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의 이세계 탈출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헤브즈
작품등록일 :
2024.05.08 19:26
최근연재일 :
2024.05.23 00:3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599
추천수 :
66
글자수 :
91,136

작성
24.05.16 13:05
조회
16
추천
2
글자
11쪽

11화. 그놈(1)

DUMMY


준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에 얼굴이 붉어졌고 쥔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참으세용. 여기서 화내면 이상한 사~람~


벨라의 음성에 준성은 더 화가 났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에 길드장으로 향했던 분노는 아주 미세하게 줄어들었다.


“성의 주인을 뵙습니다.”


길드장은 준성이 그러거나 말거나, 누가 쳐다보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나아가 백작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제야 준성은 침착을 되찾았다.


저놈 만만하게 볼 인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침착할 수 있는 놈, 그리고 무엇을 해야 살아남을지 명백히 아는 놈.


망토를 두르고 있는 백작 앞에 무릎을 꿇은 그의 행동은 살기 위한 본능과도 같았다.


-조심하세용, 저놈 저거 이전에도 저런 식으로 카를로이를 반 쯤 죽여 놨었어용. 인간이라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힘이 엄청나답니당.


벨라의 말에 준성은 그의 행동이 단순 본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더한 놈이었구나.


저놈의 모든 행동은 계획적이었다.


“뭐 하는 분입니까.”


준성이 나섰다.


이번에도 저놈이 카를로이를 박살 내게 둘 수는 없었다.


그러자 놈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뭐 하는 짓이긴요. 이 성의 주인에게 인사를 건네는 거 아닙니까.”

“누가 인사를 한쪽 무릎을 꿇고 합니까.”

“그게 그쪽이랑 상관이 있는 건가요?”


한쪽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려 웃는 게 제법 열 받았다.


준성은 이를 꽉 물며 동생을 죽인 놈을 내려다보았다.


자세히 바라보니 뭔가 이상했다.


왜 놈은 회귀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년 후보다 늙어 보이는 걸까.


얼굴은 같았지만, 10살 정도는 늙어 보였다. 안 보였던 주름도 보이고.


‘정보 창‘


혹시나 싶어 준성은 속으로 외쳤다.


그러나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당연하지용. 저놈은 저쪽 다른 세계의 사람이거든용. 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정보만 볼 수 있답니당.


벨라가 그 답을 해주었고 준성은 짧은 헛웃음을 뱉었다.


‘근데 어떻게 저놈의 힘이 셀 수가 있는 거지? 그게 가능한 일이야?’

-글쎄용, 그건 저도 모르죵. 아! 주인님!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주인님이 저랑 대화하실 때 여전히 흰자만 보인답니당.


대화를 멈추고 다시 놈을 내려다보자 그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지금 사람 앞에 두고 놀리는 건가?”

“놀리다니. 내 습관 같은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여기 온 목적, 뭐야.”

“하, 그걸 내가 왜 알려줘야 하는 거지?”

“이 성의 물건을 가져가기 위해 왔겠지. 안 그래?”


-헉 맞아요, 주인님! 저놈 저거 카를로이를 반 쯤 죽여 놓고서는 비밀 금고로 데리고 가 보물을 다 들고 갔었어요!


그런 건 좀 일찍 말하라고.


"뭔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꺼져. 난 이 성의 주인을 지키러 왔다.”


놈의 개 소리에 준성은 당장이라도 저놈의 목을 부러뜨리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으며 백작에게로 다가갔다.


“얘 내 부하야.”

“......?”


놈은 무슨 헛소리를 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미친놈 쳐다보듯 준성을 바라보았다.


“주인님, 저..... 종 아니고 부하로 해주시는 거예요?”


나이스, 카를로이.


딱 적당한 타이밍에 입을 연 카를로이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린 준성이 말했다.


“그럼, 종보다는 부하가 좀 더 어감도 좋고. 너도 편하지 않겠어?”

“가....감동입니다, 주인님. 아.... 근데.... 허락을....”


작게 중얼거리는 백작에게 준성이 속삭였다.


“벨라한테는 잘 말해둘게.”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준성의 머릿속에는 벨라의 투덜거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주인님이면 종이지 부하가 웬 말이냐며.


준성은 그 말을 싹 다 무시한 채 사뭇 놀란 표정을 짓는 놈에게로 다가갔다.


“그러니까 꺼지라고. 우리 다 죽일 생각인가? 그럴 수 있으면 그래 보고.”


준성의 말을 찰떡 같이 알아들은 민정이 어깨에서 총을 내려 그에게 겨누었다.

그리고 백작 또한 당장이라도 죽일 기세로 눈빛을 바꾸었다.


“아니, 무슨..... 난 죽일 생각 따윈 없었어. 그냥 정말로 이 성의 주인을 뵙기 위해. 내가 늘 존경하는....”

“헛소리하지 말고 꺼지라고. 이 성의 보물을 탐내서 왔다는 걸 모를까 봐?”

“......X발.”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뗄 줄 알았건만.


놈은 인상을 확 구기며 본색을 드러냈다.


“죽일 순 있지만, 죽이지 않는다는 것만 알아둬. 네가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면 사지를 다 찢어서 죽여 버렸을 거다.”


같은 생각이네.


준성은 그와 같이 인상을 구긴 채로 말했다.


“꺼져.”

“이 성의 주인이 왜 널 주인으로 섬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밌군.”


꺼지라는 데도 꺼지지 않고 갑자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더니 놈이 준성에게로 한 발짝 다가왔다.


“괜찮은 인간이네. 게임을 출시한 지 고작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전부 다 파악한 듯한 눈빛이야.”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말에 속으로 움찔한 준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말인데...... 내 길드에 들어올 생각이 없나? 아, 알다시피 아직 길드를 생성한 플레이어들은 아무도 없어. 길드 생성 방법을 아는 사람은 없거든. 아마도 내가 첫 번째가 될 거야.”

“길드?"

“그래, 길드. 흔한 게임에서 보는 그런 길드는 아니지.”


준성은 그의 길드가 내심 궁금해졌다.


“어떤 길드지?”

“우리는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묻지 않아. 묻는 건 오직 하나. 목표지.”

“목표?”

“그래. 목표 하나만 보고 함께 나아가는 거야. 서로의 목표를 도와 성취하게 하는 길드. 어때, 멋지지 않나?”


그런 길드여서 순수한 준수가 들어갔던 거였구나.


부모님을 찾기 위해 길드에 들어간 준수는 왜 길드장을 배신했을까.

왜 죽음에 이르게 되었을까.

당장이라도 벨라에게 동생과 함께했던 모든 장면을 보여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준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놈에게로 다가갔다.


“전혀 멋지지 않은데? 목표만을 바라보고 나아간다라? 웃기지도 않아.”


놈은 준성의 말이 거슬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웃기지도 않는다고? 게임에 들어온 목적은 하나야.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그래서 이곳을 없는 세계라고도 부르지. 현실에서 없는 건 다 있으며 그러기에 다 얻을 수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영입을 했구나.


만약 이 사람이 준수를 죽인 게 아니며 준수가 속했던 길드의 길드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준성이 회귀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준성도 그의 말에 홀라당 넘어가 길드에 가입했으리라.


그러나 현재의 준성은 그의 속내는 알 수 없으나 잔인한 놈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으며, 동생을 찾은 준성은 이루고자 할 목표도 없었으며.

결정적으로 준수를 죽인 놈이었으니.


함께 할 가치가 없었다.


“난 가입할 생각 없으니까 갈 길.....”

“저! 저 가입할게요. 목표.... 정말 이룰 수 있게 도와....”

“최준수!”


준성은 준수의 팔목을 꽉 잡았다.


“아, 아파! 형!”


표정을 일그러뜨리는 동생을 보면서도 준성은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절대 안 돼. 너 내가 뭐라고 했어.”

“.......”

“길드에 가입하면 너 형이랑 따로 다녀야 해. 그럴 수 있어?”

“.....왜 못해. 내가 나이가 몇 인데.”


한숨이 절로 나오는, 철없는 말이었다.


“목표가 뭐든 함께 이루어 드립니다. 특별히 제가 돕도록 하죠.”


놈의 말에 준수가 활짝 미소를 띠었다.

그 모습이 준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정말, 정말 목표가 뭐든 상관없나요?”


해맑은 목소리에 준성은 손에 힘이 풀렸다.

이 상황을 막아서려면 강압적으로 해야 했지만, 동생의 철 없지만, 순수한 모습을 보니 의지가 사라지고 말았다.


“목표가 뭐든 상관없죠.”

“정말요?”

“갑자기 궁금해졌네요. 원래라면 길드에 가입한 후에 묻는 거긴 하지만.”


씨익 미소를 지은 놈은 갑자기 민정에게로 몸을 틀었다.


“목표가 뭐죠?”


민정 또한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당연히 말할 생각도 없는 듯했다.


“호오, 그럼 이쪽 분은?”


노선을 변경해 몸을 튼 방향은 준성 쪽이었다.

준성 또한 말할 가치가 없었기에 입을 열지 않았다.


“에잉, 재미가 없네요. 그럼 길드에 가입하실 이쪽은?”


준수는 망설이지 않았다.


“부모님을 살리는 거요!”


그 순간, 놈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호오, 그렇군요.”

“가능한가요?”


놈은 준성과 민정, 그리고 준수를 한 번씩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


“이 두 분은 보호자?”


놈이 민정과 준수를 콕 집자 준수는 고개를 내저었다.


“저 이제 곧 고3이에요. 보호자가 필요....”

“한 나이죠.”


놈의 의외성 발언에 준성은 무슨 꿍꿍인가 싶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니에요, 필요없!”

“지 않아요. 보호자의 동의 없이는 미성년자는 받아주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그 목표는....”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는지 부정적으로 나오던 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능하지 않아요. 죽은 사람을 어떻게 살립니까.”

“.......왜...... 목표 등록하니까 퀘스트가 떴어요. 그럼 가능한 거 아닌가요?”

“목표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죽은 자를 살릴 방법은 없으니까요.”


놈은 단호했다.


준성은 놈이 도움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이 상황이 기가 찼다.

준수를 설득한 유일한 사람이 놈이 될 줄이야.


“말도.... 말도.... 안..... 부모님을 살리기 위해서 들어 왔는데요?”

“흐음..... 한번 해 보세요. 살린다면 이 게임은 아마 초대박이 나겠네요.”


급기야 비아냥거리기까지.


준수는 입술을 씰룩이더니 눈물을 글썽였다.


“가능하지 않다는 거죠?”

“네..... 안타깝지만....”

“알겠어요.”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인 준수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준성에게로 향했다.


“형, 미안. 멋대로 길드에 가입하려고 해서.”

“아니야, 가입 안 했으니까 됐어.”

“형이랑 이제 떨어지고 싶지 않아. 우리..... 게임에서 나가자.”


급작스러운 전개였다.


준성에게는 로또와도 같은 기적적인 일이었지만,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한 걸까.

준수의 성격을 잘 아는 그로서는 의문이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야 성미.

설사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끝까지 가야 하는 성격.

근데 왜 갑자기.


불안했다.


“왜? 아까는 형이 게임에서 나가자고 했었잖아, 싫어?”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형은 좋은데....”

“그럼 나가자. 나 이 게임 이제 안 하고 싶어졌어.”


얼떨떨했지만, 기회였다.


준성은 동생을 이 위험한 곳에 두고 싶지 않았다.


안전한 곳이었다면 함께 즐겼겠지만, 이곳은 게임이 아니라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이세계였으니까.


“그래, 가자. 나가서 형이랑 이전처럼 행복하게 살자.”


준성은 동생의 손을 잡았다.


하늘에서 준 기회이지 않을까.


조금 찜찜하긴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빌어먹을 곳에서 나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X급의 이세계 탈출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 24.05.23 5 0 -
공지 연재 시각 00:35 고정합니다. 24.05.19 7 0 -
18 18화. 이세계(2) 24.05.23 4 0 11쪽
17 17화. 이세계(1) 24.05.22 8 1 11쪽
16 16화. 진실(3) 24.05.21 14 2 11쪽
15 15화. 진실(2) 24.05.20 12 2 11쪽
14 14화. 진실(1) 24.05.19 14 2 11쪽
13 13화. 그놈(3) 24.05.18 16 2 11쪽
12 12화. 그놈(2) 24.05.17 15 2 11쪽
» 11화. 그놈(1) 24.05.16 17 2 11쪽
10 10화. 반지(2) 24.05.16 18 3 11쪽
9 9화. 반지(1) 24.05.15 19 3 11쪽
8 8화. 미지의 성(4) 24.05.14 24 3 11쪽
7 7화. 미지의 성(3) 24.05.13 25 4 11쪽
6 6화. 미지의 성(2) 24.05.12 35 5 11쪽
5 5화. 미지의 성(1) 24.05.11 42 5 12쪽
4 4화. 게임의 정체(3) 24.05.10 59 6 11쪽
3 3화. 게임의 정체(2) 24.05.09 67 8 11쪽
2 2화. 게임의 정체(1) 24.05.08 90 8 11쪽
1 1화. 죽음 24.05.08 121 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