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의 이세계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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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브즈
작품등록일 :
2024.05.08 19:26
최근연재일 :
2024.05.23 00:3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605
추천수 :
66
글자수 :
91,136

작성
24.05.19 03:0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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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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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진실(1)

DUMMY


준성은 해맑은 카를로이를 보며 물었다.


“너도 가게?”


그 말에 모두가 준성과 같은 생각이라는 듯 한곳을 바라봤고 카를로이만이 의외라는 듯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저 놔두고 가시게요? 왜..... 저도 하나 아니었나요?”

“넌.... 저 성 지켜야지. 천 년 전부터 지켰던 성이잖아. 그냥 떠나게? 저기 보물도 많을 텐데.”

“보물은 필요 없어요. 인간들이 다 가져도 상관없다고요. 저도 데리고 가세요.”


존댓말만 썼지 거의 명령과 다름없는 땡깡이었다.


준성은 골치 아픈 일이 하나 더 생김에 따라 방금까지만 해도 괜찮아졌던 머리가 다시금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코이 데 카를로이.”

“네, 주인님. 말씀하세요.”

“넌 인간들을 혐오해. 맞지?”


카를로이는 고민할 가치도 없다는 듯 바로 말했다.


“네, 혐오하죠. 동족을 이유 없이 죽인 놈들이니까요.”

“근데 인간과 함께하겠다고?”

“에이, 주인님은 다르죠. 그리고 주인님의 동생과 친구도 다르고요. 몇 시간 함께한 결과 함께 다닐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판단을 왜 네가 하는 걸까.


준성은 깊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벨라, 네 생각은 어때?’

-안 돼용. 카를로이는 성을 지켜야 해용. 쟤 저래 보여도 드라큘라라구용. 햇빛을 오래 쐐도 안 되공 밖으로 나오면 피를 마셔야지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용.

‘성에서는?’

-성안에서는 먹지 않아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용. 강한 마법이 걸려 있거든용.

‘그걸 카를로이는 모르는 건가?’

-알면서도 고집부리는 거예용. 저 멍청이. 제가 잘 설득해 볼게용.


벨라의 말이 끝나고. 준성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잠잠히 있던 카를로이가 갑자기 소리쳤다.


“왜 반대하는 건데요! 왜요! 안다구요. 주인님 말 알겠는데.... 싫어요!”


혼자서 막 성을 내는 카를로이를 모두가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준성은 그가 왜 저러는지 알았기에 작게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성은 지루하단 말이에요! 재미없어요! 아니면 주인님도 저랑 같이 있어요!”


이젠 떼까지 쓰는 게 안타깝기까지 했다.


결국 두 손 두 발 든 벨라가 준성에게 말을 걸어 왔다.


-하아..... 설득이 힘든데용. 저놈 고집이 장난이 아니네용.

‘어쩌지?’

-그래도 같이 가는 건 안 돼용. 셋이서 대화를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셋이서 대화를 어떻게 해.’

-가능해요, 성안이라면용. 일단 같이 성으로 가죵. 대신 김민정과 최준수를 떼어 놓아야 해용.


딱히 방법이 없었기에 벨라의 말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준성이 카를로이에게 제안했다.


“우리 이렇게 밖에서 말할 게 아니라 다시 성으로 가자. 같이 가려면 돈이 좀 필요하니까?”

“어... 같이 가는 건가요? 아, 그럼요! 성에 있는 보물 다 가지고 가도 돼요!”


기뻐하는 카를로이에게 미안하긴 했지만, 일단은 성으로 가는 게 먼저였다.


벨라의 말대로 셋이서 동시에 대화하는 게 가능하다면 2대 1로 설득하는 게 더 먹힐 테니까.


성에 도착한 준성은 카를로이에게 말했다.


“카를로이, 단둘이 할 이야기가 있어. 그동안 준수랑 민식한테 먼저 보물을 보여주는 게 어때?”


뭔가 불안한 듯한 눈빛이었지만, 카를로이는 되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 후 보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와아.....”


민정과 준수는 보물로 가득 찬 방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준성 또한 놀랐지만, 그들처럼 구경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카를로이, 둘만 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줄래?”

“네, 따라오세요.”


그들을 뒤로하고 준성은 카를로이를 따라 갔다.


그가 준성을 데리고 간 곳은 처음 카를로이와 마주했던 데였다.


“벨라.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준성의 말에 카를로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무슨..... 갑자기 주인님 이름이 왜.....”

“끄아앙! 이제야 살 것 같넹!”


의문이 끝나기도 전에 눈앞에 뭔가가 나타났고 준성은 제 키의 반도 안 되는 꼬맹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네가 벨라냐?”

“넹, 주인님! 벨라 등장이용!”

“허....”


남자 앤 줄 알았더니 여자 애인 것도 당황스러운데 꼬맹이라니.


단발의 여자아이는 해맑게 준성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머리에는 두 개의 뿔이 달려 있었으며 등에는 날개가 있었다.

외관상으로 짐작했을 때....


“악마?”


준성의 말에 벨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앙, 인간들은 그렇게 부르곤 하죵.”

“하.... 악마라.... 말은 되네. 악마도 신이 만들었으니.”

“근데 그 악마란 말을 좋아하지는 않는답니당. 그렇게 부를 바엔 타락한 천사라고 불러주세용.”

“그냥 벨라라고 부를게. 둘 다 썩 마음에 들진 않네.”


벨라도 그게 낫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 상황에서 가장 놀란 건 카를로이였다.

그는 눈을 끔뻑거리기를 반복하더니 준성을 바라보았다.


“주인님, 아니지, 주인님의 주인님은 알고 계셨던 거예요?”


주인 두 명이 눈앞에 있자 정신이 없는 건지 카를로이는 준성에게 ‘주인님’이라는 호칭 대신 ‘주인님의 주인님’이라는 이상한 호칭을 사용했다.


준성은 그가 뭐라 부르든 상관이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뭘 말이야? 벨라가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 거?”

“네. 그거요.”

“몰랐어. 그냥 셋이서 대화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한 거지.”


카를로이는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봤다. 약간의 배신감도 느끼는 것 같았다.


“왜, 내가 이렇게 모습 드러내는 게 영 마음에 안 드냐?”


벨라가 기분 나쁘다는 듯 쏘아붙이자 카를로이가 손을 내저었다.


“에이, 그럴 리가요. 그냥.... 주인님 본모습이 아니라.... 좀 어색한 거뿐인데요.”

“본모습?”


지금이 벨라의 원래 모습이라고 알았던 준성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벨라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직은 힘이 안 돌아와서 어쩔 수 없어용. 아마도 주인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힘이 돌아올 거예용. 언젠가는 본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용?”

“그럼 지금은 힘이 좀 돌아온 건가?”

“아니용, 밖에서는 이렇게 못 돌아다녀용.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성에는 강한 마법이 걸려 있어서 이 정도도 가능한 거예용.”


힘이 돌아온 후에는 어떤 모습이려나.


준성은 작은 여자애를 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래봤자 꼬맹이겠지, 하며.


벨라에게서 시선을 거둔 준성은 곧장 본문으로 들어갔다.


“카를로이, 넌 이 성에 남아야 해.”


예상대로 카를로이는 바로 수긍하지 않았다.


“함께 가고 싶어요. 주인님도 깨어나셨는데 제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맞는 말이긴 했지만, 준성은 그와 함께하는 걸 원치 않았다.


이세계 사람은 벨라 하나로 족했다.


“넌 성을 지켜야 해.”


벨라의 단호한 말에 카를로이는 주눅이 들었다.


“내가 네 주인이 된 날, 잊지 않았겠지.”

“네, 잊지 않았어요.”

“아직 그 명령은 끝난 게 아니야. 넌 이 성을 지켜야 해. 이 성에는 강한 마력이 깃들어 있어. 생존해 있는 드라큘라들이 돌아올 곳을 지켜야지.”


카를로이는 아주 조금씩 수긍하는 듯,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다 돌아오면.... 그때는 함께 해도 되는 건가요?”


그의 질문에 벨라가 준성을 바라보았다.


준성은 일단 이 상황을 넘겨야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나중 문제였고, 현실적으로 1500년 동안 오지 않았던 드라큘라가 갑자기 나타날 리가 없었으니까.


“좋아, 그렇게 해.”


벨라의 허락에 카를로이는 함박 미소를 지었다.


저렇게 좋을까.


준성은 그의 해맑음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아, 이거 들고 가세요.”


카를로이가 건넨 목걸이를 받아 든 준성은 의문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 이 지역에서 벗어나게 되면 전 주인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요. 만약 위험한 상황이 온다면 이 목걸이에 피를 묻히세요. 주인님의 주인님 피여야만 해요.”


고개를 끄덕인 준성이 말했다.


“알겠어. 꼭 필요할 때는 그렇게 부르도록 할게. 그리고 헷갈리니까 ‘주인님의 주인님’ 말고 이름으로 불러도 돼.”


카를로이는 벨라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 준성 님!”


카를로이의 선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민정과 준수가 있는 곳으로 가 보물을 잔뜩 챙겨 주었으며 무기고에서 무기도 주었다.


준수는 검을 선택했고 준성은 표창을 선택했다.


정보 창으로 확인한 결과, 표창의 등급은 S급이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던 카를로이를 놔두고 성에서 나온 그들은 목적지를 잃은 아이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럼 이제 우리 어디 가는 거야? 아, 목표부터 정해야 하나?”


민정의 말에 준성이 고개를 저었다.


“민식이한테는 이전에 한 번 말한 적 있지만, 목표는 정하지 않을 거야. 워치에서 사용하는 기능은 딱 하나뿐이야. 지도. 그것 외에는 건들지 마.”

“아... 그랬었지. 근데 왜?”

“이 게임의 목표는 사람을 죽이는 거야.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사람을 죽이라는 퀘스트를 줄 거야.”


민정이 수상하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아까도 말했지만.... 뭔가 이상해. 게임에 대한 정보가 거기까지 나왔다고? 목표를 벌써 달성한 사람이 있어? 아니,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 돼? 사람을 죽이라니....”


“이 반지가 가르쳐줬어.”


준성이 반지를 가리키자 벨라가 소리를 질렀다.


-아니! 말하면 안 된다니까용!

‘회귀만 말하지 말라며.’

-그렇긴 하지만.....


벨라는 그냥 자기 자신이 노출되는 게 싫은 듯했다.

그러나 반지 핑계를 대지 않고서는 그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었던 준성은 보다 자세히 알려주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기절을 했고, 눈을 떠 보니 반지가 바닥에 있더라고. 눈앞에 있는 반지를 놔두고 갈 순 없어 주우니까 여기서 목소리가 들리더라.”


준성은 머리를 콕 집으며 이어 말했다.


“회귀를 축하합니다, 주인님.”

“주인님?”


민정의 의문 섞인 말에 준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주인님. 이름은 벨라고 사람들은 악마라고 부른대. 그리고 벨라는 카를로이의 주인이고.”

“아.... 그래서 아까 카를로이가 반지랑 주인님 뭐시기 하면서 막 싸웠구나.”

“그래. 사실 생각해 보면 이상하잖아? 드라큘라가 뭐가 아쉬워서 날 주인으로 모시겠어. 다 벨라의 명령이었어.”


이제야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는 얼굴들이었다.


준성은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반지는 나에게 이세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려줬어.”

“이 게임에 대해서?”


고개를 저은 준성은 심각한 표정으로 원래라면 3년 뒤에나 알게 될 진실을 알려주었다.


“이 게임이 아닌, 이세계. 여기는 게임이 아니라 다른 세계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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