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치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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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재미
작품등록일 :
2024.05.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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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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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제 (6)

DUMMY

인사 기록 카드에도 주진수란 이름은 없었다.

“왜 직원 명단에 주진수가 없습니까?”

광수대로 인사부장을 체포해 끌고와 김인환이 직접 심문했다.

“입사할 때는 스티븐 주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한국 이름이 주진수입니다.”

“외국인이란 말입니까?”

“네. 미국과 한국. 이중 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말을 들은 김인환이 부하에게 지시했다.

“즉시 출국 금지 조치해.”

“네. 알겠습니다.”


“주진수를 채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누구 소개를 받았습니까?”

“자신이 직접 입사지원서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입사지원서를 갖고 왔다고 덜컥 채용해요? 말이 됩니까?”

“그게...”

주진수는 자신이 치매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고국에서 약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이유는요? 미국에서 치료제를 출시하면 갑부가 될 텐데?”

“애국심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그 말을 믿었습니까?”

“거기 적혀있는 주진수의 이력을 보십시오.”

주진수의 이력은 화려했다.

메디컬 스쿨을 졸업하고 하버대 의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까?”

“아닙니다. 너무 엄청난 이야기라 연구소장과 연구원들이 그가 제출한 근거 자료를 엄격하게 검증했습니다. 실제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 치료도 했습니다. 결론은 가능성이 있다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사장님께 보고하고 채용했습니다.”

“그때 검증한 자료가 어디 있습니까?”

“아마 연구소에서 가지고 있을 겁니다.”


잠시 심문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온 김인환이 박진에게 전화했다.

인사부장과 나눈 이야기를 전하고 말했다.

“주진수와 치매 치료제를 검증한 자료를 연구소에서 가지고 있대. 그걸 확보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알았어. 내가 지금 갈게.”


박진과 통화를 끝낸 김인환이 다시 조사실로 들어갔다.

“자, 지금부터는 요양병원, 전 연구소였던 데서 벌어진 일을 묻겠습니다. 거기서 대규모 고문과 확대, 살인까지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아니요. 전혀 몰랐습니다.”

인사부장이 부인했다.

“회사가 엄청난 돈을 투자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게 입사 조건이었습니다. 자기 연구에 제약을 걸지 않는다. 본사에서 방문할 때도 미리 허락을 받는다.”

“그 조건을 들어주었습니까?”

“사장님과 의논해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특허도 없었고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정보가 흘러 나가지 않도록 비밀리에 진행해야 한다는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소에서 왜 갑자기 요양병원으로 바꾼 겁니까?”

“주진수 소장의 요청이었습니다. 임상 시험이 잘 되었으니 요양병원을 차려 치매 환자를 치료하자고 했습니다.”

“신약 허가도 받지 않은 약을 치료제로 쓰려고 했습니까?”

“그건, 동의한 환자를 대상으로만 테스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불법입니다.”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연구소는 본사로 이전해 있었다.

박진은 형사들을 데리고 연구소로 들어갔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지능범죄수사팀에서 나왔습니다.”

박진이 압수수색 영장을 보이며 말했다.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십시오.”

형사들이 컴퓨터와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동안 박진은 회의실에서 주진수와 일했던 선임연구원을 조사했다.

주진수는 새로 이전한 연구소에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박진이 주진수의 심복 노릇을 했다는 선임연구원을 말없이 노려보았다.

형사 한 명이 회의실을 노크하고 들어왔다.

“찾았습니다. 이겁니다.”

서류를 확인한 박진이 선임연구원에게 물었다.

“치매 치료제가 완성됐다는 말은 사실입니까?”

“저는 모릅니다. 연구소장님이 완성 단계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완성됐습니까? 아닙니까?”

“저는 모릅니다. 연구소장님이···.”

연구원은 계속 주진수를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치매 치료제를 연구하는 선임연구원이, 그것도 연구소장의 심복으로 움직였다는 사람이 완성됐는지, 아닌지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연구소장님은 비밀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모든 실험 결과를 연구원에게 따로 보고를 받아 취합했습니다. 그래서 저나 다른 연구원들은 전체 진행 상황을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인 듯했다.

연구원을 노려보던 박진이 조금 전 형사가 가지고 온 서류를 내밀었다.

“이분은 아시죠?”

환자 기록이었다.

연구원 이름이 담당자란에 적혀있었다.

차트를 본 연구원이 고개를 숙였다.

“네. 알고 있습니다.”

“거기 결과란을 보십시오. 뭐라고 적혀있습니까?”

“완치됐다고 적혀있습니다.”

“완치됐습니까?”

“주진수 연구소장님이 완치됐다고 적으라고 해서...”

“담당자가 자기 환자를 연구소장 말대로 받아적었다는 말입니까?”

박진이 다그치자 연구원이 움찔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길게 한숨을 내쉰 박진이 다시 물었다.

“좋습니다. 이분 지금 어디 계십니까?”

“퇴원하셔서 집으로 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짓말하면 위증죄가 추가됩니다.”

“사실입니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너, 자꾸 거짓말할래? 사실대로 말 안 해?”

화난 박진이 탁자를 주먹으로 치며 호통을 쳤다.

“사실입니다.”

“차트에 혼자서는 거동을 할 수 없다고 적혀있는데 완치돼서 집으로 돌아가? 그게 말이 돼?”

연구원은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이 되었다.


“죽었거나, 죽였지?”

박진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알고 있는 사실 다 털어놔. 연구소장 죄까지 뒤집어쓰고 교도소에서 남은 삶을 보내고 싶지 않으면.”

박진이 어르고 달래도 연구원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죽은 건 이미 알고 있어.”

박진이 다른 서류를 연구원에게 내밀었다.

“소각장에서 발견된 뼈와 여기 차트에 적혀있는 김영순 환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과수 검증 결과가 나왔어.”

그 말을 들은 연구원이 울음을 터트렸다.

“울어? 사람을 죽여놓고 뭘 잘했다고 울어?”

“죽이지 않았습니다. 죽었습니다.”

연구원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도 연구소장 말대로 완치됐다고 적었다?”

“연구소장님은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의 말대로 안 하면 퇴사는 둘째치고 살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원이 끅끅 울음을 참아가며 서럽게 말했다.

“그래? 좋은 정보네. 말 안 들어서 살해당한 사람이 누구야?”

“모릅니다. 소문을 들었을 뿐입니다.”

연구원이 놀라 울음을 그치며 대답했다.

“어떤 소문?”

박진은 집요했다.



마침내 저항을 포기한 선임연구원에게서 모든 정보가 슬슬 풀려나왔다.

박진이 연구소를 맡으면서 보완을 이유로 조직폭력배를 끌어들였다.

두목의 이름은 모르지만 두 사람은 친한 관계였다.

둘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등학생 때부터 친한 사이인 것 같았다.

주진수는 두목에게도 몇 가지 제안을 했다.

먼저 갑부가 되게 해주겠다고 했다.

두목은 주진수의 조언에 따라 돈을 탈탈 털어 R&D제약 주식을 사들였다.

하루는 경비를 서던 조폭들이 병장기를 들고 우르르 몰려 나갔다가 돌아왔다.

다른 조폭들과 싸움을 했는지 터지고 부러지고 들것에 실려 들어온 자도 있었다.


“뭐라고? 졌다고? 그래서 주류 도매권을 빼앗겼다는 거야?”

맞고 들어온 자들을 두목이 또 때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진수가 웃으며 말했다.

“지지 않게 해줄까?”

“뭐? 그렇게 할 수 있어?”

“주사 몇 방이면 끝나.”

“그래? 해봐.”


주진수는 조폭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실험을 했다.

뇌에 약물을 주입한다는 점에서는 치매 치료제와 비슷한 방법이었다.

약물을 주입한 후 고문에 견디고, 힘을 강화하고, 폭력성을 높이는 실험을 했다.

은밀한이 촬영한 2층과 3층은 그 모습을 찍은 거였다.

실험을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지는 자도 있었지만 주진수와 두목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 다시 싸우러 나갔다.

이번에는 압도적으로 이겼다는 소문을 들었다.

다친 자들이 있었지만 약물에 중독돼서인지 아파하지도 않았다.

약물의 다른 효과도 있었다.

부하들은 두목의 명령에 절대복종했다.


“부작용은 없었고?”

“평상시에는 식물인간처럼 활력이 없었어요. 그러다 명령이 떨어지면 좀비처럼 움직였어요.”

박진의 질문에 연구원이 대답했다.

“스테로이드도 주입했겠네?”

“네. 싸우러 나갈 때는요.”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조폭을 양성했네.”

박진이 비꼬았다.

“그놈들 지금 어디 있어?”

“연구소가 요양병원으로 바뀔 때 사라져서 그 뒤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박진이 인사부장을 심문하고 있는 김인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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