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룡이 내게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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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노예
작품등록일 :
2024.05.2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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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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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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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소, 축복받은 자

DUMMY

정적만이 흐르는 던전 속, 던전의 주인인 미노타우르스가 목이 잘린 채 미궁 바닥에 쓰러져 있다.


그리고 이안은 멍하니, 미노타우르스를 쳐다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어서 빨리 설명해 보거라!!


이안의 머릿속으로 잔뜩 흥분한 아르바트로메우스의 목소리가 울렸다.


“나도 모르겠어.”


이안은 그저 고개를 저었다.


-그, 그게 무슨 모르겠다니?! 천천히 생각해서 떠올려보고, 자세히 설명해 보거라.


“그냥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했어.”


-크흑, 갑자기 용언에, 마법까지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냥? 그냥이라고?!


이안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백금색 비늘로 덮여 있던 이안의 피부가 원래의 백옥같은 피부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게 광룡이 말했던, 물고기들이 물속에서 헤엄치는, 그저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쳇! 반푼이 해츨링이라도,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는 소리인가. 이런···.


이안은 끊임없이 욕을 내뱉는 아르바트로메우스의 말을 무시하며 미노타우르스의 팔찌로 손을 뻗었다.


‘이게 바로 던전핵···. 창조신이자, 유일신의 가호가 담겨 있는.’


이안의 손이 팔찌에 닿는 순간, 조각조각 보였던 미노타우르스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저주받은 소라는 경멸하는 명칭이 아닌, 축복받은 자라는 뜻에 베네딕트의 삶이···.




***



태어날 때부터 소의 머리와 소의 하반신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왕국의 저주를 가져온 괴물. 하지만 그의 이름은 축복받은 자라는 뜻의 베네딕투스였다.


베네딕투스는 정복 전쟁을 마치고, 개선장군으로 왕국으로 복귀하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왕은 당당하게 백마를 타고, 성문을 향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악대의 웅장한 소리가 왕의 말발굽 소리와 어우러졌다.


깃발들이 휘날리는 가운데, 꽃다발과 꽃잎들이 발 아래에 뿌려져 있었다.


성문이 열리고 백성들은 태양 아래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왕을 맞이했다.


베네딕투스는 성채 꼭대기에서 그 모습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개선식의 의례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베네딕투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배알할 수 있었다.


그는 당당히 문을 열었고, 그 누구도 그의 발걸음을 잡지는 않았다. 다만 두려움과 경멸의 시선을 던질 뿐.


궁의 따가운 시선은 익숙해졌다.


씁쓸한 미소를 짓는 베네딕투스를 보며 왕은 두 팔 벌려 그를 반겼다.


“베네딕투스, 어서 오거라.”


“네. 왕이시여.”


궁의 예를 차리는 베네딕투스에게 왕은 퍽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허허, 이제 다 컸다고 아버지라고 불러주지도 않는 게냐.”


왕의 농에 곁에서 있던 왕비가 웃으며 왕의 손을 맞잡았다.


베네딕투스가 바라는 미래였다.


“혼약을 맺고 싶습니다.”


왕과 왕비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번에는 왕이 먼저 왕비의 손을 따스히 토닥이며, 베네딕투스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래. 너도 이제 성인이 되었고 하니, 걱정하지 말거라. 좋은 혼처를 구하고 있으니···.”


“이런 저를 사랑해주는 여성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 여인을 사랑하고요. 그러니 허락해주십시오.”


왕비는 기쁜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베네딕투스에게 되물었다.


“그 처자가 누구더냐.”


“이라이라 하옵니다.”


“이라이라 함은?!”


왕비의 눈이 한층 더 커졌다.


“누구기에 그러시오.”


왕의 물음에도 왕비는 묵묵부답이었다.


베네딕투스는 마른 침을 삼켰다.


“어머니, 그렇습니다. 이리아는 망국 필리네의 포로로 저에게 배정된···.”


쾅-!

왕이 제 왕좌를 강하게 내리쳤다.


“그건 안 된다!! 내가 다른 여식을 소개해 줄 터이니···.”


베네딕투스가 무릎을 꿇었다.


“이런 저를 진정 사랑해주는 여자입니다. 부디 윤허해주시옵소서.”


그는 왕 앞에 부복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제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옵니다. 아버지···.”



이안의 머릿속 장면이 바뀐다. 이곳은 베네딕투스의 침실 안.


“이리아, 아버지께서 우리의 혼인을 허락해주셨어.”


감격에 겨운 듯한 베네틱투스의 말에도 여자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가 힘겹게 말을 뱉었다.


“···. 그렇군요.”


“이리아, 어찌 기뻐하지 않는 게요. 혹시 나와의 혼인이···.”


베네딕투스는 제 황소 머리를 떨구었다.

아리아의 가녀린 손이 베네딕투스의 손등을 덮는다.


“그럴 리가요. 믿기지 않아서, 너무 기뻐 그러하옵니다.”


“하지만 그대의 얼굴에 그늘이···. 그대가 원하지 않는 걸 하고 싶지는 않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그대뿐이오.”


아리아는 베네딕투스의 까만 눈동자를 보며 말갛게 웃었다.


“저에게도 당신뿐이에요.”


베네딕투스가 그런 아리안을 꼭 껴안는다.


“내가 반드시 그대를 행복하게 해주겠소.”


아리안이 베네딕투스의 등을 다정한 손길로 쓰다듬었다. 하지만 아리안의 얼굴은 차갑게 얼어 있었다.


“밤이 늦었습니다. 이 차를 드시고 침소에 드시지요.”


“하하. 내가 너무 들떴나 보오.”


베네딕투스가 팔의 힘을 풀어 아리아를 놓아 주었다


아리아는 베네딕투스의 소의 형태를 띤 하반신 옆에 무릎을 꿇고 찻잔에 찻물을 따른다..


“내 앞에 무릎을 꿇지 말라지 않았소.”


베네딕투스가 아리안의 옆에서 함께 무릎을 꿇었다.


“식을 치르면 그렇게 하지요.”


아리아는 그런 베네딕투스에게 찻잔을 건넸다.


베네딕투스는 매일 밤 이리아가 저를 위해 손수 끓여 준 차를 마시며 침대 위에 눈을 감았다.


깊은 잠에 빠진 베네딕투스의 위로 뜨거운 물방울이 떨어진다···.


베네딕투스는 자신의 상반신에 무게감을 느끼며 눈을 떴다.


그가 눈을 떴을 때, 사랑하는 연인이 울고 있었다.


머리 위로 자신을 향해 검을 겨눈 채.


“나는 필리네 왕국의 3 왕녀 이리안벨사 필리네스크.”


베네딕투스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연인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당신이, 당신의 나라가, 당신의 아버지가···.”


이리아는 서럽게 울었다. 마치 어머니를 잃은 아이처럼.


무어라 말하고 싶었지만, 베네딕투스의 입에서는 어떠한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당신의 아버지가 그러더군요. 신들께 바치는 제물이라고, 왕국을 위해, 신들의 저주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제물이라니···.’


베네딕투스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인들이 뒤에서 자신이 태어난 날부터 이어진 기근과 전염병이 돌았다는 건 들은 적이 있었지만···.


정말 그게 신들의 저주였다고?


베네딕투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베네딕투스의 가슴으로 내리꽂을 것 같던 아리안의 손이 떨렸다.


“그래요. 당신은 모르시겠죠. 편안한 왕궁 속에서 왕의 비호를 받으며, 눈과 귀를 막은 당신은···.”


아리아의 말이 비수가 되어 꽂혔다.


베네딕투스는 자신의 외모를 핑계로, 국내나 국외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복 전쟁은 단순한 영토확장이라 보았다.

그런데 인신 공양을 위한 전쟁이었다고?


‘그렇구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였구나.’


“지금도 제 귓가에 들려요. 너무도 생생하게···. 백금색 광휘 속에서 울부짖던 내 백성, 내 형제, 내 아버지, 내 어머니의 비명이!!”


아리안이 울부짖었다.


베네딕투스는 정말 자신밖에 모르는 바보였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어떤 삶을 살았을지, 어떤 고통 속에서 살았는지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아리안의 모습만을 보며 행복해했다.


“미···. 안···. 해···.”


베네딕투스는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입 때문에, 힘겹게 세 글자만을 말하고, 속으로 되뇌었다.


나는 몰랐어. 네가 그렇게 힘들어할 줄은, 나는 정말···. 미안해. 미안해.


베네딕투스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런 내가 어떻게 당신과 같은 괴물을 사랑할 수 있겠어요.”


‘나는 죽는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에게도 괴물일 수밖에 없는인간이었구나.’


베네딕투스는 눈을 감고 결연히 죽음을 받아들였다.


제 삶의 시작과 함께한 저주가 자신의 죽음과 함께 끝나기를. 그래서 이리아의 복수가 갚아지기를···.


푹-!


살을 찢는 소리와 함께 베네딕투스의 얼굴과 가슴 위로 뜨거운 액체가 쏟아졌다.


‘안돼, 안된다고.!!’


베네딕투스는 본능적으로 그 뜨거운 액체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코끝으로 진한 혈향이 스쳤다.


베네딕투스가 눈을 떴을 떄, 베네딕투스를 향했던 단검이 이리아의 복부에는 단검이 꽂혀 있었다.


“그런데, 결국 괴물을 사랑해버렸네요···.”


‘말하지 마, 말하지 말라고. 어서 궁의를 부를 테니···.’


베네딕투스의 눈의 실핏줄이 터지며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베네딕투스의 간절한 소망에도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리아의 몸이 힘없이 베네딕투스의 가슴으로 쓰려졌다.


”베네딕투스···. 미안해요.”


‘차라리 나를 죽여. 너는 잘못한 게 없잖아!!’


이리아의 손이 붉은 털로 뒤덮인 베네딕투스의 황소 얼굴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가여운 사람···.”


그 말을 끝으로 이리아의 팔이 축 늘어졌다.


베네딕투스는 사지가 마비된 채 차게 식어가는 연인의 체온을 느끼며, 그렇게 무기력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또다시 장면이 바뀐다···.


왕의 집무실에 베네딕투스가 들이닥쳤다.

베네딕투스의 완력에 완숙한 기사마저 힘으로 저지할 수 없었다.


“왕자님 이렇게 함부로···.”


왕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기사에게 말했다.


“되었다. 자네는 이만 물러가게.”


왕의 명령에 기사는 곧장 문을 닫고 집무실을 나섰다.


“들었다. 아리아가 필리네의 3 왕녀였다고.”


“함부로 그녀의 이름을 입에 담지 마십시오!! 당신은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 너도 알게 된 것이냐.”


왕이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본 베네딕투스는 왕을 비웃었다.


”부끄러운 줄은 아시나 봅니다.”


베네딕투스의 말에 왕은 고개를 들었다.


“나는 부끄러울 게 없다.”


자신을 닮은 검은 색 눈동자가 베네딕투스를 응시하였다.

그의 말대로 한 점 부끄럼이 없는 당당한 눈이었다.

그 칠흑같이 까만 눈이 베네딕투스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


“산 제물이라니요!! 그것도 사람을!! 마족 숭배자들이나 하는 짓거리를, 왜!!”


“그러면 내가 어찌해야 했다는 말이냐!!”


왕의 목소리가 한층 격양되었다.


“저 때문이라고 말씀하시고 싶으신 겁니까?”


베네딕투스가 도발적으로 왕을 쳐다보았다.

왕은 손으로 눈가를 덮으며 숨을 골랐다.


“···. 너 때문이 아니다. 이미 왕국을 건국하신 건국왕께서, 신들께 하신 맹세이시다.”


“그게 핑계가 된다고 생···.”


쿵-!

왕이 일어서며, 왕좌가 뒤로 넘어갔다.


“신들께서! 인간을 제물로 요구하셨고!! 나는 그 맹세를 저버렸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


왕의 눈이 분노로 이글거렸다.

누구를 향한 분노일까.

자신의 선택을 나무라는 아들을 향한 분노일까.

그게 아니라면 신들을 향한 분노일까.


베네딕투스는 그 이글거리는 눈에 대항했다.


“그래서 제 왕국 백성들의 목숨은 그렇게 아까우셔서, 다른 나라들을 정복하신 겁니까? 그렇게 정복하신 나라의 백성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계속 신들께 인신 공양하려고요?! 아버지는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베네딕투스가 왕을 몰아세우자, 왕이 벌건 눈으로 베네딕투스에게서 지척으로 걸어왔다.


“그러면 나더러 어찌하란 말이냐!! 신들의 말씀을 거역한 죄로 왕국에는 기근과 전염병이 돌았다. 그리고 너는 괴물···.”


순간 왕의 눈에는 아연한 기색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제 아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베네딕투스는 왕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드디어 인정하시네요. 제가 괴물이라고.”


“베네딕투스, 그게 아니다. 내 말은···.”


“사람들께 신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리겠습니다. 괴물인 제가 그 증거지요.”


“안된다, 안된다. 밴. 신들의 노여움을 사서는 안 돼!!”


“도대체 무엇이 신이란 말입니까? 자신의 명을 듣지 않으면, 그것도 사람의 생명을 바치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저주를 내린다.? 그야말로 우리가 속되게 부르는 마족과 같지 않습니까!!”


신성한 빛의 섬광이 내려왔다.


강한 광채의 위아래의 구분마저 모호해졌다.


왕성 전체가 백금색 빛으로 뒤덮였다.


이상 현상에 기사들이 들이닥쳐도 이상할 게 없건만, 고요했다. 마치 공간이 분리된 것처럼···.


“마족이라고? 감히 얻다 대고, 그따위 개X 같은 소리를 씨불이는 거지? ”


왕이 빛무리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아, 아닙니다. 제 아들이 사랑하는 연인을 조금 전에 잃어 제정신이 아니라 실언을 뱉은 것입니다!!”


“흠···. 그러면 그딴 XX X 같은 말을 뱉은 놈은, 그 아가리를 찢어줘야 하지 않겠나?”


베네딕투스에게 항상 거대하게만 느껴졌던 아버지가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부디, 자비를 내려주시옵소서. 이 아이가 저희 왕국의 하나밖에 없는 핏줄입니다. 이 아이가 장차 커서 신들께 드릴 맹세를 지킬 터이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베네딕투스가 왕과 빛 사이를 가로 섰다.


“내가 너희들의 저주로 태어났다고? 그리고 그런 비열한 너희들을 위해 인간을 제물을 바치라고? 하, 하하하-”


“밴. 그 입 닥치지 못할까!!”


“너야말로 닥치고”


왕의 몸이 그대로 바닥으로 처박혔다. 하지만 여전히 베네딕투스의 눈은 백금색 광휘만을 향하였다.


아리안이 말한 백금색 빛···!


“훗-. XXXXX, 어디 한 번 계속 지껄여 봐. 아 지껄이기만 하면 되니깐 다른 건 다 필요 없겠네.”


베네딕투스의 팔과 다리가 두부를 가르듯 잘렸다. 피가 분수처럼 터졌다.


그리고 베네딕투스의 귀와 눈이 썩어들어갔다.


왕은 제 아들의 텅 비어가는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배에엔!!”


하지만 베네딕투스는 크게 광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좋다 좋아. 이게 너희들의 저주냐? 그렇다면 나는 너희들을 저주하겠다. 네 놈들의 노리개 따위는 되지 않겠어!!”


베네딕투스는 자신의 혀를 물었다.

잘린 혀가 궁전 바닥에서 꿈틀거렸다.


“안된다!! 밴 안 돼!!”


왕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렀다.


“하아, 이놈의 왕가는 자식 교육을 도대체 어떻게 하기에, 이 XX들이실까? 누가 네 멋대로 죽게 둔대? 어이가 없네.”


딱-! 광채 속 손가락이 튕기자, 베네딕투스의 몸이 이전과 같은 몸으로 돌아왔다.


“이게 무슨!!”


베네딕투스가 자신의 손발을 보았다.


“그래. 좋다. 이 왕국 더러워서 다시 안 와. 그냥 모두를 제물로 쓰겠어. 인간은 번식력이 좋으니 다시 이 자리에는 다른 싱싱한 인간들로 채워지겠지.”


다시 한번 손을 튕기는 소리가 났다.


반인반우의 베네딕투스의 몸은 점점 더 거대해지며, 그 과정에서 근육들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그가 변해가는 동안, 이성의 마지막 흔적인 그의 까만 눈동자마저도 그의 눈에서 사라졌다.

붉은 눈동자는 붉은 광기로 가득 차며 피와 증오로 불타올랐다.

베네딕투스의 입가에서는 거품 섞인 침이 질질 흘러내렸다.


“베, 베네딕투스···.”


왕은 망연자실한 눈으로 진정 괴물로 변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베네딕투스의 눈은 더는 인간적인 감정을 담고 있지 않았다. 그곳에는 오직 파괴의 본능과 순전한 광기만이 남아 있었다.


베네딕투스는 주먹을 내리치며, 벽과 바닥을 마구잡이로 부수기 시작했다.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돌들이 부서져 나갔고, 그의 괴력에 의해 미궁의 구조물들이 흔들렸다.


베네딕투스는 목에서 깊은 포효를 뿜어내며 제 아비를 갈가리 찢었다.


“크하하하, 정말 장관이로구나.”


그의 붉어진 눈은 이지를 완전히 잃고, 오직 파괴와 학살의 충동만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휘두르며 모든 것을 부수고, 발로 차서 산산조각을 냈다.


그의 포효는 끝없이 울려 퍼졌고, 왕국 크레토스의 멸망을 알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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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폭군의 창 아래(3) 24.07.12 13 0 14쪽
50 폭군의 창 아래(2) 24.07.10 16 0 13쪽
49 폭군의 창 아래(1) 24.07.09 17 0 14쪽
48 해츨링은 참지않긔(4) 24.07.08 16 0 16쪽
47 해츨링은 참지앉긔(3) 24.07.07 15 0 17쪽
46 해츨링은 참지않긔(2) 24.07.06 19 0 14쪽
45 해츨링은 참지않긔(1) 24.07.05 18 0 17쪽
44 해츨링과 밥상머리 교육(2) (수정) 24.07.04 18 0 17쪽
43 해츨링과 밥상머리 교육(1) 24.07.03 20 0 16쪽
42 폭군의 창(3) 24.07.02 23 0 15쪽
41 폭군의 창(2) 24.07.01 21 0 15쪽
40 폭군의 창(1) 24.06.30 27 0 16쪽
39 검과 거래 24.06.28 25 0 16쪽
38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3) 24.06.26 28 0 12쪽
37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2) 24.06.25 23 0 13쪽
36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1) 24.06.24 25 0 13쪽
35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4) 24.06.23 23 0 13쪽
34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3) 24.06.22 24 0 17쪽
33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2) 24.06.21 27 1 19쪽
32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1) 24.06.20 28 1 14쪽
31 이세계의 종교쟁이(3) 24.06.19 25 1 14쪽
30 이세계의 종교쟁이(2) +1 24.06.18 26 1 16쪽
29 이세계의 종교쟁이(1) 24.06.17 32 1 13쪽
28 최초로 던전이 무너진 날 24.06.16 30 1 12쪽
27 크레토스 미궁의 생존자들 24.06.15 32 1 13쪽
» 저주받은 소, 축복받은 자 24.06.14 29 1 16쪽
25 미노타우르스의 미궁(4) +1 24.06.13 32 1 14쪽
24 미노타우르스의 미궁(3) 24.06.12 27 1 14쪽
23 미노타우르스의 미궁(2) (수정) 24.06.11 2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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