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담배 피어싱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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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etto
작품등록일 :
2024.05.21 10:48
최근연재일 :
2024.07.18 12:35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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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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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수 :
184,305

작성
24.05.2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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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굳이 채소를 꽂아야 하나

DUMMY

공장장의 옷장에서 봤던 옷들은 지극히 평범한 축에 속했구나.

말을 건 여자의 옷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옷이었다.

안 그래도 알록달록한 색깔에 뭘 이리 주렁주렁 달아놓은 건지.

자세히 보니 마나를 머금은 장식품들이었다.


“스테른이 처음이신가요?”

“예.”

“혹시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신 걸까요?”


도시 관리부라도 되나.

테른이었던 시절에도 도시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염병 떨던 놈들이 있었다.


“절차가 필요한가요?”


그러자 여자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아니에요. 전 그저 처음 방문하신 분들에게 간단한 안내를 드리고 있어요. 스테른은 신규 방문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거든요!”

“이야, 정말요?”


수도는 액시온이 다스리는 것과 다름없는 곳이다.

근데 착취하기 바쁜 놈들이 혜택?

그런 연극을 한다고 해도 안 믿긴다.


“그거 꼭 듣고 싶은 얘기였는걸요.”

“네, 그런 의미에서 방문목적을 알려주시면 더 상세하게 안내해드릴게요.”


이로써 이 여자는 이 도시에서 일하는 공무직이 확실해졌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가,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여기가 살만한 동네인가 보려고 와봤어요.”

“어머! 예비 입주자셨군요. 잘 오셨어요! 저를 따라오세요.”


여자는 손짓으로 나를 이끌었다.

처음에는 직접 도시를 소개해주려는 줄 알았는데, 바로 옆의 건물로 안내했다.

내부는 내 얼굴이 반사될 정도로 희끄무레한 돌을 깔아놓았다. 여자는 남자 둘이 상반신만 내놓은 안내처를 가리켰다.


“저쪽으로 가시면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줄 거예요. 그것만 있으면 스테른에서 3일 동안은 무엇이든 무료로 즐길 수 있어요!”

“와, 세상에!”

“아 물론 가맹이 안 되는 곳도 간혹 있으니 먼저 확인해보시고 이용하시면 좋아요.”

“그런 파격적인 혜택이라니.”


웃기지도 않지.

나는 안내처로 다가갔다.


“임시 신분증을 발급하러 오신 거죠?”

“아니.”

“예? 그럼······.”

“담당자 나오라 그래.”

“어······ 예?”

“여기서 제일 높은 놈 데려오라고.”

“갑자기 왜 그러······.”


나는 웃옷을 걷어, 안에 걸친 로브를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야 하나?”

“아, 아닙니다! 바로 모셔 오겠습니다.”


남자 둘은 도망치듯이 뒤쪽으로 달려갔다.

우당탕 소리가 들리더니 놀란 얼굴의 남자가 튀어나왔다.

자다 일어난 모양인지, 머리와 옷차림이 엉망이었다.

뒷머리와 옷매무새를 정리하다 말았다.


“죄, 죄송합니다. 조금이라도 기다리시게 하는 게 예의가 아닌 듯하여······.”


남자는 나오자마자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내가 그런 걸 일일이 너희에게 보고해야 하나?”

“아, 아닙니다! 당치도 않습니다. 전 그저······.”

“농담이야, 농담. 지나가다 들렸다. 여기가 뭐 신분증을 발급하는 곳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그럼 제일 깔쌈한 거로 내줘봐.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그런 걸로.”


남자는 슬쩍 고개를 들었다.

‘네가 그런 게 왜 필요한데?’라는 얼굴이다.


“오늘따라 하루가 참 길군.”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뭐해! 당장 갖고 와! 제일 높은 등급으로!”


남자는 허겁지겁 다시 뒤로 들어갔다.

난 엉거주춤하던 여자를 슬쩍 쳐다봤다.


“죄, 죄송합니다. 좀 전의 무례는······.”

“괜찮아. 근데 너희,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나?”

“제가 부임한지 얼마 안 돼서······, 성함을 일러주신다면 두 번 다시 이런 추태를 보이지 않겠습니다.”

“루페르 카일이다. 들어본 적 없나?”

“아, 카, 카일님?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습니다.”

“오, 그래? 내가 어떻다던.”

“이, 인품이 좋으시고 자비로우시다고······.”

“아닐 텐데? 나 성격 개더러운데?”

“예? 그, 그럴 리가요.”


나는 바짝 엎드린 녀석에게 가까이 가서 귀를 붙였다.


“괜찮아. 우리끼리 있을 때만 편하게 얘기해봐. 들어본 적 없어? 아주 쓰레기 같다거나. 내가 궁금해서 그래.”

“······.”

“있네, 있어.”

“죄,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너는, 들은 거 없어? 카일 새끼가 어디서 난장판을 치고 다닌다든지.”


슬쩍 다가온 담당자에게 고개를 돌리자, 녀석도 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담당자가 내민 종이 쪼가리를 받아들고 건물을 나왔다.

공장에서 나오고, 여기까지 오면서 줄곧 내가 죽인 소서러 행세했지만, 영 수확이 없었다.

카일 놈이 으스댄 것 치고는 영 유명한 놈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긴 변두리에서 공장장이나 괴롭히던 놈이 이름을 날렸을 리가.

공장은 우선 부책임자에게 맡겨두고, 나는 장기 출장을 떠난 것으로 해두었다.

거기에 눌어붙을 생각은 없고, 우선 이곳에 들려보고 싶었다.


이유는 2가지다.


하나는 액시온 놈들을 다시 한번 만나기 위해서.

200년 전의 내 시체를 어떻게 했을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제정신 박힌 놈이 더 적은 집단이니, 그걸 가만히 놔뒀을 리가 없다.

그러는 김에 겸사겸사 안부도 묻고.

요즘 친구들도 싸가지가 없는지, 줘터질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그렇다고 크게 문제를 만들 생각은 없다.

아직은.


둘째는 내 여생을 위해.

예나 지금이든 내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건실한 삶.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 벌고, 두루두루 재밌는 인연도 만들고.

그리고 이왕이면 변방보다는 번듯한 수도에서 사는 게 좋지 않겠는가.

누가 건들지만 않으면 평범한 신분으로 정착할 생각이다.

건들지만 않으면.


‘생각해보니 이번에는 내가 먼저 건드린 건가?’


공장 하나를 무너뜨리고, 소속원 하나를 죽였다.

왠 더그 한 놈이 전부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나올까.

경험적으로 봤을 때, 아마 네 가지 방침 중 하나를 취할 것이다.

물론 어느 것이든 간에 나한테는 달갑지 않은 것들이다.

하지만 건드렸다기엔 명백한 정당방위였다.

마나를 못 쓴다는 이유로 사람을 노예로 부리질 않나, 말 한마디로 속 좀 긁었다고 죽이려고 하질 않나.

어느 더그라도 성질 뻗쳐서 깽판을 쳤을 거다.

이 세상이 증오스러운 나머지 제국을 다 박살 내려 했을 수도 있고.

하지만 나는 한 번 더 자비를 베풀어보기로 했다.

이곳 수도에서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면, 나도 얌전히 눌어붙을 생각이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200년이란 세월 뒤에는 액시온도 개심했을지도.

다른 착취당하는 더그들은······.


“뭐 아쉬운 거지.”


원래 본인의 삶이 고단하면 본인들이 들고 일어서야 하는 법이다.

나처럼 스스로 살길을 마련하는 수밖에.

신분증 대용으로 받은 종이 쪼가리는 제법 유용하게 쓰였다.

숙박이든 의류, 식료품점이든 내밀기만 하면 모두 가져갈 수 있었다.

주인장의 놀란 표정은 덤이었다.


때깔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거리로 나왔다.


“요샌 이런 걸 먹나.”


각종 고기와 채소를 꽂아 넣은 꼬치 음식을 하나 샀다.

양념이 겉에 반들거려서 퍽 먹음직스러운 음식이었다.

한 입 뜯으며, 사람 구경하기 좋은 의자에 앉았다.

한눈에 들어오는 거리는 참 평화로웠다.


양쪽에서 아이의 손을 붙잡고 가는 가족.

애정 행각을 벌이며 천천히 걷는 연인.

걸음이 빠른 여자.

걸음이 느긋한 남자.

떠들썩하게 떠들며 지나가는 무리.


이질적이다.

거리가 지나치게 깨끗하고, 사람들이 지나치게 행복한 표정들이다.

불행해 보이는 표정이라도 지으면 누가 주의라도 줄 것처럼.

후줄근하게 입으면 밖으로 못 나오게 통제라도 한 것처럼.


‘내가 뒤틀려있나?’


길바닥에서 구걸하는 거지나 심심치 않게 주먹질해대는 머저리들이 안 보이는 거리는 영 거리 같지 않달까.


“제, 제발요!”


그때 으슥한 골목 너머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제발, 다음번에 두 배로 낼게요! 아니, 며칠만이라도 더 시간을 주시면······.”

“아니. 너흰 기약을 어겼다. 납세가 되지 않은 순간부터, 너희의 시민권은 박탈되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모녀를 끌고 가는 제복 차림의 남자 둘이 보였다.


“그럼 제 아이만이라도. 제 아이 몫은 낼게요. 풀어주세요.”

“엄마아!”

“아니. 이미 기한이 지났다.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안 돼요! 제발!”


아이는 엄마를 향해 손을 허루적 거리고, 여자는 남자의 손을 깨물어 억지로 빠져나왔다.

여자는 아이를 붙잡으려했지만, 제복의 남자 쪽이 먼저 무기를 휘둘렀다.


퍽!


“엄마! 엄마아아!”


머리를 맞은 여자는 맥없이 쓰러졌다.


“하는 수 없군. 기관까지 이송하기 전에 먼저 진행하지.”


반대편의 제복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들었다.

남자의 손에는 구멍이 뚫린 막대가 들렸다.


“너희는 오늘부터 더그다.”


막대가 빛을 내뿜기 시작한 시점에서 나는 그게 무엇인지 눈치챘다.

마나 회로를 끊는 술식.

영영 마나를 다룰 수 없게끔 만든다.

더군다나 마나를 다루던 인간이 외적인 충격으로 회로가 끊기면 반 불구가 될 수 있다.

그제야 대략적인 감이 왔다.

마나를 다룰 수 없는 인간의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터.

덧붙여 필사적으로 마나를 다루는 방법을 익힌다면 결국 더그를 벗어날 수는 있다.

그런데도 그렇게 많은 인원을 충당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똑똑한데.”


내가 감탄한 소리에 제복이 고개를 돌렸다.


“음? 아냐, 하던 거 계속해.”


나는 꼬치에 남은 고기를 마저 빼서 물었다.

질겅거리고 있으니, 둘은 서로를 한번 바라보고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자리를 이탈해주시겠습니까.”

“왜? 난 보고 싶은데. 방해 안 할게.”

“거리에 보여서는 안 되는 모습이라서 그렇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그럼 거리에서 하질 말았어야지.”


나는 자연스럽게 남자의 손에 들린 구멍 막대를 빼 들었다.

순수하게 구조를 알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

그런데 막대를 뺏긴 놈이 별안간 허리춤에 찬 봉을 빼들었다.

감독관들이 쓰던 볼트봉보다 출력이 더 높은 물건이었다.

파지직!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막대로 봉을 막았다.


“이거 미친 놈이네.”

“크아아악!”


구멍 막대에 마나를 주입하자, 번쩍이는 빛이 남자를 삼켰다.

제복 놈은 발작하며 뒤로 자빠졌다.


“긴급상황, 12호. 테러 발생. 무기 탈취 및 부상자 발생. 조속히 인근을 폐쇄하고 지원 바람.”


뒤에 있던 제복이 동그란 쇳덩이를 입에 대고 중얼거렸다.

송신기 같은 건가.


위이잉-


거리가 소란스러워졌다.

알 수 없는 소음과 함께 발소리가 사방을 가득 메웠다.


“또 꼴값들이네.”


금세 나를 포위한 제복놈들은 볼트봉을 들이밀었다.


“제압한 뒤 신상부터 파악해라.”

“신상? 신분증 같은 거 말하는 건가?”


나는 품 안에서 담당자가 주었던 종이를 꺼냈다.

가장 가까이 서 있던 녀석에게 내밀자, 놈은 봉을 내리고 성큼 다가왔다.


“컥!”


놈이 손을 뻗는 순간, 팔을 비틀고 뒷목을 내리쳤다.

쓰러지며 흘린 볼트봉을 주워 들고, 손에 있던 종이에 발동시켜봤다.

종이는 시원하게 가루가 되었다.

주변을 슥 둘러보자, 거리에 울타리 비슷한 것들이 쳐져 있고, 제복놈들 이외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너네 이거 감당되겠어? 나 무서운 사람이야.”

“제압해.”


뒤쪽에서 들려온 한 마디에 제복놈들은 일제히 달려들었다.

나는 꼬치에 남은 채소를 마저 빼물었다.


“음, 고기만 넣은 게 더 잘 팔리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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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난 상관없는데? 24.06.22 12 0 11쪽
26 어머님이 누구니? 24.06.20 13 0 11쪽
25 첫 번째 마법 대련 24.06.20 11 0 11쪽
24 신고식 24.06.18 11 0 12쪽
23 첫 악수 24.06.18 16 0 12쪽
22 누가 누굴? 24.06.16 17 0 15쪽
21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 24.06.15 17 0 11쪽
20 승부의 세계란 냉정한 법 24.06.14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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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너 말고 더 높은 사람 나오라 그래 24.06.13 15 0 12쪽
17 망했냐 24.06.11 15 0 13쪽
16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24.06.10 15 0 13쪽
15 건실하게 함께 일할 사람 모집합니다 24.06.07 18 0 12쪽
14 무조건 돈 따는 법 2 24.06.06 18 0 12쪽
13 너, 재능 있어 24.06.05 20 0 13쪽
12 문신 담배 피어싱 24.06.05 24 0 13쪽
11 못 먹어도 고 +1 24.06.04 28 2 12쪽
10 승급전은 못 참지 24.05.31 32 1 11쪽
9 때론 예의 바른 청년 +2 24.05.31 36 1 11쪽
» 굳이 채소를 꽂아야 하나 24.05.29 40 1 12쪽
7 세상이 왜 이래 24.05.28 46 0 12쪽
6 취임식 24.05.27 49 1 13쪽
5 제가 또 잘 알죠 24.05.24 5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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