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치유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지와재미
작품등록일 :
2024.05.11 10:17
최근연재일 :
2024.09.06 21:24
연재수 :
110 회
조회수 :
5,057
추천수 :
107
글자수 :
546,041

작성
24.06.21 23:35
조회
41
추천
1
글자
12쪽

이사회 (2)

DUMMY

다음으로 만날 사람은 교육회사를 운영하는 연인수였다.

서울 시내 대학교 산학협력단장으로 ‘CEO 교육과정’을 운영하다 학교를 나와 제자들과 함께 교육회사를 차렸다.

CEO들의 도움으로 회사는 급성장했으나 최근에 정체 상태였다.

사외이사로 근무하는 데도 대민제약을 교육한 적은 거의 없었다.

회사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돈이 많이 드는 사외 교육보다 내부 강사를 활용한 사내교육을 선호했다.

회장이 그런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연인수를 만나러 가기 전 영웅은 신입사원 교육을 담당했던 민혁수 강사에게 전화했다.

연수원에서 형, 동생으로 지낼 만큼 친해졌지만 서로 바빠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형, 시간 좀 내주세요.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그래. 나도 보고 싶다. 언제, 어디서 만날까?”

연인수가 운영하는 회사 앞 강남 고깃집에서 만났다.

못 보던 사이 살이 찌고 안색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요새 어떻게 지내세요?”

“맨날 그렇지 뭐. 바쁠 때는 정신없이 바쁘고 일 없을 때는 한가하고.”

“요새도 혼자 일하세요.”

“응. 사원 둘 형편은 안 되니까.”

프리랜서는 이게 문제다.

일이 들어올 때는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바쁘게 살다가 일이 없을 때는 막연하게 기다려야 한다.

수입 역시 어느 달은 2천만 원을 넘게 벌다 다음 달은 한 푼도 벌지 못한다.

돈이 들쑥날쑥 들어오니 재정 계획 세우기도, 사원을 채용하기도 힘들다.


“MR 시스템 완성했다며. 업계 평판이 좋더라.”

“제가 만든 교육자료 드릴까요?”

“정말?”

영웅의 말을 들은 민혁수의 눈이 커졌다.

“대신, 제 부탁 하나 들어줘요.”

“뭔데? 말해. 다 들어줄게.”

“‘노블리스’라는 교육회사 아세요?”

“알지. 비즈니스 교육회사로 유명한 곳이잖아. 아,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있잖아.”

“맞아요. 거기 교수로 입사하세요. 제가 연봉 1억 정도로 맞춰볼게요. 입사하기 싫으면 제휴하셔도 돼요.”


잠시 고민하던 민혁수가 물었다.

“노블리스랑 너랑 어떤 관계가 있니?”

“관계는 없고요. 대민제약 교육을 늘리고 싶은데 거기는 제약을 잘 아는 교수가 없잖아요. 함께 하면 시너지가 날 거 같아서요.”

“연봉 1억이면 좋다. 지금 버는 것보다 조금 적지만 이제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것도 지겹다. 거기 입사하면 내가 예약 전화 받고 스케줄 조정하고 그런 일은 안 해도 되잖아.”

“그래요.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건강 관리하기도 좋잖아요. 형, 안색도 안 좋아 보여요.”

“불규칙한 생활에, 맨날 술로 스트레스 풀어서 그래.”

“잘됐네요. 그럼 노블리스랑 이야기해서 잘 되면 말씀드릴게요. 교육자료는 오늘 메일로 보낼 테니 보시다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답장 주세요.”

“그걸로 다른 제약회사 교육해도 되니? 다른 데서 요청이 오면 안 한다고 할 수도 없잖아.”

“해도 돼요. 운영 방법뿐이니 별문제 없어요. 사내교육 자료로 써서 다른 회사에서도 이미 다 알고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런데 왜 나만 몰랐지?”

“형은 순수한 사람이니까요?”

“내가?”

“네.”

둘은 웃으며 잔을 부딪쳤다.


영웅은 민혁수가 정리해 준 매출표와 이력서를 가지고 연인수를 만났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말투는 정중했지만 다소 쌀쌀한 표정으로 영웅을 맞았다.

왜 왔는지 짐작하는 눈치였다.

“좋은 강사가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왔습다.”

“그래요?”

뜻밖의 말을 들은 연인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연인수가 민혁수에 관한 자료를 읽는 동안 영웅이 말했다.

“제약 교육 쪽에서는 유명한 분입니다. 저도 그분께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습니다. 일반 회사 교육도 하는데 영업 분야를 가르칩니다.”

“이렇게 뛰어난 분이 왜 입사하려고 하죠? 돈도 잘 버는데.”

“제가 부탁했습니다.”

“왜요?”

“연인수 대표님이 사외이사로 계시는데 대민제약 교육 횟수가 너무 적습니다.

작년 한 해 특강 2회가 전부였습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제약회사란 특성이 있고 회장님이 사내교육을 선호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민혁수 강사는 신입사원, 승진자 교육 등 대민제약 정규교육을 대부분 맡고 있습니다. 제약회사 출신에 교육 실력도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연인수 대표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영웅을 바라봤다.

“대민제약은 지금 1년 정규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있습니다. 결재권을 가진 이현철 부사장은 직원 육성을 중시하고 있고 그러려면 전문가들에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민혁수 강사를 영입하십시오. 부담되시면 제휴 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면 노블리스에서 대민제약 정규교육을 맡게 될 거고 각 지점에서 특강도 자주 요청할 것입니다.”

“대민제약 교육이 아니라도 이 정도 능력이 되는 강사를 영입하는 것은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됩니다. 좋은 인재롤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영웅은 연인수 대표의 허락을 받아 민혁수 강사와 통화를 연결해 주었다.

뜻이 잘 맞는지 유쾌하게 통화하던 연인수가 정식으로 만날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눈치를 살피던 영웅이 말했다.

“이번 이사회 안건에 사장 해임과 선임의 건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 이사회 이야기라면 하지 마십시오.”

연인수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평소에도 교육을 중시하는 사장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육회사를 운영하는 저로서는 당연한 신념이지요. 사적으로 회장님께 몇 번 말씀드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함께 잘해봅시다.”

연인수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감사합니다.”

“내가 고맙지요. 좋은 강사를 소개해 줬으니.”

웃으며 대화를 마친 영웅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대표이사실을 나왔다.

연인수는 이현철을 신임 사장으로 선택할 것이다.

이현철이 사장이 되지 않으면 노블리스가 정규교육을 맡을 기회도 사라지니까.


이제 △는 끝났고 X만 두 명이 남았다.

X 중 한 명은 문화계 고위 공무원으로 퇴임하고 특이하게 연예 기획사를 차린 김성무였다.

노회한 사람으로 철저하게 강자에게 빌붙는 타입이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통할 것 같지 않아 영웅은 김성무를 은밀한에게 맡겼다.


여자 문제가 복잡한 남자로 기억돼서였다.

나중에 젊은 여자와의 스캔들로 신문에 나기도 했다.

영웅을 만난 은밀한이 사진 몇 장을 내밀었다.

창문을 통해 찍은 사진, 한강을 배경으로 차창 안을 찍은 사진, 심지어 숲속 나무 아래에 둘이 엉켜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있었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나이도 있으신 분인데 정력이 대단하시네요.”

“그렇죠? 나도 이분을 보며 새삼 느꼈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그래서 헬스클럽에도 가입했어요.”

소매를 걷은 은밀한이 불끈거리는 근육을 보여주었다.


신상 명세를 보니 여자 이름은 김혜미, 31살이라고 적혀있었다.

둘의 나이 차가 25살이 넘었다.

김성무는 김혜미와 딴살림을 차려 살고 있었다.

“김성무 씨 부인도 이 사실을 알고 있나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모르고 있을 겁니다.”

“그래요.”

반기는 표정으로 사진을 챙겨 일어서려는 영웅을 은밀한이 자리에 앉혔다.

“이 사진을 가지고 김성무를 협박해서 무엇을 얻어내려는 거죠?”

역시 눈치가 빨랐다.

“네. 그렇습니다.”

영웅이 솔직하게 말했다.

“아마, 통하지 않을 겁니다.”

“왜요?”

“이전부터 여자 문제가 복잡해 부인과 이혼 소송 중입니다. 그 사진을 내밀어도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몰래 자신을 미행했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쨌든 소송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테니 부인에게 알려지는 것은 피하려 하지 않을까요?”

“상식적인 생각이 통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인간이라면 그 나이에 사람 많은 주차장이나 공원에서 이런 짓을 할까요.”

은밀한의 판단은 대부분 맞았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은밀한이 품 안에서 몇 장의 사진을 더 꺼내 보여주었다.

먼저 본 사진과 비슷한데 여자가 각기 달랐다.

“와!”

사진을 본 영웅은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

“뒤를 봐준다는 말로 연예인 지망생을 유혹해 여러 명을 만나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일을 하면서 이렇게 흥미진진한 광경을 본 적은 없습니다. 원하시면 비용을 깎아드리겠습니다. 관람료는 내야 하니까요.”

“관람료는 내지 않으셔도 되니 말씀하신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십시오.”

어이가 없어 영웅이 웃으며 물었다.


“이 사진들 역시 부인에게 보여준다고 해 봤자 먹히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이용해야 할 사람은 김혜미입니다. 김혜미는 김성무가 부인과 이혼하고 자기와 결혼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은밀한이 손가락으로 김혜미를 가리켰다.

“김혜미를 어떻게 이용하죠?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할 거라고 위협하나요?”

영웅의 말을 들은 은밀한이 배를 잡고 웃었다.

“혼인빙자간음죄는 위헌 판결받아 이미 죽은 법입니다. 김혜미가 사진을 내밀고 강짜를 부리면 오히려 부인처럼 버림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인간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친구 중에 온몸이 그림판인 얘가 있습니다. 목은 물론 볼에도 귀걸이 문신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이 미친놈아 귀걸이는 귀에다 새겨야지 왜 볼에다 새겨? 그랬더니 이놈이 뭐라 그런지 아십니까?”

영웅은 왜 갑자기 은밀한이 친구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볼로도 소리를 들어. 그러더라고요. 정말 미친놈입니다.”

“왜 친구분 이야기를 하시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미친개는 몽둥이로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미친놈은 미친놈으로 잡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김혜미를 설득해야 합니다.”

“왜요?”

“미친놈이 김혜미 오빠가 돼야 하니까요.”


은밀한이 김혜미를 만나 바람피우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김혜미가 펄쩍펄쩍 뛰며 눈물을 흘렸다.

은밀한은 그런 김혜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자기도 그렇게 해서 남의 남편을 빼앗으려는 여자가 억울해하다니···.

마음에 들건 말건 그런 건 상관없었다.

오늘 김혜미를 만나 사진을 보여준 이유는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서니까.

“남편 되실 분 바람기를 잠재우고 싶으시죠. 김혜미 씨 말을 잘 들으면 더 좋고요.”

은밀한의 말을 들은 김혜미가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럴 수 있어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다만 돈이 조금 들어요.”

은밀한이 손가락으로 돈 세는 표시를 했다.

“얼마나요.”

“저희는 실비로 운영합니다. 1천만 원만 받겠습니다.”

“좋아요. 해주세요. 돈은 일 끝내고 드리겠어요.”

“물론입니다. 고객 만족이 우리 회사 모토입니다.”

김혜미가 허락하자 은밀한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림판을 불렀다.


190센티미터가 넘는 키의 거구에 목부터 얼굴까지 문신을 한 남자가 커피숍으로 들어왔다.

“놀라지 마세요. 외모와 다르게 마음은 착합니다. 특히 여자분들에게 잘하지요. 앞으로 이분이 오빠가 돼 김혜미 씨를 도울 겁니다. 이름은 김철령. 물론 가명입니다. 가슴 철렁하라고 철령이라고 지었습니다. 계획은 이렇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좀비 치유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부를 마치며 24.09.06 17 0 -
110 반격 (6) - 1부 완결 24.09.06 31 0 10쪽
109 반격 (5) 24.09.06 24 0 10쪽
108 반격 (4) 24.09.05 23 0 11쪽
107 반격 (3) 24.09.05 24 0 11쪽
106 반격 (2) 24.09.04 25 0 11쪽
105 반격 (1) 24.09.04 25 0 11쪽
104 프로틴Z (7) 24.09.04 27 0 11쪽
103 프로틴Z (6) 24.09.03 27 0 10쪽
102 프로틴Z (5) 24.09.01 29 0 10쪽
101 프로틴Z (4) 24.08.31 27 0 10쪽
100 프로틴Z (3) 24.08.31 30 0 10쪽
99 프로틴Z (2) 24.08.30 29 0 10쪽
98 프로틴Z (1) 24.08.29 35 0 10쪽
97 프로틴X (9) 24.08.29 29 0 10쪽
96 프로틴X (8) 24.08.28 30 0 11쪽
95 프로틴X (7) 24.08.28 30 0 10쪽
94 프로틴X (6) 24.08.27 26 0 11쪽
93 프로틴X (5) 24.08.27 29 0 10쪽
92 프로틴X (4) 24.08.23 30 0 11쪽
91 프로틴X (3) 24.08.22 31 0 11쪽
90 프로틴X (2) 24.08.21 33 0 11쪽
89 프로틴X (1) 24.08.20 32 0 10쪽
88 신약 개발 (5) 24.08.19 33 0 11쪽
87 신약 개발 (4) 24.08.16 33 0 11쪽
86 신약 개발 (3) 24.08.15 35 0 11쪽
85 신약 개발 (2) 24.08.14 32 0 10쪽
84 신약 개발 (1) 24.08.13 31 0 10쪽
83 특수연구팀 (6) 24.08.12 34 1 11쪽
82 특수연구팀 (5) 24.08.09 30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