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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대장
작품등록일 :
2024.05.19 15:34
최근연재일 :
2024.08.12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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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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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한국에서, 만남들 (4)

DUMMY

21 한국에서, 만남들 (4)


유진이 사흘간의 항해를 마치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이.

드디어 기다리던 전화가 왔다.


"네. 유진입니다. 저는 강릉 마리나 호텔입니다. 도착하셨어요?"

"그럼 내일 제가 찾아갈게요."


다음날 '진정 대행 서비스'라고 쓰인 사무실을 방문한 유진을 고진욱은 반갑게 맞았다.

예닐곱 평 정도의 사무실에 자료들과 PC가 놓여 있는 책상이 여럿 보였다. 서너 명이 함께 일하는 것 같았다.


"고 소장님. 같이 일하시는 분들을 구하셨어요?"

"예전 직장 동료 중에 입 무겁고 일 잘하는 후배 둘이 합류했습니다. 오늘은 둘 다 외근입니다. 우리 일을 많은 사람이 알아서 좋을 게 없을 것 같아서."


"잘하셨어요."

"하하하. 유진 씨 충고대로 건강도 챙겨가며 일해야죠. 이 일을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야 지치지 않죠."


'사무실도 옮겼고, 상호도 바꾸고, 사람도 구하셨고, 나름 비밀스럽게 일을 처리하시는 것 같네.'

굳이 자신의 일하는 곳을 유진에게 보여 주고자 하는 고진욱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미국에 가셨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요?"

"예. 생각했던 것보다 수확이 많았습니다."


고진욱은 지난 일주일 동안 조 이사를 따라 라스베거스를 다녀왔다.

그리고 그 동안 정보를 주었던 보안 업체의 직원을 만나 카지노 직원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많은 대가를 지급하고 조 이사의 지난 10년간 힐튼호텔과 MGM호텔 카지노 VIP룸 입장, 사용금액, 승패기록을 받을 수 있었다.


고진욱은 자료를 유진에게 보여 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년도 별로 하나씩 보면 2013년 3월...., "

...

"그렇게 한번 갈 때마다 적어도 7억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연 5회라고 잡으면 35억 이상입니다."


"돈은 어떻게 가지고 갔을까요?"

유진은 자신의 환전 경험을 미루어 그 정도 거액의 환전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물었다.


"아마 해외 유령 법인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원이니 그런 것들은 훤할 테니."


'이 돈을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일이 남았어.'

'그리고 있을지 없을지 모를 9년 전의 조 이사의 개인 일탈을 뒤집을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해.'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이 남았다는 것이 유진과 고진욱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 외의 내용들은 두 명이 합류해서 그런지 한층 조사된 정보들이 알찼다.

조사 내용에 유진산업의 자재 부서의 박은래 부장이 조 이사를 만난 자세한 내용들이 새로 추가 되어 있었다.


회사에서 조 이사의 손발이 되어 열심인 듯 여러 자료들에 손을 댄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9년 전 러시아산 수산물 원자재 사태 때도 뭔가 관련 있는 정황이 보인다며 현재 조사하고 있다는 주석이 보였다.


그리고 예전 유진산업 부도를 금융 회사의 부당한 횡포라고 주장하던 경제부 기자의 최근 상황도 살폈다.

니스로 가기 전 연락해서 꼭 만나볼 인물 중에 하나였다.


다음날도 고진욱과 호텔에서 만나 여러 인물의 자료를 살피며 "이분도 가능성 있을 것 같아요. 고 소장님 보기에 어떠세요?"라고 말하며 고진욱의 의견을 물었다.


고진욱 역시 여러 날 자료들을 보며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이제 더 이상의 시간이 없어 최종 분류를 마쳤다.

"이렇게 여덟 분을 먼저 만나볼게요. 먼저 이분, 그리고 다음 분은.."


+----------+


"어떻게 되었습니까?"

기다리고 있던 고진욱이 유진의 얼굴에서 흐려진 기색을 읽었다.


"휴. 잘 안되었어요. 쉬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백 명이 넘는 할아버지의 장학생들 중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과거 좀 더 끈끈한 관계가 있었고, 현재 평판이 좋고 가정에 충실한 사람을 고르고 골라 여덟 명을 추렸다.


처음 만난 최인주 씨는 대기업의 재무팀장으로 자신이 그분의 손녀라고 하자 아주 반가워 하며 흔쾌히 만나자고 말했다.

하지만 사정을 설명하자 난색을 표했다.

"미안합니다. 다르게 도와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면 그것은 곤란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인물들 역시 곤란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차라리 돈을 지원해 줄 수는 있다고 하며.


오늘 방금 만났던 인물은 과거 이러려고 자신을 도와주었는지 심히 불쾌하다며 장학금 명목의 돈을 당장 갚겠다고 하였다.

유진은 과거 할아버지의 장학금은 그런 의도는 아니라고 여러 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고 사죄하였다.


'아! 할아버지의 좋은 의도를 내가 오해해서 비틀어 버리고 있는 것일까!'

유진은 그곳을 나오며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


"유진 씨. 내일 약속이 마지막 두 명입니다. 마음을 단단히 잡아야 합니다. 유창석 씨의 염원을 생각해서라도 꼭 설득해야 합니다."

고진욱은 단단해 보였던 유진이 며칠째 사람들과 만나며 실망하며 심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다독였다.



유진은 한적한 카페에서 지금 기다리고 있는 류정범 씨의 기록을 다시금 떠올렸다.

'류정범. 42세. 미국 시키고 대학과 대학원 유학, 미국계 투자은행 국내 지점, 5년 전 이혼 자녀 1남1녀 현재 미국의 엄마와 생활 중,..., 첨부 사항 미국의 자녀 양육비 지원을 하고 있어 이직의 어려움 있음.'


그리고 카페 문을 여는 그를 보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류정범은 오늘의 만남에서 이런 얘기들을 듣게 될 것으로 생각지 않아 많이 당황했다.


앞에 앉은 이 키 큰 아가씨가 돌아가신 유창석 씨의 손녀가 아니라면 벌써 자리를 일어났을 것이다.

잘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라니.


"이런 부탁 자체가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거절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전에 깊이 생각을 한번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유진은 다시 한번 류정범을 똑바로 보며 말을 이었다.



류정범의 아버지는 유창석 씨가 선주인 300톤급 어선 '진흥호'의 갑판장으로 있었다.

진흥호는 러시아 쿠릴열도 부근에서 선단을 이루어 꽁치잡이 조업을 주로 했었고, 지난 몇 년간의 조업은 순조로웠다.


그의 나이 10살 때 쿠릴열도 남단에서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큰 파도에 휩쓸려 선원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선주 유창석은 실종된 선원들을 찾기 위해 직접 수십 척의 배를 이끌고 사고 해역으로 가 러시아 헬기들의 도움을 받아 보름간 수색하였으나 실종된 선원 중 2명을 끝내 찾지 못했다.

류정범의 아버지도 그 실종자 중 한 명이었다.


유창석은 생계가 막막해진 선원들의 가족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고는 앞으로도 계속 보살피겠다고 약속 했고 그 후로도 그 약속은 충실히 지켜졌다.

그 자녀들에게 대학 등록금, 해외 유학비용까지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류정범은 유창석의 도움으로 시카고대학 경제학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입사하여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10년 만에 디렉터로 승진하고 2년 전쯤에 한국지사 책임자로 돌아왔다.


그 동안 미국에서 강릉의 소식은 가끔 어머니를 통해 들어 유씨 집안에 일어난 일들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일들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고 자신이 도와주기에는 능력도 안 되었고, 거리도 너무 멀었다.


류정범이 깊이 생각에 빠진 듯하자, 약간의 가능성을 느낀 유진은 서류들을 꺼냈다.


"불법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내부 일들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 저희에게 주시던지 당국에 넘기시면 되는 일입니다."

유진은 류정범에게 Z 은행 조 이사의 재산상황, 몇 년간의 출입국 자료와 미국 라스베거스 카지노를 입장했던 기록과 사용금액, 유진산업의 횡령 등의 자료를 더 보여주었다.


그리고 류정범을 똑바로 보며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고 도와달라고 말했다.


류정범은 자신을 똑바로 보며 말하는 유진에게서 문뜩 유학을 고민 중일 때 자신을 찾아와 지금처럼 앉아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어머니께 들었다며 자신이 돕겠다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던 유창석 씨가 생각났다.


"그럼. 내가 생각을 좀 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생각해 보시고 모레까지 연락해 주셨으면 합니다."


류정범과 헤어진 유진은 내심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마지막 약속을 위해 서초구로 향하며 다음 사람의 프로필을 떠올렸다.

"이원호, 나이 45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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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32 우승과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 (1) 24.08.09 6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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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31 리그 A 23/24 시즌 (6), 탈출 24.07.25 7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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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31 리그 A 23/24 시즌 (4), 테러 24.07.22 7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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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31 리그 A 23/24 시즌 (1), 재판 24.07.17 79 3 10쪽
56 30 23/24 시즌 리그 컵 대회, 무대. 24.07.16 82 3 11쪽
55 29 니스의 훈련과 숙소 생활, 그리고... 24.07.15 78 2 10쪽
54 외전 2 유진과 제미니 이야기 +2 24.07.12 79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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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8 니스로 항해 (4) 특별한 24.07.09 8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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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28 니스로 항해 (1) 24.07.05 8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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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5 22/23 시즌 정규 리그 (4) 24.06.30 82 4 10쪽
45 25 22/23 시즌 정규 리그 (3) 24.06.29 86 4 10쪽
44 25 22/23 시즌 정규 리그 휴식 24.06.28 86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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