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의 이세계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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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브즈
작품등록일 :
2024.05.08 19:26
최근연재일 :
2024.05.23 00:3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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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36

작성
24.05.0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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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화. 게임의 정체(2)

DUMMY


포탈 너머로 들어온 준성은 상자에서 워치를 꺼내 손목에 찬 뒤 전원을 켰다.

처음 들어오는 곳이 아니었으니 주변을 살피는 건 나중이었다.


워치 전원을 켜자 문구 하나가 준성의 눈앞에 나타났다.


‘무엇이든 구하라.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노라.’


짧지만 강렬한, 그리고 기분 나쁜 문구였다.


그 문구가 사라지자 이번에는 다른 창이 떴다.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십시오.


목표를 설정하시면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심드렁하게 홀로그램을 보고 있던 준성은 워치를 능숙하게 만졌다.

목표 설정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입력하기 위함이었다.


회귀 전에는 워치 조작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걸 듣고 들어왔었지만, 4년 6개월 동안 게임을 해 왔던 그에게는 설명 없이도 조작이 가능했다.


심지어 직원이 설명하지 않은 부분인 다른 워치를 찾는 기능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정보였다.

심지어 워치를 만든 사람조차도 3년이 지나서야 이 기능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었던 그 기능이기도 했다.


‘특정 인물의 워치를 감지하는 기능’


그렇다고 해서 정확한 위치를 알려 주는 건 아니었기에 위치 추적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입장 시 KM에서 나누어 주는 워치 전부는 서로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

예를 들자면 한 명의 어미에게서 나온 자식과도 같았다.


쌍둥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멀리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런 것처럼 워치도 또 다른 워치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워치의 주인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정확히는 입력한 특정 인물의 워치만을 찾을 수 있었다.


준성은 자신의 인적 사항을 적는 곳에 동생의 인적 사항을 적었다.


[동일한 인적 사항이 등록된 워치가 존재합니다.]


오류 문구가 뜨며 등록이 되지 않았지만, 준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동생의 인적 사항을 등록했다.


[동일한 인적 사항이 등록된 워치가 존재합니다.]


그렇게 일곱 번.


정확히 여섯 번의 오류 문구를 본 후, 일곱 번째 인적 사항을 기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문구가 떴다.


[등록하신 인적 사항의 워치를 감지합니다.]


일종의 버그와도 같았다.


감지한다는 문구가 뜸과 동시에 워치에서는 빨간 불빛이 나왔다.

이 근방에서는 감지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준성은 빨간 불빛을 보며 실망을 감출 수는 없었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니 추리하며 준수가 있는 곳을 감으로 찾아다녀야 했다.


그래도 이 기능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니.

그 때랑은 시작점부터 다르니 금방 찾을 수 있으리라.


스스로를 다독이던 준성은 쉽게 찾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기에 불빛을 끄고 지도를 켰다.


몇 년간 대한민국의 과학 발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그 덕에 워치 하나로 게임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워치에서 지도를 누르면 홀로그램으로 눈앞에 가상의 지도가 펼쳐졌다.

심지어 화살표로 그 방향을 가르쳐 주기까지 했다.


이 기능은 실상에서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빛을 발하였고 실제로 플레이어들이 ‘루시퍼’ 내에서 가장 좋은 기능이라고 꼽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이 기능, 정확히는 지도에 심각한 오류가 드러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이곳이 진짜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아닌, 이세계이니 그들이 탐사하지 못한 곳이 존재했다.

사람들은 그곳을 '미지의 공간' 혹은 '히든 퀘스트 장소'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곳이 이세계임을 안 후에는 그저 사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신규 플레이어들에게 필요한 건 지도였고 준성 또한 그것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준성은 동생을 찾기 전 무기를 사기 위해 지도 속, 가장 가까운 마을을 선택했다.

그러자 바닥에 화살표가 나타났다.


“흐음.....”


화살표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준성은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짓더니 홀로그램 기능을 껐다.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화살표겠지만, 준성은 알고 있었다.


이 화살표로 인해 제거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무엇이든 구하라.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노라.’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했을 때, 게임이 진짜 원하는 것.


살인이었다.


게임 제작자가 이 빌어먹을 게임 시스템을 만든 목적은 인구를 줄이기 위함이거나 사이코패스던가.

둘 중 하나일 거라고 말했던 너튜버를 떠올린 준성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의 의도가 어찌 됐든 준수가 목표를 완료하기 전에 무조건 찾아야 했다.


준성은 지도를 빠르게 외운 후 길을 나섰다.


아직은 플레이어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기도 했으며 출시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기에 살인은 먼일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었다.


진짜 살인자가 게임에 참여해 이 근방을 돌아다니고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러니 어떻게 멀리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홀로그램을 버젓이 켜 두고 다닐 수 있겠는가.


준성은 회귀 전과 달리 몸을 사릴 생각이었다.

늦게 게임에 참여한 것도 모자라 멋도 모르고 겁도 없이 다녔던 그때, 얼마나 많이 다쳤던지.

다친 부위가 다 나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준수 찾는 걸 늦출 수밖에 없었다.


회귀, 그로 인한 두 번째 기회, 준성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었다.


정확히 3년 뒤, 그러니까 이 게임이 게임이 아닌 이세계임이 알려지던 날.


많은 사람이 이 워치를 손목에서 풀어 버려버렸으며 그로부터 1년 뒤에 준성은 한 번 더 좌절을 맞았었다.


준수의 워치를 찾았을 때는 이미 워치가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를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전에 준수를 찾아야 했다.


*


준성은 빠른 걸음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작은 마을이었다.


외지인이 왔으니 사람들이 쳐다보는 건 당연했기에 준성은 개의치 않고 무기 상점으로 향했다.


작은 마을이니만큼 무기 상점도 작았으며 외관도 그랬지만, 내부는 더 보잘것없었다.


“이게 전부인가요?”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였다.


“네, 이게 전부입니다.”


살 게 없으면 나가라는 듯 주인의 표정은 짜증이 가득이었다.

그러나 준성은 주인의 표정과 말투가 어떻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여기서 다른 마을까지가 걸어서 30분 정도.

그곳까지 가는 동안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니 이곳에서 뭐라도 구매해야만 했다.


준성은 들어오기 전에 받았던 상자를 열어 골드를 꺼냈다.


현재로서는 이세계에서만 거래가 가능한 돈이었다.

나중에는 현실에서도 가능하게 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의 일이니.


가진 자금은 50골드로 무기 상점에서 살 수 있는 거라고는 작은 검뿐이었다.


그나마 괜찮은 무기이긴 했지만, 저게 최선일까 싶었던 준성은 지도를 펼쳐 주변을 확인했다.

대충 어디에서 어떤 것들이 출몰할까 미리 예측하기 위함이었다.


그래도 이 주변에는 그렇게 위험한 건 없네.

끽해야 비둘기 정도..... 근데... 근처에 광산이 있네?


살짝 미간을 찌푸리던 준성은 짧게 한숨을 내쉰 뒤 눈앞의 지도를 껐다.


“이.... 이건 대체...”


주인이 놀란 표정으로 눈을 끔뻑거리며 나타났다가 사라진 홀로그램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로 인해 준성은 아직 이 작은 마을을 다녀간 플레이어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출시 된 지 한 달, 플레이어가 적다고 하더라도 추정 인원이 300명이나 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가능한 일이었다.


게임 시작 점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탈을 통과하게 되면 랜덤으로 장소가 정해진다.

재수가 없으면 무기도 없이 험한 곳에 떨어질 수도 있었다.

실제로 그로 인해 사망한 기사도 심심찮게 나오곤 했었으니.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준성이 무기를 들고 오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마력이 없는 현실 세계의 무기는 이곳의 그 어떤 생명체에게도 해를 가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준성은 눈길을 두던 작은 검을 뒤로하고 딱총 하나만을 구매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표창을 구입하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상점을 나섰다.


이제 남은 돈은 10골드.


딱총 하나가 이리도 비싼 일인가 싶겠지만, 모든 무기에 마력이 깃들여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값은 아니었다.


무기를 산 준성은 향긋한 빵 냄새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주인을 불렀다.


“사장님, 빵이랑 이 집게도 살 수 있을까요?”


고개를 끄덕인 여주인은 준성이 원하는 대로 빵과 집게를 주며 말했다.


“총각이 잘생겨서 이 집게는 서비스로 챙겨 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사장님.”


말처럼 넉넉히 챙겨 준 듯 빵이 든 봉지가 빵빵했고 준성은 고개를 숙인 후 10골드를 지불한 뒤 상점을 나왔다.


플레이어들에게 기본으로 제공되는 50골드를 쓸데없는 곳에 사용한 것 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준성은 꽤 만족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게 최선의 소비라고 생각했다.

이 근처의 특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을 나선 준성은 숲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푸드득-.


푸드득-.


날갯짓 소리 한번 요란하네.


준성은 이마 위로 손을 올려 내리쬐는 햇빛을 살짝 가리며 고개를 들었다.


예상했던 것처럼 비둘기 떼가 머리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광산이 근처에 있으니까 아마도....”


현재 필요한 건 무기.

무기를 사려면 이세계에서 거래할 수 있는 돈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저 비둘기 떼를 이용해야 했다.


“휘이익-.”


준성은 마치 비둘기 아줌마라도 된 듯 빵을 떼어 주위에 흩뿌리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비둘기들이 기다렸다는 듯 빠른 속도로 착지해 빵을 쪼아 먹기 시작했다.


“많이 많이 먹어. 빵은 차고 넘치거든.”


회심의 미소를 지은 준성은 가진 빵을 모조리 떼어 던져 주었다.

그 많은 빵을 다 먹은 비둘기들은 배가 불러 그런지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먹었으니 이제 보상을 해 줘야지, 안 그래?”


비둘기들이 알아듣는 것도 아니건만, 준성은 마치 압박하듯 퍼질러 앉아 있는 비둘기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신기한 건, 비둘기가 그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갑자기 하늘 위로 날아 올랐다는 것이었다.


푸드득-.


그리고 날아오름과 동시에 땅으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희고, 반짝거리는 무언가였다.


원하던 것이라도 본 듯 만족의 입꼬리를 올린 준성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자 남은 비둘기들이 한 번에 날아올라 똥을 쌌고 바닥에는 하얀색이 반짝거렸다.


비둘기가 하늘 위에서 똥을 싸는 모습을 보고 있던 준성은 비둘기가 떠난 후 여주인이 서비스로 줬던 집게로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똥?


아니, 근처 금광의 금을 쪼아 먹은 일명 ‘금(金) 비둘기’의 똥에서 나온 금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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