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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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아S
작품등록일 :
2024.05.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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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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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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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보은 2단계 클리어.

DUMMY


한바탕 눈물을 쏟아서 그런지. 평소 주량이 센 노을이 조금씩 취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쏟아지는 졸음을 억지로 쫓아내며 눈을 끔벅끔벅하다가. 잠깐씩 눈을 감고 고개가 앞으로 푹- 숙여졌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며 눈을 부릅뜨고는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손경애가 말했다.



“오늘 술자리는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네. 당신, 술 더 안 마셔도 되죠?”


“어. 적당히 마셨으니 됐어.”



술자리가 정리되고 태양이 노을을 일으켰다.



“그만 일어나. 이제 자러 들어가자.”



정신없는 와중에도 부모님을 보며 꾸벅- 인사하는 노을.



“안녕히 주무세요오!”


“호호. 그래 노을이도 잘 자.”


“들어가서 자거라.”



태양은 노을을 침대에 눕혀주고 씻고 나왔다.

방을 노을에게 양보했기 때문에 옆에 비어 있던 방에서 자게 된 태양은 짐을 가지러 노을을 재운 방에 들어가 보니. 분명 눕혀줄 때만 해도 해롱해롱 대던 노을이 침대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 일어났어?”


“그냥 잠들기가··· 아쉬워서어···. 푸···.”


“크큭. 아쉽긴 뭐가 아쉬워. 어차피 또 올 거면서.”


“맞아. 히히.”



다시 누울 기미가 보이지 않자, 태양이 권했다.



“마당에. 평상에 잠깐 나갈래?”


“맞다! 별! 가자!”



일어나서 나가려는 노을을 붙잡아 외투를 던져 주었다.



“기껏 잘 먹여놨는데 감기 걸려서 가면 엄마 슬퍼하신다.”


“어? 그럼 안되지! 엄마 슬퍼하면 안 돼!”



외투를 걸치고 꼼꼼하게 지퍼까지 채우고는 방을 나섰다. 강호준과 손경애도 방에 들어갔기 때문에 거실은 조용했다.


현관문을 조용히 열고 밖으로 나오자, 하늘로 고개를 치켜들고 감탄을 내뱉는다.



“우와아-”


“예술이지?”


“진짜 끝내준다! 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이 보일 수가 있구나.”



노을은 밤하늘에 감동한 듯 점점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태양도 옆에서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얼마나 서 있었을까. 조금은 술이 깬 노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양아, 고맙다···. 엄마도 아빠도··· 다시 불러볼 수 있게 해줘서.”



태양은 작게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노을도 무슨 말을 듣고자 건넨 말이 아니었기에 한동안 그렇게 조용히 별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춥다고 호들갑을 떨며 집 안으로 들어갔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곤하게 잠들었을 무렵. 태양의 시선 높이에 떠오른 시스템 창.



**

[퀘스트 완료!]

두 생명을 구하라!


성공! 포인트 +7 획득!

**



퀘스트 완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떠올랐지만, 단잠에 빠진 태양은 볼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엔 손경애표 북엇국으로 해장을 하고 어제 약속했던 대로 태양이 설거지를 맡았다. 다 같이 TV를 보며 후식으로 과일을 먹고 있는데, 태양의 전화가 울렸다.



“응? 처음 보는 번혼데···?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어제 도와주신 산모 남편입니다.



받을까 말까, 고민 끝에 받은 전화는 의외의 인물에게서 걸려 온 것이었다.



“네, 안녕하세요. 혹시..”


- 네! 새벽에 무사히 출산했습니다.


“산모랑 아기. 둘 다 건강한가요?”


- 덕분에 무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제 아내도, 우리 아기도 위험할 수 있었는데··· 정말··· 어떻게 이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지···.



도움을 준 청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초조한 기다림 끝에 아기를 무사히 만난 벅참이 이제야 실감이 나는지 눈물이 터져 나온 박철준의 목소리는 물기가 잔뜩 묻어있었다.


그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었기에 가만히 진정되기를 기다리는데. 태양의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

[보은 2단계 클리어!]


감사하는 마음이 2단계 한계치를 넘었습니다.

**



- 제 아내도 병실로 옮기고 나서 저랑 어머니한테 말하더라고요. 도와준 두 사람한테 너무 감사하다고···.



시스템 창에 뜬 내용을 확인하는 동안에도 박철준의 감사 인사는 끝날 줄 몰랐다.



“하하. 말씀드렸다시피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걸요. 축하드립니다! 이제 아빠가 되셨네요.”



연이어 떠오르는 시스템 창.



**

[보은 2단계 클리어 보상 획득!]


1. 숨겨진 기능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2. 보너스 포인트 30이 부여됩니다.

**



체험하기로 사용해 봤던 내비게이션 기능이 드디어!

거기에 포인트까지 준다고? 무려 30포인트를?


내용을 확인하는 태양의 얼굴에는 함박 미소가 걸렸다.

전화 내용을 엿들으며 태양을 바라보고 있던 부모님은 그 미소를 보고 도움을 준 산모의 무사 출산을 기뻐하는 것이리라 생각했지만, 노을만은 달랐다. 태양의 시선이 허공을 훑고 있었기 때문이다.



- 하하. 네! 아들이랑 같이 목욕탕 가는 게 벌써 기대가 됩니다.



시스템이 보여주는 메시지에 정신이 팔려있던 태양은 전화기 너머 들여오는 목소리에 다시 통화에 집중했다.



“아들이군요?”


- 맞다! 그때 안 듣고 가셨죠? 네. 아들입니다. 제가 전화 끊으면 사진 찍은 거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부인께도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 네. 꼭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짧은 통화가 마무리되고.



“뭐라니? 애 나왔데?”


“아들이래?”



손경애와 노을이 번갈아 가며 질문을 하고, 강호준은 그 대답을 기다리며 태양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응. 새벽에 나왔대. 아들이래.”



대답을 하는데 문자가 도착했다.

서둘러 문자를 확인하는데 저절로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태양.



“아기 사진 보내줬네. 진짜 작다.”



그렇게 말하며 자신만 바라보는 세 사람을 향해 스마트폰을 내민다.



“아이고. 아직 눈도 못 뜨고. 귀여워라.”


“우와. 이 사진은 하품할 때 찍었나 봐요. 진짜 귀엽다.”



‘귀엽다’를 남발하며 사진을 넘겨보는 손경애와 노을의 어깨너머로 강호준도 고개를 쭉 빼고 아기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었다.


태양은 불현듯, 퀘스트 완료 창을 못 본 것이 기억나서 가족들의 시선이 스마트폰에 쏠려 있는 틈을 타 작은 목소리로 시스템을 불러보았다.



“시스템. 테미야. 퀘스트 창 보여줘.”



퀘스트 창이 뜨고 목록이 눈에 들어왔다. 퀘스트가 뜨면 바로바로 해버릴 수밖에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할 일을 미루지 않는 태양의 성격상 목록이 세 개 이상 뜬 적이 없었기에 퀘스트 창은 단출했다.

퀘스트 창에 미확인 표시가 있는 것은 하나뿐.



“미확인 메시지 보여줘.”



그제야 완료 메시지를 확인한 태양.


아··· 새벽에 아기가 나왔다고 하더니. 잘 때 완료가 됐었구나.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내용을 모두 확인한 후 태양은 뿌듯함에 미소 지었다.

두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과 요즘 퀘스트 보상이 거의 3포인트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퀘스트를 완료하며 자그마치 7포인트를 받았기에 보상 또한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시선이 잠시 거실의 벽걸이 시계에 머물던 태양이 한참 사진 속 아기의 사랑스러움에 흠뻑 빠져있는 세 사람을 향해 말했다.



“가게도 지금쯤 문 열었을 것 같은데. 모종은 언제 사러 갈까?”



노을이 손경애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점심은 외식할까요?”


“에이. 뭐 하러. 집에 먹을 게 천진데.”


“어제, 오늘. 저희 밥 차려주시느라 고생하셨잖아요. 점심은 좀 편하게 먹어요. 네?”


“그래. 엄마. 오랜만에 외식하자.”



두 아들의 성화에 손경애가 결국 두 손을 들었다.



“그래. 그러자. 들어오는 길에 모종 사 오면 되겠네.”



‘외식’이란 두 글자에 설레는 듯 방으로 들어가 외출 준비를 시작하는 손경애.



“엄마. 뭘 벌써 준비해? 한 시간 정도 있다가 출발할 거야.”


“그래. 엄마도 천천히 준비할게.”



***



네 식구는 읍내에서 가장 큰 중국집에서 요리와 식사로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시장에 들어섰다.



“모종은 어디에서 사?”


“단골집 있어.”



손경애의 안내에 따라 시장 안에 작은 가게로 향했다. 가게 앞에는 다양한 모종들이 놓여있어 태양과 노을은 밖에 서서 모종을 구경했다.



“나 모종 처음 봐.”


“나도 텃밭에 심겨 있는 것만 봤지. 이렇게 파는 건 처음 보네.”


“그런데 아까 통화할 때 시스템 창 보고 있었지?”


“맞다! 둘만 있게 되면 말해주려고 했는데. 보은 2단계 돌파했다고 떴어. 보상으로 새 기능도 생기고, 보너스 포인트까지 줬어.”


“진짜? 몇 년 함께 한 나보다 네가 더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것 같아.”



혹시 서운한가 싶어서 노을을 바라보니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했을 뿐, 부러움이나 서운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행이다 싶어 태양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새로운 기능은 뭐야?”


“내비게이션 기능이라고. 퀘스트가 발생하면 정확한 장소로 안내해 줘.”


“뭐? 그렇게 편리한 기능이 있었단 말이야?”



노을도 퀘스트를 할 때마다 정확한 장소를 찾느라 고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새로운 기능에 대해 듣고는 호기심 어린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도 전에 한번 체험하기로 사용해 보니까 진짜 편리하더라.”


“이야. 체험하기라는 것도 있단 말이야? 시스템 많이 좋아졌네.”


“크큭. 내가 시스템이랑 상성이 잘 맞는 걸로 하자.”


“하하. 그래.”


“포인트가 생겨서 말인데. 물약. 체력 말고 정신력 물약 말이야. 그거 부모님 드시게 해볼까?”


“정신력 물약을?”


“스트레스 감소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 같으니까. 드시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잖아. 집에 가면 드시게 하자.”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있는데 강호준과 손경애가 상자를 든 가게 주인과 함께 가게에서 나왔다.



“오늘은 아들들이랑 같이 오셨네요. 잘 됐네. 이거 아들이 들고 가면 되겠다.”


“네, 저 주세요.”



주인이 들고 있던 상자를 건네받는 노을.



“다 산 거야?”


“어. 봄동 모종만 사면 되니까.”


“그럼 가자. 어서 저거 심어야지.”


“그렇게 안 서둘러도 돼. 사람이 넷인데 금방이야.

사장님. 다음에 또 올게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다시 차로 향하며 태양이 상자를 슬쩍 열어봤다. 모종판에 칸칸이 들어가 있는 파릇파릇한 봄동이 보였다.



“모종 진짜 잘 돼 있네. 이대로 하나씩 심기만 하면 되는 거지?”


“작년에는 씨로 된 거 사서 파종해서 심었는데. 올해는 모종으로 심어보려고.”



모종과 관련해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온 네 사람.

일하기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텃밭으로 향했다.



“봄동부터 심고 무 뽑자.”



손경애가 정한 순서에 따라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서 봄동을 심기 시작했다. 비어 있는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았기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너희가 안 도와줘도 됐겠다.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에이. 같이 했다는 게 중요한 거죠, 엄마.”


“호호. 그래. 노을이 말이 맞네. 얼른 마저 심고 무 뽑으러 가자. 그걸로 섞박지 담아서 싸 줄게.”



순식간에 모종 심기를 끝내고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오니 쌀쌀한 바람이 네 사람을 훑고 지나간다.



“으··· 춥다. 어두워지면 더 추워지니까 빨리하자. 엄마랑 아버지는 쉬고 계세요. 태양이랑 제가 얼른 할게요.”


“같이 해야 빨리 끝나지. 엄마랑 아빠는 이쪽 줄 뽑을게. 너희 두 사람은 옆에 줄 뽑으면 되겠다.”



아담한 크기의 텃밭. 원래는 배추와 무가 심겨 있었지만, 배추는 지난주에 수확했기에 노지에는 세 줄의 무만 남아있었다.



“딱, 세 줄이네. 나랑 노을이가 한 줄씩 뽑을게.”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뽑고 있어. 엄마랑 아빠가 이 줄 다 뽑고 도와줄게. 알았지?”


“네!”/ “알았어.”



두 사람 모두 대답은 했지만, 부모님보다 먼저 뽑고 오히려 자신들이 도와드릴 생각에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고 있었다.



“자, 시작!”



태양의 신호에 맞춰 두 사람은 말 그대로 진격을 시작했다.

지나가는 걸음걸음엔 3개월 동안 땅속에서 성장을 마친 무들이 연두색과 하얀색을 예쁘게 드러내고 누워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 댓글,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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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 최하급 체력 물약을 섭취하였습니다. 24.07.22 27 0 13쪽
» 66. 보은 2단계 클리어. 24.07.21 31 0 12쪽
65 65. 보송보송한 감촉은 못 참지. 24.07.20 52 0 13쪽
64 64. 기특한 아들들. 24.07.19 41 0 13쪽
63 63. 애프터 1000 기능 오픈. 24.07.18 43 0 12쪽
62 62. 10점 만점에 10점. 24.07.17 41 0 12쪽
61 61. 이제 우리 집은 아들 둘이다. 24.07.16 51 0 13쪽
60 60. 신났네. 신났어. 24.07.15 56 0 12쪽
59 59. 이런 데서 자면 입 돌아가요! 24.07.14 49 0 12쪽
58 58. 볼 때마다 신기하네. 24.07.13 50 0 12쪽
57 57. 시스템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24.07.12 49 0 12쪽
56 56. 완전 개꿀! 24.07.11 51 0 12쪽
55 55. 괜히 진상이 아니지. 24.07.10 57 0 12쪽
54 54. 오늘 아침은 내가 요리사! 24.07.09 68 0 13쪽
53 53. 찾았어! 방법! 24.07.08 57 0 12쪽
52 52. 굿 아이디어지. 24.07.07 62 0 13쪽
51 51. 상점 오픈. 24.07.06 57 0 12쪽
50 50. 착한 호구. 강호구! 24.07.05 65 0 12쪽
49 49. 공판기일 잡혔대. 24.07.04 69 0 12쪽
48 48. 희망을 품길 원했다. 24.07.03 6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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