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22/23 리그 컵 대회 우승

24 22/23 리그 컵 대회 우승
플로어에 흘린 땀방울이 마를 사이도 없이 시간은 흘렀고 9월 초 리그 컵 대회가 시작되었다.
초반 대진운이 좋은 니스.
대학팀과 리그 B팀을 상대로 모두 세트스코어 3 : 0으로 승리하며 1, 2회전을 가볍게 통과하였다.
3회전 상대는 지난 시즌 16위로 승강전에서 살아남은 리그 A의 모나코.
"리사 선수 스파이크 성공. 4세트 20 - 15로 앞서 나가는 니스. 여유가 있습니다."
"교체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며 경기를 운영 중입니다. 이번 시즌 니스의 백업 선수들이 많이 성장한 것이 보입니다."
니스는 모나코를 상대로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며 세트스코어 3 : 1로 승리하였다.
이제 확실히 니스는 강팀이 되었다.
유진은 1, 2회전 경기는 출전하지 않았고 모나코전 역시 경기 감각을 위해 1, 2세트만 나와 뛰었다.
다음 4회전 8강 상대는 매년 리그 A로의 승강이 기대되는 리그 B의 강팀인 ‘님’.
님은 리그 A 낭트를 상대로 분전 끝에 세트 3 : 2로 역전승하여 4회전에 진출하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상대는 기세가 올라와 있었고 컨디션이 좋은지 니스의 강한 공격을 수비가 계속 받아 내었다.
1세트 니스의 유진과 올가의 강한 공격을 상대의 수비가 끈질기게 받아 올려 21 - 20까지 따라온 님.
'강타 공격에 대한 수비 대응이 너무 좋아. 그러면..'
화이팅을 위해 유진이 클로에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클로에. 상대 수비가 너무 좋아. 수비를 흔들어야겠어. C퀵 토스를 보내줘. 빈자리에 페인트를 시도해 볼께."
"OK."
로제의 리시브를 받아 클로에는 백C 공격을 위해 빠르게 레프트로 공을 쏘았다.
코트 앞으로 점프하며 강타 자세를 하던 유진은 재빠르게 페인트로 상대 코트 중앙에 공을 떨어뜨렸다.
다음 공격 역시 유진은 페인트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니스의 페인트 공격이 연속해서 성공하면서 점수는 23 - 20 다시 벌어집니다."
"유진 선수 영리하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강타에 대비하고 있는 상대의 수비를 페인트로 무너트립니다."
25 - 22로 1세트가 끝나자, 필리프 감독은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를 주문하였다.
"1세트 마지막처럼 공격수들은 강타보다 연타와 페인트 비중을 높여."
"상대가 터치아웃을 잘 이용하니 블로커는 나가는 공은 손을 빼고. 또...."
2세트 역시 초반까지 수비가 버티는 듯했으나 강타와 연타, 페인트를 섞은 니스의 공격에 님의 기세가 꺾였다.
"니스가 초반 접전 이후로 경기를 쉽게 풀어 세트 3 : 0으로 님을 누르고 준결승전에 진출합니다."
"지난 시즌 컵대회에서 니스는 아쉽게 준우승하였습니다. 이번 대회는 아주 기대가 됩니다."
다음 경기를 위해 보르도로 이동하는 고속열차 안에서 크리스가 꿈에서 깨며 소리쳤다.
"우리가 우승했어. 아아. 안돼. 리그 컵 우승하면 코치님들의 더 힘들게 훈련시킬거야. 안돼!"
'니스 12년 만에 우승이라. 그렇게 되면 정말 좋지.'
크리스를 보며 웃는 유진의 생각에도 이번 리그 컵은 질 것 같지 않았다.
현재 부상 선수도 없고 모두 컨디션도 좋았다.
그러나 준결승 상대 몽펠리에는 지난 시즌 FA로 브라질 출신 A급 아포짓 실바와 아웃사이드 빅토리아를 영입해 이번 시즌 역시 아주 기대되는 팀.
경기장은 보르도 스포츠팰리스로 두 팀의 원정 관중이 많아 거의 꽉 찬 상태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니스가 먼저 1세트를 이기며 흐름을 탔지만,
2세트 후반부터 몽펠리에 실바의 강력한 공격과 빅토리아가 훌륭한 수비에 이은 공격까지 가세하여 니스의 기세를 막았다.
2세트는 두팀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싸웠으나 듀스끝에 몽펠리에가 역전을 하며 가져갔다.
기세를 탄 몽펠리에의 강한 공격은 3세트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1세트 25 - 22, 2세트 24 - 26, 3세트 18 - 25. 세트스코어 1 : 2로 마지막 세트에 몰린 니스.
"내가 꿈에서 너무 설레발을 쳤어. 정말 개꿈이야."
"크리스. 아니야. 저쪽 세터 토스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어. 미들에서 충분히 잡을 수 있어. 힘내."
잠깐의 세트 휴식시간 중에 유진이 크리스를 다독였다.
4세트.
"크리스. 실바의 오른쪽 스파이크를 잡아냅니다. 4세트 24 - 24 듀스를 만듭니다."
"크리스 선수. 4세트에서 벌써 3개째 블로킹을 성공시킵니다. 세터의 토스 타이밍을 잡은 듯 보입니다."
"아. 몽펠리에 세터를 교체합니다."
하지만 뒤이은 유진과 올가의 연속 득점으로 4세트를 마무리하며 세트스코어 2 : 2로 승부는 마지막 세트로 이어졌다.
5세트는 이 경기 29점을 득점 중인 실바가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져 공격 범실이 계속 나왔다.
치열했던 이전 세트와 달리 상대 범실로 니스가 15 - 12로 쉽게 세트를 마무리하며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휴! 몽펠리에는 앞으로도 만만치 않겠어. 실바, 빅토리아, 브로커들까지.'
유진은 경기를 마친 후 악수하며 헤어진 몽펠리에를 바라보았다.
리그 컵 결승 상대는 파리를 3 : 2로 제압한 마르세유로 결정되었다.
4일 후인 9월 24일 토요일 오후 3시 파리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15,000명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경기가 시작되었다.
1세트 23 - 22로 니스의 1점 차 리드로 유진의 서브 차례.
중계진은 해설이 이어졌다.
"피에르 씨 두 팀이 범실이 많습니다. 그중 서브 범실이 마르세유 5개, 니스 4개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니스와 마르세유 선수들 공격적인 서브를 구사하고 있어 범실이 많습니다."
"유진 선수 역시 이전 서브에서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는 범실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침착하게 안정적인 서브를 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필리프 감독은 유진에게 침착하라는 듯이 연신 손을 아래로 내리고 있었다.
유진은 플로어 끝으로 서브를 넣으러 가며 '여기서 약한 마음 먹으면 안 돼. 강하게 가자.'라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그 동안 있었던 많은 좌절과 어려움들은 어느덧 유진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굴하지 않는 정신력을 키웠다.
유진은 앞으로 높이 공을 던지고는 뛰면서 높이 점프하여 상대 5번 엔드라인 쪽으로 강하게 스파이크서브를 날렸다.
공은 엔드라인에 정확히 꽂혔고 경기장은 순간 함성에 휩싸였다.
피에르 해설가는 "대단한 서브예요. 이렇게 세트 마지막 1점 차 아슬아슬한 상황에 저런 서브를 넣는다는 것은 대단한 거예요.!" 연신 대단하다며 해설했다.
1세트는 그 후 양 팀이 1점씩 내면서 25 - 23으로 니스가 이겼다.
2세트부터는 선수들이 긴장이 풀리며 범실 없이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양 팀이 한 세트씩 이겨 세트스코어 2 : 1인 가운데 시작된 4세트.
세트 중반 로제와 유진이 마르세유의 강스파이크를 그림같이 연속해서 받아 올렸고 올가의 상대 5번 직선 오픈 스파이크, 몰리의 중앙 페인트 성 공격으로 연속으로 성공하며 앞서 나갔다.
그 이후 니스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4세트를 25 - 22로 이기며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유진 선수 마지막 스파이크를 성공시키며 니스의 리그 컵 우승을 결정짓습니다."
"니스 선수들 모두 뛰쳐 나옵니다. 니스 리그 컵 우승입니다. 12년만의 우승입니다."
"와!. 잘했어. 클로에, 로제, 크리스...."
"정말 최고야. 유진."
날리는 종이꽃들과 색테이프 속에서 니스는 12년 만에 리그 컵을 들어 올렸다.
니스 팬들은 니스팀이 지난 12년 동안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해 더욱더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앞으로 또 다른 영광을 기원하며....
리그 컵대회의 MVP는 6게임 모두 출전하며 멋진 토스를 하며 팀의 승리로 이끈 클로에가 선정되었다.
"클로에 복수다."
크리스가 물한동이를 가져와 인터뷰를 하는 클로에에게 부었지만 클로에가 피하며 인터뷰를 하던 기자가....
컵대회가 끝나고 니스로 돌아와 팀의 우승 행사에 참석하며 잠깐의 휴식을 가진 유진은 그 동안 체크 못 한 메일들을 살펴보았다.
김 변호사에게서 마지막 변론이 끝나 조만간 1심 판결일이 결정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고진욱 소장은 지석민 이사를 3개월 넘게 추적 조사한 결과를 보내 왔는데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후배를 크게 폭행하고 많이 다쳐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발생하여 배구를 그만하게 되었다."
"그 당시 주위 사람들 얘기로는 한 동안 술에 찌들어 살며 잘나가는 이신우에 대한 원한을 쌓았다."
"대한배구협회 120억 중 대외협력 자금 30억을 지석민 이사가 지원사업으로 쓰고 있지만 비리가 있는 정황이 있다."
그 내용 중에 한국 여자프로 D팀 동방생명 감독 조석진과의 관계도 있었다.
유진은 4년 전 재활을 다시 하기 위해 D팀을 찾아갔을 때를 생각났다.
그때의 조석진 감독을 기억하며 고진욱 소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류정범 씨와 S일보 경제부 기자의 메일도 확인하고 모두 답신을 보냈다.
리그 컵이 끝나고 니스팀의 공식 SNS 계정과 유튜브 계정은 마비될 정도로 많은 팬들이 들어와서 축하 댓글과 '좋아요'를 눌러 주어 프론트를 기쁨에 찬 비명을 지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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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었던 아시안 게임이 폐막식을 하고 있었다.
다음 2026년의 개최 도시인 인천 시장이 나와 아시안게임 깃발을 받아 높이 흔들었다.
폐막식에 참석하지 않고 호텔에서 TV로 중계를 보고 있던 이종훈 기자는 자신이 쓰고 있는 기사와 자료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쯧쯧. 구기종목 알맹이는 점점 빠져버리네. 사공이 많은 것도 아닌데 배가 산으로 가고 있으니....쯧."
<2022년 아시안게임 한국 여자배구팀 성적 : 최종 8강 >
예선 C조 : 베트남, 한국, 바레인, 태국 - 1위 태국 3승, 2위 한국 2승1패
16강 : 한국, 말레이시아 세트스코어 3 : 1 승
8강 탈락 : 한국, 호주 세트스코어 1 : 3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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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해외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국내 파트로 복귀한 국제부 이종훈 기자는 자신은 국제부라며 중얼거리며 스포츠부 대신 올해 중국 상하이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를 취재하였다.
국장은 자신이 몇 번 해외에서 배구경기 취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 배구 경기 취재를 하라며 타부서의 지원을 지시하였다.
이전 해외에서 몇 번의 배구 경기 취재로 나름대로 배구에 대한 지식과 경기를 보는 눈이 생겨 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있지만 자신의 기대치는 유진 때문에 너무 높아져 있었다.
마지막 호주와의 경기는 차라리 시쳇말로 ‘안 본 눈 삽니다’ 라고 소리칠 것 같은 졸전이었다.
호주대표팀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3세트에 후보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였다.
겨우 3세트를 따냈지만 4세트는 손쉽게 내줘 1:3 으로 졌다. 이종훈 기자는 “방향 잃고 헤매는 한국 여자배구 어디로 가고 있나?” 란 제목의 저격 기사를 열심히 작성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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