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방구석 대장장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수리부엉이™
작품등록일 :
2024.05.11 17:09
최근연재일 :
2024.06.15 18:3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004,863
추천수 :
21,865
글자수 :
230,587

작성
24.05.27 18:35
조회
24,844
추천
541
글자
13쪽

아공간

DUMMY

박강철이 한창 광폭한 웃음을 터트리고 있을 때.

나 역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으하하하하핫!”


통장에 찍힌 새로운 단위.

백억.

그것도 일백억이 아닌 이백억이다.

혹시나 잘못 보낸 게 아닌가 싶었는데, 들어보니 박강철이 망토의 성능이 마음에 든다며 추가로 보낸 돈이라고 한다.

하긴, 20레벨 망토이긴 해도 SSS급 아이템인데!

오직 박강철을 위한 SSS급 아이템인데 그럴 수도 있지.

역시 돈 많은 사람이 씀씀이도 크다.

백억이라는 거금을 이렇게 툭 던져줄 정도이니 말이다.


“이걸로 뭘 시켜 먹지?”


머릿속에 다양한 음식이 떠오른다.

통장에 든 이백억.

이 정도면 뭘 사 먹어도 된다.

너무 비싸서 쳐다도 보지 않았던 음식 모두!


“그럼 역시 이거지!”


배달 어플을 실행한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택해보지 않았던 항목을 눌렀다.

바로, ‘회’.

사실 회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치킨 종류는 빠삭한 나지만, 회는 광어회와 우럭회도 구분하지 못하는 나다.

그러니, 제일 무난하고 비싸 보이는.


“주인장 스페셜 모듬회!”


세트 메뉴를 선택했다.

당연히 대자에다가 매운탕, 전복, 산낙지탕탕이, 멍게, 새우튀김, 초밥밥에 해삼과 참소라까지 사이드를 꽉꽉 채워서.


딩동-.


얼마 안 가 벨이 울렸다.

세상 참 좋아졌다.

한집 배달로 시켰다고는 해도 이렇게나 빨리 배송이 오다니.


“흐흐, 이게 바로 자본주의의 맛!”


사실 회가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초장 맛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본에서 느껴지는 맛이 있다.

아침도 제대로 먹었는데, 망치질 좀 했다고 배가 다 꺼졌는지 그 많은 회가 전부 뱃속으로 들어간다.

매운탕까지 삭삭 긁어먹은 후에야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이 실감 났다.


“200억이라. 뭘 해야 하지?”


사실 잘 모르겠다.

갑자기 200억이라고 해도 방구석 게이머였던 내게 돈 쓸 곳이 뭐가 있겠는가?

기껏해야 현질인데, 요즘은 게임에 대한 흥미도 죽었다.

그러니 고사양 컴퓨터도 안 끌리고.

바깥에 안 나가니 옷도 필요 없고, 음식은 이걸로 충분하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이사갈까······?”


집이었다.

이 돈이면 더 넓고 화려한 신축 집으로 들어갈 수 있다.

시세는 잘 모르겠지만, 200억이면 어지간한 유명인들이 사는 아파트나 주택에도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유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상을 하던 나는 순간 몸을 움찔하며 고개를 저었다.


“으.”


나 같은 내향인에게 그런 삶은 무리다.

차라리 지금이 더 행복하다.

나만의 작은 방구석에서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으며 쉴 수 있는 삶.

이게 최고다.

뭐, 돈의 사용처는 나중에 생각한다 치고.


“배도 채웠으니, 일하러 가볼까?”


작업복을 챙겨 입고 곡괭이를 주워 든 나는 곧바로 광산의 입구를 열었다.

어째서일까?

요즘은 의자에 앉아서 게임하는 것보다 광산에 들어가 곡괭이질을 하고 모루 앞에서 망치질하는 게 더 행복하게 느껴졌다.



* * *



[ 헤파이스토스의 광산에 입장하였습니다. ]


광산에 들어왔다.

매일 들어오는 광산이다 보니 골렘이고 뭐고 산책하는 기분이다.

그리고 마침, 저 멀리에서 광석 골렘이 내 입장을 환영해주며 힘차게 달려오고 있었다.


“나도 반갑다아!”


콰앙!


그런 녀석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듯이 힘차게 곡괭이를 휘두른다.

레벨이 오르며 근력이 늘어난 덕분일까?

시원하게 부서지는 광석 골렘.

주변에 널브러진 광석을 빠르게 줍고 다음 골렘을 탐색한다.


“오늘은 광석도 좀 더 챙겨갈까?”


제작량이 많아지다 보니 재료가 금세 부족해진다.

광석과 섬유.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두 가지 모두 최대한 많이 수거해가야 한다.

경매장을 살펴본 결과, 몬스터의 소재는 많아도 제작의 기본이 되는 광석이나 섬유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소재만 사용해도 되긴 하지만.’


사실 통장에 200억 가까이 쌓인 시점에서 광석과 섬유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경매장에서 적당한 재료를 사서 적당히 만들어 팔기만 해도 돈은 벌 수 있다.

거대한 뼈를 사서 깎아내 무기나 방어구를 만든다던가.

몬스터의 이발을 사서 줄을 엮어 목걸이를 만든다던가.

그렇게만 해도 충분히 괜찮은 아이템을 만들 자신이 있다.

하지만.


“게임의 묘미는 역시 레벨 업이 아니겠어?”


그렇게 해서는 레벨을 올릴 수 없다.

경매장에서 산 물건들만 다루면 계속해서 저레벨 장비만을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인기가 좋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헌터들은 계속해서 게이트에 들어가 몬스터와 싸우며 성장하고 있었으니까.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나도 성장해야 한다.

강호덕 같은 대장장이가 괜히 주기적으로 던전 공략에 따라 들어가는 게 아니다.

사실상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재료를 캐가는 것보다.


[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


레벨을 올리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대장장이들이 레벨을 어떻게 올리고 있나 찾아봤을 때.

나만큼 안전하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레벨을 올리고 있는 대장장이는 아무도 없었다.

헤파이스토스의 광산.

이거야말로 내가 가지고 있는 사기 스킬이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곡괭이가 손에 착착 감기는데?”


눈에 보이는 광석 골렘을 전부 쓰러트린 후.

거대 흡혈박쥐가 있었던 방을 지나 2구역으로 넘어간다.

여기서부터는 무기를 바꾼다.

곡괭이에서 거대 가위로.

그리고는.


“손님 받아라!”


힘차게 외친다.

내 목소리를 들은 실 골렘들이 저 멀리 통로의 모퉁이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스스슷.


실 골렘의 공격 패턴은 알고 있다.

빠르게 달려들어서 손을 실타래를 풀어 채찍처럼 바꿔 휘두른다.

빠르고 강력한 일격.

그에 반해 나는 전과 같은 판금 갑옷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파박!


나는 얼굴만을 가리며 실 골렘을 향해 달려들었다.

당연하게도, 골렘이 휘두른 채찍이 모두 내 몸에 닿았다.

실 채찍의 위력은 어지간한 갑옷은 가뿐히 뭉그러트리고 피부와 살점마저 뜯어갈 것처럼 강력했지만.


“흐흐, ‘작업 중’에는 안 통한다고.”


내 작업복.

그러니까, SS급과 S급으로 이루어진 불카누스의 작업복 세트에는 하나같이 ‘안전’이라는 능력이 붙어 있다.

생산계 스킬을 사용하거나 관련 행동을 할 시 체력 소모가 줄어들고 체력 회복 속도가 상승하는 능력.

실 골렘을 상대로 가위를 들고 ‘방적’, 그러니까 실타래를 채집 중인 나의 방어력은 작업복의 기본 방어력보다 훨씬 높아져 있다.

실 채찍 따위는 절대 내 작업복을 뚫을 수 없다.


“흐아압!”


가위를 집어 든다.

판금 갑옷이 아니라 몸놀림이 더욱 가벼워 저번보다 훨씬 빨리 실 골렘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

가위질 역시 마찬가지.

갑옷이 거슬리지 않으니 전보다 더욱 크고 넓게 벌어진 가위가 실 골렘의 허리를 중간에 두고 크게 벌어졌고.


서걱-!


실 골렘의 허리를 양단했다.

후두둑 떨어지는 실타래.

역시, 작업복을 만들길 잘했다.

불편한 판금 갑옷과 달리 움직이기도 훨씬 편하고.


[ 세트 효과 : 근무 시간 ]

생산계 스킬을 사용할 시, 채집할 수 있는 아이템의 질과 양이 상승하고 만들어낸 제작품의 능력이 향상됩니다.


작업복의 세트 효과 덕분에.


[ 질긴 실타래 ]

[ 가벼운 실타래 ]

······.


떨어지는 실타래의 수가 더 많아졌다.

열 개중 하나 정도로 떨어지던 희귀 실타래의 수도 더 많아진 것 같고.

이게 바로 성장하는 재미일까?

작업복을 만든 성과가 실시간으로 보이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골렘들아 다 어디 있냐!”


원래 이 정도 썰어버리면 골렘의 수가 떨어질 만도 한데.

헤파이스토스의 광산에 존재하는 골렘들은 다 쓰러트려도 어디선가 계속해서 생겨난다.

마치, 게임에서 리젠되는 몬스터처럼.

그 덕분에 나는 원하는 만큼 골렘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나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광석과 실타래를 채굴하여 희희낙락하던 중.

문제가 하나 생겨났다.


[ 아이템창이 가득 찼습니다. ]

[ 더 이상 아이템을 수납할 수 없습니다. ]


“어?”


아이템창에 실타래가 더 안 들어간다.

이제 막 두 시간이 조금 넘었는데.

아직 남은 시간이 한창인데!

그렇다고 아이템은 포기하고 사냥만 하자니 버려지는 아이템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설마 이런 문제가 생길 줄이야.


“아니, 아이템 창이 왜 이렇게 좁아?”


나는 억울한 마음에 아이템 창에 담긴 아이템을 전부 쏟아부었다.

이거 뭐 얼마나 된다고.

기껏해야 두 시간 동안 얻은 아이템인데.

그게 많아봤자 뭐 얼마나 된다고.


우르르-.


“······ 좀 많긴 하네.”


내 무릎을 넘어 허리 높이까지 쌓인 광석과 실타래.

확실히 많긴 많다.

아이템창이 괜히 가득 찬 게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광석과 실타래가 들어가 있으니 아이템창이 배탈이 날 수밖에.

솔직히 이 정도나 담고 있었다는 게 용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그렇다고 버리기는 너무 아까운데.”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이 자리에서 분해 스킬을 사용하는 거다.

분해 스킬로 광석을 정제하고, 실타래를 풀어 섬유화하면 부피가 줄어들어 아이템창에 충분히 수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걸 다 언제 분해해?”


분해는 망치 한 번 휘두른다고 뿅 하고 끝나는 편한 스킬이 아니다.

이 많은 광석과 실타래를 전부 분해하려면 남은 시간이 거의 다 까일 거다.

잠시 고민하던 나의 머릿속에 게임 속 아이템이 하나 떠올랐다.


“아공간 주머니 같은 건 못 만드나?”


아공간 주머니.

일반적으로 공간 마법이 부여되어 있어 보이는 것보다 많은 아이템을 수납할 수 있는 주머니 또는 가방을 뜻한다.

생각해보면 헌터 뉴스를 보던 중에도 아공간 주머니에 관한 소식을 몇 번 들은 것 같다.

아공간 주머니 자체는 분명히 존재하는 아이템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해 보자!”


남은 건 하나.

해 보는 수밖에.


“제작!”


[ 제작 스킬을 사용합니다. ]

[ 제작할 아이템의 형태를 선택해주십시오. ]


“주머니! 아니, 가방!”


[ 가방의 세부 형태를 설정해주십시오. ]


기왕 만드는 거 주머니보다는 큰 가방이 낫다.

가방의 형태는 최대한 넓은 수납공간을 위해 큰 더플백을 떠올렸다.


[ 가방의 재질을 선택해주십시오. ]


지금부터가 문제다.

지금까지 내 제작은 재질에 따라 완성된 아이템의 능력이 정해지기 마련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나에게는 공간과 관련된 아이템이 없다.

아니, 밖에 나가서 경매장을 둘러보아도 마찬가지일 거다.

공간과 관련된 아이템은 무척 귀한 것은 물론, 매물 자체도 많이 없다.

그러니 할 수 없이.


“일단은 해 보자.”


가지고 있는 소재들을 적당히 집어넣었다.

질긴 섬유나 마력을 머금은 실타래 등.

적당히 어울린다 싶은 섬유는 전부 집어넣은 후.


[ 제작을 시작합니다. ]


제작을 시작했다.


깡!


마음이 다급한 만큼 망치질도 빨라졌다.

만약 아공간 주머니가 안 만들어진다면, 어쩔 수 없이 소재를 아이템창이 아닌 이 가방에 넣어 직접 들고 다닐 생각이다.

방구석 자린고비로써, 애써 채굴한 광석 하나, 방적한 실타래 하나 버릴 수 없다!


[ 진행률 55%······. ]


평소에는 망치질을 하며 무상무념에 빠졌다면.

지금의 내 머릿속에는 다른 단어로 가득 차 있었다.


‘아공간 주머니!’


아공간, 아공간, 아공간!

제발 나와라!

신이시여, 제발!

아, 내 능력 이름이 ‘헤파이스토스의 후예’니까 일단은 헤파이스토스에게 빌어야 하나?

헤파이스토스여 제발!


“아공가아안!”


깡!!


[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


제작이 끝났다.

주변에 흩뿌려 있던 포인트의 잔해가 내가 만든 가방에 흡수된다.

이어서 아이템 이름이 떠오르기 직전.

내 앞에 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 완성된 아이템에 제작자의 소망이 깃듭니다.


제작자의 소망이라니.

지금 내 소망이라면 하나뿐이다.

아공간!


“제발!”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에는.


[ ‘아공간 더플백’를 획득하였습니다. ]


“우와아아아아악!”


정확하게 ‘아공간’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SS급 방구석 대장장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은 매일 오후 6시 35분입니다. 24.05.12 31,763 0 -
42 랭킹 NEW +16 13시간 전 5,151 215 14쪽
41 신입 +31 24.06.14 8,974 308 12쪽
40 창설 +35 24.06.13 11,303 321 12쪽
39 게이트 브레이크(2) +58 24.06.12 13,143 332 11쪽
38 게이트 브레이크 +31 24.06.11 14,245 367 15쪽
37 검신(2) +21 24.06.10 15,114 441 15쪽
36 검신 +14 24.06.09 15,815 434 12쪽
35 내집 +31 24.06.08 16,747 417 12쪽
34 1호 +31 24.06.07 17,372 441 13쪽
33 조수 +24 24.06.06 18,868 468 14쪽
32 3구역 +19 24.06.05 20,301 498 11쪽
31 여의주 +42 24.06.04 20,397 560 12쪽
30 보스2 +42 24.06.03 23,090 533 12쪽
29 휴식 +32 24.06.02 22,554 530 12쪽
28 불꽃 +17 24.06.01 22,921 535 11쪽
27 히든 피스 +19 24.05.31 23,523 581 13쪽
26 화살통 +30 24.05.30 23,332 613 11쪽
25 천궁 +34 24.05.29 24,352 573 15쪽
24 아다만티움 +23 24.05.28 24,651 531 12쪽
» 아공간 +33 24.05.27 24,845 541 13쪽
22 SSS +36 24.05.26 24,997 598 12쪽
21 귀속 +29 24.05.25 24,629 578 11쪽
20 잠옷 +33 24.05.24 25,385 525 13쪽
19 작업복 +36 24.05.23 25,318 538 13쪽
18 방적 +15 24.05.22 25,883 536 12쪽
17 2구역 +29 24.05.21 26,159 545 12쪽
16 조언 +30 24.05.20 26,543 553 13쪽
15 파직 +21 24.05.19 26,906 533 11쪽
14 준비 +34 24.05.18 27,149 53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