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룡이 내게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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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노예
작품등록일 :
2024.05.2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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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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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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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츨링은 참지않긔(4)

DUMMY

혹한의 겨울이 끝난 베아룩스 산맥도 깊은 협곡 사이에 눈보라를 막을 수는 없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 은빛으로 빛나는 방한복을 입은 사내가 북부로, 북부로 절뚝이는 발걸음을 옮긴다.


지팡이가 눈 속으로 푹푹 빠지고 그의 힘없는 오른 다리가 눈 속에 파묻혀 질질 끌며 발걸음을 옮기던 사내가 걸음을 멈춘다.


그 순간 사내가 디딘 바닥이 흔들렸다.


“알바, 와이번이 땅바닥에서 나올 리는 없겠지.”


-우매한 해츨링아, 그럴 리가 있겠느냐.


아르바토로메우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 속에서 무언가 솟구쳐 올라왔다.


하얀 눈과 구분되지 않는 거대한 삼각형 머리가 치솟았다.

그 충격으로 계곡에 얼어붙었던 눈들이 깨지고 부서졌다.


이안은 발밑에서 솟아오르는 얼음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스노우 바실리스크라. 아직 멸종되지 않았구나···. 스노우 바실리스크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게 반푼이 해츨링, 네가 태어나기도 전인데···. 역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자연의 신비가···.


공중에 뜬 이안을 향해 바실리스크의 독이 날아왔다.

이안은 가볍게 저와 함께 튀어 오른 바위를 지팡이로 쳤다.


“어디서 더럽게 침을 뱉어.”


바위가 굉음을 내며 이안을 덮치는 독을 막으며 녹아내렸다.


이안은 덕분에 안전하게 협곡 위로 착지했다.


“나오라는 북부 와이번은 안 나오고 왜 이런 놈들만 꼬이는 걸까.”


이안은 제 발아래, 베나룩스 산맥의 가장 작은 봉우리 하나를 옆으로 눕힌 것만큼 거대한 스노우 바실리스크를 보았다.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몸통은 투명한 얼음 비늘로 뒤덮여 있었고, 그 끝에는 날카로운 고드름 가시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삼각형 머리에는 얼음으로 된 왕관 모양의 돌기가 있었고, 루비처럼 붉은 눈에서는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바실리스크가 고개를 들자, 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안의 숨결이 하얀 입김이 되어 얼굴 앞에서 얼어붙었다. 그의 눈썹과 속눈썹에 서리가 맺혔다.


“그래도 바실리스크니까. 저 머리는 쓸모가 많겠지?”


이안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삐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얼굴에서 악의가 느껴지느냐. 도대체 바실리스크 머리로 무얼 할 셈이기에.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고, 쓰일 곳은 많겠지.”


스노우 바실리스크가 이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얼음 비늘들이 서로 부딪히며 유리 깨지는 소리를 냈다.


이안은 재빨리 몸을 굴려 피했다. 바실리스크의 턱이 땅에 부딪히자 거대한 얼음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안은 오른손에 채워진 팔찌를 움켜쥐었다.

팔찌의 붉은 보석에서 빛이 반짝였다.


이안의 근육이 팽창하며 온몸에 힘이 넘쳐흘렀다.

그는 튀어 오른 얼음 기둥을 딛고 높이 뛰어올랐다.


“그러니 부서지지 않게, 조심조심···.”


이안은 공중에서 바실리스크의 등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쾅! 주먹이 얼음 비늘에 부딪혔다.


충격파가 퍼지며 비늘 여러 개가 산산조각 났다.


하지만 스노우 바실리스크는 꿈쩍도 하지 않는 듯 꼬리를 휘둘렀다.


이안은 간신히 몸을 비틀어 피했지만, 날카로운 얼음 가시 하나가 그의 팔을 스쳐 지나가며 은색 방한복을 비껴갔다.


은색 방한복이 바실리스크의 독으로 물들어 가자, 이안은 망설임 없이 노르딕의 인생 역작 방한복의 소매를 찢어버렸다.


-캬캬캬. 아직도 힘 조절을 하지 못하는 게냐.


“훗, 알바. 힘이 너무 남아돌아 주체할 수 없는 내 심정을 네가 어떻게 알겠냐.”


이안의 여유로운 말과 달리 이안의 미간은 구겨져 있었다.


-크크크, 말이나 못 하면···.


스노우 바실리스크가 고개를 돌려 이안을 노려보았다.


이안은 스노우 바실리스크와 눈이 마주치기 전 눈을 감았다.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시선이 스치고 간 곳마다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이안은 바실리스크의 눈을 피해 불규칙한 얼음 기둥들 사이를 지그재그로 누비며 괴물의 머리 쪽으로 접근했다.


스노우 바실리스크는 입을 크게 벌리고 이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날카로운 얼음 이빨들이 번뜩였다.


이안은 저를 향해 아가리를 벌리는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입속으로 몸을 던졌다.


이안의 몸이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바실리스크의 입천장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바실리스크의 머리가 뒤로 젖혀졌다.


바실리스크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꿈틀거렸다.

그 거대한 몸이 주변의 얼음 기둥들을 부수며 넘어졌다.

땅이 크게 흔들렸고, 눈보라가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숨이 끊어진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입이 쩌억 벌어지더니 그 속에서 이안이 나왔다.


-캬캬캬. 그렇게 잘난 척을 하더니, 결국 바실리스크 입속에 뛰어든 거냐.


노르딕의 인생 역작 방한복이 바실리스크의 체액으로 군데군데 녹아내렸다.


이안은 신경질적으로 방한복의 옷깃을 열어젖혔다.


“이 망할 방한복 때문에 이게 무슨 개고생이야.”


이안은 신경질적으로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머리를 손으로 찢어 반지의 아공간 속에 넣고서, 남은 몸통 부분도 반지의 아공간 속에 집어넣었다.


“누가 무식하게 북부 와이번의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서 옷으로 만드냐고!!”


-가져올 때는 옳다구나. 하면서 가져오더니. 쯧쯧, 아무리 변덕스러운 드래곤이라고는 하나···.


“변덕스러운 건 드래곤이 아니라 날씨지.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져서 베나룩스 산맥의 북부 와이번이 살만한 서식지를 찾아 이렇게 헤매면서 올라온 거 아니야.”


폭군의 창은 그 위명답게 주변에는 몬스터들이 살지 않았다.


-그 변덕도, 그 어린 해츨링 때문이 아니냐.


이안의 회색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알바, 애가 살려고 발버둥 친 걸로 뭐라고 할 게 아니지.”


-···. 갑자기 정론이냐?


“하···. 진짜 북부 와이번을 어떻게 구하지. 큰소리쳐놨는데···.”


-나는 네가 이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게 그 어린 해츨링에게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만···.


아르바토로메우스의 정론에 이안은 백금발을 헝클어뜨리다가 멈췄다. 그리고 눈 속으로 몸을 숨겼다.


이안이 사라진 자리에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이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스노우 바실리스크가 휩쓴 곳을 살폈다.


“이 비늘 자국!!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소행이군요. 아직도 스노우 바실리스크가 존재하다니···. 이거 잘하면 제물로 바쳐서···.”


한 사내가 스노우 바실리스크의 흔적을 발견하고 흥분하며 말했다.


그때 옆에 있던 키가 큰 사내가 손가락을 입에 댔다.

그 의미를 눈치챈 흥분한 사내가 작게 속삭였다.


“무슨 일입니까?”


키가 큰 사내는 중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스노우 바실리스크는 사냥당했다. 바로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곳에서 말이다.”


키가 큰 사내의 말에 조금 전까지 흥분했던 이가 몸을 멈칫거렸다.


“저희는 이상 진동을 느끼는 순간 곧바로 이곳을 향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단시간에 스노우 바실리스크를···. “


키가 큰 사내는 대답 대신 바닥을 가리켰다.


“나온 흔적은 있지만, 들어간 흔적은 없다. 바로 여기서 끝난 거다.”


그의 말에 흥분했던 사내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키가 큰 사내가 그를 제지하며 말했다.


“네 말대로 이 거대한 스노우 바실리스크를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이들이다. 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너는 우선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 이 소식을 전달하도록···.”


키가 큰 사내의 명령을 들은 사내가 서둘러 움직이려 하자, 키가 큰 사내가 다시 그를 제지했다.


“말귀를 못 알아듣나. 은밀하게 가거라.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


“네.”


명령을 받은 사내의 몸에 검은 마나가 덮더니 사내의 몸이 사라졌다.


사내가 사라지자, 키가 큰 사내가 주변을 지휘했고,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주변을 탐색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신호를···.”


말을 하고 있던 키가 큰 사내의 몸이 픽 쓰러졌다.


지휘하던 사내가 쓰러지자, 망토를 뒤집어쓴 이들이 우왕좌왕하는 순간, 멀찍이서 백금발의 사내가 나타났다.


“네 녀석은 누···.”


이안을 향해 외치던 사내마저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쓰러졌다.


망토를 뒤집어쓴 이들이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백금발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백금발 사내 이안은 여유로이 손안에 있는 얼음 조각들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베아룩스 산맥의 겨울이 끝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이런 깊은 산맥까지 올 여유는 없었을 텐데, 그러면 그 이전부터 있었다···. 시기적으로 이상하지? 무엇을 노리고 이 산맥에 오른 걸까.”


이안의 회색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거기에 흑마법을 쓰는 데다가 제물 운운거리는 놈이라면, 정상적인 놈들일 리가 없잖아. 알바, 이럴 땐 속전속결이지. 안 그래?”


-크흑···. 드래곤 특유의 오만한 행동이긴 하지만, 차마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구나.


이안은 얼음조각을 손가락으로 튕겨 망토를 뒤집어쓴 이들을 향해 날렸다.


망토를 뒤집어쓴 이들이 차마 제 죽음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이안이 튕긴 얼음조각을 맞고서 쓰러져갔다.


이안은 쓰러진 사람들 사이로 여유롭게 걸으며, 손에 묻은 얼음들을 털었다.


“자, 그러면 이제, 놓아준 토끼 한 마리 따라가 볼까.”


설산보다 차갑게 내려앉은 이안의 회색 눈이 사라지는 발자국을 따라 날 선 시린 빛을 냈다.


***


베나룩스 산맥의 최고봉, 폭군의 창이라 불리우는 얼음 동굴 내부는 세상과 단절된 듯한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두꺼운 얼음벽이 외부의 모든 소리를 차단했고, 희미한 푸른빛만이 동굴 안을 어렴풋이 밝혔다.


동굴 바닥은 매끄러운 얼음으로 덮여 있었고, 천장에서는 날카로운 고드름들이 위협적으로 늘어져 있었다.


벽면에는 서리꽃이 피어나 섬뜩한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호흡이 흰 김이 되어 공중에 맴돌다 얼어붙었다.


이 고요 속에서 한 존재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폭군의 창의 투명한 결계 앞에 작은 화이트 해츨링 미르가 웅크리고 있었다.


그의 주변으로 한기가 소용돌이쳤다.


미르의 은빛 눈동자가 흐릿하게 빛났고, 하얀 비늘은 주변의 얼음과 구분이 거의 되지 않았다.


미르의 호흡은 불규칙했다.

그의 가슴이 오르내릴 때마다 주변의 온도가 더욱 떨어졌다.


[이안 바보.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차가운 공기가 하얀 비늘 사이로 뿜어져 나왔다.

은빛 눈동자가 주변을 날카롭게 훑었다.

꼬리 끝이 바닥을 문지르며 얼음 위에 흔적을 남겼다.


[꼬르르륵!]


미르는 큰 소리로 울리는, 눈치 없는 제 배를 툭 때렸다.


이 소리가 없었다면, 이안이 결계 밖으로 나갈 일은 없지 않았을까.


이안의 생각에 미르의 꼬리가 얼음 바닥을 탕탕 내리찍었다.


미르는 이안을 떠올리면 아릿해지는 제 심장을 느꼈다.


하지만 미르는, 이 감각을 무어라 표현할 수 없었다.


드래곤이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할 리 없다.


드래곤으로서의 자존심과 어린 해츨링으로서의 불안함이 충돌했다.


그 내적 갈등이 주변 얼음벽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미르는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그저 배고픔이다.]


확신하는 미르의 말과는 달린 눈빛은 마냥 떨렸다.


꼬리로 얼음 바닥을 탕탕 내리치던 미르의 예민한 귀가 움찔거렸다.


동굴 깊숙한 곳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은빛 눈동자가 소리의 근원을 향해 날카롭게 고정되었다.


레어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미르의 하얀 비늘이 일제히 곤두섰다.


미르는 서둘러 마나를 방출하여 자신의 레어 구석구석에 퍼트렸다.


레어의 한쪽 벽이 무너져 있었다.


깨진 돌 사이로 보이는 통로.


미르가 있는 결계 근처였다.


미르는 제 바로 지척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가슴 속에 치솟아 오르는 분노를 느끼며 작은 발톱으로 딱딱한 얼음 바닥을 긁었다.


미르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는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코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자 낯선 냄새가 감지되었다.


쇠 냄새, 가죽 냄새, 그리고···. 피 냄새.


미르의 큼지막한 은안이 가늘어졌다.


[감히···.]

미르의 목구멍에서 낮은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순간, 미르의 작은 몸을 감싸듯 하얀빛이 소용돌이쳤다. 그 빛은 마치 은하수가 응축된 듯 찬란하게 빛나며 점점 강렬해졌다.


빛의 중심에서 미르의 실루엣이 흐릿해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폭발하듯 사라졌다.


남은 것은 공중에 떠다니는 빛의 파편들뿐이었다.


그 찬란한 빛이 침입자들이 있는 곳에서 다시 나타났다.

빛이 흩어지며 미르의 모습이 드러났다.


어둠 속에서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형체들이 미르를 둘러싸고 있었다.


[감히, 내 레어에 발을 디딘 어리석은 자들이여.]


분노에 찬 미르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 말과 함께 얼음 동굴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바닥이 흔들리며 균열이 생겼고, 그 틈새로 차가운 안개가 솟아올랐다. 동굴 전체가 마치 거대한 생명체처럼 숨을 쉬는 듯했다.


미르의 눈에서 차가운 불꽃이 일었다.

그의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주변의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비록 크기는 작았지만, 그의 존재감이 얼음동굴 전체를 지배했다.


[너희의 무례함에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미르는 입을 크게 벌렸다.

그의 작은 몸에서 믿기 힘든 힘이 솟구쳤다.

동굴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공기 중의 수분이 얼어붙었다.


미르의 눈에서 하얀빛이 강렬하게 빛났고, 그의 비늘 사이로 차가운 마나가 소용돌이쳤다.


미르의 몸에서 눈부신 하얀 빛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얼음의 한기가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침입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찰나의 순간, 미르는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갑자기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꼈다.


하얀빛이 미르의 몸에서 벗어나자마자 흐려지기 시작했다.

한기의 폭풍은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듯 흩어졌다.


미르의 마나가 공중에서 빛나는 입자로 분해되어 사라져갔다.


[이럴 수가···.]


미르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커졌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마법을 시전하려 할 때마다 느껴지던 강력한 힘의 흐름이 이제는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사라져갔다.


미르는 필사적으로 마나를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마나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흩어져갔다.


그의 작은 몸이 긴장으로 떨렸고,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동굴 안의 공기가 다시 무겁게 가라앉았다. 미르의 기세가 한순간에 꺾인 것 같았다.


미르가 이를 악물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미르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함께 미세한 불안감이 스며들었지만, 곧 더욱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뀌었다.


그의 꼬리가 위협적으로 좌우로 움직였다.


발톱으로 바닥을 긁으며 자세를 낮추었다.


비록 마법은 통하지 않았지만, 미르의 눈에는 여전히 오만함과 분노가 가득했다.


그러나 그 아래로 깊은 위기감이 스며들고 있었다.


침입자들이 한 걸음 더 다가오자, 동굴 전체가 불길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미르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의 본능이 경고했다.


이것은 단순한 침입이 아니었다.

그들은 미르를 노리고 왔고, 드래곤의 마나를 무력화시켰다.


동굴 깊숙한 곳에서 어둠이 더욱 짙어졌고, 미르는 자신을 보호했던 레어가, 저를 옥죄는 덫으로 변해버렸음을 깨달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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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폭군의 창 아래(3) 24.07.12 13 0 14쪽
50 폭군의 창 아래(2) 24.07.10 16 0 13쪽
49 폭군의 창 아래(1) 24.07.09 17 0 14쪽
» 해츨링은 참지않긔(4) 24.07.08 17 0 16쪽
47 해츨링은 참지앉긔(3) 24.07.07 15 0 17쪽
46 해츨링은 참지않긔(2) 24.07.06 19 0 14쪽
45 해츨링은 참지않긔(1) 24.07.05 18 0 17쪽
44 해츨링과 밥상머리 교육(2) (수정) 24.07.04 18 0 17쪽
43 해츨링과 밥상머리 교육(1) 24.07.03 20 0 16쪽
42 폭군의 창(3) 24.07.02 23 0 15쪽
41 폭군의 창(2) 24.07.01 21 0 15쪽
40 폭군의 창(1) 24.06.30 27 0 16쪽
39 검과 거래 24.06.28 25 0 16쪽
38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3) 24.06.26 28 0 12쪽
37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2) 24.06.25 23 0 13쪽
36 노르그렌과 드래곤의 숨결(1) 24.06.24 25 0 13쪽
35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4) 24.06.23 23 0 13쪽
34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3) 24.06.22 24 0 17쪽
33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2) 24.06.21 27 1 19쪽
32 혹한의 설산 아래에는(1) 24.06.20 28 1 14쪽
31 이세계의 종교쟁이(3) 24.06.19 25 1 14쪽
30 이세계의 종교쟁이(2) +1 24.06.18 26 1 16쪽
29 이세계의 종교쟁이(1) 24.06.17 32 1 13쪽
28 최초로 던전이 무너진 날 24.06.16 30 1 12쪽
27 크레토스 미궁의 생존자들 24.06.15 32 1 13쪽
26 저주받은 소, 축복받은 자 24.06.14 29 1 16쪽
25 미노타우르스의 미궁(4) +1 24.06.13 32 1 14쪽
24 미노타우르스의 미궁(3) 24.06.12 27 1 14쪽
23 미노타우르스의 미궁(2) (수정) 24.06.11 2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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