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만 9써클 마법사 회귀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101량
작품등록일 :
2024.05.09 09:13
최근연재일 :
2024.08.30 12:05
연재수 :
110 회
조회수 :
54,834
추천수 :
457
글자수 :
590,432

작성
24.06.25 12:05
조회
430
추천
3
글자
13쪽

047. 그 과정(2)

DUMMY

이리나는 10살이 되었을 때, 아벨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입학할 당시에도 아벨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상당히 주목받는 아이였고, 실제로 또래의 아이들보다 뛰어난 마법 적응력을 보여줬다.


아카데미에선 제국의 황자이자 아카데미 역사상 가장 빠르게 졸업한 인물인 라이언보다 더 뛰어난 적응력이라 평가했다.


실제론 라이언이 자신의 실력을 숨겼기에 그런 평가가 나온 거지만.


물론 이리나도 남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긴 했다.


마나 동화.


어려서부터 이리나가 자연스레 터득한 기술이었고, 어린아이가 사용한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말도 안 되는 기술.


주변의 환경과 인간의 마나를 동일한 속성으로 바꾸는 마법적 기술.


4써클을 넘어 5써클을 만들어낸 아벨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기술이었다.


‘제국에선 하프 엘프인 엘포드 교수가 그나마 가능한 수준이니···’


아벨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리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리나가 마법에 대한 본격적인 교육을 받은 건 사실상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난 이후였다.


그전에는 개인적으로 마법사를 고용해 마법에 대해 미리 교육할지 생각도 해봤지만, 엘포드 교수가 극구 말리는 탓에 무산되었다.


아벨의 부탁으로 이리나의 상태를 살폈던 엘포드 교수가 보기에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건 일부 비정상적인 마법사들이 알게 된다면 연구하고 싶은 욕망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했다.


결국 이리나의 교육은 폴리가 기본적인 마법 이론을 마법사에게 전수받고 그것을 이리나에게 알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지금은 엘포드 교수의 제자로 이론 수업을 제외한 모든 과정은 엘포드 교수의 연구실에서 배우고 있었다.


“교수님은 이리나가 오빠 방에 온 거 알고 있어?”


이리나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할아버지 몰래 나왔는뎀···”


이리나의 말에 아벨은 조만간 일어날 일을 직감했다는 듯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그리고 아벨의 예상은 한치도 빗나가지 않았다.


“욘석! 스승님이라 부르라고 하지 않았느냐!”


아벨이 얼굴을 손으로 덮었을 때부터 엘포드 교수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지만, 딱히 제지를 가하진 않았다.


‘내가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아벨이 5써클을 달성하는 동안 엘포드 교수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흑색 마탑의 마탑주인 유베리우스는 아직 7써클에 머물고 있었지만, 엘포드 교수는 얼마 전 8써클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아벨의 마나 혈전증을 치료하고 4써클을 만들어줬던 기억과 이리나를 가르치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이 엘포드 교수의 마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것이 8써클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으아아악!”


이리나는 엘포드 교수의 등장에 깜짝 놀라며 본능적으로 만들어낸 파이어볼을 엘포드 교수에게 날렸다.


누군가 본다면 경악할 일이 일어났지만, 이곳에는 이런 일에 이미 익숙해진 사람들 뿐이었다.


엘포드 교수가 이리나의 마법을 보며 혀를 찼다.


“쯧쯧쯧··· 이럴 땐 파이어볼이 아니라 네게 조금 더 익숙한 바람 속성 계열의 마법을 사용하라고 그리 일렀건만···”


엘포드 교수는 아벨을 노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 오빠를 따라 한다고 몸에 맞지도 않는 마법만 써대니··· 성장을 할 수가 있나? 쯧쯧쯧.”


엘포드 교수의 말을 들은 아벨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리나가 아벨을 따라 해 파이어볼을 썼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이리나가 벌써 2써클 마법사인데··· 성장을 할 수 없다니요···?’


그렇다고 엘포드 교수 앞에서 이 이야기를 꺼낼 순 없었다.


이리나가 2써클을 달성했을 당시 엘포드 교수에게 감사를 전할 겸 말을 꺼냈을 때, 그는 이미지와 맞지 않게 입이 헤벌쭉해지며 좋아했으니까.


‘암. 우리 교수님 이미지는 절대 지켜드려야지.’


어린 시절의 아벨에게는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었기에 조금은 서운할 뻔도 했지만, 루시엘라를 생각해보면 또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루시엘라와 이리나는 완벽하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교수님은 테프가 그 사람이 기숙사에 오는 걸 모르고 계셨습니까?”


엘포드 교수를 만나면 가장 먼저 묻고 싶었던 것이 테프가가 어떻게 이곳으로 왔느냐였다.


본웰 교수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8써클 마법사의 눈까지 속이며 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기 쉽지 않았으니까.


만약 엘포드 교수의 눈까지 속였다면, 테프가는 그 자리에서 위험인물로 분류되어야 했다.


“그놈? 딱히 위험해 보이지도 않고, 오직 너만 바라보는 놈이라 그냥 놔뒀다.”


‘역시 모르고 있을 리가 없지···’


엘포드 교수의 눈을 속이지 못했다고 해서 테프가의 평가가 낮아질 일은 없었다.


그건 너무나도 정상적인 일이었으니까.


“그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이에요? 자기를 용병이라고 하던데··· 정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도 신기하지만, 다른 교수님들의 이목을 피해 여기까지 오는 건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아카데미가 어떤 곳인가?


말도 안 되는 괴물들만 모인 곳은 아니지만, 상위권 용병들이 아니라면 쳐다도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곳이다.


“그 녀석 이름이 테프가라고 했던가?”

“맞아요. 피의 복수라는 용병단의 단장이라고 알고 있고요.”

“맞아. 그런 손발이 다 오그라드는 이름이었어.”


뭔가 알고 있다는 듯한 목소리에 아벨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는··· 사람이에요?”

“용병계에서도 나름 괜찮은 놈이라고 알려져 있지. 뭐 나도 지나가다 들은 얘기였지만.”


엘포드 교수가 지나가다 들었다는 건 누군가 그에게 테프가에 대해 언급했다는 말이고, 그건 굉장히 신뢰가 가는 말이었다.


테프가에 대한 엘포드 교수의 평가는 단 한 문장에 그쳤지만, 아벨이 생각하는 테프가에 대한 평가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어쩌면 그도 마족 전쟁에 희생된 영웅 중 한 명일지도 모르겠네.’


그가 정말 엘포드 교수가 말한 ‘괜찮은’ 사람이라면 마족이 공격해 왔을 때 도망쳤던 수많은 용병들과는 달랐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 사람이 계속 제게 스카웃 제의를 하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딱히 궁금했던 건 아니고 별 생각 없이 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엘포드 교수는 나름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말문을 열었다.


“솔직히 네놈이 흑색 마탑으로 들어가 유베리우스 그놈의 수발을 드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그런가요?”


애초에 흑색 마탑은 들어갈 생각도 없었지만, 아벨의 마음속에 티끌만큼 남아있던 흑색 마탑에 관한 관심마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


테프가는 아벨의 마법에 날아간 이후로도 끊임없이 기숙사를 찾아왔다.


“오늘도 내가 왔다!”


매번 테프가에게 물먹은 교수들은 이제 그를 건들 생각을 하지 않았고, 눈앞에서 지나가도 없는 사람 취급하기에 이르렀다.


본웰 교수마저 테프가를 보더니 한숨을 내쉬고 사감실의 커튼을 쳤다.


그들이 테프가를 모른 척하는 이유는 그를 잡을 자신이 없는 것도 있었지만, 테프가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아벨을 만나기 위해 침입을 시도하는 탓에 바빠진 교수들이 어차피 잡지도 못하는 테프가를 과감히 배제한 것이다.


“흐음··· 저 녀석이 그 유명한 용병 나부랭이인가?”


거기에 한 명 더.


교수들이 절대 잡을 수 없는 인물이 아벨의 앞에 차를 홀짝이며 앉아 있었다.


“유베리우스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에잉! 쯧쯧···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하기는!”


유베리우스가 아공간에서 한 손으로는 절대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서류를 꺼냈다.


“네놈이라면 이걸 읽는 데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겠지. 한번 읽어 보거라. 내 여기서 기다릴 터이니.”


아벨을 영입하기 위한 제안서가 분명해 보이는 서류.


아무리 좋은 조건이어도 흑색 마탑··· 아니 그 어떤 마탑에도 소속될 생각이 없었던 아벨이었지만, 마탑주 앞에서 제안서를 읽지도 않고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래. 한잔의 차를 마시기 딱 좋은 날씨로군.”


자기가 차 한잔 마시는 시간 안으로 다 읽으라는 말이었지만, 아벨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엄청난 양의 서류를 본 아벨은 마탑에는 들어가지 않을 거라 마음먹었음에도 혹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조건이 수두룩한 것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탑은 마법사들의 성지나 다름없는 곳.


아벨 또한 지금은 마탑에 관심이 멀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에는 마탑을 동경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이 마탑에 있을 거라는 말도 있을 만큼 거대한 집단에서 내건 조건은 하나하나가 다 충격적이었지만 그중 한 가지가 단연코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걸 정말로 제게 주신다는 겁니까?”

“호오?”


유베리우스는 아직 조금 남아있는 차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내가 차를 다 마시기도 전에 그 제안서를 다 읽은 너에게 충분히 줄 수 있는 것들이지.”


제안서에 있는 대부분의 내용은 아벨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여기에 부탑주 자리를 제게 주겠다는 내용도 있는데요?”


하지만 마탑의 부탑주를 이제 겨우 아카데미를 졸업한 마법사에게 준다는 제안은 눈을 씻고 봐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흑색 마탑의 부탑주는 물론이고 흑색 마탑에 소속된 마법사들이 허락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게 뭐 어때서 그런가? 아! 서류 정리 같은 귀찮은 일이 있을까 걱정되는 것이냐? 그런 거라면 내 유능한 비서를 하나 붙여줄 터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이렇게 많은 양의 제안서도 순식간에 읽는 마당에 서류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마탑 일원들의 반대가 극심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탑주의 자리를 준다고 하더라도 갈 생각은 없었지만, 예의상 물었다.


“내가 마탑주인데 무슨 상관이냐? 반대하는 놈들이 있으면 내쫓으면 그만인 것을?”


그의 상상도 하지 못할 대답에 아벨의 입이 떡 하니 벌어졌다.


전생에 아벨이 알던 유베리우스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엘포드 교수님이 항상 마탑주를 싫어하는 기색이었는데··· 왜 그런지 알 것도 같네.’


그의 성격이 어찌 되었든 제안서의 내용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벨은 고개를 저으며 정중히 거절했다.


“제안서의 내용에 놀랐고 감탄도 했습니다만···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한 모금 남은 차를 마저 마시려던 유베리우스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리곤 말없이 아벨을 쏘아보기 시작했다.


무슨 이유로 내린 결정인지 말해 보라는 듯.


아벨은 잠시 테프가를 쳐다봤다.


유베리우스와 함께 있는 아벨을 보며 시무룩해하던 테프가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벨을 발견하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제안서의 내용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상 제가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유베리우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자만심이 과하구나.”


하지만 아벨은 유베리우스의 말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되물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유베리우스도 모르지 않았다.


아니 제안서를 건네기 위해 직접 찾아와서 아벨의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자신이 제안한 제안서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을 수도 있겠다고.


그나마 아벨이 혹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은 부탑주 자리를 주겠다는 내용.


역사적으로도 없는 일이었고, 앞으로도 없을 일임이 분명했기에 아벨도 관심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불길한 생각이 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리고 이 제안서에는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원하는 것? 그게 뭔가? 말해 보거라. 내 전부 들어줄 터이니!”


아벨은 대륙을 대표하는 한 마탑의 마탑주가 절대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 얼굴로 말했다.


“이곳엔 자유가 없습니다.”


자유라는 말에 말문이 막혀버린 유베리우스.


어찌 되었든 흑색 마탑은 제국에 소속된 마탑.


기사단에 비하면 자유로운 분위기라곤 하지만 결국 기사단에 비해 나은 정도였다.


거기에 유베리우스는 아벨의 마지막 말을 듣곤 허탈하게 웃으며 아벨의 영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가 원한다면 마탑을 세우는 것 또한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나만 9써클 마법사 회귀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3일간 휴재를 하려고 합니다. 24.07.15 50 0 -
공지 연재 일수와 시간을 변경해보려 합니다. 24.06.01 262 0 -
110 110. 운명의 끝 (完) 24.08.30 166 2 13쪽
109 109. 되돌아가는 운명 24.08.29 152 1 14쪽
108 108. 전쟁의 끝 24.08.28 139 1 14쪽
107 107. 용병왕 게오르그(2) 24.08.27 142 1 12쪽
106 106. 용병왕 게오르그 24.08.26 145 1 12쪽
105 105. 소드마스터 24.08.25 138 1 12쪽
104 104. 결의 24.08.24 145 1 12쪽
103 103. 아클룬드(3) 24.08.23 138 1 12쪽
102 102. 아클룬드(2) 24.08.22 168 1 12쪽
101 101. 아클룬드 24.08.21 155 1 11쪽
100 100. 전쟁 24.08.20 165 1 12쪽
99 099. 마경의 몬스터 24.08.19 166 1 12쪽
98 098. 변해버린 시간 24.08.18 190 2 12쪽
97 097. 군단장 테르가즈(2) 24.08.17 169 1 12쪽
96 096. 군단장 테르가즈(1) 24.08.16 180 1 12쪽
95 095. 의외의 죽음 24.08.15 186 1 12쪽
94 094. 의문의 죽음 24.08.14 192 1 12쪽
93 093. 단순하지만 성대한 결혼식 24.08.13 217 2 12쪽
92 092. 돌아가는 길 24.08.12 218 2 12쪽
91 091. 잊혀진 시대 24.08.11 208 1 12쪽
90 090. 태초의 마법진 24.08.10 196 2 12쪽
89 089. 또 다른 변화 24.08.09 190 1 12쪽
88 088. 제국의 미래 24.08.08 226 1 12쪽
87 087. 저무는 태양 24.08.07 227 2 11쪽
86 086. 예언(2) 24.08.06 202 2 12쪽
85 085. 예언(1) 24.08.05 202 2 12쪽
84 084. 재조사(3) 24.08.04 210 1 12쪽
83 083. 재조사(2) 24.08.03 209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