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 함대 지휘관으로 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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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제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56
최근연재일 :
2024.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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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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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39화. 횃 불

DUMMY

“환자가 있습니다.”

“.. 네? 환자요? 호.. 혹시 저.. 적 소속 인가요?”

“적?”


이번 임무가 게일과 연관이 있는 건가? 의문을 뒤로하고 대답했다.


“적은 아닙니다. 급합니다. 도와주세요.”

“.. 아.. 알겠습니다.”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가.. 감사합니다.”


대꾸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로 안내했다. 의사는 식어가는 그녀를 살피곤 말했다.


“부상이 곪았어요, 적 놈들은 총탄에 독을 섞어.. 놨거든요.”


내 눈치를 보며 말한다. 상당히 겁먹은 모양, 적과 관련됐다 생각하나?


‘분명 아니라 말했는데, 그냥 저런 성격인가?’


오해가 있어 보이지만, 풀 필요는 없다. 약간의 압박이 필요한 상황이니까.


“치료할 수 있습니까?”


정중하게 물었다.


“.. 네..네.. ”

“부탁드리겠습니다.”

“에.. 네.. 네”


그녀는 어수룩하게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치료가 시작됐다.


“...”


가끔 힐끗거리며 날 쳐다봤다.


‘나를 경계하고 있군’


눈이라도 마주치면 얼른 시선을 피한다.


불안감을 안고 치료한다면, 제대로 될 것도 안 될 것 같아 거리를 조금 벌렸다.


물론 나이트를 권총으로 바꾸는 건 잊지 않았다.


저 여자가 겁을 먹었지만. 분명한 외지인,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방심은 금물이다.


‘그나저나 적이라..’


스테이지마다, 그 이름이 나온다.


‘혼돈과도 엮여 있는 거 같은데’


연관이 없었다면 게일이 그 책을 베고 죽진 않았을 터.


‘저 의사도 내게 적이냐고 물었어.’


그녀가 말한 적은, 적(敵)이 아닌 발톱의 성취자 게일이 소속된 집단적(赤), 을 뜻하는 거겠지.


‘이곳도 적과 연관이 있나.’


예전이라면 쉽게 넘겼겠지만, 혼돈과 엮긴 이 상 깊게 파봐야 했다.


외부에서 적 에대한 정보를 찾긴 힘들다. 이곳에서 얻어야 한다.


‘루이 치료가 끝나면 의사에게 물어 봐야겠네.’


처치는 금방 끝났다.


상처 봉합 부위에 붕대를 감고, 혈액팩 과 각종 영양제를 수액 걸이에 달아줬다.


“다..다됐습니다..”


단단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허튼짓했는지 물어보는 시선.


의사는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 꼴을 보니 그럴 자신도 없어 보인다.


루이를 확인했다.


확실히 안색이 돌아왔다. 의사가 맞긴 맞는 모양.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아뇨.. 사..사실 치료는 덜 됐습니다.”

“네?”


대충 끝냈다는 뜻인가? 의사는 루이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폐.. 폐에 피가 찼어요. 흉관에 관을 삽입해 피를 배액 했지만, 잔여물이 남았을 수도 있어요.”

“위험한가요?”

“좀 전보단 아니지만, 잔.. 잔여물이 남았다면, 네.. 위.. 위험해요”


낭패다. 의사를 만나 완만히 해결될 줄 알았는데,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 알고 보니 눈앞의 의사는 내과와 정형외과 전문의다.


“시..시간이 많이 없..없어요.”

“..시발..”


의사의 몸이 작게 떨렸다. 내가 뱉은 욕 때문이겠지.


‘젠장..’

- 빨리 클리어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겠네.


나이트의 말대로 그래야 했다. 하지만. 눈앞에 떠 있는 알림창 내용은 절망스럽다.




---

생존하세요. (0/113)

---


간단명료하지만, 가장 어려운 임무.


‘정해진 시간도 없다, 그저 여기서 탈출하란 뜻이네’


골 아프다. 뒤에 적힌 숫자는 베르모스 함대 인원을 말한다.


‘전원 생존을 목표로 임무를 진행하라는 뜻인데, 벌써 반쯤 망했잖아’


함대 전원 흩어져있다,


‘구현된 스테이지 맵이 작나?’


그러면 희망이 있다. 흩어졌지만, 맵이 작다면, 쉽게 모을 수 있을 터.


지도를 펼쳤다.


‘시발..’


욕을 안 하고 싶지만, 자동으로 나온다.


그만큼 맵이 방대하고 크다. 또한, 시야 공유가 불가능한지, 병원섬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안개에 가려져 있다.


‘내가 시야를 뚫어야 한다는 소리네..’


절망스럽다. 함선들도 나와 같은 심정일 터, 마음 같아선 당장 스테이지를 포기하고, 베르모스로 복귀하고 싶다.


따뜻한 목욕물을 받고 시원한 맥주나 한잔 쫙 들이켜고 싶다.


“하아..”


개같은 임무에, 열뻗치는 상황. 시간은 부족하고 함선은 흩어졌고.


하지만 포기해선 안 된다. 어찌 보면 잠시 자리를 비운 나 때문에 임무가 꼬여버린 것.


‘엎질러진 물이야..’


내가 바로잡아야 했다. 그리고 난 지휘관이다. 모든 함선을 지킬 의무가 있다.


‘일단 애들부터 모은다.’


가장 어렵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 무슨 수를 쓸 것인지 머리를 굴렸다.


- 흐음, 까다롭네.

‘조용히 해봐 집중 안 돼’

- 쳇, 의사한테라도 물어봐, 여기가 어딘지는 알아야 움직이지.


그녀의 말이 맞다, 불이 있어야 요리하듯. 상황이 있어야 작전이 있다.


“저기, 질문 좀 할게요.”

“.. 네.. 네 말씀하세요”

“지금 바깥 상황,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지.. 지금요?”


그녀는 손을 꼼지락거리며 몸을 움츠렸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기다려 줬다.


“저..적이 제..제국을 공격했어요, 저..적은 세상의 패권을 휘감은 해적입니다.”

“해적?”

“..네..네.. 그..그.. 여러 제국들도 집어삼킨 해적입니다. 갑자기 생겨난 조직이라 저도 자세히 몰라요..”


갑자기 생겨난 조직이 제국을 삼킬 정도라? 어마어마한 무력 집단이란 뜻.


“여긴 어디죠?”

“이.. 이곳은 동부지역 최하단 동남부 쪽입니다.”


동남부 끝단이면, 현재 신성 제국이 있는 곳이다.


“여.. 여긴 제국연합군의 전초기지입니다”

“전초기지?”

“네.. 호.. 혹시 당신들은 제국군이신가요?”


하나의 희망을 품고 시선을 마주하는 그녀, 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거짓이지만, 그녀에게 조금의 안심을 주는 건 나쁘지 않겠지.


“아직 제국군이 남아있습니까?”

“..거.. 거의 전.. 전멸했다고 들... 들었습니다.”


왕창 깨진 건가.


‘그나저나 적의 무력이 가늠되지 않지만, 전초기지라면 본진과 거리가 가깝잖아?’


지원군이 있지 않을까? 슬며시 질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부정적이다.


“제.. 제국은 이곳을 포기하기로 한 모양이에요.”


버려진 전초기지, 한마디로 제국군의 상황은 좋지 않다.


‘그럼 저 포탄소리는, 적이 잔당을 처리하는 거군’


아군과 교전 중이거나. 대충 스테이지 상황을 파악했다.


‘제국군 편에 서서 싸우라는 소리군’


이번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도, 아마 스토리가 연장되겠지.


“호..혹시 부탁하나만 들여도 될까요?”

“부탁?”


싸늘하다. 스테이지 NPC가 부탁하는 경우는 한가지 말고 없다.




-----

히든 임무


공격받는 제국군을 생존시키세요. (0/11)

-----


‘아아..’


수락 버튼도 못 봤는데, 새로운 임무가 태어났다.


‘바빠 죽겠는데, 제국군을 생존시키라니..’


어이가 없다. 하지만 히든 임무를 클리어하면 따라오는 보상이 엄청나다.


‘아마 장비나, 도구, 함선까지 받을 수 있었지?’


히든 임무 자체가 귀하기에 경험이 별로 없다.


‘미치겠네.. 제국군 놈들이 누군지알고..’


그때 의사가 내가 익히 아는 물건 하나를 건넸다.


“아.. 아마.. 토.. 통신이 가.. 가능할 겁니다. 도.. 도청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인이어다.


‘이건 작동한다는 거잖아?’


베르모스 함대가 착용 중인 인이어는, 전파방해라도 받는지 간헐적으로 기게음을 뱉어내 사용할 수 없었다.


그녀가 내민 인이어를 착용했다.


‘레이더’


머릿속에 떠오르는 레이더 판. 주변이 뿌옇게 변해있어 잡히는 신호는 없지만, 인이어 작동 신호는 확실히 표시됐다.


‘베르모스 함대 인이어와도 연동되는 모양이야.’


함대 함선과 연락이 가능하단 소리.


‘문제는, 얘들이 착용한 인이어가 과연 잘 작동될까?’


순간 루이 귀에 달린 인이어에 눈길이 갔다. 얼른 그것을 빼 의사에게 건넸다.


“들리는지 확인해 주세요”

“네..네”


곧장 버튼을 눌리고 테스트에 들어갔다.


‘좋아’


결과는 성공적, 기계음 때문에 모든 음성이 전달되진 않지만, 인식할 수 있을 수준이란다.


‘애들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이곳의 위치, 좌표 아무 정보가 없다, 의사도 좌표는 모르는 모양.


또한 인이어는 도청당하고 있다.


‘병원으로 모이라 하면, 이곳이 격전지가 된다. 루이와 의사 신변이 매우 위험해져.’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적들이 도청했을 때 알아듣지 못해야 한다.


두 가지 복잡한 방법들을 빨리 강구해야 했다.


‘얘들은 이미 절망 속에서 헤엄치고 있어’


그들에게 사기와 힘을주고, 집결지를 알린다.


‘이미 지쳐 있으니 집결지를 정해도, 곧장 돌파해서 찾아오긴 버겁겠지.’


도와줘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녀들의 위치도 파악해야 한다.


루이에게 다가가 그녀의 무장을 뒤적거려 사용하고자 하는 무기를 챙겼다.


‘적에게 발각되는 건 별수 없어.’

- 위험하지 않을까?

‘당연히 위험하겠지.’


감수해야 한다. 모든 작전에 결점이 없을 수 없다.


“루이 좀 부탁드릴께요.”

“.. 네.. 네? 제가요? 어.. 어디 가시려고요?”

“사람들 구해야죠.”

“... 아.. 알겠습니다.”


구하러 간다는 내 말에 의사의 표정이 희미하게 밝아졌다.


곧장 병원을 나섰다.


- 찾을 수 있겠어?

“해봐야지”


병원섬을 벗어났다. 주위를 경계하며, 병원섬과 떨어진 불타고 있는 섬으로 향했다.


시체가 즐비하다.


‘이쯤이면 되겠네’


집결지로 손색없는 모습. 피떡이 된 고인을 뚫고 섬 중앙으로 향했다.


불이 어느 정도 꺼진, 위태롭게 서 있는 본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높은 곳에 올라서자, 사방이 보였다.


“후우..”


옹기종기 모인 다도해 곳곳에 불길이 일고 있다. 서쪽으로 떨어지는 태양의 마지막 발악이 시뻘건 불길보다 붉다,


“후우..”


검은색 연기로 칠해진 하늘을 바라봤다.


두 개의 태양이 떠난 자리에 하나의 달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혼돈에서 봤던 그 커다란 달과 비슷한 모습,


그 밑에 펼쳐졌던 아름다운 춤사위를 떠올리며 인이어를 눌렀다.


그리곤 슬며시 입을 열었다.



* * *


“르피! 괜찮아?”

“으으..”


르피는 발목을 문지르며 다가오는 타이콘을 향해 쓴 미소를 지었다.


“괜찮습니다! 헤”

“...”


타이콘은 그녀의 미소에 가슴이 시렸다.


시선을 돌려 사방을 둘렀다.


교전 중인 아군 함선들, 대부분 다치고 지쳤다.


말라가는 포탄에 기간총만 쏴대는 구축함.


격추탄을 아끼며 포격하는 경순양함.


깨진 방패를 붙이려 애쓰는 중순양함.


포격은커녕 부상병 치료에 전념하는 전함.


사방을 정찰하며 부서진 드론을 수리하는 경항모.


어찌저찌 흩어진 병력이 조금 모였다지만, 이미 적에게 고립되어 시간만 끌고 있을 뿐.


“밀린다! 이쪽에 집중해 줘야 해!”


방어선이 밀린다. 한마디로 죽음에 다다랐다.


“함재기, 몇 대 남았습니까?”


르피의 질문에 타이콘은 탄창을 확인했다.


‘고작 10발..’


다해봐야 스무 대 정도.


“많이 없어”

“방어선도 뚫리는데, 출격시키죠?”

“.... 안돼”

“흐음..”


르피가 울상지었지만, 지금 함재기를 쏟아낼 수 없다. 물론 죽기 직전의 상황에 뭘 망설이냐 질타할 수 있다.


“이건 아군 함선 파악용이야..”


타이콘은 무리해서 함재기를 띄우며 흩어진 함선들을 찾아다녔다.


덕분에 지금 스무 척 가까이 모여 있다.


‘비스와 나머지 순양함들 위치를 몰라.’


하지만 당장 목숨을 잃을 판이다.


“물러나! 적 수가 너무 많아!”

“좌측에 적! 우측에도!”

“후방에 적들 근접한다!!”


머리 위로 포탄이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쿠구구궁!


말이 씨가 된다고, 적 전함 포격 소리가 대기를 울렸다.


“중순양함! 방패 들어!”

“없어! 방패가 없다고!”

“제길!!”


끝났다. 포물선을 그리며 전함 포탄이 떨어지는 순간, 애쓰며 버티던 함선들 머리는 아작 나겠지.


결말이 뻔히 보이는 소설이었다.


쉬이이익!!


귀신의 비웃음과 같은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떨어진다!!”

“제길!!”


반만 남은 방패를 집어 든 중순양함, 그것을 막기 위해 이를 꽉 깨물고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릿속엔 주마등이 스친다. 죽는다, 막긴 커녕 온몸이 터져 죽을 것이다.


콰아아앙!!


사람만 한 포탄이 반쯤 남은 방패를 갈가리 찢었다.


“끄아아악!!”

“빨리! 치료해 줘 빨리!”


그녀의 팔이 몹쓸 정도로 뒤틀렸다. 스킬 없이 방패만으로 포탄을 막은 건 기적과도 같다.


기적은 쉽게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하나의 인생이란 거대한 흐름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모낭종 같은 거다.


한 마디로 돌연변이 같은 상황.


그 바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다시 한번 일어나길 타이콘은 바랬다.


적이 후퇴하는 기적 말이다.


“키야아아!”

“이쁘다! 이뻐 여자야 여자!”


그딴건 일어나지 않았다.


적군의 목소리가 식별될 정도로 가까워졌다.


“항복하자..”

“타이콘님!”

“방법이 없어, 졌어”

“하지만..”


르피는 그녀의 판단에 반발을 일으켰지만. 이내 고개를 숙였다.


목숨을 부지하고 버틴 게 용했다. 하지만 끈질긴 버팀도 이젠 끝이다.


“젠장..”


타이콘의 말과 같이 항복만이 살길이다.


더 이상 돌연변이 같은 기적도 없을 거다. 타이콘은 주변을 둘렀다. 포위된 아군은, 절망 속에 반격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풀린 동공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허망한 생각만 한다.


“끝났어”


타이콘은 저격총을 내리고 손을 들어 올리려 했다.


“항복 하..”


바랬던 기적은 떠나갔으니.


그런데.


“지휘관이다.”


타이콘의 동공이 거세게 흔들렸다.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들 전부 눈가가 떨리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생존에 집중하며 이곳으로 모여라.”


막연한 인생 앞에 모낭종이 불쑥 솟구쳤다. 터질 듯 부풀어 오른다.


“힘들 테지만, 이곳에 우리가 있다.”


떨리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태양이 지고 달이 차오르는 그곳을 바라봤다.


“명심해라, 난 언제나 너희 곁에 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눈앞에 부풀어 오른 모낭종이 터질 듯 움찔거린다.


그러다 이내


푸웅!


붉은빛과 함께 역겨운 모낭종이 터졌다. 하지만 내뿜은 내장은 아름답다 못해 광휘로웠다.


마치 하나의 희망이자, 달콤한 귓속말과 같았다.


살아남으라는 기적이 속삭인 귓속말.


하나둘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붉은빛을 향하는 그녀들의 눈가는 좀 전처럼 막연한 생을 포기한 모습이 아니었다.


끝없는 어둠속, 작은 성냥을 발견한 희망찬 눈이다.


“전원, 별을 띄워라.”


같은 붉은 별을 쏘라는 거겠지, 하지만, 지금 적들은 우릴 에워쌓고 있다.


타이콘은 알고 있었다.


조금만 허튼짓하면 곧장 머리에 포탄이 박힐 거란걸, 현실을 파악하자 입안이 썼다.


하지만 여기 대가리가 꽃밭인 여인이 한 명 있다.


그녀는 적이 있든 말든 자리를 박차고 순양함을 향해 내달렸다.


“르피 하지..”


타이콘은 미소 지은 그녀의 얼굴에 입을 닫았다. 그 미소는 꿈을가진 소녀의 것이다.


“경순!!”


르피의 외침에, 함선 하나가 홀린 듯 탄을 던졌다. 그걸 낚아챈 르피는 곧장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가자! 지휘관에게!”

적들이 그녀를 저지하려 했으나 이미 하늘은 붉은 별을 담았다.


푸웅!


푸웅!


수십개의 붉은 별이 연기로 뒤덮인 하늘을 밝혔다.


* * *


“지휘관이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생존에 집중하며 이곳으로 모여라.”


시원한 바람이 앞머리를 어지럽혔다.


“힘들 테지만, 이곳에 우리가 있다.”


마찬가지,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명심해라, 난 언제나 너희 곁에 있다.”


푸웅!


신호탄 하나가 높게 치솟았다.


그 빛이 영롱한 하늘을 불태우고 사라졌다.


고요한 인이어를 눌렀다.


“전원, 별을 띄워라”


너희의 위치를 알려줘.


그 말을 끝으로, 하늘에 집중했다.


조금의 기다림이, 수년의 시간처럼 길다. 심장이 늙어가는 기분.


하지만, 그 대가는 아름다웠다.


푸웅!


푸웅!


인이어는 여전히 침묵했지만, 사방엔 붉은 별이 떴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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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화, 전 초 전 24.07.07 2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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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화. 바 다 24.07.02 2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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