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치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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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재미
작품등록일 :
2024.05.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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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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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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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제 (3)

DUMMY

영웅은 참담한 심정으로 할머니 집을 나왔다.

예측이 맞았다.

할머니는 완치된 게 아니라 세뇌돼 조종되는 것이다.

집을 나오기 전에 R&D제약에서 준 약이 있냐고 물었지만 아들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영웅은 명함에 적힌 박진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진입니다.”

“일전에 만났던 강영웅입니다. 기억하십니까?”

“기억합니다.”

“그때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죠. 너튜브에서 완치됐다고 하는 할머니를 만나 다시 촬영했습니다. 제 말대로 할머니는 치료된 게 아니라 조종된 것입니다.”

“합법적으로 촬영했습니까?”

영웅은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고 말했다.

“보호자인 아들 허락을 받고 촬영했습니다. 촬영비도 줬고요.”

영웅은 아들이 서명한 촬영동의서와 동영상을 박진에게 보냈다.

“협박이나 폭력에 의해 조종된 게 맞네요.”

동영상을 본 박진이 영웅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일단 R&D제약에서 치매 치료제를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너튜버를 검거해야죠. 그런 다음 완성됐다는 근거와 누구의 사주를 받고 동영상을 촬영, 유포했는지 조사해야죠.”

“조사에 저도 참여할 수는 없나요?”

“왜요? 무슨 자격으로?”

“의료 분야라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올 겁니다. 팀장님 말대로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제가 가장 오래 조사하기도 했고요. 참고인이나 보조인 자격으로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일리가 있네요. 조사할 때 부르겠습니다.”

“그런데 너튜버가 사는 곳은 알고 계십니까?”

“제 부하가 계속 감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영장을 보내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흘려듣는 듯했지만 박진은 수사를 하고 있었다.

상대의 말을 반박해서 추가 정보를 얻는 타입인 것 같았다. 그 때문에 화가 나기는 했지만.

“저는 언제 가면 됩니까?”

“전화하겠습니다.”


다음날 박진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오실 수 있나요?”

영웅은 차를 타고 한달음에 지능범죄수사대로 갔다.

이름을 말하자 형사가 영웅을 조사실로 안내했다.

“팀장님, 말씀하신 분 오셨습니다.”

박진 팀장이 옆자리를 가리켰다.

영웅이 자리에 앉자 박진이 심문을 이어 나갔다.

“치매 치료제가 완성됐다는 근거는 없다는 말이지요?”

“몇 번이나 말씀드립니까? R&D제약 의사에게 들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의사가 위궤양이라고 하면 그 말 안 믿습니까? 의사가 그렇다니 그런 줄 알았지요.”

“그렇게 주장한 의사가 누굽니까?”

“명함을 줬는데 잃어버렸습니다. 명함에 신경외과 의사라고 적혀있었고요.”


박진이 영웅이 준 동영상을 너튜버 주영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사람을 고문하는 영상이었다.

“치료가 아니라 고문해서 조종한 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그 영상을 처음 봅니다. 그리고 내가 촬영한 건 할머니예요.”

“그분 촬영한 건 여기 있습니다.”

할머니가 공포에 질려 ‘화장실 다녀왔어요. 그러니 안 때릴 거죠? 제발 때리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나왔다.

“내가 촬영할 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멀쩡히 화장실 다녀오시고 편안하게 자리에 앉으셨어요.”


“거짓말입니다.”

영웅이 반박하는 주영호를 보며 말했다.

“그때도 무섭다고 말해 몇 번이나 재촬영했습니다. 최종본은 편집도 했을 겁니다.”

“무슨 소리예요. 증거 있어요?”

“증거 있습니다. 촬영하는 내내 함께 있던 아드님이 증언하셨습니다.”

영웅이 아들이 고백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틀었다.

“그래요. 그랬다고 칩시다. 그렇지만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게 치료인지 조종인지? 기획한 대로 영상이 나오지 않으니까 재촬영한 것뿐입니다.”


“R&D제약 연구소장 주진수 씨가 삼촌이시죠? 요양병원으로 바뀌기 전 연구실일 때도 몇 번 방문하셨고요?”

“그건, 어떻게...”

부정으로 일관하던 주영호가 처음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영웅은 은밀한을 시켜 주영호의 인적 사항을 파악했고 경비실에 남아있던 방문자 기록을 통해 연구실에 들락거린 것을 확인했다.

“지난번 CP제약 신약 개발 소식을 퍼뜨린 것도 주영호 씨였고요. 주가가 50배 넘게 폭등해 엄청난 시세 차익을 남겼어요. 이후 신약 개발이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CP제약은 부도처리 됐어요.”

주영호가 핏발 선 눈으로 영웅을 노려봤다.

“당신 누구야?”

“그건 네가 알 것 없고. 심문은 내가 하는 거야. 이게 좋게 대해주니까 겁대가리를 상실했네. 지금까지 밝혀진 증거만으로도 무기징역을 때릴 수 있어. 주가 조작으로 번 돈도 몰수될 거야.”

박진 팀장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리 의논하지 않았는데도 영웅과 호흡이 잘 맞았다.

“실험하면서 살인도 서슴지 않았지? 주가 조작에 살인이면 최소 무기징역이야. 내가 보장할게.”

“그건 내가 한 게 아니에요.”

주영호가 발악하듯 외쳤다.

“알고는 있었다는 이야기네?”

말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주영호가 입을 다물었다.

“이미 늦었어. 여기서 주고받은 이야기는 모두 녹음되고 있으니까. 감형이라도 받고 싶으면 배후를 불어. 알고 있는 모든 걸 이야기해.”

박진 팀장의 말에 주영호가 고개를 숙였다. 처음 봤을 때 여유 있게 느물거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우리는 나가서 커피 한잔합시다.”

박 팀장이 영웅에게 말했다.

둘은 주영호를 남겨 두고 조사실을 나왔다.


“저자가 주영호란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커피잔을 넘겨주면서 박 팀장이 무심한 듯 물었다.

“흥신소를 통해 알았습니다.”

“흥신소요? 사비를 들여서?”

“네.”

“왜 이 사건에 그렇게 관심이 많습니까?”

망설이던 영웅은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친한 사람이 죽었는데 저들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친한 사람은 영웅 자신이었다.

“그 사람이 누구입니까?”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는 그 불법 체류자입니까?”

영웅은 대답하지 않았다.

“피해자를 알아야 살해 혐의를 심문할 거 아닙니까?”

박 팀장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영웅은 건물 밖으로 나와 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

“트란, 나 지금 경찰서에서 범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행방불명됐다는 친구 인적 사항을 알려줘요.”

전화기 저편에서 트란이 망설이는 듯했다.

“친구, 안 찾을 거예요? 만약 살해당했다면 범인을 잡아야죠.”

영웅이 설득했다.

“다른 사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약속할게요.”

잠시 후 트란에게서 행방불명된 친구 사진과 이름 등 인적 사항이 적힌 문자가 왔다.

“행방불명되기 전에 일한 곳은 어디예요?”

“삼영건설이라는 회사에요. 거기서 노가다했어요. 일거리가 없어서 임상 시험에 참가했고요.”

영웅은 사진과 문자를 박 팀장에게 재전송하고 다시 휴게실로 갔다.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삼영건설에서 인부로 일했습니다.”

“살해됐다는 건 어떻게 아신 거예요.”

“추정입니다.”

“죽지 않았을 수도 있네요?”

“팀장님도 동영상 보시지 않았습니다. 촬영한 사람이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창문을 깨고 뛰어내려 자살한 사람도 봤습니다. 아, 그 장면도 촬영돼 있지 않나요?”

“봤습니다. 하지만 범죄 사실을 입증하려면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원래 R&D연구소에는 쓰레기 소각장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쓰레기 소각장은 왜요?”

“화장터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상한 장치가 있는 규모가 큰 소각장이었습니다. 발각되자 불태워 없애버렸지만 급하게 작업을 했기 때문에 거기를 파헤치면 증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늘 침착하던 박진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사실이라면 대규모 살인 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박진은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영장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청장이 불렀다.

“검찰에 압색 영장 발부 요청했다며?”

“네.”

“그것도 살인 증거 확보 명목으로.”

“자세히 아시네요.”

“그거 발부 안 돼.”

“왭니까?”

청장이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윗선에 관련된 사람이 많아.”

“그럴수록 더 조사해야죠.”

청장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박진을 바라봤다.

“자네 지능범죄수사팀이잖아. 갑자기 왜 살인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난리야.”

박진이 청장에게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창문을 깨고 투신하는 사람 모습이었다.

“2층이야. 2층에서 떨어져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어떻게 알아? 그리고 고문 때문에 떨어졌는지, 자발적으로 떨어졌는지는 또 어떻게 알고?”

“거기서 임상 시험하다 행방불명된 사람도 있습니다.”

“행방불명이지 살해된 건 아니잖아. 그리고 연구소에서 요양병원으로 바뀌었다는데 이제 압색해서 뭐가 나오겠어? 주가 조작에만 초점을 맞춰. 의혹이 있으면 광수대에 넘기고. 나가봐.”

박진은 하릴없이 청장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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