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마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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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벼락
작품등록일 :
2024.05.13 11:07
최근연재일 :
2024.06.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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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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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프 언덕의 전투

DUMMY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드라칸들은 드래곤 목상이 올려진 언덕을 ‘네프’라고 불렀다. 드라칸 말로 드래곤의 둥지라는 말이었다.


원래는 ‘빨리야 언덕’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 언덕에서 피어나는 붉은 진홍꽃들로 불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르르, 왜 저 언덕을 ‘네프’라고 부르지?”

“드라칸 전사들이 저 언덕에서 드래곤의 아이들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그리 부르고 있습니다.”

“저 전사들이 이미 죽은 이들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

“어찌 모르겠습니까. 다만, 복수를 위해 위대하신 드래곤의 현신이 저들의 죽음을 잠시 잡아 놓은 것에 감사드릴 뿐입니다.”


처음 시작은 이반의 입 냄새 때문이었다. 보르헤스가 준 영약의 소화제에 드래곤의 배설물이 들어가 있었고, 그 냄새가 입을 벌릴 때 마다 흘러 나왔다.


처음과 똑같이 아주 조금도 흐려지지 않고 냄새가 났다.


그 냄새를 드라칸들이 맡고, 오해가 시작된 것이었다. 이반은 그저 인간이지 드래곤의 현신은 아니었다.


마음 한 켠에는 그러한 미안함이 항상 있었다. 물론, 드라칸들의 목숨을 끊고 자신의 소환수로 만든 것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드라칸들의 마지막 숨을 거뒀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말이, 무의식중에 튀어 나왔다. 이반의 버릇이었다.


그르르는 그저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사실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태도였다.


‘이미 알고 있었나?’


이반은 그르르가 사실을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언덕의 전투에서 고블린들을 죽이고 그들을 다시 이반의 전사로 만드는 것을 보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닙니다. 이반님이 오시지 않았다면, 어차피 전사들은 모두 죽고, 여인들은 고블린 왕의 노예가 되었겠지요. 그들은 이 종족의 암컷들은 그저 수태하는 데에만 쓰고 죽인다고 알고 있습니다. 고블린의 피가 섞이지 않은 종족은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수많은 종족들이 혼혈아들만을 남긴채 사라졌습니다. 저희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런 친구 엄마 사랑해요 같은 새끼들이 있어.”


그르르는 이반의 욕설에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이반은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욕설에 그르르의 서글픈 마음이 조금은 해소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욕설을 하도록 해. 이건 드래곤의 명령이야.”

“···. 드라칸 족의 최대 욕설은 ‘파리 보다 맛이 없는 녀석’정도 입니다. 저희들은 자연 안에서 순응하면 지냈기 때문에, 검보다는 쟁기를, 활보다는 꽃을 더 가까이 했습니다.”


“좋아, 살아 남는 다면, 너희들은 앞으로 한대를 맞으면 두대를 때린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도록 해. 드래곤으로서 이것은 명령이야. 너희같이 용맹한 육체를 가지고 고블린들에게 정복 당한다는게 말이되냐.”


그르르는 그저 슬피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아이들이 자라나 그들의 대를 이을 때까지 수많은 고통들을 이겨나가야만 할 것이었다.


물론, 그 전에 고블린 왕을 죽이지 못한다면 종족의 멸망은 더 빨라질 것이었다.


“그르르, 이 해골 모양을 잘 보아 두거라. 내가 모시는 죽음과 윤회의 신 레프의 모습이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케톱의 고블린들이 너희 드라칸의 생존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도주 시킬 것이야. 그때 이 신을 기억하고 모시도록 해라. 나를 기억하면서.”


“알겠습니다. 드래곤의 현신이시여.”


그르르는 이반의 해골 그리모어를 기억하려는 듯이 한참을 쳐다보고,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마을을 떠난 앞으로의 삶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고블린 왕이 죽고 나서는 당분간은 추격을 당하지 않겠지.


이반은 그들에게 레프 신의 모습을 각인 시키려 했다. 드라칸의 아이들은 레프 신의 축복 속에 태어나고 죽을 것이다. 물론, 그 이야기에 이반과 그의 전사들의 용맹스런 이야기도 전설로 남겠지만···.


“주군, 이제 반나절이면 고블린 왕의 친위 군단이 도착 한다고 합니다. 저희는 이제 목상 안에 숨어야 합니다. 이동하시지요.”


미하일이 주군을 보챘다. 이반은 그르르의 손을 한번 잡고, 마음을 달랬다. 이반이 나오는 길을 살아남은 드라칸의 자손들이 축복했다.


비록, 꽃을 던지거나 향료를 뿌리는 행동은 없었지만, 마음 속 깊이 그들을 살도록 한 드래곤의 현신을 기억 할 것이었다.


“케탑, 잘 할 수 있겠어? 그래도 네 아부진데···.”


고블린의 백인대장 케탑이 바로 뒤에 따라 붙자, 이반이 말했다. 고블린 왕은 생물학적으로 케탑의 아버지였다. 물론, 아버지가 자식의 존재를 모르고 있겠지만.


“저희야, 주군의 주박이 심장에 박혀 있는데 다른 이에게 충성은 불가능하지요. 그리고, 고블린들은 원래 부모형제가 없습니다. 그냥 그런 종족입니다. 케륵.”


“그랬지.”


처음에는 모습이 징그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자꾸 보니 이 얼굴도 이제는 친근해 보였다. 고블린들은 그들의 왕이 오면, 그들의 부하인 것 처럼 연기해야만 한다.


물론, 케탑이 그 역할을 맡을 것이고, 드라칸 노예들은 얌전히 집에 갇혀 있어야 할 것이었다.


그가 고블린 왕을 네프 언덕으로 데리고 오는 데 실패한다면, 작전은 완전히 실패였다.


사실 미하일과는 실패 한 경우에 언덕 뒤의 길을 통해서 달아날 계획을 세우기는 했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고르린 왕의 군단은 수가 많으니. 그러니, 여기서 그를 잡고, 보스전을 마무리 해야 했다.


“케톱. 믿는다.”


이반은 짧게 말하고, 네프 언덕 위에 고요하게 서 있는 드래곤 목상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이미 안드레이와 토메르, 그리고 드라칸 전사들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미하일이 나무 문을 닫았다.


“홀스는 어디 갔어?”


그가 보이지 않아 이반이 묻자, 토메르가 주군을 쳐다 보았다.


“아, 맞다. 아직 소환을 안 했지.”


해골에서 홀스를 소환했다. 전날의 부상은 씻은 듯이 사라져 있었다. 아무 흔적도 없었고, 마치 새로이 몸을 맞춘 것 마냥 온전했다.


“빵꾸는 괜찮냐?”

“···.”


홀스가 대답을 미적미적 하더니, 슬금 슬금 뒷 걸음질을 쳐 드라칸 전사들 사이에 숨었다.


“야. 미안해. 일부러 그런건 아니라고.”

“네.”


홀스는 주군이 무서웠다. 괜히 얕잡아보다 다시 빵꾸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도마뱀들과 함께 있는 편을 택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이반은 혀를 끌끌 찼다.


“사내 녀석이 고작 배에 빵꾸 뚫린거 가지고, 옹졸하기는···.”


토메르와 안드레이가 이반을 쳐다 보았다. 그들이 소환수였기에 망정이지, 살아있는 인간이었다면 엘렉서 정도의 영약을 먹어야만 살아 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시선을 이반은 모른체 했다.


“이제 기다리면 되겠네요. 여기 이 틈을 통해서 바깥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뒤쪽으로도 탈출구가 있습니다. 만일을 위해서죠. 토메르의 의견이었습니다.”


“음. 잘했네. 항상 튈 준비를 해야지. 크큭.”


사실 이 안에 살아있는 사람은 이반 혼자였다. 하지만, 드라칸들의 눈빛과 충성스런 기사들, 그리고 불편한 듯 앉아 있는 안드레이 안에 있으니,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

어느 덧 반나절의 시간이 지나갔다.


드래곤 목상의 안은 지루 했다. 크게 떠들기도 그렇고, 조그만 틈으로 바깥을 경계하는 것도 피곤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토메르가 바깥을 경계하고 있었고, 이반은 한숨 늘어지게 자고 있는 중이었다.


“케르르, 왕이 오신다.”


바깥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케톱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것은 이반과 약속된 신호였다.


“주군. 일어 나십시오.”


미하일이 이반을 흔들어 깨웠다. 한숨 늘어지게 자고 있던 이반의 입에서 침이 흘러 내렸다.


이반은 잔뜩 부은 눈을 하고 입가의 침을 닦으며 상반신을 일으켰다.


“어.으으으. 뭐냐···.”

“주군, 고블린 왕이 올라 옵니다.”

“오오. 그래. 한번 보자.”


궁금증이 도진 이반이 토메르를 밀치고, 틈을 통해 바깥을 쳐다본다. 케톱이 앞장서서 왕의 행렬을 안내하고 있었다.


왕은 나름 화려하고 거대한 가마를 탔는데, 고블린 주술사처럼 일반 고블린 보다는 큰 키에 화려한 왕관을 비뚜르게 차고, 금으로된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이야. 죽이는데, 저거 가지고 싶다.”


이반이 침을 흘리며 탐욕스러운 눈초리로 고블린 왕의 지팡이를 쳐다 보았다. 안드레이도 궁금했는지 어느새 이반의 옆으로 와서 고블린 왕의 행차를 지켜 보고 있었다.


“사부, 저것도 마력이 있는 건가?”

“그냥 금쪼가리야. 느껴지는 마력은 전혀 없어.”

“헤에. 그런데 고블린 왕이 마법을 쓴다고 했잖아. 그럼 저 지팡이로 하는게 아니야?”

“아마, 마법사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닐거다. 이 곳에서 누가 마법을 가르쳐 주겠어? 아마, 자연히 터득한 초능력 정도로 생각하겠지. 적색 기사 이상은 마력을 느끼고 사용할 수 있으니, 그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반이 계속 지팡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동자가 왕의 지팡이를 따라갔다. 미하일이 주군의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주군, 군사의 배치를 보셔야죠.”

“아야. 아, 보고 있어.”


조그마한 틈으로 이반, 미하일, 안드레이가 고블린 왕을 보고 있었다. 왕이 언덕으로 들어오자, 케톱이 올라오는 입구를 막고, 경계를 서고 있었다.


케톱의 부대들은 모두 짧은 활과 화살을 잔뜩 가지고 있었다.


“용케, 쟤들이 소환수인걸 안 들켰네?”

“주군의 소환수는 마법사 정도는 되어야 알 수 있습니다. 칼로 찔러 보지 않으면 알기 힘듭니다.”

“흠흠, 나는 전술에 대한 것은 모르니까, 미하일이 잘 보라고.”


이반은 그렇게 말해 놓고, 뭔가 노략질 할 것은 없는지 왕의 주변을 샅샅이 훓어봤다.


미하일은 병력 배치 현황을 살펴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주군, 병력 배치가 이상한데요?”

“뭐가 이상한데?”

“일단은 왕을 호위하는 부대가 좀 적은 듯 보입니다. 백인대 하나가 다인 것 같습니다. 나머지 백인대 넷은 친위대가 아닌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인대 넷 정도는 배치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왕을 목상쪽으로 모는 듯한 느낌인데요?”


이반이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미하일의 말대로 백인대들을 기준으로 부대 배치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렇게 자세히 살펴보니, 미하일의 말대로 뭔가 조금 이상했다.


단촐한 친위 부대를 데리고 올라온 왕은 드래곤 목상에 정신이 뺏겨, 이반 쪽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그 뒤로 두개의 군단은 왕을 포위하듯 산개 하고 있었다.


이반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바로 눈치를 챘다. 그리고, 조용히 모두에게 말했다.


“생일집 잔치 들어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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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귀환 24.06.13 25 3 13쪽
31 신을 만나다 24.06.12 24 3 14쪽
30 정령을 부리는 왕 24.06.11 18 2 12쪽
29 반란 24.06.10 18 3 12쪽
» 네프 언덕의 전투 24.06.07 25 2 11쪽
27 물리력 강한 마법사 24.06.06 23 3 13쪽
26 건틀릿이 생겼다 24.06.05 22 2 11쪽
25 드래곤의 목상 24.06.04 27 2 11쪽
24 백인대장 케톱 24.06.03 27 2 13쪽
23 드래곤의 현신 24.05.31 30 2 11쪽
22 마력을 늘리는 법 24.05.30 32 4 13쪽
21 내 몸을 지켜라 24.05.29 32 2 13쪽
20 사악한 눈길 24.05.28 34 3 11쪽
19 강속구를 던져라 24.05.27 32 4 12쪽
18 주술사 카흐만 24.05.24 38 2 15쪽
17 고블린을 죽여라 24.05.23 43 5 12쪽
16 용인족 드라칸 24.05.22 47 3 13쪽
15 파이어 볼 24.05.21 60 3 12쪽
14 볼로냐 던전 24.05.20 66 3 12쪽
13 볼로냐 던전 24.05.20 69 2 12쪽
12 볼로냐 던전 24.05.19 84 2 14쪽
11 검은 불꽃 24.05.18 86 1 12쪽
10 검은 불꽃 24.05.17 101 3 12쪽
9 미하일 24.05.16 10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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