 짜게 하는 땀을 손으로 닦고 상의 제복에 문질렀다. 이미 그곳도 축축하다.


전신이 식은땀에 젖어있었다.


“하아..”


혼미한 정신 속, 그저 죽이겠단 본능만으로 포신을 확인하고 포탄을 장전했다.


철컥!


함무기에 장착된, 수십 개의 함포가, 빛바랜 금안의 시선에 따라 움직였다.


호흡을 가다듬고 기다렸다.


다수와 소수의 싸움에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어디, 어디, 숨었나 학학학!”

“케케케~!”


놈들의 말소리가 가까워졌다.


기이이잉...


“후우..”


함무기에 장착된 함포들이 일제히 공포에 떨었다.


동시에 그녀를 중심으로 파도가 옅게 일렁인다.


몸부림치던, 함포가 빛을 머금자 찰랑이는 파도를 빨아 삼켰다.


예열을 마쳤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흐흐흠”

“크크”


기다림의 순간도 끝났다. 놈들 소리가 목전에 다다랐을 때.


촤아아악!


경쾌한 파도를 자르는 소리와 함께. 옆으로 미끄러지듯 뛰쳐나갔다.


“오잉?”


당황한 적들의 시선과 마주한 순간.


“고속 연사 발동”


콰가가가강!


적은, 근접에서 날아오는 푸른 빛의 포탄을 멍하니 바라봤다.


청량하고 아름다운 그 빛에 혼이 나가는 순간.


뼈마디가 으게지고, 살점이 뭉개지고, 화염에 휩쓸렸다.


외마디 비명 없이 쓸쓸함만을 남긴 죽음.


놈들의 형체는 이미 사람이라 부르기 힘들었다.


“하아.. 하아..”


싱거운 복수는 끝났다.


포탄 소리에 근방을 포위한 적이 몰려올지 모른다.


힘을 짜내어 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하아..하아.. 크헉!”


앞만 보고 달렸다. 이젠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겠다.


레이더는 부서졌고, 연기와 많은 출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지휘관님..”


그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며 나아갔다.


주변을 둘렀다.


시야에 닿는 섬마다 불길에 휩싸여있다.


우뚝 솟은 본관은 무너졌고, 시체가 즐비하다.


이곳은 전쟁터이자 지옥이며 겪어보지 못한 살기가 남발하는 곳이다.


공포감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자신의 무덤은 이런 곳은 아니길 바랐는데.


“하아..”


고통스런 한숨과 함께, 눈앞 바위가 두 개, 아니 네 개, 수십 개 겹쳐 보인다.


“아아..아..”


신체가 보내는 한계다.


시체가 즐비한 해변을 지나, 섬 바위 뒤에 몸을 숨겼다.


부상을 확인했다. 쑤셔 넣은 헝겊은 핏물을 잔뜩 먹어 배부르게 늘어져 있다.


게륵 거리며 호흡이 버겁고, 비린 가래가 차는 걸 보니 폐에 피가차나 보다.


“참...”


응급 처치가 부실했다, 눈앞이 아득해지는 게, 얼마 남지 않은 모양.


그때였다.


“함대장 위치! 말해줘! 어디야!”

“... 르피?”

“함대장!”


인이어가 연결됐다. 급히 버튼을 누르려 했으나,


“크윽...”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더군다나 인이어는 기계음을 내며 통신이 꺼졌다.


“젠장..”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나니 더욱 어깨가 욱신거린다.


“하아..”


치명적인 부상이 치욕적이다. 이렇게 죽을 줄은 몰랐다.


‘잘 버티고 있나..’


제발 버텼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떠오른다.


“하아..”


쾅! 콰콰가강!


사방에 포탄이 터지든 말든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시한부 생처럼 막연하게 앉아 기다릴 뿐.


그저 참혹했다.


“아..”


비석이 박힐 섬을 둘러보았다. 다행히 화염에 들끓는 곳은 아니다.


웅장한 건물이 섬 중앙에 자리 잡고, 노을과 들판이 빛나는 아름다운 곳이다.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피바다가 있는데. 이곳과 저곳의 괴리감이 크..


“어?”


그때 이 세상과 어색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건..?”


전방 해변가에 파도를 맞고 있는 것, 알이다. 그것도 보라색 장막이 겹겹이 쌓인.


좀 전까진 보지 못했던 것.


알 내부에 뭔가 누워있다.


눈을 감은 것이 죽은 시체 같다. 지천에 깔린 게 시체지만 저건 느낌이 달랐다.


슬며시 일어나 다가갔다.


좀 전까지 죽기만을 기다리던 내게 어디서 이런 힘이 났는지 모르겠다.


“지..지휘관님?”


절망 앞에 누군가 희망을 던진 느낌이다.


급히 보라색 알에 손을 가져다 댔다.


쿠웅!


거부하며 밀어낸다.


다시 가져다 댔다. 계속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어느 순간, 보랏빛이 그녀의 손을 감싸다 포근한 빛을 발했다.


이내 그 막이 깨지며 흩어졌다.


아름답고 고운 보라색 빛은, 마치 탈피한 나비가 세상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


아름다웠다.


그 강렬한 찰나의 시간이 흩어지고, 고개를 돌렸다.


본연의 모습을 찾은 모비딕의 상태를 살폈다.


호흡, 맥박 전부 괜찮다.


한시름 놨지만, 상황은 급박하다. 누워서 잠이나 잘 때가 아니다.


정신잃은 그의 뺨을 후려칠까 생각했지만.


“...”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라,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지휘관님”


숨을 쉬고 있으나 반응이 없다.


깊게 잠든 걸까?


“지휘관..”


문득, 그의 입술에 시선이 갔다.


나지막이 부드러운 그것에 눈길이 끌린다.


“뭐 하는 거야 정신 차려!”


자신에게 쓴소리했지만, 이상했다, 홀린 듯 고개가 숙여진다.


한 시가 급박한 상황에.


남색의 냄새는 잠시 이곳이 전쟁터란 걸, 죽음이 코앞이란 사실을 잊게 했다.


살며시 그의 입..


“끄으..”


지휘관의 신음과 함께 급히 고개를 들었다.


“큽!”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방금 저지른 일을 거세게 후회하며 숨을 골랐다.


“후우! 후우! 지휘관님...”


기쁜 듯 슬픈 그녀의 표정은, 그의 귀환을 축하했지만,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다.



* * *


“전원 흩어졌다?”

“네...”


입술을 깨물었다. 중요한 시기에 혼돈에 끌려갔다. 그곳에서 많은 걸 배웠다지만, 탓을 안 할 수가 없다.


“하필이면 지금, 오늘..”


뼈 아프다.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굴리는 순간.


“하아..”


가쁜 숨을 내쉬는 루이, 피 범벅된 상반신과 안색이 시퍼렇다.


당차게 빛나던 금안은 색 바랜 구리가 됐다.


“지휘관님.. 전..”


입을 뻐금거리던 그녀의 눈이 감겼다.


“루이!”

- 루이!


급히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호흡은 있다. 당장에 죽진 않을 터.


응급약이 있나 뒤져 봤으나, 챙겨온 거라곤 밴드뿐이다.


‘나이트, 루이 치료할 수 있어?’

- 아니, 지휘관 말고 타인에겐, 내 힘이 통하지 않아. 그리고 아는 거라곤 응급 치료뿐이야...


알고 물어본 거지만, 직접 들으니 마음이 착잡하다.


‘루이부터, 치료해야 한다.’


가장 귀중한 전력이다. 또한 그녀는 일종의 볼모. 로건과의 약속을 핑계로 잡아 온 거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로건의 분노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것 말고도 아군 함선들을 죽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작게 가슴을 두드리는 마음도 있었다.


주위를 살폈다. 섬 중앙에 위치한 건물, 그곳 간판에 십자가가 보인다.


누가 봐도 병원이다. 의무병은 없더라고, 의학 약품은 있을 터.


“저기로, 가자.”


곧장 그녀를 들춰 엎었다. 묵직한 무게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상황이 급하다 보니 티 내지 않았다.


“허억! 허억!”


다행히, 섬 지형이 험난하지 않다. 더군다나 들판 가운데 왕래한 길이 있다.


평탄한 모래밭 길을 서둘러 올랐다.


숨 가쁘지만. 그녀의 체온이 점점 떨어지는 게 등판에 느껴졌다.


세근거리는 숨소리가 갓난아이보다 작다.



다리가 터지라 달려 도착한 병원, 생각보다 멀쩡하다.


문을 열자. 알코올과 오줌 지린내가 혼합된 익숙한 냄새가 났다,


- 여기

“알았어”


입구에 놓인 침대에 그녀를 눕혔다.


“으차.”


병원엔 생명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체 또한 없다. 그저 텅 빈 곳 같다.


서둘러 응급실로 향했다. 그곳엔 구비된 상시 약이 있을 터.


북적일 응급실이 텅 비었다. 곳곳에 급하게 떠난 흔적이 보이지만 무시했다.


약이 즐비한 서랍으로 향했다. 뭐라 적혀있는데 죄다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


“뭐가 뭔질 모르겠네, 나이트 아는 거 좀 있어?”

- 흠..


그녀가 앙증맞은 손으로 몇 가지 골랐다.


- 의무병들이 지참하고 다니는 걸 봤어.

“의무병이라.. 도움이 되겠지.”


그것들을 집어 들고 몸을 따뜻하게 해줄 모포를 챙겼다.


모포를 덮어 주기 전, 제복을 벗겼다. 흰색 민소매가, 뻘건 핏물에 진득해져 있다.


“젠장..”


총상 주변이 검게 물든 채 침식되고 있다.


근처에 놓인 장갑을 끼고, 피 먹은 헝겊을 뽑아냈다.


“으응...”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는 루이,


어깨에 난 상처가 깊다. 지혈이 안 돼 피가 계속 흘렀다.


“수혈이 필요해..”


다른 것 보다 그것이 먼저 돼야 했다.


서둘러 혈액팩을 찾았다, 서랍을 뒤지고, 모든 실을 뒤집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걸 찾아도.. 할 수 있을까?’


난 의대생도 의사도, 아니다, 그저 일반인이 지휘관 자리에 앉은, 순탄치 못한 어색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전함을 찾아? 아니면 의사나 간호사를 찾아봐?’


시간이 촉박하다. 한 초가 다르게 루이가 식어가고 있다.


“시발..”


왜 이런 상황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이런 일이 있을 거라 판단 못했을까?


수많은 스테이지 속, 변수가 많다는 걸 알면서 왜, 생명을 살릴 방비를 해놓지 않은 걸까.


안일했나? 방심했나?


‘모르겠어’


후회의 연속이었다.


손끝이 부르르 떨렸지만, 할 수 있는 건 해봐야지.


냉장고가 가득한 방문을 벌컥 열었다. 혈액팩이 있기엔 가장 최적의 장소.


“응?”


그런데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있다.


문을 등지고 양옆 냉장고 사이 엎드린 체 벌벌 떨고 있는 여자.


“뭐야 당신?”

“으..으으..”


나이트를 검으로 바꿨다. 슬며시 여자의 뒷덜미에 가져다 댔다.


여긴 적진이다. 아군이 아니라면 전부 적이나 마찬가지.


칼날의 서늘함을 느낀 것일까?


“사..살려주세요”


바들 거리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눈물 범벅된 얼굴과 헝클어진 검은 머리, 거기다 흰색 가운을 걸친 모습.


난 그녀가 누군지 단숨에 알아봤다.


“의사세요?”

“네?.. 아 네”


놓치고 싶지 않았던 희망의 끈이 손에 잡힌 느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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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놀 이 NEW 8시간 전 3 0 16쪽
69 69화. 중 부 24.07.17 8 1 14쪽
68 68화. 고라스 (2) 24.07.16 8 1 13쪽
67 67화. 고라스 24.07.15 10 1 12쪽
66 66화. 엔 딩 24.07.13 16 1 18쪽
65 65화. 이 든 24.07.12 17 1 14쪽
64 64화. 전투 (3) 24.07.11 17 1 12쪽
63 63화. 전 투 (2) 24.07.10 15 1 12쪽
62 62화. 전 투 24.07.09 17 1 13쪽
61 61화 전초전(2) 24.07.08 14 1 12쪽
60 60화, 전 초 전 24.07.07 19 1 12쪽
59 59화. 커지는 그늘 24.07.06 17 1 13쪽
58 58화. 이야기 24.07.05 17 1 14쪽
57 57화. 이 변 24.07.04 15 1 14쪽
56 56화. 장 어 24.07.03 18 1 13쪽
55 55화. 바 다 24.07.02 21 1 13쪽
54 54화. 파 편 (3) 24.07.01 24 1 12쪽
53 53화. 파 편 (2) 24.06.29 21 1 12쪽
52 52화. 파 편 24.06.28 23 1 12쪽
51 51화. 복 수 24.06.27 27 1 14쪽
50 50화. 망 자 (3) 24.06.26 26 1 12쪽
49 49화. 망 자 (2) 24.06.24 30 1 16쪽
48 48화. 망 자 24.06.24 23 1 13쪽
47 47화. 목 적 24.06.23 24 1 16쪽
46 46화. 만 남 24.06.22 27 1 15쪽
45 45화. 바다의 자손 24.06.21 29 1 12쪽
44 44화. 주인님 (2) 24.06.20 33 1 15쪽
43 43화. 주인님 24.06.19 32 1 16쪽
42 42화. 시 작 24.06.18 27 1 13쪽
41 41화. 미래 24.06.17 29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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