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룡이 내게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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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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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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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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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 거래

DUMMY

노르그렌 전체가 용광로의 열기로 달아올랐고, 멈춰있던 노르그렌의 심장이 세찬 박동을 시작하였다.


이안이 절뚝이며 용광로 앞으로 다가가자, 용광로에 집중하고 있던 드워프들의 동작이 일제히 멈춘다.


드워프들은 이안의 회색 눈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오른 가슴을 두 번 두들겼다.


분명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이었지만, 노르그렌 드워프들의 눈은 달라져 있었다.


-···. 여기가 레드 드래곤의 영역인지, 반푼이 해츨링의 영역인지 모르겠구나.


아르바토로메우스의 말에 이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안을 보며 드워프들은 그 의미를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선, 다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식어가는 용광로를 되살리기 위한 분투는 끝나지 않았으니까.



용광로 앞에 있던 수석 대장장이 드워프 그롬닐이 이안에게 다가왔다.


“이안님, 저희에게 의뢰하려고 하는 물건이 무엇입니까?”


“별건 아니고, 검 좀 만들려고 해.”


“이안님께서 쓰실 검입니까?”


이안은 잠시 말을 골랐다. 하루를 뭐라고 하는 게 가장 좋을까.

이안은 곧바로 답을 내렸다.


“아니. 내 노예에게 줄 무기야.”


“네, 그러시···. 노예 말씀입니까?”


노예라는 말에 놀라는 그로인의 몸을 젖히고, 백발의 드워프가 나섰다.


노르그렌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백발의 그로인이 잔뜩 흥분하여 말했다.


“아니! 그런데 어찌 데리고 오지 않으셨습니까?!”


이안은 훗날, 백발의 마법사가 만든 블리자드(Blizzard) 속에서 용사들을 참살할 ‘미친년’을 떠올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아직 이 혹한을 견디기는 힘들어 보였거든.”


얼굴에 그을음이 잔뜩 묻은 백발의 그로인이 이안의 말에 탄식을 뱉었다.


“어찌 그런!!”


“무슨 말인지 알아. 그로인. 하지만 괜찮아.”


“무엇이 괜찮다는 말씀입니까?!”


그로인은 화를 숨기려 하였지만, 들썩이는 그의 어깨를 이안이 모를 리 없었다. 그리고 그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도 알았다.


무기는 전사의 손을 타고 태어나는 법.


검은 그 주인의 몸에 맞춰 숨을 쉬고, 주인의 힘에 맞춰 무게를 달리한다.


칼날도 모든 면이 날카로워야 좋은 게 아니었다. 장인은 주인의 팔 길이에 맞춰 칼날을 벼린다.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 손잡이조차도, 주인의 손아귀에 감기어야만 했다.


검을 들 이를 데려오지 않았다는 건, 마치 혼령 없는 육신을 만들겠다는 것과 같았다.


드워프들의 장인정신을 아는 이안이 웃으며, 제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이 머릿속에 그 아이에 대한 모든 신체적 정보가 다 있으니까. 오히려 본인보다도 내가 그 아이에 대한 몸에 대해 더 잘 알 거야.”


-역시 수인 소녀를 그런 식으로!! 이런 응큼한 해츨···, 끄아아악!!


이안이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툭 하고 치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아직 자신이 어떤 검을 사용하는 지도 모르거든.”


그로인이 씩씩거리며 하얀 콧김을 내뿜었다.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어쩌면 드래곤 앞에서 제 목을 내놓는 불경한 행위였지만, 이안은 맡은 일에 열정적인, 책임감 있는 사람을 좋아했다. 단, 그 사람이 자신의 편일 경우에만 해당하는 말이지만 말이다.


이안은, 그들이 검을 사용할 하루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실물 크기 그대로를 바닥에 그리려 지팡이 끝에 힘을 주었다.


-해츨링아, 드워프들에게 실력행사를 할 셈이냐?


이안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아르바토로메우스의 말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걸 깨달은 이안이 상황을 설명하러 입을 떼려는 순간이었다.


“제까짓 것이 감히!! 운 좋게도 이안님의 영광스러운 노예가 되었는데, 곁에서 보필하지 않는다니요!! 아무리 쓸모없는 노예라도, 죽어서라도 제 남은 체온으로 주인의 몸을 데워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얼어 죽을 놈 같으니라고!!”


-저 늙은 드워프놈이 뭐라고 지껄이는 것이냐?!! 뭐? 운 좋게? 영광? 어딜 뚫린 입이라고!!


머릿속에서 울리는 아르바토로메우스의 분노에도, 이안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로인의 미친 소리에 주변에 있는 드워프들이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역시 광룡의 협박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노예를 택한 것이다.


이안은 이 드워프들을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선택했다.


“그로인, 내 노예는 내가 알아서 한다.”


이안의 낮게 읊조린 말에, 그로인은 그대로 부복하였다.


“맞습니다. 어찌 감히 제가 드래곤님의 생각을 알 수 있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이안은 드워프들을 무시하고, 바닥에 하루를 그려갔다.

지팡이 끝으로 노르그렌의 지반이 어스코어를 두부처럼 갈라졌다.


손쉽게 어스코어를 가르는 이안의 지팡이에, 드워프들을 하는 일도 멈추고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먼저 그는 하루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았다.

늑대의 특징을 지닌 인간형 골격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발톱과 강인한 어깨, 그리고 유연한 척추가 지팡이 끝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이안은 특히 하루의 팔과 손에 주의를 기울였다.

검을 다룰 때 사용되는 근육은 더 세밀하게 표현했다.


상완이두근과 삼두근의 굴곡, 전완근의 치밀한 섬유질, 그리고 손목의 유연한 관절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다음 이안은 깊이를 조절하여 음영을 불어 넣었다.


근육의 입체감이 살아나고, 뼈의 돌출부가 은은하게 드러났다.

늑대의 특징인 발달한 흉곽과 강인한 다리 근육도 정교하게 묘사되었다.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을 지녔다.


이안은 마무리 동작으로 지팡이를 한번 툭 털었다.

일필휘지로 바닥에 새겨진 실물 크기의 하루를 보고 이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뒤로 물러나 자신의 작품을 감상했다.


“어때? 세부적인 근육의 디테일이 살아있지. 오른손잡이이기 때문에 생기는 비대칭도 오차 없이 완벽하게 재현해 냈어.”


-이게 무슨···.


아르바토로메우스는, 얼굴 없는 기괴한 인체 해부도를 하루라고 말하는 이안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아르바토로메우스와는 달리 드워프들은 우레같은 박수와 함께 찬사를 보냈다.


“예술의 신이십니다!!”

“제 평생 이런 아름다운 작품은 보지 못했습니다.”

“나 같은 놈은 조각을 해서는 안 되었어.”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그중 몇몇은 좌절에 빠지거나,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 드워프들의 미적 감각이 이렇게 이상했었나?


누구보다도 예술에 진심이 종족이었다.

감히 드래곤과 비견될 정도의 심미안을 가진 종족이 드워프였다.


“어때? 그롬닐?”


“대. 대단하십니다!!”


“그게 아니라, 이 정도면 그려져? 검 사용자의 모습이? 아니다 잠깐만 기다려봐. 측면도 그려줄게.”


이안은 이번에도 역시나 한 번의 망설임 없이 그었고, 드워프들의 함성과 함께 순식간에 얼굴 없는 인체 해부도의 측면이 완성되었다.


“흠. 버릇이 있기는 한데, 처음에는 모든 버릇을 빼고, 정석적으로 가르칠 셈이야. ”


이안은 그렇게 말하며 왼손 반지에서 검으로 쓸 재료들을 꺼냈다.


이안의 손에 잡히는 재료들을 보며 그롬닐은 입이 벌어졌다.


재료들을 대충 꺼내 늘어놓은 이안의 곁으로 드워프들이 모여들었다.


“야, 저거 내가 생각한 거 맞냐?”

“저거 부스러기라도 내가 얻을 수 있을까?”

“그롬닐이 잘도 넘기겠다. 미세한 가루 하나도 놓치지 않을걸.”


“그롬닐, 침 닦아.”


“네? 넵, 쓰읍-.”


정신을 차린 그롬닐은, 어느새 백금색의 그것에 손을 대려는 그로인의 손을 쳐냈다.


“손버릇 나쁜 건 알고 있었지만, 아들에게까지 이러고 싶소?!”


“이놈아, 이건 너 같은 애송이가 만져도 될 물건이 아니다!”


눈이 돌아간 백발의 그로인이 백금색 그것에 달려들었다.

그롬닐은 마을 최연장자이자 자신의 생물학적 아비인, 노인의 사정을 봐줄 생각도 없다는 듯 그대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백전노장 그로인은 무게중심을 밑으로 내리며 그롬닐의 육중한 몸을 받아냈다.


두 드워프들이 깍지를 끼고서 대치하는 사태에 이안은 아플 리 없는 머리가 아파져 옴을 느꼈다.


-저 드워프들 뭐 하고 있는 거냐?


“그러게 말이다.”


이안은 바닥에 내려놓은 백금색 조각을 내려다보았다.


“더 작은 걸 꺼낼 걸 그랬나? 저 둘의 반응을 보니 좀 아까운데?”


이안은 발아래 내려놓은 조각을 들었다.

이안의 백금발과 꼭 닮은 조각이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이안의 혼잣말에 화들짝 놀란 두 드워프가 동시에 손을 놓았다.


눈빛으로 서로의 뜻을 교환한 둘은, 헛기침하며 이안에게 다가갔다.


백발의 그로인이 먼저 입을 뗐다.


“이안님, 진정하시지요. 우선 잠시 두지 않겠습니까? 하악, 하악....”


그롬닐은 또다시 눈이 돌아간 제 아비를 어깨로 툭 쳤다.


하지만 그롬닐 또한 이안의 손에 들린 백금색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시 그로인이 그롬닐을 쳤다.


그롬닐은 헛기침을 하며 조심스럽게 이안에게 물었다.


“죄송합니다. 이안님. 그런데 정말 저희가 생각하는 게 맞습니까? 이안님의···.”


그롬닐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이안의 손으로 돌아가는 눈을 고정하려 하였지만 그의 눈동자는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로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드래곤님 알의 파편?!”


“맞아. 내가 태어난 알의 일부분이지.”


주름으로 축 처진 그로인이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오 볼카누스시여. 제 생에 드래곤님의 알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의 아들인 그롬닐은 드래곤의 알껍데기라는 확인을 받은 후 경련을 일으켰다고 착각할 정도로 전신을 떨어댔다.


-쯧. 바보 같은 것들 괜한 말을 하는구나. 수인 소녀에게 최고의 검을 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이 욕심 많은 해츨링이 거두면 어쩌려고.


예상치 못한 격한 반응에 이안은, 자신의 알껍질의 가치와 하루의 가치를 저울질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신에게는 알껍데기가 필요치 않았다.

저 단단한 알껍데기를 차 부수고 나온 것이 자신이었으니까.

자신은 몸뚱이가 최대의 무기였다.


게다가 저 알껍데기가 이안이 가진 전부도 아니었고, 미래의 용사 학살자 또는 미친년이 제 전력으로 쓰이는 것이 쓸모없는 알껍데기보다는 훨씬 도움이 컸다.


다만, 저렇게 호들갑을 떨어대니 조금 더 작은 파편을 꺼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말이다.


“그럼, 그롬닐. 이걸로 검을 만들어줘.”


하지만 이안의 예상과는 달리 그롬닐이 요지부동이었다.

차마 제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그롬닐을 알고, 그로인이 한숨을 쉬고서 그롬닐을 대신해서 말했다.


“후-. 이안님···. 드래곤의 알입니다. 아시다시피 드래곤의 숨결이 아니고서는 제련할 수 없지요. 하지만 지금 드래곤의 숨결로는 불가능합니다!”


“···.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이안이 알껍데기를 아공간에 집어넣으려 하자, 이제까지 가만히 있던 그롬닐이 급하게 외쳤다.


“자, 잠시만 기다려줏! 큭.”


급한 마음에 그롬닐은 혀를 깨물고 말았다.


“어차피 못 만든다며?”


이안의 냉정한 말에 그롬닐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제 평생 드래곤의 알을 볼 일이 있을까?

아니 그보다도 역사상 드래곤의 알로 제련을 한 드워프가 존재했을까?

그때 장로회의실에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이번 탐사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안님, 레드 드래곤님을 모시는 자로서, 레드 드래곤님의 해츨링이신 이안님께서 원하시는 물건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 녀석 혀가 길구나. 어서 빨리 수인 소녀에게 줘야 하는데 말이다.


이안의 입에서는 혹한의 겨울보다도 시린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내 말을 거역할 셈인가?”


그 말을 끝으로 이안의 발아래 금이 가며 용광로에까지 금이 갔다.


용광로의 불을 지키고 있던 드워프들은 난리가 났다. 하지만 이안의 분노를 마주 보고 있는 두 부자(父子)는 침착했다.


백발의 그로인은 조금 전 이안의 오른손에서 붉은빛을 반짝였던 팔찌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내 생각이 맞다면. 저건···.’


수석 대장장이 그롬닐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당장 네가 만들 수 있는 최선을 다하거라. 아무리 용광로의 불이 약해졌어도, 현시점 서대륙에서 가장 강한 화력이다. 굳이 안되는 걸 붙잡을 필요는 없다.”


그롬닐이 세워져 있던 한 쪽 무릎마저 꿇으며 말했다.


“드래곤의 비늘을 베는 검을 만들겠습니다.”


순간 노르그렌 전체에 정적이 흘렀다.


그롬닐 옆에 있던 그로인의 몸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려왔다.


“네 이놈!! 네 녀석이 지금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 아느냐!!”


그로인은 지금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고 있는 아들의 목을 부러트릴 기세였다.


“크하하하하-!!!”


이안의 웃음소리가 노르그렌이 자리 잡은 베나룩스 산맥의 심층부를 울렸다.


고요한 노르그렌은 이안의 웃음만이 메아리쳐 동굴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그렇게 한참을 웃던 이안이 웃음을 그치고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롬닐을 바라보았다.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했는지 아느냐?”


그로인이 고개를 들어 이안의 회색 눈동자와 마주하며 말했다.


“네. 압니다.”


이안의 한 쪽 입꼬리가 삐투름하게 올라갔다.


“어떻게 만들겠다는 거냐? 용광로의 불꽃이 되살아나면?”


이안의 비꼬는 말에도 그롬닐은 물러서지 않았다.


“네. 맞습니다. 이전에 아버지께서는 최근 수십년간 드래곤 비늘을 연구하셨고, 드래곤 비늘을 녹이시는데 성공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노르그렌은 몇년째 이어지는 혹한의 겨울에 불꽃을 살리기 위한 여러 연구들이 있었고, 비록 드래곤의 숨결을 살려내지는 못했지만, 더 강한 화력을 내는 방법들을 찾았습니다. 그렇기에 드래곤의 숨결이 이전과 같아진다면, 실질적으로 더 높은 화력을 만들어낼 수 있고···. 검의 힘만으로도 드래곤의 비늘을 벨 수 있을 정도의 강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안이 무릎꿇고 있는 그롬닐에게 다가갔다.


“나는 너의 말장난을 들을 생각이 없다. 나는 이곳을 곧 떠날 것이다. 시간이 없거든. 나더러 몇년째 이어지는 혹한의 겨울을 어느 세월에 끝나기를 기다려라는 말이냐? 아니면 나보고 해결하라는 말이냐? ”


이안이 한 걸음을 뗄때마다 어스코어지반을 깨졌고, 그 여파가 그대로 용광로로 향했지만 그롬닐은 멈추지 않았다.


“저희도 어제 이안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희의 힘으로 저희의 소중한 것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탐사대를 보냈습니다. 결코 이안님께 도움을 빌리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그저! 드워프로서! 대장장이로서! 저의 욕심을 말한 것 뿐입니다. ”


그롬닐은 제가 할 수 있는 말을 다 하고서, 저에게 다가올 운명을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좋다. 이번 탐사대가 가는 곳에 한 번 가보지. 하지만 그 곳에서 혹한의 겨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너는 군말없이 내 명대로 무기를 만들어라.”


기다렸던 이안의 말에 그롬닐이 눈물을 흘렸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롬닐이 감사의 눈물을 닦고 고개를 들었다.


이안의 눈과 마주친 그롬닐은 흠칫 몸을 떨었다.



이안은 웃으며 그롬닐을 보고 말했다.


“너는 네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희망이나 선의 따위가 아니다.


이것은 분명한 거래.


이안의 회색 눈동자가 끈적한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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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폭군의 창 아래(1) 24.07.09 16 0 14쪽
48 해츨링은 참지않긔(4) 24.07.08 15 0 16쪽
47 해츨링은 참지앉긔(3) 24.07.07 14 0 17쪽
46 해츨링은 참지않긔(2) 24.07.06 18 0 14쪽
45 해츨링은 참지않긔(1) 24.07.05 16 0 17쪽
44 해츨링과 밥상머리 교육(2) (수정) 24.07.04 17 0 17쪽
43 해츨링과 밥상머리 교육(1) 24.07.03 19 0 16쪽
42 폭군의 창(3) 24.07.02 22 0 15쪽
41 폭군의 창(2) 24.07.01 20 0 15쪽
40 폭군의 창(1) 24.06.30 26 0 16쪽
» 검과 거래 24.06.28 24 0 16쪽
38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3) 24.06.26 27 0 12쪽
37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2) 24.06.25 22 0 13쪽
36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1) 24.06.24 24 0 13쪽
35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4) 24.06.23 22 0 13쪽
34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3) 24.06.22 23 0 17쪽
33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2) 24.06.21 26 1 19쪽
32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1) 24.06.20 27 1 14쪽
31 이세계의 종교쟁이(3) 24.06.19 24 1 14쪽
30 이세계의 종교쟁이(2) +1 24.06.18 24 1 16쪽
29 이세계의 종교쟁이(1) 24.06.17 31 1 13쪽
28 최초로 던전이 무너진 날 24.06.16 28 1 12쪽
27 크레토스 미궁의 생존자들 24.06.15 31 1 13쪽
26 저주받은 소, 축복받은 자 24.06.14 27 1 16쪽
25 미노타우르스의 미궁(4) +1 24.06.13 31 1 14쪽
24 미노타우르스의 미궁(3) 24.06.12 26 1 14쪽
23 미노타우르스의 미궁(2) (수정) 24.06.11 2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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