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신교 삼공자 가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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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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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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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숙혈사(完)

DUMMY



은무대는 전의를 상실하고 무릎을 꿇은 백검대 무인들 모두 포박해 한곳으로 이동시켰다.


단우진은 마일과 함께 은무대주와 은진아를 이끌고 백검문 장원의 깊은 곳, 오늘의 혈사에 대한 비밀이 숨겨진 곳으로 이동했다. 


네사람은 작은 전각의 앞에 도착해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섰다. 칠흑 같은 어둠, 여전히 창은 검게 칠해져 밖에서 들어오는 달빛마저 가렸다.


단우진은 검을 휘둘러 달빛을 막고 있는 검은 창을 부쉈다.


-파직


그제야, 은은한 달빛이 방을 비춘다. 탁자와 의자, 그리고 침상 누구의 방인지 모르나 단출한 가구들만 비치된 방에서 마일은 침상 뒤편에 놓인 기관을 건드렸다.


-드드드드


이어, 소리를 내며 침상 아래에 드러난 계단··· 네 사람은 그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계단이 드러나며 은은하게 나던 혈향은 계단을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점점 진해져 갔다. 마지막 계단을 지나 공동에 들어서자 펼쳐진 모습에 은진아와 은무대주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광경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게···’


공동에는 길게 그어진 수많은 피들이 그려낸 선들이 난잡하게 꼬여 기괴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단우진은 주변을 둘러보다 마일에게 전음을 했다.


[제대로 준비되었나요?]


[네, 그리고 혈천마교와 관련된 모든 내용은 따로 챙겨놓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은진아와 은무대주는 단우진을 따라 공동의 구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 놓인 하나의 낡은 책상.


그 책상의 서랍을 열자, 단우진이 은의경에게 건네준 환약과 같은 환약이 여럿 알 발견되었다. 반대편 서랍에는 은가장을 무너트리기 위한 장환과 백검문의 기록이 나왔다.


모든 증거는 단우진이 조작한 것이다.


은위경이 독을 삼키고 자결하면서, 폭주를 막아냈다. 내막을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백검문이 그저 은가장을 집어삼키기 위해 은위경을 중독시키고 은가장을 핍박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단우진의 입장에서 진실은 어찌 되든 상관없었다. 그들이 혈독을 이용해 은가장을 집어삼키려 한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다만, 혈독과 혈천마교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중원은 그저 백검문과 은가장의 감숙의 패권을 위한 다툼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네 사람이 증거를 챙겨 공동을 빠져나왔을 때는, 어느덧 달은 저 너머 사라지고 밝은 해가 눈부시게 떠오르고 있었다. 단우진이 부셔놓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백검문의 어두운 부분을 걷어내고, 방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




장서한은 은위경의 죽음을 확인하자 몸을 빼내 백검문의 주변으로 피신한 후,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장환마저 단우진에 의해 한 줌 핏물이 되자, 준비한 모든 계획이 어긋난 것을 확신하고 감숙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젠장, 개자식 감히 내 계획을 망쳐?!”


무려, 혈독까지 사용하며 계획한 일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단우진으로 인해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 상황에 장서한은 분개하고 있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일단은 살아남아야 한다.”


그 순간!


-퍼억


앞만 보고 달려가던 장서한은 영문 모를 통증과 함께 눈앞이 번쩍하고 빛이 났다.


-쿠웅


“이게···무슨···”


장서한은 의문의 공격에 날아가 구석에 처박힌 채 신음을 삼키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눈알을 열심히 굴렸다.


그때, 시야에 잡히는 몇 명의 인영.


“네···놈들은 누구길래, 갑자기 나를···”


-퍼억


장서한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뒤에서 나타난 다른 이의 공격에 정신을 잃었다.



***



장서한은 한참 후 정신을 차리고는 쓰러진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봤다. 눈을 뜬 곳은 붉은 혈선이 난잡하게 어질러진 백검문의 지하공동이었다.


‘대체 어떤 놈들이···’


여전히 혼란스러운 장서한의 표정은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그때, 그런 그를 정신이 들게 하는 한마디가 공동에 울려 퍼진다.


“일어났나 보네”


장서한은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뚜벅 뚜벅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뚜벅 뚜벅


계단을 내려선 이의 모습이 장서한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 단우진!!! 이 개자식!!!”


“도망친다고 고생했을 텐데 아쉽게 됐어, 그보다 어때 너한테 가장 익숙한 곳으로 고른다고 골랐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여기가 대체 어디길래,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냐!!!”


장서한은 단우진의 말에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뻔뻔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오~ 뻔뻔하기까지”


-뚜벅 뚜벅


단우진이 장서한에게 다가갈수록, 단우진의 표정이 장서한의 눈에 비치기 시작한다.


장서한의 눈에 비친 단우진의 표정은 한없이 차가웠다.


“너랑 나 둘뿐이야, 굳이 애써 연기할 필요는 없어”


단우진의 말에 장서한은 기운을 퍼트려 확인하기 시작했다.


‘정말인가···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단우진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한 장서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건방진 새끼, 나를 우습게 보는 모양이구나”


“뭐 네놈이 무섭지는 않지”


“이이!!! 건방진!!!”


단우진의 도발을 더 이상 참지 못한 장서한은 기운을 끌어올리며 단우진을 향해 달려 나갔다.


-펑! 펑! 펑!


장서한의 주먹은 무시무시한 파공음을 내며, 단우진을 삼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우진은 이를 가볍게 피해내며, 장서한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참이더냐!!!!”


“됐고, 네가 어떤 놈인지 아니까 가진 거 다 끄집어내는 게 좋을 거야”


자기의 비밀을 아는 듯한 단우진의 말에 장서한은 공격을 멈추고 단우진을 노려봤다. 


장서한은 10여년도 전에 천마의 손에 무너진 혈천마교의 인물이다. 그런데, 약관도 채 안 된 녀석이 자기의 존재를 안다고 말하고 있다. 장서한은 눈을 가로로 길게 뜨며 단우진의 정체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렇구나, 네놈···천마의 개로구나···”


“말이 좀 심한데? 천마의 개라니 난 천마의 아들인데 말이야”


순간, 커지는 장서한의 눈, 장서한은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 


“뭐라? 네놈의 천마의 아들이라고?”


“응. 무려 막내아들이지”


단우진의 말이 신호탄이 된 듯, 장서한은 기운을 극성까지 끌어올리며 단우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기운을 극성까지 끌어올린 장서한의 모습은 점점 변해갔다. 피에 젖은 듯 시뻘건 머리칼과 두눈 가득 채워진 시뻘건 안광, 장서한이 혈천마교의 주구임을 알려주는 모습이었다.


“크하하하!!! 더러운 천마의 종자를 내 손으로 죽이게 되는구나!!! 이렇게 복수할 기회를 주시는구나!!! 혈 천마시여!!!!!”


-펑!!!!


장서한은 피에 물든 안광을 빛내며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은 여전히 커다란 파공음을 내며 당우진을 압박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 여태껏, 가볍게 모든 공격을 피하던 단우진은 변해버린 장서한의 공격을 막기 위해 검집을 들었다.


-쾅!!!


“크하하하하!!! 죽어라!!!!”


-쾅!!! 쾅!!!


장서한은 연신 단우진에게 주먹을 휘두르지만, 단우진의 검집에 여지없이 모두 가로막혔다.


-퍼억!!!


단우진은 장서한의 위협적인 공격 속에서도 틈을 찾아 검집을 쑤셔 넣었다. 연신 단우진을 밀어붙이던 장서한은 단우진이 던진 단 한 번의 공격에 신음성을 토해내며 일장이나 뒤로 밀려났다. 


“자, 나는 나에 대해 알려줬는데, 그렇다면 네놈은 누구냐?”


“크큭큭, 누구긴 장서한이다. 크크큭”


-서걱


대답하는 장서한의 귀가 피를 흩뿌리며 날아갔다.


“으아아아악!!!”


장서한은 단우진의 검이 휘두른 검풍에 사라져버린 귀를 부여잡고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말장난하고 싶은 생각 없다. 네놈 누구냐? 너 장서한 아니잖아”


“크윽··· 더러운 네놈들을 죽이기 위해 지옥에서 올라온 복수자이니라!!!”


-서걱


또 한 번 날아든 단우진의 검풍에 장서한의 하나 남은 귀마저 피를 흩뿌리며 날아갔다.


“으으으아아악!!!”


장서한은 고통 섞인 비명을 지르며 이제는 사라져버린 양쪽 귀를 부여잡고 무릎을 꿇었다.


-뚜벅 뚜벅


단우진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장서한에게 걸어갔다.


“말해···너는 누구냐”


“크으으윽 닥쳐라!!! 더러운!!!”


장서한은 자기의 앞으로 다가온 단우진을 향해 주먹을 날렸지만, 단우진의 번개와도 같은 검이 장서한의 팔을 베어냈다.


-서걱 서걱 서걱


첫수에 손목이 두번째 수에 팔꿈치가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수에는 어깨가 잘려 나갔다.


“으아아아악!!!!!”


장서한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말해···네놈은 누구냐?”


“잠깐···잠깐···모두 말할 테니···그러니깐 잠깐만”


장서한은 끔찍한 고통에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입에서는 침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도 단우진의 검은 멈추지 않았다.


-서걱


하나 남은 팔마저 피를 뿌리며 날아갔다.


“으아아악!!!!”


“말해, 네가 아는 걸 전부 다”


장서한은 고통에 몸무림치며 모두 말해줄 테니 살려달라고 빌었다.


“말해”


고통을 참으며 씹은 입술에서 피와 침을 토해내며 모든 것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그···그래 나는 혈천마교의 무인이 맞다.”


마교대전이 끝나고, 살아남은 혈천마교인들은 천마신교를 피해 중원으로 숨어들었고, 자기 역시 그중에 한명이라 밝혔다. 


몇 년 전 누군가 나타나 자기가 마교대전에서 살아남은 장로라며 혈천마교의 부활을 도와달라는 이가 있었고, 자기 역시 이에 흔쾌히 응했다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정신을 잃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장서한의 몸에서 깨어났고, 그 이후에는 장로라는 이가 사람을 보내와서 그가 시키는 대로 장환을 부추긴 일밖에 없다며 고백했다.



“···”


“믿기지 않겠지만, 믿어줘!! 제발!!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다 말해준 거야!! 더는 나도 몰라!!!”


“그렇다면 혈독은?”


“혈독 역시 그자가 전해준 거야!!! 절대 들킬 수 없으니 그저 은위경과 식사자리에서 하독하라고 해서 그랬을 뿐이야!!! 그저 그자가 시킨 대로 일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계획이 다 완료되면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되는지 나도 알 수가 없어, 제발 살려만 줘···”


장서한의 처절한 고백에 단우진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일이 점점 커지는군···’


장서한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장서한을 움직인 알 수 없는 세력이 뒤에 있음을 확인한 단우진은 결단을 내렸다.


“후우···그래, 네놈의 말을 믿어주도록 하지”


단우진의 말에 장서한의 눈은 일말의 희망으로 빛이 났다.


“그런데, 말이야···”


단우진은 천천히 검을 장서한을 향해 겨눴다.


“살... 살려준다 하지 않았나!!!!” 


장서한의 애처로운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우진은 낮게 읊조렸다.


“은위경 장주께서는 물에 비친 달을 베었다지···”


검을 든 채 한 걸음씩 장서한에게로 다가간다. 서로의 거리가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단우진의 검 끝이 바닥을 행했다.


바닥을 향해 있던 검 끝이 천천히 느리게 아주 천천히 하늘을 향해 떠오른다. 장서한은 바닥에서 자기를 향해 올라오는 검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시간이 멈춘 듯 아주 천천히 올라오던 검이 장서한의 고간에 닿는다. 장서한은 검이 자기의 몸에 닿았지만, 검에 홀린 듯 어떤 반응도 없이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단우진의 검이 천천히 몸을 파고든다.


‘이···!!!!’


머리를 파고든 검은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으!!! 으아아악!!!!!”


배꼽을 지나, 가슴을 향해 천천히 나아간다.


천천히 장서한을 베어가던 검은 얼마나 올라갔을까.


배를 지날 때까지만 해도 토해내던 장서한의 비명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단우진의 검은 멈추지 않았다.


검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계속해서 올라간다. 이윽고, 단우진의 검은 장서한의 머리를 지나 하늘에 검 끝이 닿을 듯 멈췄다.


-촤아악


그 순간, 장서한의 몸이 하늘을 향해 피를 뿜으며 세로로 갈라졌다.

​.

.

.

단우진은 검신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네놈들이 무엇을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앞에 선다면 모조리 죽여주마’


그렇게, 싸늘한 눈빛으로 장서한의 주검을 뒤로 한 채 단우진은 공동을 나섰다.


이로써, 백검문과 은가장의 혈전은 장서한의 죽음으로 완전하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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