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담배 피어싱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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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etto
작품등록일 :
2024.05.21 10:48
최근연재일 :
2024.07.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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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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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문신 담배 피어싱

DUMMY

“뭐, 뭐하는 짓이야!”

“뭐하긴, 도박하지.”

“도박? 네놈 설마 배당만 보고 건 거냐? 방금 그걸 보고도?”


하. 이렇게 안목이 없어서야.

액시온의 앞날이 참 어둡구나.


“그게 도박이야.”

“배당만 높으면 지는 쪽에 거는 게 도박이란 말이냐?”

“지는 쪽이 아니지. 질 것 같은 쪽이지.”


페드릭은 눈을 감으며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럼 저 계집이 이길 수도 있다?”

“그렇고말고.”

“애송아, 마나를 더 유연하게 다룬다고 싸움에서 이기는 게 아니다. 저 계집이 아마 어디서 어설프게 마법을 배웠던 모양인데, 싸움은 달라. 마나격투를 아는 놈이······.”


페드릭은 말을 길게 늘어뜨렸다.

이놈이 단순하게 자신의 돈을 꼬라박을 심산으로 벌인 짓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냥 심술을 부렸다기에는 이상했다.

조금 전의 여자 노예는 마법으로는 앞서 있으나, 싸움을 하기에는 부적합한 부분이 있다.

그 말은 즉······.


“설마, 네놈······.”


나는 무릎으로 녀석의 엉덩이를 찼다.


“따라와.”



-



도박장 곳곳에는 특별한 방이 보였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연기가 새어 나오고.

안에서 나오는 놈들의 걸음걸이가 하나같이 삐걱대는 방.

나는 망설임 없이 가장 연기가 짙은 방문을 열었다.

쉬익-

자욱한 연기 사이로 제각기 다른 자세로 널브러진 놈들이 보였다.

누운 놈, 벽에 기댄 놈. 비틀거리는 놈.


“여어, 친구들.”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나는 벽에 기댄 놈 옆에 똑같이 기댔다.


“오, 새로 나온 건가?”

“뭐라는 거야, 등신이. 재작년에 나온 건데.”

“신품 맞네. 내가 금연을 200년 넘게 해서. 하나 줘봐.”


나는 자연스럽게 하나를 건네받았다.

코로 냄새를 맡자 금세 코끝이 찡해졌다.


‘많이도 처 섞었네.’


마법사의 경지는 위로 향할수록 그 성장이 더디다.

하지만 나는 하루하루가 전투의 연속이었기에, 한계를 뚫기 위해서 별의별 짓을 다 해봤다.

그중 편법으로 알아낸 것 중 하나는 약물이었다.

시간이 제법 지났지만, 놈들이 개량해봤자 마법과 관련한 성분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건 마나에 직결되고, 나는 마나를 아니까.

손에 든 궐련은 8할 이상이 쓸모없는 합성품이었다.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다른 놈을 둘러봤다.


“이건 뭐야?”


궐련이라기에는 금속형 막대였다.

약쟁이가 주둥이를 대니 묘한 소리와 놈의 코로 연기가 나왔다.


“촌뜨기 새끼냐? 바이퍼도 몰라?”

“뭐야, 뭐야? 신기해! 보여줘!”

“멍청한 새끼.”


놈은 낄낄거리며 주머니를 뒤적였다.

약하는 놈들만큼 다루기 쉬운 놈이 없다.

놈이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긴 약병이었다.

약병을 기울여 바이퍼의 동그란 입구에 액체를 부었다.


“이게 액상형이 있고, 궐련형이 있는데······ 어, 으억!”


나는 슬쩍 놈 팔을 건드려 액체를 쏟게 했다.

놈은 쏟아지는 액체를 허겁지겁 손으로 훔쳤다.


“아유, 아유 저런. 도와줄게.”


나는 같이 액체를 훔치는 척 붙은 다음, 머리를 손으로 잡았다.

파직!

자연스럽게 허물어진 녀석을 눕히고, 바이퍼와 액체를 챙겼다.

그 밖의 다른 녀석들 것도 살폈다.

품질 확인도 확실히 하고, 만족스러운 만큼 챙긴 뒤 나왔다.


“얼마 남았지?”

“15분.”


밖에서 코를 막고 기다리던 페드릭이 대답했다.

생각보다 빠듯한 시간이라, 걸음을 재촉했다.

빠르게 지나치며 보이는 도박장의 풍경은 200년 전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죽은 눈으로 판때기만 쳐다보는 놈이나.

난동을 부리다가 문지기에게 끌려 나가는 놈.

본래 도박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돈을 딸 수 없는 구조다.

물론 심심치 않게 돈을 따서 나가는 녀석들도 있다.

하지만 일확천금을 노리고 거하게 따가는 놈은 없다.

관리인이 수작을 부려서?

그런 곳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도박이란 것이 그렇다.

인간의 교묘한 심리를 자극해서 기어이 쓰지 않아도 될 돈을 쓰게 만든다.

그럼 항상 확률이 높은 판만 노리면 되지 않나?

확률이란 확률일 뿐이다.

덧붙여 도박을 아등바등하며 땄어도 대부분 제 발로 다시 돌아온다.

그렇게 순환시킨 돈만으로도 도박장에는 늘 돈이 차고 넘친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나도 야금야금 돈을 불릴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이곳에 온 목적은 단기간에 크게 벌기 위해서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려는 것은 가장 확실하고 크게 따는 방법.


“예?”


거만하게 팔짱을 낀 문지기 놈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웬을 보고 싶다고.”

“선수와의 면담은 허가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오늘 죽을 년 아니야? 왜 이리 깐깐하게 굴어?”

“허, 참.”


떨거지들이 지껄였던 ‘솎아낸다’는 말은 분위기 상 뜻이 뻔했다.

더 이상 선수로 쓰기 힘든 녀석을 경기 중에 죽게끔 하고 치운다.

가학적인 장면도 연출하면서, 입도 하나 줄이는 방식은 예전에도 자주 쓰였다.


“계속 꽉 막히게 굴면 가레일 씨를 불러오고.”


나는 은근슬쩍 페드릭의 로브를 붙잡아 흔들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놈의 이름은 페드릭이 언급했던 가레일.

페드릭의 반응을 보면 그 놈 역시 액시온에서 서열 놀음을 하고 있다.


“아님 적당히 이걸로 한잔하고 오든지.”


놈에게 금화를 튕겼다.

페드릭은 자기 안쪽 주머니에서 꺼낸 것을 아직 모르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지기는 영 탐탁지 않은 얼굴로 안쪽을 가리켰다.


“10분 만입니다. 경기에 나가야 하니, 험하게 쓰진 마세요.”

“충분하지.”


문지기는 금방 멀어졌다.

어차피 솎아낼 녀석이라서 문지기가 안일하게 반응하는 것까지 예상대로였다.

나는 따라오려는 페드릭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 새끼가 딴 놈 불러올 수도 있어. 망 좀 봐라.”

“근데 이놈이 아까부터 사람을 제멋대로······.”

“이번 일만 잘 끝나면 나도 일 하나 도와주마. 너, 선배님 설득하고 싶지?”


놈은 혹한 이야기에 눈을 크게 떴다.


“선배님이 나한테는 호의적이었던 거, 봤지? 적당한 선까지는 내가 맞춰주마. 새끼야, 나도 염치는 있다.”


사람을 힘으로만 부려먹는 녀석들은 하수다.

일시적으로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보는 방법이나, 인간은 짐승이 아니다.

머리를 쓰기에 힘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내거나, 까무러칠 정도로 저항한다.

그러니 살살 구슬릴 줄도 알아야 한다.


“흠, 그게 쉽지는 않을 텐데.”

“그건 너 하기에 달렸고. 누구 오면 헛기침 몇 번 해라.”


나는 문지기가 가리켰던 천막으로 향했다.

입구처럼 걷을 수 있게 둔 천을 잡아 올렸다.


“······.”


경기장에서 본 붉은 머리의 여자가 나를 돌아봤다.

문제는 길게 풀어헤친 붉은 머리칼 아래로 상체의 맨살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였다.

적당히 잡힌 근육에 굴곡진 선이 도드라진 몸이었다.


‘고생 좀 했겠는데.’


여자는 별로 개의치 않은 듯 마저 옷을 주워들었다.


“뭐죠.”

“그웬 맞지?”

“예.”

“잠깐.”


그웬이 머리부터 집어넣은 윗옷을 붙잡았다.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째려본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옷을 들춰 그웬의 상체를 구석구석 살폈다.

직전의 경기에서 입은 부상 말고도 상처가 많았다.

아물지 않았던 상처 위에 상처가 다시 생기고.

곪아서 썩은 곳도 많았다.


“뭐하는······.”


내가 손을 가져다 대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상처가 조금씩 아물었다.


“임시방편이긴 한데 움직이기는 더 편할 거다.”

“무슨 수작이죠?”

“똑똑한데? 그래 수작을 부리러 왔다. 아니.”

“······.”

“승부조작을 하러왔다.”


도박장에서 돈 따는 법 제1장.

이길 것 같은 패를 고르지 말고, 패를 이기는 패로 만들어라.


“하.”

“귀찮으니까 대꾸하지 마라. 바닥에 앉아.”

“가드가······.”

“대꾸하지 말라고 했는데? 여기 미친 새끼가 쳐들어왔어요, 하고 부르면 뭐 어쩌게? 너도 알고 있지 않나?”


그웬은 입을 다물었다.

관중들이 했던 말이나 몸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웬은 패배를 기록하면서도 꽤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

그렇기에 지금 자신의 처지도 알고 있다.

아마 다음 경기가 마지막이다.


“뭘 하고 싶은 건데요.”


그웬은 바닥에 앉았다.

반쯤 자포자기한 심경이 도움이 됐다.

나는 피다 만 바이퍼를 그녀의 입에 물렸다.

그리고 잠시 대답할 말을 골랐다.


“일단 널 다음 경기에서 죽게 하지 않을 거야.”


그녀는 작게 흠칫 놀랐다.

적당히 호감을 심어두는 것도 필요하다.

이왕 따르게 하려면.


“좀 아플 건데, 그거 빨면서 참아봐.”


그웬의 등에는 다행히 상처들이 많지 않았다.

나는 손가락만한 꼬챙이를 뽑아들었다.

팩토리에서 특별히 제작해둔 물건. 일명 펜슬 머신.

그것에 마나를 담았다.


“으읏.”


선을 그을 때마다 그녀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가만히 있어라.”


당최 요즘 애들은 참을성이 없어.

누구는 약물도 없이 맨정신에 그었는데.

나는 그때보다 손을 서둘렀다.

시간이 많지 않다.

피가 흘러내릴 때마다 내 옷소매로 훔쳐내며 빠르게 그렸다.

그리고 한 번에 마나를 지폈다.


“끄, 웁! 우읍!”


나는 소리를 지르려던 그웬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웬은 나를 밀어내며 발버둥 쳤지만, 나는 절대 비명이 새어나가지 않게끔 붙들었다.

누가 보면 그림이 영 이상해 보이겠지만, 내가 지금 녀석의 인생에 최대 은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옳지, 옳지. 괜찮아. 안 아프다, 거의 다 끝났다. 음, 그래. 잘했다.”


마나가 온전히 자리 잡고 나니 발버둥이 멈췄다.

그녀의 호흡도 천천히 제자리를 찾았을 때쯤 손을 놓았다.


“하아, 하. 도대체 뭘 한 거야!”

“애로우, 써봐.”

“뭐?”

“대꾸하지 말라 했지.”


시간이 없어서 조금 더 격한 방법으로 갔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반대 손에 마나를 머금었다.


“애로우 쓸래, 나한테 맞을래.”

“아, 아니. 여기서는 마법을 쓰면 안 돼. 규정이······.”

“애로우 쓸래, 나한테 키스할래.”

“거기에 스태프도 없···, 뭐?”

“애로우 쓸래, 나한테 죽을래!”


내 고함에 그녀는 마지못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얀빛이 모여들었다.

쉬익!

나는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마나화살을 손으로 붙잡아 흩트렸다.


“스태프가 없이 어떻게 애로우가, 아니. 근데 당신은 어떻게······.”

“질문은 이번 경기가 끝난 다음에 하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품에서 궐련들을 꺼냈다.

몇 개는 부러뜨려서 가루를 섞고, 몇몇 액상과 조합했다.


“도핑 검사 같은 건 안 하지?”

“네? 그게 뭔데요?”

“그래, 할 리가 없지.”


노예처럼 부리는 녀석들한테 이 비싼 것들을 입에 물릴 리가.

나는 조합한 액상을 바이퍼에 쑤셔 넣고, 그웬의 입에 물렸다.


“자, 쭉 빨아. 쭈욱. 옳지, 잘한다.”

“우웁? 켁, 켁켁!”


엉겁결에 바이퍼를 입에 물었던 그웬은 연기를 토해내며 기침을 해댔다.

환각 성분은 걸러내고 마나각성제 효과만 추출했으니, 이거야말로 영약이 따로 없다.

캑캑거리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잠시 고민했다.

이것까지 쓰는 것은 지나친 투자인가.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뭐든 확실한 게 좋으니까.

여차하면 그녀를 내 선에서 처분하면 된다.

나는 그녀의 턱을 붙잡고 얼굴을 구석구석 살폈다.

가느다란 턱선, 이리저리 쓸려서 엉망진창인 귓불.

날카로운 눈매 위의 눈꺼풀.

구석구석의 살갗을 집어봤지만, 영 시원치 않다.

하는 수 없지.

나는 턱을 잡고 있던 손을 올려 그녀의 입을 벌렸다.


“에?”


그리고 혀를 꺼냈다.


“머하느 거에어?”

“움직이지 마, 잘못 찢어지면 음식 먹을 때 힘드니까.”


반대 손으로 나만의 팩토리표 머신을 하나 더 꺼냈다.

손잡이를 누르면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송곳이 푸슉.

구멍 뚫기에 적합한 머신이다.

다소 비위생적이긴 하나, 지금 이것저것 가릴 처지는 아니니까.

내 돈 2천 골드가 걸린 일이다.

머신을 본 그웬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픈 거 잠깐이야, 괜찮아.”

“에에, 시러! 시러어어! 그마내에에에!”

“쓰읍!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 혀 뽑아서 끼우기 전에 얌전히 있어!”

“에에에에!”


속전속결로 구멍을 내고, 준비해둔 마석 고리를 끼웠다.

손을 놓자, 그웬은 턱을 움켜쥔 채로 엎어졌다.


“후우.”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을 훔쳐내며 보람을 만끽했다.

오랜만에 하는 작업이라 그런지 힘들었다.

이로써 문신 담배 피어싱.

줄여서 문담피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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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어머님이 누구니? 24.06.20 12 0 11쪽
25 첫 번째 마법 대련 24.06.20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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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건실하게 함께 일할 사람 모집합니다 24.06.07 17 0 12쪽
14 무조건 돈 따는 법 2 24.06.06 18 0 12쪽
13 너, 재능 있어 24.06.05 20 0 13쪽
» 문신 담배 피어싱 24.06.05 2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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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때론 예의 바른 청년 +2 24.05.31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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