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만 9써클 마법사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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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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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9 09:13
최근연재일 :
2024.08.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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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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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8. 습격(3)

DUMMY

정령의 축복이라도 받은 듯 선선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고원.


그곳에 위치한 크레스트 마을의 영주관에서 하크왈드가 벙찐 표정을 한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이고··· 하크왈드 님! 제가! 제가! 정말로 죄송합니다!”


하크왈드는 초점이 사라진 눈으로 크레스트 마을의 영주를 바라봤다.


“스트롬··· 남작님···?”

“예! 예! 제가 스트롬입니다!”


하크왈드는 스트롬을 원망스럽다는 듯 바라봤다.


“제가··· 제가 다른 곳도 아니고··· 여기서 죽을 뻔 했네요···”


그러면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붕대가 감겨있는 자기 팔을 감쌌다.


‘그거 생채기잖아? 피가 찔끔 난 정도잖아?’


아벨은 그런 하크왈드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물론 아벨이 날아오는 창의 궤도를 틀지 않았다면 창은 하크왈드를 꿰뚫고 자신까지 꿰뚫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큰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니면서도 저런 행동을 취하는 하크왈드를 굳이 말리진 않았다.


스트롬 남작은 하크왈드의 불평에 머리를 바닥에 찧는 시늉까지 하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경비병의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일반적으론 귀족이 평민에게 머리를 조아린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하지만 스트롬에겐 귀족이라는 명패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이, 이자는··· 아니 이분은! 몰락해 가는 스트롬 가문을 일으켜 준 은인이시다! 절대··· 절대!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돼!’


하크왈드가 레이를 찾기 위해 브륜드 왕국에 왔을 때, 운신의 자유를 위해 포섭한 귀족이 바로 스트롬 남작이었다.


스트롬 가문은 브륜드 왕국에서 가장 영세한 귀족 중 과거에는 명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잊혀져 가는 귀족을 고르고 골라 선택된 가문이었다.


“이 마을도 남작님의 관할이었다면··· 처음부터 알려주셨으면 제가 이런 위험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


하크왈드는 일부로 자신이 위험에 처했고, 죽을 뻔한 일을 겪었다는 것을 반복해서 말했다.


스트롬 남작은 하크왈드의 말을 들을 때마다 안색이 점점 창백해졌다.


그리고 이런 말이 나오게 만든 장본인인 마르코는 지금 정신이 나간 듯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영주님이 저 거지를···? 고작 이빨 빠진 거지일 뿐인데··· 귀족이 왜 거지에게···? 아니 거지가 아닌가? 그럼, 누가 거지지? 난··· 가?’


눈동자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이 정신이 나가도 단단히 나간 모양이었다.


그들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아벨이 양손을 뻗어 강하게 부딪혔다.


짝!


영주관 전체에 청명한 마나가 퍼졌고, 복잡하게 얽혀있던 모두의 머릿속이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자자.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시고, 바쁜 사람들끼리 지금 당장 해야 할 얘기만 딱 하고 끝내죠.”


스트롬 남작과 마르코를 포함한 영주관의 모두가 아벨을 향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나이도 어린 것이 대화를 주도하려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한 정체불명의 마법에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스트롬이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 이분은 누, 누구십니까···?”


스트롬의 말에 하크왈드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브륜드 왕국에 아벨이 나타났다는 정보를 남기는 건 그리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제가 고용한 용병입니다. 뭐··· 보시다시피 상당히 뛰어난 마법사죠.”


마을에 들어오기 전 마르코가 아벨의 이름을 듣긴 했지만, 지금 그의 상태를 본다면 함부로 발설하고 다닐 것 같지는 않았다.


아벨의 마법으로 상당히 진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긴장된 듯한 모습이었기에 어쩌면 이미 잊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트롬은 하크왈드가 마법사의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곤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스트롬 남작은 영세한 귀족이 살아남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럼, 마법사님의 말씀대로 지금부턴 당장 해야 할 중요한 이야기만 하도록 하지요.”


솔직히 스트롬 남작은 이들이 왜 이곳을 찾아왔는지 알진 못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편히 쉬기 위해 휴양차 찾아온 영지에 나타난 불청객일 뿐.


그럼에도 스트롬 남작은 싫은 소리 하나 내뱉지 않았다.


아벨은 그런 그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봤다.


‘속이 없는 건지··· 야망이 큰 건지···’


둘 다 아벨에겐 크게 문제 되는 것은 아니었다.


아벨은 크레스트 마을에 오기 전 겪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극단의 단원을 죽이기 위해 쫓아오던 놈들의 정체는 숨긴 채로.


“수도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입니까? 아니 그것보다 저들이 그 유명한 극단의···?”


스트롬 남작은 여전히 거지꼴에서 벗어나지 못한 극단의 단원들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스트롬 남작이 영세한 귀족이었지만, 기본적인 귀족의 기본 소양은 갖춰야 했기에 브륜드 왕국에서 유행하는 공연 정도는 한 번씩은 다 챙겨 본 사람이었다.


사람의 얼굴은 생각보다 잘 기억하는 스트롬 남작은 이들 중 자신이 아는 얼굴이 없다는 점에서 의아함을 가진 것이다.


“정말 극단의 단원이 맞··· 습니까? 처음 보는 인물들인데···”


그들이 극단의 단원이 맞고 아니고를 알 리가 없던 아벨이 극단의 단원들을 노려봤다.


아벨이 의심하는 듯한 눈빛을 보이자 단원 중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남자가 소리쳤다.


“아닙니다! 저희 정말로 브륜드 극단의 단원이 맞습니다!”


그의 말에 스트롬 남작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이냐! 내 다른 귀족들처럼 극단을 자주 간 것은 아니지만! 연에 최소 3회는 방문했다! 그곳엔 너희처럼 후줄근한 사람은 없었단 말이다!”


스트롬 남작의 말에 아벨과 하크왈드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저들의 몰골은 거짓말로도 극단의 단원이라 말할 수 없었으니까.


“그럼, 일단 저들이 씻을 수 있는 공간을 좀 마련해 주시지요.”


하크왈드는 몰골이 문제라면 그 문제를 해결해보면 될 거라는 생각에 해결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스트롬 남작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저들을 어찌 믿고 그런 공간을 내어줄 수 있단 말입니까? 아무리 하크왈드 님의 말이라지만··· 이건 받아들일 수 없는 말입니다!”


스트롬 남작의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었다.


안 그래도 저들을 쫓는 습격자와 상대하고 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더욱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아벨이 나서서 말했다.


“그럼, 제가 이자들을 감시하지요.”


나이에 비해 상당한 실력자로 보이는 아벨의 말이었기에 스트롬 남작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의심의 눈을 놓지 않았다.


“하크왈드 님이 고용한 용병이라 믿겠지만서도··· 그래도 좀···”


‘거참··· 의심 많고 깐깐한 양반일세.’


하긴 이 정도로 깐깐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하크왈드가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제가 저들을 감시하고, 영주님의 병사들이 저를 감시하면 되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아벨은 간단하면서도 당연한 해결책을 내놓았고, 스트롬 남작은 놀랍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정말···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이건 아벨이 아닌 하크왈드에게 한 질문.


하크왈드는 무슨 상관이냐며 어깨를 으쓱했다.


“남작님께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셔야죠. 저와 이 친구는 신경 쓰지 마세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일부러 함구하고 있었지만, 하크왈드의 허락이 떨어지고 일은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극단의 단원들은 찌든 때와 덥수룩하게 자라난 머리를 정리한 채 영주관으로 돌아왔고, 그들의 모습을 본 스트롬 남작은 할 말을 잃었다는 듯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 영주관에 있던 모두가 한순간에 벙어리가 된 듯 입만 뻥긋거렸다.


모두가 자신들을 놀랍다는 듯 쳐다보자, 얼굴을 붉힌 극단의 단원이 말했다.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극단의 공연1팀의 팀장을 맡았던 테오입니다.”


테오의 소개 이후 저마다 자신을 소개하는데 스토롬 남작은 기억이 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맞아요! 이들은 브륜드 극단의 단원들이 맞습니다! 세상에나··· 어째서 내가 못 알아봤을까요!”


스트롬 남작은 정말로 미안하다는 듯 단원들에게 다가가 미안하다며 한 명 한 명 악수를 청했다.


‘솔직히 아는 게 더 이상한 몰골이긴 했어.’


수도에서 도망치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산속에서 지냈는지 진흙으로 빚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지저분했으니까.


처음 그들을 봤을 땐 얼굴만 보고는 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덥수룩한 수염이 난 사람은 남자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여자겠구나··· 라며 단순하게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렇게 선남선녀일 줄은 누가 알았겠어? 아니 유명한 극단의 단원이었으니··· 짐작하지 못한 내가 바보인 건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돌렸지만, 하크왈드도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면 아마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스트롬 남작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니··· 이토록 뛰어난 인재들이 뭐가 부족해서 극단에서 이런 꼴을 당하며 쫓겨난 건가? 내가 아는 공연1팀이라면··· 수도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가진 팀인데···?”


스트롬 남작의 말에 아벨과 하크왈드도 그들의 유명세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알 것만 같았다.


“꽤 긴 이야기가 될 터인데···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테오와 단원들의 입장에선 지금이 그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브륜드 왕국의 귀족이 눈앞에 있었기에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스트롬 남작은 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는 표정이었지만, 그 또한 이곳에선 하크왈드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스트롬 남작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하크왈드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아벨이 그의 팔을 툭툭 건드리며 속삭였다.


“오~ 악당~”

“아니··· 내가 무슨···”


하크왈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스트롬 남작님. 저는 이곳에 방문객으로 찾아온 것이지 하크왈드 상단의 상단주로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누군가는 귀족이 평민에게 머리를 조아린다며 손가락질을 할 만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가난한 귀족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스트롬 남작에게는 무엇보다 당연한 일.


그렇기에 돌려 말하긴 했지만, 결국은 ‘네 마음대로 해라.’ 라는 말을 듣고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들었기에 스트롬 남작은 더 이상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았다.


스트롬 남작이 테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얼른 자네들의 이야기를 한번 해 보시게. 숨김없이 모든 것을 말이야.”


스트롬 남작은 어떻게 해서든 이들의 억울함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른 귀족들에 비하면 그들의 얼굴을 본 횟수는 적었지만, 팬심이라는 것은 횟수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테오는 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 전에 일어난 꽤나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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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6. 용병왕 게오르그 24.08.26 145 1 12쪽
105 105. 소드마스터 24.08.25 138 1 12쪽
104 104. 결의 24.08.24 145 1 12쪽
103 103. 아클룬드(3) 24.08.23 138 1 12쪽
102 102. 아클룬드(2) 24.08.22 168 1 12쪽
101 101. 아클룬드 24.08.21 15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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