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치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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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재미
작품등록일 :
2024.05.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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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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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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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실험 (7)

DUMMY

은밀한과 영웅은 고시원 앞 골목에서 민희정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고시원으로 직접 찾아갈 수도 있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 눈길을 끌기 쉬웠다.

한참을 기다리자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민희정이 나왔다.

영웅이 앞을 막아서며 이름을 불렀다.

“민희정 교수님.”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자마자 뒤돌아서서 달아나려는 민희정의 팔을 영웅이 잡았다.

“저, 시 쓰는 한 교수님 제자 강영웅입니다. 도와주러 왔습니다.”

민희정이 겁먹은 표정으로 뒤돌아섰다.

“무엇을 도와준다는 거예요?”

“R&D제약 연구원으로 일한 거 알고 있습니다. 저들도 민 교수님을 찾고 있습니다. 발각되면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영웅의 말을 들은 민희정이 주저앉아 눈물을 터트렸다.


눈물을 그치기를 기다린 영웅이 옆에 보이는 작은 공원으로 민희정을 이끌었다.

커피숍이나 식당으로 까면 사람들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은밀한이 멀리서 엄호했다.

“제가 R&D 제약에서 일한 건 어떻게 아셨어요?”

“회사 일로 방문했다가 우연히 봤습니다. 거기서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고요.”

영웅은 우연히 본 것처럼 말했다.

“한 교수님에게는 경의제약으로 이직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R&D 제약에서 일하게 됐습니까?”

“헤드헌터에게 속았어요. R&D제약이 경의제약 계열사라는 말을 듣고 사인을 했는데 거짓말이었어요.”

“무섭지 않았습니까? 민 교수님 성품으로는 그런 데서 일하기 힘드셨을 텐데.”

“어쩔 수 없었어요. 미리 받은 돈은 남편 빚 갚는 데 썼고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아들 이름까지 언급하며 협박해서···.”


“거기서는 어떤 일을 했습니까?”

잠시 망설이던 민희정이 말했다.

“약물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실험을 했어요.”

“사람을 조종하는 약물이지요?”

민희정이 놀란 눈으로 영웅을 바라봤다.

“어떻게, 그걸?”

“오래전부터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실험은 성공했나요?”

“아니요. 성공하지 못했어요.”

권모수에게 들은 이야기와 일치했다.


공원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모습이 보여 둘은 대화를 멈췄다.

노인 부부였다.

공원을 한 바퀴 돌고 허리돌리기를 몇 번 하더니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은 왜 여기 계십니까?”

“복면을 쓰고 총을 든 사람들이 쳐들어와 납치될 뻔했어요. 방범용 목걸이를 차고 있어 겨우 위기를 모면했는데 너무 무서워서 사람들이 싸우는 틈을 타 도망갔어요. 여기는 대학생 때 살던 곳이에요.”

“그 뒤 R&D제약 쪽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않았나요?”

“네. 휴대전화도 꺼놓고 아들도 멀리 옮겨놓아 찾지 못할 거예요.”


“제가 민 교수님을 어떻게 찾았겠습니까?”

그때서야 이상하다는 듯 민희정이 물었다.

“아드님을 부모님께 맡기셨죠. 저들도 곧 알아차릴 겁니다.”

영웅의 말을 들은 민희정이 몸을 떨었다.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외국에 아는 사람이 살고 있나요?”

“네. 미국에 동생이 살고 있어요.”

“오늘 밤 비행기로 아드님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십시오.”

영웅이 손짓으로 은밀한을 불렀다.

“제 전화로 이 아저씨 따라오라고 화상통화 하세요. 집에 도착하면 부모님께 통화해서 아이를 보내라고 말씀하시고요. 아이 여권 꼭 챙기라고 하시고.”

“여권은 제가 가지고 있었요.”

영웅이 은밀한에게 말했다.

“밀한 씨 죄송하지만 아이를 인천공항까지 데려와 주세요.”

울고 있는 민희정을 본 은밀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무리 빨라도 세 시간은 걸릴 겁니다.”

은밀한이 떠났다.


“민 교수님은 집에 가서 꼭 가져가야 할 물건만 간단히 챙겨 나오세요. 남편분에게는 미국에 도착해서 연락하고요.”

“그 인간에게는 연락 안 해도 돼요. 헤어진 거나 마찬가지예요. 빨리 다녀올게요.”

고시원으로 향하던 민희정이 뒤돌아서서 영웅에게 왔다.

“저, 그런데... 비행기표 살 돈이 없어요.”

“짐 챙겨 오는 동안 제가 ATM기로 가서 돈 뽑아오겠습니다. 3천만 원이면 일단 급한 일은 처리할 수 있을 겁니다. 더 필요하면 제 전화로 연락하시고요.”

영웅의 말을 들은 민희정이 왈칵 눈물을 쏟았다.

“이럴 시간 없습니다. 20분 후에 여기서 만나요.”


공원에서 민희정을 만난 영웅은 5만 원권으로 3천만 원을 건넸다.

“정말 감사합니다. 자리 잡히는 대로 이 돈은 꼭 갚겠습니다.”

“제가 가끔 연락드릴지 모릅니다. 그때 아시는 것을 알려주시면 됩니다. 일단 출발합시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은밀한에게서 전화가 왔다.

민희정이 부모님에게 지금 간 사람에게 아들을 보내라고 전화했다.

“네. 지금 보낸답니다.”

은밀한에게 아이를 태우고 출발했다는 전화가 왔다.

영웅과 민희정은 공항에 도착해 표를 끊고 아이를 기다렸다.


“R&D 제약은 왜 그런 연구를 하는 겁니까?”

기다리는 동안 영웅이 물었다.

“저도 자세히는 몰라요. 정치인과 기업가 같은 사람들이 왔다 가는 모습을 봤어요.”

권모수의 추측이 맞았다.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나요?”

“정치인은 TV에서 본 적이 있어요. 이름은 모르겠어요.”

영웅은 민희정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인터넷을 검색해 정치인의 이름을 알아냈다.

청문회 스타로 최근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3선 의원 신주영이었다.

“이 사람이 왜 다녀갔을까요?”

“얼핏 지나가면서 펀드,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어요.”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발명하면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투자 목적으로 제휴했을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들의 정체는 알 수 없었다.


“연구소장 주진수는 어떤 사람입니까?”

“무서운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모든 정보를 알고 있어요. 직원들은 각자 맡은 분야만 연구해서 보고하면 그 사람이 다시 지시를 내렸어요.”

“왜 무서운 사람이라는 겁니까?”

“일단 분위기가 그랬어요. 카리스마가 대단해서 눈 밖에 나면 바로 쫓겨났어요. 한번은 실험 내용을 폭로하겠다고 대든 연구원이 있는데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았어요. 소식도 들리지 않았고요. 연구원 개인 사정까지 자세히 알고 있었어요.”

“의학 지식은 어땠습니까?”

“의사 출신은 아닌 것 같은데 의료 지식은 뛰어났어요. 외국에서 공부하고 왔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전생의 권모수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인 것 같았다.


“엄마.”

아이가 뛰어와 엄마에게 안겼다.

민희정이 아이를 꼭 끌어안고 볼을 비볐다.

“미행은 없었나요?”

영웅이 은밀한에게 물었다.

“없었어요.”


“엄마, 우리 비행기 타는 거예요?”

“그래. 비행기 타고 좋은 데 가서 살자.”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자 민희정과 아들이 출국 심사대로 들어갔다.

민희정이 몇 번이나 뒤돌아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제 전화번호 아시죠? 도착하면 전화하세요.”

영웅이 다시 한번 당부했다.

“네. 꼭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나는 거 있으면 말씀드릴게요.”

모자가 무사히 떠나자 영웅과 밀한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뭐, 좋은 일 한 건데요. 오늘 일은 수수료 받지 않겠습니다. 자원봉사입니다.”

영웅의 말에 은밀한이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맛있는 거라도 사드리겠습니다. 이 근처 횟집이 많은데 그리로 갈까요?”

“차는 어떻게 하고요? 조금 피곤하지만 우리 동네로 가서 마십시다.”

“네. 그러지요.”


은밀한의 동네 감자탕집에서 영웅은 국회의원 신주영이 실험실에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동태 파악을 부탁했다.

“우리가 검찰도 아니고. 정치인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은데···.”

“그들이 왜 인체 실험을 했는지 아십니까?”

영웅은 권모수에게 들은 정보와 민희정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니까 사람을 조종하는 약물을 만들고 있다는 말이에요? 그걸 확인하기 위해 인체 실험을 했고?”

“네. 그렇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대통령이 약물에 중독돼 조종당한다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뿐만이 아닙니다. 밀한 씨도 보지 않았습니까? 일반인들을 데려다 살해나 폭행을 훈련하는 모습을요. 그 약이 완성되면 국가적 재앙이 닥칠 겁니다.”

영웅은 은밀한의 의협심을 자극했다.

휴우 한숨을 내쉰 은밀한 말했다.

“알았습니다. 한번 알아보죠.”


“그리고 한 사람 더 있습니다.”

“또요?”

“왜요? 일거리가 많으면 돈도 더 많이 벌고 좋지 않습니까?”

영웅이 밀한의 잔에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영웅 씨가 맡기는 일은 쉬운 게 없습니다. 잠복근무, 미행은 기본이고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일도 많고요.”

은밀한이 불만을 털어놓았다.

“맞습니다. 그래서 특수부대 출신 은밀한 씨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잠시 고민하던 은밀한이 말했다.

“아무래도 제가 해야겠지요. 게다가 나라를 위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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