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신교 삼공자 가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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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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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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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숙혈사(5)

DUMMY


 은위경은 아무런 기별 없이 늦은 새벽 자기를 찾아온 단우진을 보고 당황했다


“단소협? 이게 지금 무슨 일인가? 대체 이 늦은 새벽 어떻게 들어온 것이고”


은위경은 단우진을 향해 말하면서도 은진아를 보았다. 은진아는 이미 알고 있는 듯 침착했다.


“진아야 대체 무슨 일이냐···너는 단소협이 오는 것을 알고 있었더냐?”


“···”


은위경의 물음에도 은진아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단우진은 앞에 앉은 은위경의 상태를 살폈다.


눈에 띄게 솟아오른 핏줄과 이미 본래의 색을 잃고 붉어진 눈.


‘시간이 진짜 얼마 없는 것 같군.’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우진은 은진아가 자리에 있기에 혈천마교와 혈독이란 이름은 숨긴 채 모든 일을 최대한 간략히 요약해서 은위경에게 설명했다. 현재 은진겸은 자기의 장원에 안전하게 있다는 것까지. 모든 전말을 들은 은위경은 이 모든 상황이 여전히 이해가 가질 않고 혼란스럽기만 했으나,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후우···진겸이한테 아무 문제가 없다니 다행이구만”


자기의 생명이 경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자식을 걱정하는 은위경이었다.


“그보다, 자네의 말대로라면 나는 죽거나, 폐인이 되거나 둘 중 하나겠구먼···”


“···그렇습니다···”


"후우···자네는 내가 어찌해주길 바라는가···”


“···”


단우진으로써 가장 좋은 상황은 은위경이 은무대를 이끌고 백검문과 싸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은위경은 결국 죽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선지 단우진은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은위경의 질문에 고민하는 자기의 모습에 의문이 생겼다.


‘나는 왜 지금의 상황에 고민하는 것인가? 마음 한켠에 피어오르는 이 불편한 감정은 무엇이고, 혈천마교의 꼬리를 잡기 위해서 은가장을 이용하려 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것인가···그것이 아니라면···대체 이 감정은 무엇인가···고작 한 번의 인연으로 그들에게 연민이 생기기라도 한 것인가? 대체···어찌해야···’


단우진은 자기를 괴롭히는 수많은 질문에 그 어떤 해답도 내리지 못했다. 


“어찌 대답이 없는가···그대의 말 대로라면 한시가 급한 상황일 텐데 말이야”


“···장주님의 판단에 따를 뿐입니다.”


결국, 단우진은 백검문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런가? 그것이 자네의 대답인가?”


깊은 고민에 빠져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는 단우진을 앞에 두고 은위경은 말을 이어 나갔다.


“이보게 단소협···여전히 나는 자네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네, 그런데, 어찌 은가장의 무인들을 사지로 밀어 넣을 수 있겠나?”


“장주님이 안 믿으신다 해도···은가장에 닥칠 위험이 사라지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가?···그렇다면, 애초에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는 일이었구만···”


“···”


“괜찮다네, 너무 마음 쓰지 말게···난 단소협 그대가 왜 우리 은가장을 돕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대의 말이 사실이고 지금과 다르게 나에게 선택지가 있었어도, 나는 나가서 싸웠을 것이네···그것이 일문을 이끄는 가주의 책임감이기 때문이지”


은위경의 말에 단우진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은위경이 말하고자 하는 ‘책임감’ 그 말이 단우진을 자극한다.

깊은 고민에서 헤어 나온 단우진은 해답이 아니라, 나아갈 길을 발견했다.


“저를 믿고 따라주신다면, 은가장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말을 하는 단우진의 눈이 강렬하게 빛난다. 


단우진의 눈빛에 은위경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고개가 미세하게 끄덕인다. 이를 본 은진아가 은위경의 손을 붙잡으며 은위경을 말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한 번만 다시 생각해주세요. 백검문의 검은 속내는 이제 알았으니, 대응할 방도를 찾는다면 분명히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한 번만 다시 생각해주세요.”


은진아는 울먹이며 은위경을 바라봤다. 은위경이 은진아를 바라보는 눈빛은, 아무 감정이 없이 공허하던 장환과는 확연하게 다른 눈빛이다.


아비가 자식을 생각하는 따뜻한 눈빛. 

자기보다는 뒤에 남을 자식을 걱정하는 눈빛.


“진아야···기억하려무나, 가주는 가문을 위협하는 이들에게서 도망쳐서는 안 된단다. 알겠느냐?”


마음을 굳힌 듯 은위경은 은진아의 손을 놓고 무복으로 갈아입었다. 은진아는 그런 은위경의 모습에 여전히 눈물을 흘리지만, 더 이상 은위경을 말리지는 못했다. 그의 뒷모습에서 무서우리 만큼 굳건한 각오가 느껴지기 떄문이다. 단우진은 은위경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각오에 압도당한 듯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은위경은 어느새 무복으로 갈아입고, 검을 든 채 단우진을 바라보고 있다. 눈빛은 중독으로 죽어가던 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빛이 나고 기세는 당당했다.


“단소협···난 말일세, 이 가문의 가주일세 내가 죽는 것은 상관없으나 가문에 피해가 가면 안 될 것이야···백검문이 나를 중독시키고 은가장을 무너트리려 했다는 증거 꼭 백검문에 있어야 할 것이네”


담담하지만 단단한 목소리, 그가 왜 은가장의 가주인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네. 꼭 그리될 것입니다.”


은위경의 각오에 화답하는 듯한 단우진의망설임 없는 대답.


은위경은 왠지 안심되었다.


“가지”


은위경이 당당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섰다.


“은무대를 모두 불러들여라···갈 곳이 있다.”



***



인시를 지나 묘시가 다가오는 적막한 시간, 백검문의 앞에는 은위경을 필두로 은무대와 은진아 그리고, 단우진이 비장한 각오를 한 채 모여있었다.


“은무대는 들으라.”


은위경은 차분하지만 묵직한 음성은 좌중의 주목을 이끌었다.


“나 은위경은 일평생 의와 협을 중시하며 살아왔다···허나, 오늘 일이 후일 세인들의 입에 어찌 오르내리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는 우리를 무뢰배라 할 것이고, 누군가는 우리에게 악을 단죄한 이들이라며 하겠지. 하지만, 나는 그 누구라 할지라도 이 은가장의 위협이 된다면, 가차 없이 검을 뽑을 것이다. 그대들은 이 부족한 나를 믿고 따라주겠는가”


은의경의 고백 섞인 연설에 은무대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기들의 주군이 가고자 하는 길이다. 그 길이 어떠한 길이라도 따라갈 준비가 되어있는 은무대는 타오르는 듯 빛을 내는 눈빛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은무대를 한 명 한 명 바라보며 눈을 마주치던 은위경은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고맙네들···”


모든 망설임이 사라진 은위경은 뒤돌아 백검문을 마주 봤다.


“그럼, 들어가지”


-콰앙!!!


은무대의 무인들이 은위경의 신호에 검을 내려쳐 문을 박살 냈다. 문이 부서지며 파편이 여기저기 날아가며 피어오른 먼지가 시야를 가리며 날린다.


“누구냐!!!”


날리는 먼지들 너머에 백검문의 무인들이 야심한 시간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의 습격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며 모여들었다. 자욱하던 먼지가 내려앉자 은가장과 백검문은 육안으로 서로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


늦은 새벽 백검문을 습격한 괴한들의 정체가 은가장의 은무대라는 것을 알아본 백검문의 무인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은가장이지 않은가? 대체, 이들이 왜 이리 흉흉한 기운을 뿜으며 본문을 쳐들어온단 말인가’


‘저들이 왜?’


백검문의 무인들이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당황하고 있을 때 은위경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장내를 주목시켰다.


“백검문의 무인들은 들으라, 지금이라도 검을 놓고 물러난다면 목숨은 거두지 않을 것이다. 이는 그대들을 향한 나의 배려임을 알아두게”


백검문의 무인들은 은위경의 담담한 선포에 당혹스러움에 이도 저도 못 한 채 우왕좌왕 거리기 시작했다.


“그···그게 대체 지금 무슨 말입니까? 무슨 일이기에 지금 이런 일을 벌이시는 겁니까?”


모두가 우왕좌왕 거리는 와중에도, 백검문의 무인을 이끄는 듯한 남자는 용기를 내 앞으로 나섰다.


-챙 챙 챙!!!


그러나, 백검문의 질문에 검을 뽑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은무대.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는 그들의 기세에 백검문의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다시 한번 말함세, 은가장의 장주를 독살하려 하고, 소가주를 죽이기 위해 청부하며, 종국에는 은가장을 집어삼키려 한 백검문은 은가장의 분노를 감당하여야 할 것이야···그러니, 지금이라도 검을 내려놓는다면 자비를 베풀어 그대들의 목숨만은 부지하게 해준다는 뜻일세”


백검문의 무인들이 은위경의 말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은위경의 말만 본다면, 저들이 저러는 것이 이해된다. 하지만,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니 은위경의 말에 백검문의 무인들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때, 술렁거리는 백검문 무인들의 정신을 번뜩 들게 하는 일갈이 날아들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장환의 일갈에도 은위경은 그저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장환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을 눈앞에 두고도 침착함을 잊지 않는 은위경의 인내심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었다.


“무슨 짓이라니? 그것은 그대가 가장 잘 알지 않겠소?”


은위경의 말에 장환은 눈을 좌우로 굴리며 좌중을 둘러봤다.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얼굴이 장환과 눈이 마주쳤다. 단우진이 은무대 사이에 당당하게 서 있다. 그를 본 장환은 기가 막힌 듯 코웃음을 쳤다.


“혹시, 저놈의 말을 듣고 이러는 게요?”


은위경은 장환의 말에 어디 한번 말해보라는 듯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은가주 내 솔직히 말하리다. 저놈을 이용해 은가장의 사업체를 압박한 점은 사죄드리겠소. 내 욕심에 눈이 멀어 그런 것이니 부디 용서하시오. 은가장이 입은 손해는 내 모두 배상해드리겠소.”


장환이 죄를 고백하는 듯 은위경을 달래려 하지만, 은위경은 변함없는 눈으로 장환을 바라보고 있다.


“후우···저놈이 은장주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나, 어디서 굴러온 놈인지도 모를 저놈의 말을 듣고 이리하시면 되겠소?”


장환의 뻔뻔스러운 말에 은위경은 한숨을 쉬었다.


“후우···다행입니다. 혹시나 장문주가 모든 죄를 자복하고 용서를 구하면 어쩌나···생각했는데, 이리 뻔뻔하게 나오시니 저의 큰 결심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은위경은 조용히 검을 뽑았다. 


“그것이 은가주의 대답이란 말이오?”


장환은 검을 뽑아 든 채 자기를 겨눈 은위경의 모습에 노기가 차올랐다.


두 사람의 모습에 은무대와 다르게 백검문의 모습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둘의 대화로 미루어 보아 은위경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우왕좌왕하며 흔들리는 이들과 모든 대화를 들었음에도 담담하게 장환의 뒤에서 은무대를 노려보는 이들. 그들은 이 모든 내막을 알고 있는 장환의 심복들이었다. 


은위경이 검을 뽑자 은무대는 모두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은무대의 한걸음은 한명 한명의 기운이 겹겹이 쌓여 거대한 파도 같은 기세를 뿜어냈다.


“뭣들 하는 게냐!!! 문주님을 지키지 않고!!!”


은무대의 파도 같은 기세에 당황하는 백검문의 무인들을 채근하는 장서한의 목소리가 장원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장서한의 목소리에 당황하던 백검문의 무인들은 일단 너도나도 검을 뽑고 은무대를 바라봤다.


비장한 각오의 은무대, 이 상황을 납득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검을 겨눈 백검문은 마치 화약고의 화약에 불이 붙은 것처럼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이했다. 


-휘이이잉


수많은 사람이 모여있지만, 백검문의 장원에는 싸늘한 적막함이 감돌고, 서늘한 바람 소리만 귀에 울린다. 그러나, 이 적막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담담한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하는 은위경의 목소리가 적막함이 감돌던 장원에 천천히 울려 퍼진다.


“은무대는 들으라···가문을 위협하는 무뢰배들에게 손속의 사정을 두지 말라··· 전원 출수하라!!!”


-으아아아!!!!!


은위경의 명령에 은무대가 검을 들고, 백검문을 향해 달린다. 


“막아라!!! 당장!!! 저놈들을 막으란 말이다!!!”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백검문 무인들을 채근하는 장서한의 목소리에 백검문의 무인들도 검을 고쳐 쥐고 마주 오는 은무대에게 맞서기 위해 달려 나갔다.


-으아아아!!!!


이내, 장원에는 은무대와 백검문이 만들어내는 병장기 소리와 고함이 장원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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