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은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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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냥이네마리
작품등록일 :
2024.05.13 12:37
최근연재일 :
2024.06.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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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글자수 :
220,203

작성
24.05.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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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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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오르톳 도시 공방전

DUMMY

“상관에게 대들다니, 원래는 군기 교육대에 회부해야 할 놈이지만, 눈빛 만큼은 마음에 드는구나. 좋다. 너에게 이걸 주도록 하마.”


렌야는 품 안에서 작은 단검을 꺼내더니 크로스넬에게 던졌다.


“우리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단검이니라. 이것으로 오크 놈들의 멱을 따버릴 수 있도록 하거라!”


그녀의 말에 크로스넬은


‘저는 이런 자그마한 단검이 아니라 총을 필요로 합니다.’


라고 재차 말하려 했으나, 자신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인솔 장교 이나센 중위의 행동 때문에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자! 제군들도 출동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아직 중대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배려해 후열에서 이동하는 걸 허락하겠다. 뒤에서 우리 템페스트 독립 1 중대의 강함을 느끼도록 하거라.”


이 말을 마친 렌야는 망토를 펄럭이며 지휘관용 험비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 버린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본 크로스넬은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미친년인가?’


렌야는 지휘관용 험비에 올라타기 전 연병장이 다 울릴 정도의 큰 소리로 중대원들을 재촉했다.


“이 굼벵이들아. 아직도 꾸물꾸물 뭣들 하는 것이냐! 이러다 오크 놈들이 하품만 하다가 자기 집에 돌아가버리겠다! 어서 출발 준비하지 못할까?”


그러자 중대원들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진다.


“이나센 중위님. 말씀하신 총기와 실탄 가져왔습니다.”


중대 창고병 두 명이 낑낑 거리며 총기와 실탄이 든 궤짝을 험비 안에 밀어 넣자, 이나센 중위는 상자 안에서 네 정의 총을 꺼내 부하들에게 나눠주었다.


“제군들. 나는 중앙통제실 이나센 중위다. 이 상황이 당황스럽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적응하도록. 그렇게만 한다면 본관이 너희들의 안전을 책임져주마.”


이나센 중위에게서 한 정의 볼트액션 소총을 받은 크로스넬은 총기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총기의 상태는 무척 좋았다. 평소에 정비를 얼마나 열심히 한 것인지, 새 것처럼 반짝반짝 할 정도다.


“영점은 전투 중에 잡아야겠군요.”

“K-1 개런트는 비교적 잘 맞히는 소총이니까 괜찮을 것 같습니다.”


스티브 상병의 말에


‘세상에 아무리 잘 맞아도 그렇지. 사용자 영점을 안 맞추는 총이 어디 있어?’


라고 일갈하고 싶은 크로스넬이였지만, 꾹 참고 묵묵히 탄창 안에 실탄을 장전했다.


“자! 제군들! 출동이다!”


마침내 인내심이 바닥이 난 렌야의 지휘 차량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자, 다른 험비와 전차, 타이탄들도 하나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로스넬이 타고 있는 험비도 열려 있던 해치 문을 닫은 후, 바퀴를 움직이며 최후방 위치에서 아군을 따라 달려나갔다.















-------------------------










전입 첫 날부터 전투에 투입된 크로넬은 험비 내부에서 장비를 점검하고있는 일행들을 살핀다.


앞자리엔 운전대를 잡고 있는 일병 계급의 병사와, 무전기를 이용해 아군과 교신하고 있는 이나센 중위가 보였다.


왠지 모르게 이들에게서 꾸리한 느낌이 든다. 마치 이 전투 이후로 영영 보지 못할 그런 기분이었다.


“이 봐. 제이콥 하사. 너가 가진 라인필드는 개런트랑 실탄이 다르지 않아? 총알은 있는 거야?”

“기사 양반. 나 베테랑 용병 출신이요. 총알은 이 더블백 안에 가득 있으니 괜한 걱정 하지 말고 본인이나 신경쓰쇼.”

“나야 뭐 이 파워드 슈츠랑 검만 있으면 장땡이지.”


헤이스팅스 필립과 제이콥은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비교적 침착한 기색이다. 하지만 옆에 있는 정혜지라는 기사는 두 다리를 덜덜 떨고 있는 게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스티브 상병도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주변 눈치를 보고 있었고, 리나 란도웰 중위는 똥 씹은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하기 시작한다.


“담배 그 동안 못 피웠는데, 이나센 중위님. 저 창문 열고 담배 좀 펴도 돼요?”


아무래도 그녀는 그 동안 담배를 못 폈던 게 불만이였던 것 같다. 초임장교의 당동할 요구에 이나센 중위는 쿨하게 허락해주었다.


“나도 한 대만 줘봐.”

“여기요.”

“비싼 거 피네?”

“몸을 생각해야죠.”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 두 사람은 험비의 창문을 열고 연기를 뿜어대며 흡연의 기쁨을 만끽한다.


마지막으로 빅터 무암바는 이미 배정 받은 타이탄에 탑승하여 일행 제일 최선두에서 달리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첫 전투에 크로스넬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최악이군.'











------------------------------






“저기 오르톳이 보입니다!”


운전병의 말에 모두가 앞을 보며 마을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성곽으로 둘러 쌓인 도시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중이다.


앞서가는 차량들을 따라 마을 정문 안으로 들어가니 곳곳에 기다란 장대들이 세워져 있고, 그 장대 끝엔 도시 사람들의 잘린 머리통이 꽂혀있었다.


비통한 표정으로 장대에 꽂혀있는 머리들의 모습에 크로스넬과 군인들은 인상을 찌푸렸고, 그 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가만히 있던 정혜지 소위가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우욱. 우에에엑.”


그녀가 아침에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묽은 스튜 건더기를 뿜어내자, 안 그래도 좁은 험비 안은 난리가 났다.


“아니! 토하고 싶으면 창문 열고 토하지! 왜 차 안에서 토해!”

“비늘 봉지 없습니까? 아! 또 토하려고 합니다!”

“창문 열어! 창문 열고 토하라고 해!”


이나센 중위와 스티브 상병이 호들갑을 떨자, 크로스넬은 말 없이 그녀의 등을 두들겨준다.


첫 실전 투입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람들의 시체까지 보지 않았는가.


“하사님. 감사합니다......사람들 모습이 너무 끔찍해서.......우에에에엑.”


하지만 다시 좌석에다 토를 하는 정혜지 소위의 행동에 크로스넬의 인상도 결국 찌푸려졌다.


토를 하는 것까진 좋지만, 시큼한 냄새가 차 안에 진동했기 때문이다. 크로스넬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험비의 창문을 열려고 할 때


타앙! 타앙! 타앙!


하는 총소리와 함께 운전석 앞 유리창에 피가 튀기며 험비가 좌우로 흔들렸다.


“뭐야!”


흔들리는 험비 안에서 필립 소위가 당황하며 외치자, 크로스넬은 입술을 꾹 깨문 후 일행들에게 소리쳤다.


“운전병이 죽었어! 모두 안전 장치 꼭 매! 건물과 부딪친다!”


콰앙 하며 건물과 부딪친 험비는 반 바퀴를 돌며 뒤집어졌다, 그 굴러가는 충격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안전띠를 잡은 크로스넬은


“문 열어! 빨리!”


험비의 옆문을 발로 차, 밖으로 나온 다음, 뒤집어진 차량 안에 있는 일행들을 한 명씩 잡아 끌었다.


헤이스팅스 필립 소위, 정혜지 소위, 스티브 상병, 그리고


“나는 여기 있어. 차가 구르기 전에 뛰쳐나왔지.”


어느새 차에서 빠져나와, 저격총을 들고 있던 제이콥 하사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을 이었다.


“와우! 오크들이 사방에 널려있네.”


그의 말처럼 험비 주위로 오크들의 함성이 들려왔다. 이윽고 사방에서 들리는 총소리들.


크로스넬은 뒤집어진 험비의 앞 좌석 문을 열어, 그 동안 이나센 중위가 만지던 무전기를 챙겼다.


“중위님은?”


필립에 말에 크로스넬은 고개를 젓는다. 안타깝게도 출발 전 신입들의 안전을 책임져준다는 지휘관은 본인의 안전까진 챙기지 못했다.


“틀렸어. 재수도 더럽게 없지. 운전병을 관통한 총탄에 죽은 것 같아.”

“그러길래 창문을 왜 열어!”


필립의 외침에 크로스넬은 가만히 정혜지 쪽을 보았다. 그녀는 차고 있던 검을 지팡이 삼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중이다.


“정혜지 소위님. 괜찮습니까?”

“흐아아앙. 저희 이제 어떻게 하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정혜지 소위를 뒤로 하고, 들고 있던 K-1 개런트의 노리쇠를 후퇴 전진 시킨 크로스넬이 말했다.


“어쩌긴요. 살아남아야죠.”


이후 왼쪽 편을 향해 사격을 하는 크로스넬. 그러자 꾸엑 하는 소리와 함께 블랙 오크 한 마리가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오른쪽 건물 꼭대기에서 총을 쏘던 블랙 오크도 머리가 터지며 엎어졌다.


“동기들! 저격수는 내가 처리 할 테니까 걱정 말라고.”


제이콥 하사는 혀를 날름거리며 다른 곳을 향해 총탄을 발사한다. 단발마를 내지르며 건물 위에서 떨어지는 블랙 오크.


크로스넬은 무전기를 이용해 아군과 통신을 시작했다.


“여기는......음.......신입 분대. 여기는 신입 분대. 인솔하던 이나센 중위님이 전사했다. 지금 상황은? 지금 상황은?”

-치지지직. 오크들의 습격을......받았다. 치지지직! 사방이 오크들에게 포위.......치지직! 으아악!..............-


거칠게 무전기를 내려놓은 크로스넬은 일행에게 말한다.


“마을 건물에 숨은 오크들이 우리만이 아닌 모든 중대원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걸 누가 몰라. 이제 어떻게 할까? 그냥 싸워야 하나?”


검 주위로 넘실거리는 오라를 뿜으며 필립이 묻자, 크로스넬은 주변을 살폈다.


이미 지나쳤던 마을의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주변은 오크들로 천지였다.


이럴 때는 최선의 방법은 하나다.


“전방으로! 무조건 전방으로! 최대한 많은 아군들과 합류하는 게 우선입니다! 스티브 상병! 정혜지 소위님을 부축해. 필립 소위님은 길 좀 열어주십시오. 제이콥 하사님은 하던 대로 저격수들 처리해주시고요. 그리고 란도웰 중위님. 혼자만 도망치면 안됩니다. 우리와 합류해주세요.”


냉철한 크로스넬의 말에 신성력으로 몸을 점차 투명하게 만들던 리나 란도웰 중위는 혀를 차며, 다시 은신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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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대격전 24.06.15 34 2 14쪽
40 대격전 24.06.14 38 1 13쪽
39 크로스넬, 중대장이 되다. 24.06.13 48 1 10쪽
38 크로스넬, 중대장이 되다. 24.06.12 52 2 14쪽
37 크로스넬, 중대장이 되다. 24.06.12 53 1 11쪽
36 크로스넬, 중대장이 되다. 24.06.12 51 1 15쪽
35 크로스넬, 중대장이 되다. 24.06.11 61 2 14쪽
34 디올란 도시 수성전 24.06.10 55 2 12쪽
33 디올란 도시 수성전 24.06.08 54 2 13쪽
32 디올란 도시 수성전 24.06.07 55 2 11쪽
31 디올란 도시 수성전 24.06.07 60 2 15쪽
30 디올란 도시 수성전 24.06.06 62 1 13쪽
29 디올란 도시 수성전 24.06.06 66 2 13쪽
28 크로스넬, 보급관이 되다. 24.06.05 70 2 11쪽
27 크로스넬, 보급관이 되다. 24.06.04 67 2 10쪽
26 크로스넬, 보급관이 되다. 24.06.03 76 2 11쪽
25 크로스넬, 보급관이 되다. 24.06.03 85 2 12쪽
24 크로스넬, 보급관이 되다. 24.06.02 91 3 10쪽
23 크로스넬, 보급관이 되다. 24.06.02 91 3 12쪽
22 초인들의 세계 24.06.01 89 3 11쪽
21 초인들의 세계 24.05.31 96 2 12쪽
20 초인들의 세계 24.05.29 106 4 10쪽
19 초인들의 세계 24.05.28 118 3 14쪽
18 초인들의 세계 24.05.28 121 4 12쪽
17 초인들의 세계 24.05.27 133 5 11쪽
16 초인들의 세계 24.05.25 136 6 11쪽
15 오르톳 도시 공방전 24.05.24 137 6 12쪽
14 오르톳 도시 공방전 24.05.24 13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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