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의 이세계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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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브즈
작품등록일 :
2024.05.08 19:26
최근연재일 :
2024.05.23 00:3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585
추천수 :
66
글자수 :
91,136

작성
24.05.11 06:10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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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5화. 미지의 성(1)

DUMMY


준성과 민정은 빛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걸었다.


“워치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는데, 확실한 거 맞아? 여기로 가면 준수가 있는 거야?”

“맞아. 확실해.”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찾았거든.’


준성은 찾음과 동시에 맞봤던 절망을 다시금 떠올리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번에도 워치가 준수의 손목이 아닌, 버려져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만 같았다.


“어...... 준성아, 화살표가....”


걸음을 멈추고 멀뚱히 바라보는 민정은 당황해 보였다. 그리고 준성 또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준성의 워치에서 빛나던 보랏빛은 다시 푸른빛으로 바뀐 후였다.


“보라색 빛이 생성되면 꽤 가까운 거리에 있는 거 같은데.... 푸른색 빛은 뭐야?”

“.....20미터 안에 있다는 말이야.”

“20? 그걸 어떤 수로 찾아. 어떤 방향인지도 모르는데.”

“.....못 찾는 거지. 운이 따르면 또 보라색 빛으로 바뀔 거고.”


잠시 불안해지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색이 바뀐다는 건 워치가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거고, 그렇다는 건 아직은 준수가 차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거면 충분했다.


“그럼 이제 어떡하지?”


가만히 준성의 워치를 들여다보고 있던 민정의 허탈한 듯한 말에 그가 말했다.


“초콜릿 거래하러 가야지.”


위치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준수를 찾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일단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워치에서 나오는 빛 색을 살피는 게 준수를 찾는 데 더 도움이 될 테니.


“그럼 아까 그 성으로 갈까?”


민정의 말에 준성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뭔가 찝찝했기 때문이다.


지도에 표기되어 있지 않은 곳. 왜 표기되어 있지 않을까.


게임사에서 탐사하지 않은 곳의 특징은 외곽이거나 위험한 곳이었다. 만약 전자였다면 이 주변 전체가 지도에 나타나지 않았을 거니 후자라는 말인데.


“마을에 먼저 가 보자. 거기서 정보를 얻는 게 좋겠어.”

“오, 그래. 그러자.”


좋은 생각이라는 듯 민정은 손뼉까지 치며 그의 말에 동의했고 그들은 걸음을 옮겨 마을에 도착했다.


이전에 준성이 들렀던 작은 마을보다는 조금 큰 곳이었다.


준성과 민정은 소문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인, 작은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손님, 어서 오세요.”

“일단 맥주 두 잔이랑 수프 2인분, 스테이크 2인분 주세요.”

“네! 손님!”


주문 후 자리에 앉은 준성을 민정은 서 있는 채로 못마땅하게 내려다보았다.


“왜.”

“아니, 이렇게 평온하게 먹을 시간이 어딨어. 얼른 준수 찾아야지.”

“주문 안 하면 어떤 정보도 알아낼 수 없어. 이곳 인심이 썩 좋진 않거든.”


모든 이세계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비슷한 특징이 하나 있다면 이곳 사람들은 매우 인색하고 돈에 미쳐 있다는 점이었다.


뭐 어찌 보면 원래의 세상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회귀 전에 이런 식으로 정보를 모았던 준성은 주문하지 않고 질문하면 어떤 식으로 대우를 받는지 빤히 알고 있었다.


하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다른 의미로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얼른 앉아.”

“야, 그건 그렇다고 치고 너 너무 뻔뻔한 거 아니냐. 돈은 내가 가지고 있는데."

“그러게. 너 없었으면 이런 식으로 정보도 못 알아냈겠네.”

“아니.... 또 그렇게 바로 인정하면....”


민정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식탁 위에 올려 놓았다.


“실컷 먹자고. 알지? 나 대식간 거.”

“알지. DNA부터가 다른 것도 잘 알고 있지.”


준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민정을 만나지 못했다면, 보라색 빛에서 푸른색 빛으로 바뀌었을 때 침착할 수 있었을까. 애초에 강도에게 금을 다 빼앗겼을 거고, 어쩌면 죽었을 수도 있었겠네.’


여기까지 생각한 준성은 맞은편에 앉은 친구를 빤히 바라보았다.


“뭐, 왜. 나 또 뭐 잘못했냐? 아, 알았어. 코 안 팔게. 깔끔한 것도 유난이다 너.”

“나랑 같이 준수 찾을 수 있겠어?”


검지에 묻은 것을 휴지에 닦아내던 민정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 그래도 돼? 나 게임 안 그만둬도 되는 거냐?”

“....진짜 그만두려고 그랬냐?”

“그럼.... 네가 하는 말 중 틀린 건 없었으니까.... 초콜릿만 다 팔고 금으로 바꾼 후에 나가려고 했지. 아 물론, 네 무기도 사주고.”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생긴 것과는 다르게 이름처럼 마음도 여린 친구였다.


준성은 그런 그에게 늘 고마웠다.


어릴 때 한 번 도와줬을 뿐인데 생명의 은인이라고 부르며 힘들 때마다 도움을 자처했던 친구.

지금도 언제나처럼 도움을 주니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을까.


“고맙다.”

“헉.... 사람이 바뀌면 죽는다던데. 최준성, 괜찮냐?”

“됐고. 같이 가는데 조건이 있어.”


민정은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준성을 가자미 눈으로 흘기며 말해 보라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목표 설정을 뭐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퀘스트는 멈춰. 게임 중 워치로 사용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뿐이야. 지도.”

“......아니, 그럼 게임을 하는 의미가 없잖아.”

“어차피 게임 그만두려고 했다며, 그냥 한 말이었나 보네.”

“아니.... 그건 아닌데.....”


한숨을 푹 내쉰 민정은 고개를 숙이며 웅얼거렸다.


“뭐? 크게 말해. 안 들려.”

“그라.ㅇ나.....”

“뭐라고?”

“아! 알겠다고! 안 한다고! 안 할게! 안 해! 안 한다고!”


민정이 소리를 꽥 지르자 수프와 맥주를 가지고 오던 주인이 놀란 표정으로 그 자리 우뚝 서며 물었다.


“주문.... 취소하시는 건....가요?”

“하하, 아닙니다. 여기 오기 전에 한 잔 마시고 와서 이 친구가 살짝 취한 모양입니다.”

“아..... “


주인은 살짝 겁이 난 눈빛으로 민정을 힐끗거리더니 주문한 음식을 내려놓고 후다닥 사라졌다.


“야, 김민정. 시끄러. 여기서 정보 안 얻을 거냐?”

“.....나쁜 새끼.”


민정이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봤지만, 그간 몇백 번은 봤을 저 눈빛이 두려울 리가 없었던 준성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잔을 밀었다.


“이건 네가 마셔라. 넌 몇 잔을 마셔도 안 취하니까 괜찮지?”

“오..... 최준성, 미안해서 나한테 양보하는 거냐?”

“그래, 좋게 좋게 생각해라.”

“에이, 안 그래도 되는데. 더 시키면 되지.”


말과는 달리 민정은 기분이 좋아진 듯 준성이 밀어준 맥주잔을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


‘단순해서 좋은 새끼.’


준성은 피식 웃으며 함께 나온 수프를 한술 떴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맛이었다.


소중한 친구, 맛있는 음식.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지만, 준성은 여전히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동생 준수를 찾기 전까지는 그 초조함과 불안함을 영원히 떨칠 수 없으리라.


“너무 걱정하지 마.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래. 고맙다, 김민정.”

“네가 새삼스레 고맙다는 말을 하니까 좀 무섭긴 한데 할 말은 해야겠네.”


심각한 표정으로 바뀐 민정이 한숨을 푹 내쉬자 분위기가 진지하게 바뀌었다.


“이제부터 내 이름 그렇게 부르지 마.”

“뭐?”


민정을 민정이라고 부르지 뭐라고 부른단 말인가. 준성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김민식, 내 이름은 민식이야, 이제부터.”

“아니, 부모님이 지어 주신 이름 놔두고 무슨 민식이야. 그리고 민식도 그리 썩 멋있는 이름은....”

“어허! 너 세상의 모든 민식이한테 욕먹고 싶냐? 어서 사과해!”


도대체 누구에게 사과를 하라는 건지.


준성은 우겨대는 민정을 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여하튼 내 이름은 이제 민식이야. 그렇게 불러. 게임이잖아, 닉네임이라고 생각해.”

“참 나.... 알겠다, 민식아.”


영양가 없는 시답잖은 얘기를 나누던 중 메인 메뉴가 나왔고 준성은 얼른 한 조각 잘라 입에 넣었다.


“음, 너무 맛있네요.”


돌아서는 주인을 불러 세우기 위함이었다.


“하하, 감사합니다, 손님.”

“아니, 아니. 빈말이 아니라 정말 맛있어요. 저희가 이곳저곳 다 둘러봤지만, 이렇게 질 좋은 고기를 맛있게 요리해 내는 가게는 처음인 거 같아서요.”


진심 가득한 칭찬에 주인의 입꼬리는 점차 올라갔다.


“아, 여행 접고 여기서 머물러야 하나 고민될 정도네요.”

“하하하, 그 정도라니. 과찬이십니다.”

“아니에요, 아.... 이럴 게 아니라 다른 음식들도 추가로 더 주문해야겠습니다. 이 친구가 워낙 잘 먹어 남는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네요.”


추가 주문이라는 말에 눈을 크게 뜬 주인은 가져갔던 메뉴판을 다시 들고 왔다.


“천천히 고르세요.”

“혹시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여기 특산물로 만든 요리도 좋고 추천해 주셔도 됩니다. 메뉴는 세 가지 정도 더 추가 주문하죠.”


통 넓은 주문에 귀에 걸린 주인의 입꼬리는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주인이 얼른 메뉴를 내오겠노라고 말한 뒤 후다닥 주방으로 들어가자 조용히 있던 민정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우리 여기서 물어본 게 저 성에 관한 거 아니야?”

“맞아.”

“그거 하나 물어보는 데 이렇게 많이 시킬 필요가 있나. 맛이 있긴 한데.... 그렇게 특별한 것도 아니고...”


입을 내밀며 투덜거리는 민정을 뒤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선 준성은 가게를 둘러보는 척하다가 주방 쪽으로 다가갔다.


“근데 오늘은 손님이 많이 없네요?”

“아! 지금은 바쁜 시간대가 아니어서요.”

“저희가 이 지역은 처음이라 혹시 추천해 주실 곳이 있나요? 예를 들면 외지인은 알지 못하는 특별한 곳이라든가....”


벽에 기댄 채로 이야기를 하던 준성은 음식을 들고 나오는 주인을 보고서는 얼른 가서 그릇을 들었다.


“아.... 제가 해도 되는데...”


식탁에 그릇을 내려놓은 준성은 본문으로 들어갔다.


“대신에 좋은 곳 알려 주시죠. 특별한 곳 탐사하는 게 취미라서요. 저기 숲 깊숙한 곳에 성이 하나 있던데.... 거긴 어떤가요?”

“아.... 거기는....”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던 주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거긴 저도 잘 몰라요. 소문만 무성한 곳이죠. 사람이 살지 않는 곳임은 분명한데 저녁마다 짐승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거든요. 외지인들이 가끔 그곳에 간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외지인이요?”

“네, 가지 말라고 해도 가더라고요.”

“왜죠? 거기 뭔가 특별한 게 있나요?”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주인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말했다.


“보물이죠.”


보물.


초콜릿을 거래할 귀족이 아니라, 보물 그 자체가 성에 있다는 말이렸다.


“안 그래도 몇 시간 전에 어떤 외지인도 묻더라고요. 저 성에 뭐가 있냐고. 그래서 알려줬더니 간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말고 또 외지인이요?”

“네. 손님들보다는 조금 어려 보여서 걱정스러워 가지 말라고.....”

“잠시만요.”


어려 보이는 외지인, 설마......


“이름을..... 아시나요?”

“아..... 통성명을 하긴 했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리던 주인은 몇 번이나 끙끙거리더니 생각이 났다는 듯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외쳤다.


“준수! 최준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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