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마법으로 역대급 천재로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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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트리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5.08 22:47
최근연재일 :
2025.02.01 12:00
연재수 :
2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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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33
추천수 :
803
글자수 :
1,13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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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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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어둠에 물든 선택 (2)

DUMMY

“유페미아. 너도 아카드리온을 졸업해서 최고의 마도 공학자가 되는 게 꿈 아니었나?”


“그··· 그걸 어떻게?”


“유페미아, 입학시험에서도 도움이 안 돼서 전전긍긍하면서도 최대한 팀원들을 도와서 관문을 돌파하려 했던 모습을 알고 있어."


에드리안이 유페미아의 잘게 떨리는 눈을 응시했다.


"그런 네가 아카데미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닐 거 아니야.”


“하···. 그러면 어쩔 건데요."


유페미아가 가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전 이미 조직과 계약했고 명령대로 못 한다면 어차피 이 잘난 학교에 다니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말이에요!”


“그러니 내가 도와줄 게 인제 그만둬. 아직 늦지 않았어.”


“아니. 이미 늦었어요.”


유페미아가 이를 악물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검은 구슬을 꺼냈다.


“그만둬!”


에드리안이 검은 구슬을 보고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유페미아가 에드리안을 보고 덧없는 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자조했다.



***



유페미아는 아버지 알톤 브러쉬개더와 어머니 리다 브러쉬개더, 남동생 콜린 브러쉬개더와 함께 아카드리온 도시에서 작은 마도 공방을 운영했다.


브러쉬개더 공방에서는 주로 유적에서 나오는 골동품이나 마도 총 수리와 소모품, 자잘한 마도구 재료와 모험에 필요한 도구를 취급했다.


알톤은 성실한 하플링답게 평판이 좋아서 제법 단골손님을 가지고 있어서 먹고 살 만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을까 암흑 길드의 치졸한 수작에 브래쉬개더 마도구 공방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


"왜 이러는 건가!"


알톤이 소리쳐도 불량배들은 그저 비웃었다.


불량배들이 가게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협하다가 어느 날부터는 가게 안에서도 깽판을 놓았다.

경비병들에게 알렸지만, 암흑 길드에 뒷돈을 받았는지 미적지근하게 대응하거나 귀찮아하며 알톤을 무시했다.


"경비대장. 제발 저 불량배들 좀 잡아가게!"


"에이. 어쩌다가 엎었다잖아요. 하플링 양반. 그만 좀 귀찮게 하쇼!"


점점 공방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져서 결국 사람들이 공방을 꺼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버지 알톤 브러쉬개더는 자신의 마도 연구를 위해 가끔씩 하던 모험가 일을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아빠. 위험하지 않을까? 또 암흑 길드 놈들이 던전까지 가서 방해하면 어떻게 해.”


유페미아가 불안한 듯 알톤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유페미아. 네 말대로 위험할 수 있지, 하지만 원래 던전 탐험이란 건 항상 위험한 거란다.”


알톤이 유페미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여보. 저도 걱정이 돼요. 이번 던전 탐사도 사실 미심쩍어요.”


유페미아와 비슷한 분홍 머리의 리다 브러쉬개더 부인이 걱정스럽게 알톤을 보았다.


“미안해요, 여보. 이렇게라도 일하지 않는다면 우리 유페미아가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데도 지장이 생길 거요.”

“하지만. 저놈들은 어떻게든 우리 공방과 당신을 노린 수작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두 손을 꼭 쥔 리다 부인의 몸이 잘게 떨렸다.


“여보···.”


알톤이 유페미아와 리다 부인을 꼭 껴안았다.


“아빠 위험해?”


손가락을 빨며 지켜보던 콜린 브러쉬개더가 유페미아 뒤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며 말했다.


"괜찮을 거란다 콜린. 이번에 같이 가는 삼촌들도 종종 함께하던 사람들이니까.”


“그러면 올 때 나 달콤한 거 먹고 싶어!”


콜린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던전에서 돈 많이 벌어서 달콤한 과일이라도 사 오마.”


“우와! 그럼 그럼 난 달콤 사과랑 꿀 호박 주스가 먹고 싶어!”


콜린이 신이 나서 방방 뛰었다.


“콜린!”


콜린을 보던 유페미아가 소리쳤다.

깜짝 놀란 콜린이 눈을 크게 뜨고 유페미아를 보며 울먹거렸다.


흐으으잉···.


“유페미아 괜찮아. 콜린 이리 오렴.”


알톤이 눈물을 흘리는 콜린에게 무릎 꿇고 팔을 벌렸다.


흐으으으···.


깜짝 놀란 콜린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잠시 유페미아 눈치를 보다가 알톤에게 와락 안겼다.


“콜린 괜찮아. 누나가 아빠가 걱정돼서 한 말이니까.”

“흐윽···. 왜 아빠가 걱정돼?”


“음···. 아빠가 무리하다가 다치지 않았으면 해서 그런 거야.”

“히끅. 아빠 다쳐? 흐엉. 다치면 안 돼! 나 달콤 사과도 꿀 호박 주스도 없어도 되니까. 다치지 마 아빠! 흐엉.”


콜린이 알톤의 목을 꼭 껴안으며 더 크게 울었다.

펑펑 우는 콜린의 등을 쓰다듬으며 알톤이 유페미아를 보았다.

유페미아도 콜린의 울음에 자극받았는지 울먹울먹한 얼굴로 알톤을 보고 있었다.


“유페미아, 여보 당신도 이리 와요.”

“흐엉··· 아빠!”

“여보···.”


결국 네 가족이 한참을 부둥켜안다가 모험가 파티와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 떨어졌다.


“미안. 이제 진짜 가야겠어.”

“조심해요, 여보.”

“아빠!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아빠! 조심해!”

“그래···. 다녀올게.”


마도 총을 어깨에 메고 배낭에 도구를 챙긴 알톤이 던전 탐사를 위해 공방을 떠났다.

그게 유페미아가 마지막으로 본 알톤의 건강한 모습이었다.


유페미아 가족은 하루하루 장사는 안되지만, 공방을 열고 알톤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알톤이 없어도 한 번씩 가게 근처를 배회하는 불량배들 때문에 유페미아와 가족들은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본래 던전 탐사는 시간이 들고 위험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유페미아는 걱정에 커졌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커지다가 일주일이 되었을 때 알톤이 돌아왔다.


“아빠?”


알톤의 모습은 처참했다.


"아.... 아."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고 찢어진 옷자락 사이로 피가 묻은 붕대를 휘감고 있는 모습을 본 유페미아는 기절할 것만 같았다.


“네가 유페미아군. 미안하다. 던전에서 사고가 있었어.”


"누가 왔어.... 알톤?"

"엄마!"

"아빠! 아빠!"


함께 던전에 들어갔던 모험가가 업어 온 알톤을 보고 동생은 울며 매달렸고 엄마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정신을 잃은 아빠를 침대에 눕히고, 울며 매달리는 동생을 진정시켰다.

쓰러진 엄마를 동료 모험가 삼촌의 도움으로 부축해서 겨우 소파에 뉘고 나니 정신이 조금 드는 느낌이었다.


“다시 한번 미안하구나. 알톤 덕에 그래도 나와 우리 팀이 조금이라도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어.”


그제야 유페미아의 눈에 모험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모험가 삼촌은 왼쪽 눈을 잃어 붕대로 가리고 있었다.

게다가 크게 화상을 입었던 듯 포션으로도 치유되지 않아서 흉터가 남아 있는 왼쪽 얼굴과 귀.

붕대로 감아 놓았지만, 피가 배어 나오고 그을리고 찢긴 가죽 갑옷.

손가락이 몇 개 남지 않은 왼쪽 손.

아빠가 모험가 삼촌에게 업혀서 살아 돌아온 게 기적임을 그제야 깨달았다.


“아아···.”


그제야 둑이 터지듯이 유페미아의 텅 비었던 두 눈에서 물이 차올라 넘쳐흘렀다.


이때부터 진정한 유페미아의 시련이 시작되었다.

가게는 날이 갈수록 손님이 줄어들어 결국 하루 종일 허탕이었고.

쓰러져있던 알톤이 석화 저주에 걸린 건지 몸이 서서히 돌덩이가 되었다.

그나마 리다 부인이 가지고 있던 귀중품을 하나둘 팔아서 연명했는데.

석화 저주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치료까지 하려니 그야말로 집에 돈이 없었다.


우울의 늪에 빠져 있을때 유페미아는 가족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알톤이 다치기 전에 아카드리온 아카데미에서 입학 원서가 통과되어 가족 모두 펄쩍 뛰며 기뻐했던 기억이었다.

곧 있을 가족의 축하 속에 아카데미 입학시험을 본다는 행복이 바람처럼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갔다.


'이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아.'


유페미아는 생각했다.


‘이젠 생활비도 떨어졌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돈을 벌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유페미아는 시험 보기 전에 모험가 등록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엄마 다녀올게.”

“그래 조심히 다녀오렴.”

“누나 조심해.”

“응.”


접수처에 가자, 갈색 머리의 단정한 차림의 여직원이 맞이해 주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저···. 모험가 등록을 하고 싶은데요.”

“여기에 내용을 채워 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모험가 등록을 했다.

길드에서 알려준 초보 임무를 며칠씩 수행하며, 수습 모험가에서 정식 브론즈 모험가가 되었다.


"축하드려요. 유페미아양. 이제 브론즈 모험가가 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축하해 유페미아!"

"모두 고마워요."


유페미아는 모험가 활동을 할 때 아버지가 쓰던 마도 총과 공방에서 팔려고 만든 몇 가지 마도구를 가지고 다녔다.

덕분에 길드에서 주선해 준 초보 모험가와 팀을 이뤄 길드 임무를 해서 소소하지만, 돈을 벌 수 있었다.


“유페미아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같이 하자!”

“맞아 유페미아 덕분에 안전하게 몬스터를 잡을 수 있어서 고마워!”

“다음에 또 봐!”

“네. 다음에 봐요.”


웃으면서 헤어진 직후 유페미아의 표정은 굳었다.


‘이 돈으로는 내가 쓰는 마도구 값도 안 돼.’


고작 모험가 임무로 남는 게 몇 실버라니.

모험가를 우습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돈이 안 벌릴지는 몰랐다.

아빠라면 하플링 특유의 탐지 능력으로 가끔 던전에서 유물을 가져와 팔아서 큰돈을 벌었었다.

그렇기에 막연하게 유페미아도 그럴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렇게 며칠이 더 흐르고 길드에서 나가려는데 어떤 무리가 다가왔다.


“어이, 분홍 머리 하플링 씨.”

“네. 네?”


깜짝 놀란 유페미아가 다가온 사람들을 보았다.

딱 봐도 위험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래 아가씨 당신 말이야."

“네? 제가 왜?”

“요즘 돈 되는 일거리를 찾고 있잖아?”

“···.”

“어이,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난 그냥 호의로 하는 말이라고.”

“···.”


유페미아는 여전히 미심쩍어하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


“그냥 돈 되는 일이 있는데, 우리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서 말이야 한번 해볼래?”


대머리 남자가 흉악한 얼굴을 찡그려 웃는 얼굴을 만들었다.

마치 자신은 무해 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물론 효과는 별로 없었지만.


여러모로 미심쩍은 상황이지만 요즘은 버는 돈이 밥값과 아빠의 약 값으로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결국 한 번, 딱 한 번 말을 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검은 올가미에 스스로 들어간 줄도 모르고.


의뢰 내용은 별거 없어 보였다.

그냥 선 지급금을 갚을 때까지 의뢰인이 주는 일을 할 것.

그러면 지금 당장 계약금과 아빠의 치료 약을 주겠다는 것이다.

전부 치료하는 건 힘들지만 부분적으로 고통을 완화하고 조금이나마 회복된다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이거 누굴 다치게 하는 건가요?’


“무슨 소리야, 하플링 아가씨. 무서운 소릴 하는군."


흉악한 대머리 남자가 천연덕스럽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의뢰인이 일거리를 줄 때마다 물건을 옮기는 도우미 역할이라고.”


“···. 계약서 보여주세요.”


“그래 계약서보다 확실한 건 없지.”


씩 웃는 대머리 남자의 금이빨이 반짝였다.

흉악해 보이는 대머리 남자의 의뢰를 받아들이고, 곧바로 받은 돈으로 아빠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유페미아가 갑자기 비싼 약을 구해온 것을 보고 리다 브러쉬개더가 물었다.


“이런 비싼 포션을 살 돈이 어디서 난 거니?”

“모험가 길드에서 우연히 좋은 의뢰를 받았거든.”


유페미아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일이 있니?”

“응. 비밀 엄수 계약이라서 말은 못 하지만.”

“혹시···. 위험한 일 아니지?”


리다 브러쉬개더가 걱정스럽게 유페미아를 보았다.


“··· 아냐. 그냥 의뢰인이 내주는 일을 해주는 심부름꾼 같은 건데, 우리 사정을 알고 돈을 미리 받은 거야.”

“··· 그래. 몸 다치는 일만 아니라면···.”


유페미아가 웃으며 손을 저었다.


“응.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마. 어차피 아카데미 다닐 돈도 필요하잖아.”

“···. 미안하다 도움이 별로 못 되어서.”

“무슨 말이야. 충분히 도움 되거든.”


유페미아가 엄마를 보고 활짝 웃으며 꼭 껴안았다.


유페미아는 처음엔 두려웠지만 조금씩 안심했다.

별로 위험해 보이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착실하게 의뢰를 할수록 유페미아는 질척이는 늪에 빠져들어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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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공지 25.02.01 54 0 -
203 구원자, 그 후 25.02.01 103 0 18쪽
202 던전 붕괴 25.01.31 90 0 12쪽
201 벌하는 자 25.01.30 81 0 12쪽
200 죽음의 끝에서 25.01.29 83 0 12쪽
199 언데드 퀸 25.01.28 82 0 12쪽
198 돌입 25.01.25 83 1 12쪽
197 죽음의 검은 가시 25.01.24 82 1 12쪽
196 밴시 퀸 25.01.23 80 1 12쪽
195 침잠 25.01.22 83 1 12쪽
194 망령 왕의 군단 25.01.21 83 1 12쪽
193 던전 충돌과 침식 25.01.18 79 1 12쪽
192 킹 레이스 25.01.17 82 1 12쪽
191 모드 4 25.01.16 84 1 12쪽
190 세 번째 싸움 25.01.15 80 1 12쪽
189 회복한 룬 가디언 25.01.14 84 1 12쪽
188 룬 가디언 골렘 25.01.11 82 1 12쪽
187 네개의 석상과 성배 25.01.10 82 1 12쪽
186 철공 함정의 끝 25.01.09 78 1 12쪽
185 철공 25.01.08 80 1 12쪽
184 쉐도우 리자드 나이트 25.01.07 81 1 12쪽
183 쉐도우 리자드 25.01.04 81 1 12쪽
182 초록 눈의 석상 25.01.03 84 1 12쪽
181 쉐도우 와스프 25.01.02 90 1 12쪽
180 쉐도우 프로그 24.12.31 90 1 12쪽
179 쉐도우 스파이더 24.12.28 92 1 12쪽
178 스톤 골렘 24.12.27 97 1 12쪽
177 미로의 복도 24.12.26 90 1 12쪽
176 고대 폐허의 돌문 24.12.25 93 1 12쪽
175 던전 시험 24.12.24 9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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