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만 9써클 마법사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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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9 09:13
최근연재일 :
2024.08.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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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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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 마경(2)

DUMMY

“브륜드···? 프리아 제국이 아니라··· 브륜드 왕국?”


하크왈드의 말에 아벨은 머리가 띵해지는 것을 느꼈다.


레이가 제국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물론 전생의 기억이 조금이라도 잘못되지는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렇기에 회귀 후 해가 바뀔 때마다 신입생의 정보를 일일이 확인했다.


하지만 레이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레이가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을 거라는 확신에 확신을 더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따로 마법사를 육성할 수 있는 흑색 마탑에서도 찾을 수 없었기에 인가받지 못한 마탑이나 비밀 연구소 같은 데서 마법을 배우며 성장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브륜드 왕국이라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


아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전개였다.


하크왈드가 계속 뭐라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아벨의 귀에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태양의 기사단에 들어온 거지···?’


타국의 아카데미를 나왔다고 해서 제국의 기사단에 입단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아니 타국의 인물이라 하더라도 검증만 되었다면 제국의 기사단에 입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제국의 수많은 기사단 중 유일하게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바로 태양의 기사단.


제국의 인물 중 검증되고 검증된 인물만이 입단이 가능한 그런 기사단이었다.


‘대체 어디서 뭐가 잘못된 거지···?’


아벨은 혼란스러워했고, 하크왈드는 그가 자신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이! 아벨! 대체 무슨 생각을 그리 심각하게 하는 거야?”


아벨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튕기며 말하자 겨우 정신이 돌아온 아벨.


“어, 어? 뭐라고?”

“이것 봐라? 진짜 아무것도 안 들었나 보네?”

“아··· 미안. 다시 얘기해 줄 수 있을까?”

“허··· 참나. 다 늙은 몸뚱이를 이끌고 이리 힘들게 설명했건만··· 하나도 듣지 않았다니!”


흐르는 눈물을 닦는 듯한 하크왈드의 모습에 아벨은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아니··· 이제 30대잖아?”

“이 꼬맹이 녀석이? 원래 서른 즈음부터 숨만 쉬어도 아픈 법이야. 어? 내가 브륜드 왕국까지 직접 갔다 왔는데 말이야!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당연히 그 나이대를 겪어봤던 아벨이었기에 어이없다는 듯 하크왈드를 쳐다봤지만, 반박할 순 없었다.


“직접 갔다 온 건 몰랐네··· 미안해. 다시 알려줘.”

“이번에는 잘 들어라. 두 번은 더 안 할 거니까.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그대로를 설명해 주는 거라고! 알겠어?”


하크왈드는 마치 구연동화를 읽듯 온갖 표현을 다 쓰며 말하기 시작했다.


하크왈드가 왜 브륜드 왕국까지 가서 레이를 찾았는지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중요한 건 현재 레이에 관한 내용 뿐이었다.


레이는 브륜드 왕국의 아카데미를 다니며 마법을 배우는 학생이다.


하지만 학생이라고 모두가 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 건 아니었다.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브륜드 왕국에 존재했던 노예제도.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자력으로 돈을 버는 것이 불가능했던 노예들은 자연스레 모여 성벽 외곽에 판자촌을 만들어 살았다.


그리고 그들의 가난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었고, 레이는 브륜드 왕국의 판자촌 출신이라고 한다.


“그러니 아카데미 분위기는 어떻게 되겠어? 자기 잘난 맛에 평민들을 내리 갈구던 귀족을 피해 그 평민들이 레이를 똑같이 갈구기 시작한 거지.”


그렇게 귀족들에게 당했던 아픔과 치욕을 고스란히 레이에게 전하는 것이 또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처음 발견했을 땐, 당연히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게 어딜 봐서 미소 속에 자신을 감춘 악마라고 할 수 있겠냐고··· 그런데 말이야···”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던 하크왈드가 레이에게 다가가자, 거짓말처럼 죽어있던 레이의 표정이 환하게 빛나는 미소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순간 소름이 쫘아악! 돋으면서 얘가 걔구나! 깨닫게 된 거지. 상인의 직감이라고나 할까?”


그 순간 그는 눈앞의 죽은 얼굴을 하고 있는 소년이 레이가 아니면 그 누가 레이일 수 있겠냐는 확신을 가졌다.


아벨은 레이가 어떻게 되든 상관은 없었지만, 그래도 궁금한 건 참을 수가 없었다.


“그 녀석은 대체 왜··· 아카데미 교수들한테 도움을 요청하진 않은 건데?”

“교수라고 크게 다를 거라 생각했어?”


예상했던 대답이지만, 속이 쓰린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네가 말했던 악마라는 레이를 찾았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처음엔 녀석을 찾으면 망설임 없이 죽여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막상 녀석의 소식을 들으니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단 지금부턴 녀석을 감시해줬으면 좋겠어. 어디로 가는지, 누굴 만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말이야. 내가 직접 확인해봐야겠어.”


***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마차 위.


테프가는 눈을 감고 있는 아벨을 걱정스레 쳐다봤다.


“이런데 처음 와서 불편할 텐데··· 조금만 참아. 곧 도착할 거야.”


마경으로 향하는 길은 마차의 바퀴가 언제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험했다.


숱한 경험이 있는 용병들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기에 테프가의 입장에선 이제 막 아카데미를 졸업한 아벨이 걱정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테프가의 걱정과는 다르게 오히려 아벨의 표정이 다른 용병들보다 평온했다.


“전 괜찮아요. 나름 익숙한 일이니까.”


6년 전 르데린 왕국의 수정 동굴을 탐사하기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도 했고, 아벨이 살아온 삶을 통틀어 본다면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었다.


그 사정을 알 리가 없는 테프가는 아벨을 질린다는 듯 쳐다봤다.


“역시 괴물은 괴물이야···”


왠지 자신이 걱정한 것이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테프가가 마부석으로 향했다.


“거의 다 왔지?”

“슬슬 준비해. 조는 놈 있으면 깨우고.”


조금만 방심해도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는 장소가 바로 마경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상황에 잠이 올까 싶은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깨달은 것은 누군가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어도 너무 졸리면 눈이 감기는 걸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야야. 저 새끼들 깨워라.”


말은 강하게 했지만,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졸고 있는 용병들을 탓하지 않았다.


“도슨. 넬. 도착했다. 일어나.”

“끄으응··· 벌써?”

“아함··· 한숨 자니까 한결 낫네.”


테프가가 두 사람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래도 이번엔 3시간이나 잤으니, 3명 정도의 밥값은 하겠다?”

“으하하! 섭섭하게 그 무슨 말이야! 내가 몬스터 300마리는 거뜬히 죽여주지!”

“이번엔 단장은 가만히 있으쇼. 내가 단숨에 금패 용병으로 만들어 드릴 테니.”


용병단 내에서 테프가와 같은 은패 용병인 도슨과 넬은 피의 복수 용병단의 주축이었다.


그때 마차가 멈췄고, 마부가 짐칸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더 이상 말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여기서부턴 걸어가야 해.”

“그래? 고생했어.”

“별말씀을. 다음 마차까지 도착하면 우린 안전지대로 가 있을 테니까. 볼일 끝나면 찾아와. 죽지 말고. 너 아직 나한테 빚 안 갚았다?”

“칫··· 잊은 줄 알았는데··· 알았어!”


선두 마차였던 이들은 뒤이어 도착하는 마차를 기다렸고, 두 대의 마차가 더 도착하고 나서야 마부는 마차를 이끌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들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던 테프가가 말했다.


“그럼, 우리도 이동하지.”


별다른 명령이 있지도 않았지만, 용병단은 수없이 훈련된 듯한 절도 있는 동작으로 진형을 갖췄다.


그 모습은 마치 기사단의 진형을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이들과 같은 용병단에 속하긴 했지만, 이들의 실전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아니 애초에 용병이 이렇게 절도 있는 진형을 갖춘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아벨의 모습에 테프가가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다.


“어때? 우리 용병단으로 오길 잘했지? 다른 놈들은 이런 거 못 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었다.


아벨은 기사단에 소속되었던 적이 있었기에 이들의 진형이 얼마나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는지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어지간한 기사단보다 나은 것 같은데요?”


빈말이 아니라 깔끔한 갑옷을 입고 있다면 기사단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겉모습만 때깔이 있어 보이는 정도가 아니었다.


‘테프가를 포함해 몇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동패를 가진 용병일 텐데···’


당연히 오러를 사용하진 못하겠지만, 그 기백만큼은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 못지않았다.


이자들이 조금이라도 검을 제대로 배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하하! 언젠가는 그들을 뛰어넘는 것이 내 꿈이고 우리의 꿈이지!”


그리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바로 금패 용병이 되는 것이었다.


마경에 도착한 이후로 계속 지도를 살피던 용병이 말했다.


“여기서부터 고블린 지대입니다!”


테프가가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오크 지대까지는 얼마나 걸리지?”

“이 녀석들이 영역 전쟁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1시간은 더 가야 합니다.”


1시간이면 꽤나 먼 거리라고 생각되지만, 그건 지금처럼 사방을 경계하며 걷는 속도에 맞춘 시간이었기에 그리 먼 거리도 아니었다.


“고블린을 신경 쓰지 않고 간다면?”

“최소 15분.”


테프가가 아벨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1시간이 걸렸겠지만, 지금은 아니지.”


아벨은 기감을 조금 더 멀리 퍼트리기 시작했다.


마경이라는 특수한 기운이 넘실거리는 곳에서 기감을 넓히는 건 완전한 무방비 상태가 되는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몬스터의 습격을 받는다면 상당히 치명적일 수도 있었지만, 테프가와 용병들이 철통 보안으로 지키고 있는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변에 몬스터가 있지는 않네요. 이대로 가도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아벨의 말에 테프가는 곧장 진형을 변경했다.


“우리는 고블린 지대를 지나 빠르게 오크 지대로 향한다.”


용병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무작정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오와 열의 간격이 거의 일치하는 수준으로 이동했다.


거기에 아벨은 또 한 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게 무슨 용병단이야···? 기사 같은 면모가 있질 않나··· 살수 같은 면모가 있질 않나···’


짧은 단검에 검은 복면을 쓰고 있었다면 영락없는 살수 집단.


이토록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자신의 기억 속에 없는 건 이상한 일.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긴장해야겠네.’


어쩌면 이들은 테프가의 금패를 위한 의뢰에서 그 힘을 다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금패 승급 심사는 마경의 마나를 가진 오크의 수급을 가지고 가는 것.


사실상 가장 약한 오크의 수급을 가져가도 인정되는 임무였지만, 마경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개체별 지능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하나의 부족이 하나의 뇌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부락 전체를 상대해야 했다.


마경에서 어떠한 방해도 없이 10분여를 달렸고, 가장 선두에 선 용병이 손을 들어 올렸다.


지도를 잠시 살핀 그는 심각해진 표정으로 앞을 바라봤다.


“이게··· 이럴 리가 없는데···?”


그가 바라보고 있던 곳은 오크 부락이었던 곳으로 이제는 그 잔해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부락 하나가 사라지는 건 마경에선 흔한 일.


그가 놀란 이유는 부서진 부락에 찍힌 수많은 발자국 때문이었다.


“켄타우로스예요.”


아벨의 기감에 놈들이 들어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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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107. 용병왕 게오르그(2) 24.08.27 145 1 12쪽
106 106. 용병왕 게오르그 24.08.26 148 1 12쪽
105 105. 소드마스터 24.08.25 142 1 12쪽
104 104. 결의 24.08.24 149 1 12쪽
103 103. 아클룬드(3) 24.08.23 141 1 12쪽
102 102. 아클룬드(2) 24.08.22 171 1 12쪽
101 101. 아클룬드 24.08.21 15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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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099. 마경의 몬스터 24.08.19 169 1 12쪽
98 098. 변해버린 시간 24.08.18 193 2 12쪽
97 097. 군단장 테르가즈(2) 24.08.17 172 1 12쪽
96 096. 군단장 테르가즈(1) 24.08.16 183 1 12쪽
95 095. 의외의 죽음 24.08.15 189 1 12쪽
94 094. 의문의 죽음 24.08.14 19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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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092. 돌아가는 길 24.08.12 22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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