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신교 삼공자 가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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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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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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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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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문(3)

DUMMY


누런 등불이 밝히는 빛으로는 한계가 있는듯 곳곳이 어둑어둑한 지하실에서 하오문 감숙지부 지부장 추인태는 한장의 보고서를 거칠게 구기며, 끓어오르는 화에 연신 책상을 두드리고 있다


-쾅 쾅 쾅!!!


“개자식들···김오!! 이게 사실이냐!!”


노기에 언성을 높이는 추인태의 맞은편에 서 있는 사람은 김오였다.


“네. 제가 확인한 이들입니다.”


김오가 직접 확인했다는 말에 추인태의 눈에 살기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이!! 감히!! 나를!! 이것들이 배신하고 이향에게 붙어먹으려 하다니!!”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닥쳐라!! 그년이 직접 그들을 불러다 이야기 할 것은 뻔하다.”


“···”


아무 말 않는 김오를 바라보는 추인태의 눈이 가로로 길게 가늘어진다.


“네놈도 그년에게 빋아먹기로 한 것이 있느냐”


“···저는 지부장님을 떠나지 않습니다.”


“흥!! 됐다. 나가서 이놈들 모두 당장 내 앞에 데려와라 직접 묻겠다.”


“네”


사라지는 김오를 바라보던 추인태는 서류를 한 장 작성해서, 전서구에 묶어 날려 보냈다.


‘흥!! 내가 이대로 밀려날 줄 아느냐, 어디 두고 보자’


누런빛을 내며 흔들거리는 등불의 불빛은 앞으로의 상황을 예고하듯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

.

.

잠시 후, 김오는 수하들을 이끌고 명단에 적힌 이들을 찾아 감숙을 헤집고 다녔다. 그렇다 보니, 그들 역시 이에 대해 금세 접할 수 있었다. 


“들으셨습니까? 지금 지부장이 우리를 잡겠다고 김오가 수하들을 이끌고 우릴 찾아다닌다고 합니다.


“무슨 일로 말인가!!”


“그것은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허나 그들이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대체 우리를 왜 핍박한단 말인가!!”


김오와 추인태를 피해 모인 이들은 이 사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금 이유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않소!!”


“그렇습니다. 추인태는 호시탐탐 우리를 밀어낼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리 갑작스레 수하들을 풀어 우리를 찾고자 하는 일은 다른 게 있겠습니까?”


그의 말에 다른 사람은 침음성을 감추지 못했다. 하오문 감숙지부는 유례없는 권력 다툼 중이었다. 이는 모두 추인태가 지부장에 오르면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지부의 간부급이었던 추인태는 갖은 뇌물과 여인을 웃전에 가져다 바치면서 지부장의 자리에 올랐다. 게다가, 지부장이 된 이후에는 지부의 간부들을 믿지 못해 그들을 핍박하거나, 그들의 입지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렇다 보니, 지부의 간부들 역시 자기를 따르는 수하들을 모아 파벌을 만들어 지부장에게 대항하고 있었다.


“흠···아무래도 우리가 이향과 만난 일을 알고 있는 모양일세”


한 남자가 추인태가 일을 벌인 이유를 추론했다.


“허나 그게 우리 좋자고 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추인태는 그리 보지 않았겠지···우리가 이향의 손을 잡고 자기를 치려고 했다 믿는 모양일세”


“그럼 지금 이럴 게 아니라 지부장에게 찾아가 오해을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몇몇은 당장이라도 추인태에게 달려갈 기세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노인이 이들을 만류했다


“추인태가 우리 말을 믿어줄 거 같은가? 혹시나, 믿는다 해도 그는 이번 기회에 우리를 모두 치울 속셈이야”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언제나 자기들을 믿지 못한다며 일선에서 밀려난 뒷방 노인 취급을 하던 자다.


“그럼···어찌해야 합니까”


“···우리가 살려면 방법은 하나뿐이겠지요. 먼저 추인태를 쳐야 합니다.”


“크흠···노야께서 결정하시죠. 저희는 노야를 따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모인 이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에게 결정을 떠넘겼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떠맡은 노인은 눈을 감고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빠졌다.


‘어찌해야 한다···추인태를 죽인다한들 총단에서 이를 묵인할 리 없다. 오히려 감사를 구실로 우리를 배신행위로 처분할 것이다···후우···이향 고것의 계략에 완전히 빠졌구나···’


“노야!! 시간이 없습니다.”


주변에서는 생각에 빠진 노인에게 결정을 재촉했다. 그들의 재촉에 못 이긴듯 노인은 눈을 뜨고 자기를 바라보는 이들을 바라봤다.


“그대들은 문도들을 비밀리에 모으시게, 나는 이향을 만나고 오겠네···”


노인의 결정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어서 노인도 일어나 그들을 뒤따라 밖으로 나왔다.


밖은 어느새 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노인은 그런 하늘을 보니 온갖 감정이 교차했지만, 마음을 다잡고는 이향이 있을 잔월루로 걸음을 서둘렀다.




***




잔월루는 노을이 하늘을 붉게 태우며 천천히 저물어가자 본격적인 영업준비를 하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와 반대로 이향은 자기를 찾은 노인과 집무실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 어떤 일이십니까?”


“몰라서 묻는 건 아니지 않나···”


“노야께서 이곳을 찾은 이유를 어찌 알겠습니까?”


이향은 노인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자 탁자 밑의 노인의 손이 주먹을 쥔 채 부들부들 떨렸다.


“···그래 이제 어찌하면 좋겠소···”


“···하려 했던 것을 하시면 됩니다. 그럼 제가 뒤를 밀어드리지요.”


은근히 부추기는 이향의 말에 노인은 자포자기한 듯 오히려 편안해진 표정이었다.


“이리 될 줄 알았소?”


“···”


“후우···오늘 밤 추인태를 칠 것이요···만일 우리가 실패한다면 그다음은 그대의 차례가 되겠지.”


노인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잔월루를 빠져나갔다. 잠시 생각에 잠긴 이향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수하에게 종이를 한 장 쥐여주며 그를 진중학에게 보냈다. 


이향은 침울해진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했다. 붉게 하늘을 적시던 노을은 물러가고 어둠이 밀려오는 하늘을 바라봤다. 온종일 맑았던 하늘은 어느새 구름이 가득 몰려들며 달빛마저 가리는 칠흑 같은 어둠이 곳곳에 내려앉았다.




***




그 시각 진가장에는 진가장의 무인들과 은진아가 검정 무복을 입고 대기 중이었다. 은진아는 앞으로 있을 전투에 약간 긴장한 듯 연신 심호흡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너무 긴장되는데 잘할 수 있겠죠?”


잔뜩 긴장한 은진아의 곁으로 진중학이 웃으며 다가왔다. 


“아가씨 너무 긴장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자님께서 따로 호위도 보내주지 않았습니까.”


진중학의 말처럼 은진아의 뒤편에는 천위대 무인 한명이 흑색 무복과 흑색 복면을 착용하고 서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했지만, 그래도 긴장은 숨길 수 없었다.


“후···그래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은진아의 말에 어깨를 토닥이는 것으로 답한 진중학은 장내의 모든 무인을 불러 모았다. 은진아를 포함해 스무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굳건했다..


“취월객주로부터 전서가 도착했습니다.”


진중학의 말에 모든 무인은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저희가 할 일은 하오문의 명부의 확보입니다. 지부장 추인태는 절대 저희가 죽여서는 안 됩니다. 이점 명심하세요.”


“네!!!”


무인들의 우렁찬 대답에 진중학은 앞으로 나섰다.


“그럼 갑시다.”




***



달빛마저 구름에 가려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감숙에는 여러 무리의 인영이 은밀하게 약속된 장소로 모여들고 있었다.


“노야 모두 모였습니다.”


이향의 계략에 넘어간 스스로가 한심했지만 이미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추인태는 이 일을 빌미로 자신들을 모두 죽이고자 하고, 자신들 역시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다. 막다른 길에 놓인 이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노인은 주위를 둘러보며 검을 뽑았다.


“비록 일이 이렇게 되어, 유감스럽게 생각하오···허나, 우리가 살길은 이길 뿐이니···모두 마음 단단히 먹으시오···”


노인의 말에 모인 이들의 면면이 결연하게 변했다.


“가십시다.”


노인의 말에 모든 이가 은밀하게 이동하더니 불 꺼진 객잔의 문과 창을 부수며 동시에 객잔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잠시 후 객잔 안에서는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와 비명이 섞여 적막이 흐르던 감숙의 거리를 가득 메웠다.


“모두 당황하지 마라!! 적의 수는 많지 않다!!”


객잔 안에서는 갑자기 들이닥친 이들에 당황한 수하들을 채근하며 침입자들을 막아내는 이가 있었는데 그는 추인태의 수하 김오였다.


김오는 수하들과 추인태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틀어막고 농성했다.


“비켜라. 김오!! 추인태만 죽으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다. 같은 하오문끼리 이리 다툴 이유가 무엇이냐?”


“···이 위로는 올라 가실 수 없습니다.”


“답답한!!!”


김오의 철벽같은 거절에 노인은 답답했지만, 더 이상의 실랑이로 시간을 끌 수 없었다. 혹시라도 추인태가 탈출하게 되면 모든 일이 수포가 되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없다!! 모두 쳐라!!!”


“이 위로는 그 누구도 올라가지 못한다. 모두 막아라!”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인사를 주고받던 식구 같은 이들이, 이제는 서로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서로에게 칼을 들이밀었다. 누군가는 추인태를 죽이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그런 이들로부터 추인태를 지키기 위해.


많은 수의 사람은 아니지만, 객잔이 좁다 보니 양측의 하오문도는 서로 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서도, 김오의 무위는 군계일학이었다. 


김오는 계단을 막고서 밀고 올라오는 하오문도들을 일 검에 목숨을 앗아갔다. 몇 사람이나 베었을까, 김오의 몸에도 생채기가 가득했지만, 그의 주변에는 자기의 아군과 적군의 시체가 겹겹이 쌓이며 좁은 계단이 더욱 좁아졌다.


김오의 귀신같은 신위는 의기양양하던 적군의 기세를 한풀 꺾어 놓으며, 그들을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게 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나온 추인태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김오!! 잠깐만 버텨라!! 곧, 그분들이 오실 것이다!!”


추인태의 소리에 반란을 일으킨 하오문들의 수장 격인 노인의 눈이 커졌다.


‘그분들? 지원이 있는 게로구나···시간이 없다···어떤 희생을 감수한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결정을 내린 노인은 기세가 꺾인 수하들의 용기를 북돋기 위해 검을 들고 김오와 직접 맞서기 위해 한걸음 나섰다. 하지만, 그런 같이 반란을 획책한 이들은 노인을 붙잡아 세우며 고개를 저었다.


“노야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셔야 합니다.”


“시간이 없네!!”


나서려는 노인을 끝내 뒤로 물려두고 그들이 앞으로 나섰다.


“추인태!! 기다려라!!”


“시간이 없다!! 검을 멈추지 마라!!”


김오를 향해 짠 듯이 모두 달려들었다. 어느새 객잔의 내부는 반란을 일으킨 이들에게 모두 제압당했는지 김오만이 추인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얼마나 베어 넘겼을까, 귀신같은 추인태도 중과부적이었다. 상처가 하나씩 쌓여가던 김오는 눈먼 검에 다리를 베이며 뒤로 주저앉았다.


주저앉은 김오를 바라보던 이들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그들은 김오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김오는 주저앉은 채 자기를 날아오는 검을 바라보고 있었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호흡, 추를 매달았는지 들리지 않는 무거운 검, 김오는 죽음을 직감했다.


‘하아···하아···여기까진가···향아···’


김오는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도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마주 봤다. 광기 서린 눈빛. 다른 이가 본다면 오싹할 법도 한 눈빛이지만, 그들의 눈을 바라보는 김오의 감상은 달랐다.


‘하아···나 역시 지금 저자들과 같이 저러한 눈빛일까···’


자기를 향해 오는 검이 점점 가까워지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푸욱 푹 푸욱 푹


-쿨럭


김오의 몸에 몇 개의 검이 동시에 박혔다. 속에서 올라오는 비릿한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 김오는 자기를 찌른 이들을 바라보고자 고개를 들었지만, 그의 시야는 마치 누군가 눈을 가린 듯 그 어떤 빛도 그의 흐려진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의식도 천천히 꺼져 갔다.


-스르르 툭


김오는 온몸의 힘을 잃은 채, 계단에 난간에 몸을 기댔다. 김오는 적막한 고요함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이제···네가 내는 빛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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