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만을 위해 각성한 청염의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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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룩
작품등록일 :
2024.05.08 18:08
최근연재일 :
2024.07.20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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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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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1화

DUMMY

내 두 눈으로 은빛으로 빛나는 테두리가 없는 문을 직접 보고 있는데도 아직 완전히 실감 나지 않았다.


저 문 너머에 있는 마지막 층까지 무사히 공략하면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현자의 탑에서 탈출할 수 있다.


'소레스트 새끼가 내가 마지막 층을 공략하는 걸 봐야 하는데.'


새롭게 생긴 문에서 시선을 떼고 시스템의 창을 바라보았다.


[탑의 모든 층을 공략하세요.]

[완료 보상 : 던전 탈출]

[실패 페널티 : 영원히 현자의 탑을 나갈 수 없음.]


‘언제 모든 층을 공략할까 싶었는데, 드디어 끝이 보이는군.’


‘염원을 담은 천사’가 염원의 숲에서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공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염원을 담은 천사’ 덕분에 내가 발조차 들이지 않고 건너뛰고 공략한 층 중 하나에서 실패하거나 죽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현자의 탑을 여기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운, 재능, 튼튼한 신체, 장비, 판단력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될 놈은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부디 그 될 놈이 나였으면 좋겠네.’


마지막 층에 기다리고 있을 퀘스트가 걱정되지 않을 리가 없다. 어쩌면 저 문이 지옥의 문일지도 모른다.


다음이 마지막 층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더더욱 놓을 수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 층에서 죽으면 억울해서 현자의 탑을 배회하는 귀신이 될 것 같다.


‘성공해서 한국으로 돌아간다.’


내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성스러운 검을 굳게 쥔 채, 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데 낯선 목소리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의 잃어버린 알을 되찾아준 인간이여, 깊이 감사한다. 덕분에 나는 깊은 비애에서 깨어났노라.”


나는 고개를 돌려서 나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불사조를 마주 보았다. 공중에 낮게 떠 있는 불사조의 강렬한 눈빛에는 자애가 가득했다. 불사조의 몸에는 불길이 살아있는 것처럼 요동치면서 퍼졌다.


“어차피 선의로 그쪽을 도와준 게 아니라서 딱히 감사를 받을 자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옛 그림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신성해 보이는 불사조에게 적당한 예의를 지키면서 사실을 말했다. 마지막 층을 가기 위해서 수행해야 하는 퀘스트였기 때문에 알을 되찾아서 돌려준 것뿐이니, 깊은 감사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퀘스트를 했을 뿐이라고.’


호의적인 불사조의 시선은 달갑지 않고 껄끄럽다.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알을 찾아 돌려준 것뿐입니다.”


굳이 알을 되찾아준 내 의도를 솔직하게 얘기해준 이유는 하나다. 쓸데없이 나에게 길게 감사할 필요도 없으니까 이제 각자 자기의 갈 길을 가자는 뜻이다.


낯선 불사조에게 인사로 대충 고개를 끄덕인 후 등을 돌렸다.


“그 검은 완전해 보이는 것 같지만, 완전하지 못하다. 나보다도 훨씬 긴 비애의 시간을 겪으면서 빛의 일부를 잃은 안타까운 검이로구나.”


나는 불사조의 뜻밖의 말을 듣고 다리를 멈추고 우뚝 섰다.


‘왕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네. 갑자기 내 성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뭐지?’


“나라면 그 검에 퇴색되어서 사라진 빛을 채워줄 수 있노라.”


나는 놀란 표정으로 황급히 몸을 다시 틀고 불사조를 바라보았다.


“그게 가능합니까···?”


불사조에게 물어보는 내 음성은 의구심과 기대로 살짝 떨렸다. 불사조는 나의 질문을 듣고 위풍당당한 태도로 날개를 활짝 펼쳤다. 왠지 불사조가 나의 물음을 듣고 은은하게 웃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인간이여, 나는 불멸의 불꽃을 품고 있는 불사조다.”


불사조의 부리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불사조의 위엄 있으면서도 고운 목소리가 공간에 맑게 울려 퍼졌다.


나는 불사조의 몸에서 멈추지 않고 타오르는 불과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과 주홍빛의 깃털을 다시 눈에 담으면서 불사조의 자신감에 찬 말을 믿었다.


“대가가 궁금합니다.”

“대가?”


불사조는 나의 질문을 듣고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멈칫하다가 곧 고개를 단호히 저었다.


“대가는 필요 없노라. 오히려 내가 알을 돌려준 그대에게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설령 선의가 아니었다고 하여도, 나의 알을 무사히 돌려받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성스러운 검을 완전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올 줄은 몰랐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런 좋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내가 거절하지 않자, 불사조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현명한 선택이다. 아마 그 검의 빛을 완전히 되찾아줄 수 있는 존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불사조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느껴지는 열기가 뜨겁긴 했으나, 불사조의 불꽃 때문에 화상을 입는 것도 아니라서 상관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불사조가 나를 적대시하지 않으니 불사조의 불도 나에게 무해한 것 같다.


나는 불사조가 내 성스러운 검을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아서, 일단 성검을 두 손에 올린 상태에서 불사조의 앞으로 성검을 내밀었다.


“지금 그 검이 잃어버린 빛을 되찾아주겠노라.”


힘을 모으는 것처럼 불사조의 몸이 더 눈부시게 빛났고, 물결치듯이 사방으로 타오르던 불길은 위로 솟구쳤다.


나는 홀린 듯이 불사조의 경이로운 장관을 지켜보았다.


“재생과 희망의 불을 지닌 나의 축복을 내리겠다.”


불사조가 날개를 완전히 한껏 펼친 순간, 따뜻하고 안락한 기운이 깃든 빛이 나에게 내려왔다. 마치 겨울의 추위와 얼음을 녹여내는 햇살처럼 따스했다. 불사조의 축복은 나와 내 성스러운 검을 향해 내린 후 부드럽게 나와 성검에 스며들었다.


‘불사조 덕분에 절반 넘게 소모했던 나의 마나까지 전부 채워졌군.’


불사조의 축복을 받는 성스러운 검을 보기 위해서 시선을 내렸다가 괴물 때문에 찢어지고 더럽혀졌던 바지와 다른 옷까지 새것처럼 되는 모습을 보았다.


‘만능이군. 마나도 채워지고 내 옷까지 수선되는 거냐?’


나는 다시 시선을 성스러운 검에 고정했다.


불사조의 축복인 빛이 검의 표면에 닿을 때마다 성스러운 검은 그 빛을 흡수하면서 번쩍거렸다.


이윽고 불사조가 날개를 접었고 나는 더 찬란하게 빛나는 내 성스러운 검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외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성스러운 검이 강화된 것은 확실하게 느껴진다. 이게 바로 완전한 내 성검의 모습이군.’


불사조의 축복을 받은 내 성검이 확연하게 달라진 점은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바로 성스러운 검의 투명하게 빛나는 내부에서 맴돌고 있는 혜성의 꼬리 같은 것이 이전보다 더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성검에서 느껴지는 기운이다. 불사조의 축복을 받기 전보다 더 신성한 기운과 함께 다른 새로운 힘이 느껴졌는데, 내 성검의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것 같은 그런 신묘한 직감을 들게 했다.


“이제 그 검은 나의 축복을 받고 온전해졌다. 인간이여, 그 검을 아껴주거라. 무한한 우주에서도 하나밖에 존재할 수 없는 특별한 검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불사조의 말을 마음에 새겼다.


내 손안에 있는 이 성스러운 검만이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시련의 동반자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성검만이 나의 동료이자 친구가 될 것이다.


‘내 성검과 함께 마지막 층을 깨고 돌아가서 복수할 거다.’


“고맙습니다. 이 힘으로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을 이루겠습니다.”

“인간이여, 꺾이지 않는 마음은 부활과 같다. 좌절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희망은 찾아올 것이다.”


불사조는 나에게 마지막 말을 남긴 후, 알과 함께 빛나면서 눈앞에서 사라졌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 이런 엄청난 보답을 불사조에게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는 퀘스트를 한 것뿐이었는데 알을 되찾는 것을 도와준 셈이 되었군.’


나는 갑자기 패시브 스킬이 떠올라서 상태창을 불러낸 다음 패시브 스킬을 확인했다.


<거룩한 천사의 자애로운 빛의 가호>

[등급] : 전설(L)

[설명] : 재회를 염원한 거룩한 천사의 순수한 자애만이 담긴 빛의 가호. 이 빛의 가호는 오로지 당신만을 수호할 것이며, 언제나 당신과 함께할 것이다.

[효과] : 패시브 스킬 발동 시 거룩한 천사의 자애로운 가호는 시전자의 고통을 멈추기 위해 20시간 동안 시전자를 강제 죽음의 상태에 빠지게 한다. 빛의 가호는 시전자의 죽음을 제외한 질병, 상태이상, 신체의 절단, 마나 등 모든 것을 완전히 회복한다. 이 패시브 스킬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선행이 100%여야 한다.

[현재 선행 % : 70]


‘분명 오십 퍼센트였는데 현재 선행의 퍼센트가 올랐다.’


혹시나 했는데 내가 퀘스트를 위해 알을 돌려준 행위가 선행으로 인정되었다.


‘성스러운 검도 불사조의 축복을 받고 완전해졌으니까 설명이 조금 바뀌었을 수도 있겠군.’


나는 인벤토리를 소환한 다음 곧바로 성스러운 검의 설명만 확인하려고 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갑자기 내 눈이 침침해졌나 싶어서 조금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머리를 더 내밀고, 다시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내가 보고 있는 인벤토리 창은 다시 봐도 똑같았다.


<인벤토리>

-고결한 자의 성혈검(聖血劍)


뗀석기였을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내 성스러운 검의 이름이 뭔가 이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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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 24.07.06 53 2 11쪽
39 39화 24.07.05 50 2 12쪽
38 38화 24.07.04 49 4 11쪽
37 37화 24.07.02 56 3 11쪽
36 36화 24.06.30 57 3 12쪽
35 35화 24.06.29 59 3 11쪽
34 34화 24.06.28 58 2 11쪽
33 33화 24.06.26 59 2 10쪽
32 32화 24.06.24 64 2 10쪽
» 31화 24.06.22 70 2 10쪽
30 30화 24.06.21 78 3 10쪽
29 29화 24.06.20 77 3 12쪽
28 28화 24.06.19 76 2 10쪽
27 27화 24.06.18 79 2 11쪽
26 26화 24.06.16 92 4 12쪽
25 25화 24.06.15 95 3 13쪽
24 24화 24.06.14 98 4 11쪽
23 23화 24.06.12 104 3 11쪽
22 22화 24.06.11 11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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