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신교 삼공자 가출했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써요
작품등록일 :
2024.05.23 17:31
최근연재일 :
2024.06.27 08:1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242
추천수 :
30
글자수 :
196,675

작성
24.06.25 08:10
조회
56
추천
0
글자
13쪽

집으로(2)

DUMMY

은진아가 잔월루를 떠날 무렵, 단우진은 하동과 함께 신교로 떠나기 전 개인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동아, 간단히만 챙겨라. 금방 다시 돌아올 테니까 말이야.”


하동의 말에 단우진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게 무슨 말이세요? 저희가 들어가면 어찌 다시 나옵니까? 설마···다시 가출하시려고요?”


하동의 말에 단우진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진중학에게 받은 서책을 보였다.


“이게 나를 다시 이 중원으로 불러드릴 무기란다.”


“네? 그게 무슨 소리에 요?”


단우진은 진중학과 찾은 방안을 신나게 하동에게 설명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하동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다시 나오고 싶으세요? 그 고생을 하고도요?”


하동이 단우진의 행동을 이해 못하는 듯 질문을 던지자, 단우진은 챙기던 짐을 한켠에 밀어두고 창문을 열었다.


“인마, 내가 이 중원의 하늘 아래에서 사는 것을 얼마나 고대했는지 아니? 거기다가, 이제는 내가 지켜야 할 것도 있잖아. 나도 책임감이라는 게 생긴단 말이지···”


하늘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하는 단우진의 모습에 하동은 한숨을 쉬며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공자님 이거는 아셔야 합니다. 공자님은 비천의 천주이기 전에 천마신교의 삼공자라는 것을요. 가끔 본인의 위치를 너무 망각하시는 경향이 있다니까요.”


하동의 잔소리에 알겠다는 손을 휘휘 저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그때 저 멀리 익숙한 기운이 빠르게 자기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느낀 단우진은 하동과 함께 방을 빠져나왔다.


잠시 후, 단우진이 느낀 익숙한 기운의 사람이 후원으로 들어왔다. 


“우진아!!”


급하게 달려온 이는 은진아였다. 


“무슨 일로 이렇게 급하게 날아왔어?”


단우진의 물음에 은진아가 대답을 망설이자, 하동이 그녀에게 물을 건네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아가씨 괜찮으니 말씀하세요.”


하동의 말에 용기를 얻은 은진아는 단우진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당분간 감숙을 떠난다며?”


단우진은 진중학이 비천의 회의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 그녀 역시 그곳에서 이야기를 들은 것이리라 판단했다.


“응. 사정이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울 것 같아”


“나도! 따라갈래!”


단우진의 말에 그의 눈을 빤히 바라보던 은진아는 단우진과 하동의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을 꺼냈다. 은진아의 갑작스러운 동행 제안에 당황한 두 사람은 어버버 거리며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저번에도 말했지만, 비천에 소속된 은가장의 사람이 아니야. 나는 비천에 소속된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천주가 가는 길에 같이 갈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너 우리가 어디 가는지는 알고 이러는 거야?”


단우진의 핵심을 꿰뚫는 질문에도 그녀는 여전히 당당했다.


“아니!”


은진아의 대답에 단우진은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끼고 이마를 부여잡았다. 단우진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하동은 한숨을 크게 쉬고는 은진아의 어깨에 한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아가씨···저희가 가는 곳은···아마 아가씨가 가기 힘든 곳일 거예요.”


하동의 말에도 은진아의 표정은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 듯 했다. 하동은 이내 자포자기한 듯 모든 설명을 은진아에게 늘어놓았다.


“아가씨···저희 잠시 집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이제야 하동의 말을 이해한 은진아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그.. 그..럼 천마신교?”


“네.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신교로 복귀하는 겁니다.”


하동의 말에 은진아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비천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다고 한들, 그녀는 정파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천마신교의 본산인 천산으로 간다는 것이 가능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단우진은 이제야 모든 것을 이해했는지, 시무룩해진 은진아를 바라봤다. 처음과 달리 가까워진 은진아의 원래 성격을 아는 단우진은 그녀가 시무룩한 모습을 보이자, 신경이 쓰였다. 한숨을 크게 쉰 단우진은 입을 열었다.


“한번 가보고 싶어?”


단우진의 말에 크게 놀란 이는 은진아가 아니라, 오히려 하동 이었다.


“네? 공자님! 그게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음? 무슨 말이라니, 진아한테 신교로 가보고 싶냐고 물은 건데?”


“아니.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진아 아가씨가 그곳에 가셨다가 혹시라도 정체가 드러나면 어쩌시려고요! 아가씨! 저 말에 혹하시면 안 돼요. 저긴 마교의 총본산이라니까요! 자칫하면 큰일 나실 수도 있어요!”


단우진에게 목소리를 키우는 동시에 은진아를 말리는 하동은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하동의 이런 노력에도 은진아의 선택은 처음과 바뀌지 않았다.


“난 가보고 싶어. 직접 보고 판단하고 싶어.”


은진아의 모습에 하동은 그녀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고, 단우진은 결심했다.


“좋아. 내일 떠날 거니깐, 준비해서 와. 같이 가자”


정파의 인물이 역사상 처음으로 천마신교에 발을 들인다는 이유와 자기가 배워온 마교와 자기가 바라본 마교의 괴리감을 메꿀 이유를 찾아 신교로 직접 간다는 이유가 맞물리면서 은진아의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떨리는 마음을 숨긴 채, 은진아는 비천장을 벗어나 집으로 향했다. 은진아가 떠난 자리를 한참을 바라보던 단우진과 하동은 각자 다른 이유를 한숨을 쉰 뒤, 마저 짐을 정리하기 위해 별채로 들어갔다.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감돌지만,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




다음 날 오전 마일이 가져온 두 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에 단우진과 하동 그리고, 은진아가 탑승했다. 마일은 은진아가 같이 간다는 사실에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걱정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은진아와 단우진의 강경한 모습에 말리는 것을 포기했다. 감숙에 남아 무인들의 훈련을 담당할 천위대 무인 4명을 제외하고, 마일을 필두로 6명의 천위대 무인과 단우진, 하동, 은진아는 천마신교가 있는 천산을 향해 나아갔다.


은진아는 자기의 단호한 결심과는 다르게 긴장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는지 연신 크게 심호흡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하동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걱정을 덜어주려 말을 걸었다.


“아가씨 너무 걱정 마세요. 어저께는 말을 그렇게 하긴 했는데, 신교도 사람이 사는 곳이에요. 이곳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하동의 따스한 말에 은진아의 긴장이 약간 가신 듯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렇지? 후우···그래도 긴장되는 건 어쩔 수가 없네”


마차는 은진아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빠르게 감숙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창밖에는 삭막하기만 한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고, 은진아는 그곳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참을 창밖을 바라봤다.


감숙과 이리 가까운 신강이지만, 그녀는 신강땅에 처음 들어섰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을 바라보며 연신 감탄했다. 이윽고, 해가 저물고 모래만 가득한 신강땅에도 저녁이 찾아왔다. 작당한 것에 마차를 세우고 마일의 지시 아래 천위대는 야영을 준비했다.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해결한 일행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오늘의 여정의 고단함을 풀고 있었다. 단우진은 하동, 은진아와 함께 모닥불이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우진아”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만 울리던 곳에서 은진아의 맑은 목소리가 울렸다.


“응?”


“너는 여태껏 천마신교안에서만 살았어?”


“···응 어쩌다 보니,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지.”


은진아는 단우진의 목소리에 묻은 약간의 씁쓸함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렇구나, 그럼 천마신교안에서는 뭐 하고 지냈어?”


“음, 뭐 그냥 아버지랑 무공수련하고, 공부하고 하동이랑 놀고 그랬지 뭐.”


“그렇구나···”


단우진의 대답을 들은 은진아의 목소리에는 그리움이 느껴졌지만, 굳이 그 그리움을 들추어내진 않았다.


“그럼, 하동이는?”


“저요? 저는 뭐, 공자님 수발하고 그렇게 지냈죠. 뭐 사실 시종의 삶이 특별할 게 있나요. 공자님은 감숙에서보다 안에 있을 때 더 많은 사고를 치셨거든요. 그래서, 그거 수습하랴, 시종장님께 불려가서 혼나랴···하···말도 마세요. 진짜”


하동은 양손을 휘휘 휘두르며 그간의 노고를 토로하듯 이야기했다. 하동의 그런 모습에 단우진이 반박하자, 모닥불의 주변은 금세 시끌시끌해졌다. 그렇게, 한참 웃음으로 시간을 보내던 그때, 지반이 천천히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은진아와 하동은 이를 느끼지 못했는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단우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이를 느낀 마일과 천위대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단우진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공자님, 아무래도 마적떼인듯 싶습니다.”


마일의 말에 아무것도 모른 채 있던, 은진아와 하동은 깜짝 놀랐다.


“마적떼요?”


“응, 아무래도 뭐가 다가오는 것 같네.”


그렇게, 단우진은 안력을 높여 주변을 둘러보다 한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대략 스무필 되는 말이 거칠게 호흡을 내쉬며 단우진의 일행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단우진은 가장 앞으로 나섰다. 그의 뒤에는 마일과 천위대가 도열했고 가장 뒷편에 은진아와 하동이 위치했다. 


하동은 자기를 지키려는 듯 슬쩍 한걸음 자기의 앞에서는 은진아를 확인하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거···참 모양새가 안 사네···’


은진아는 하동의 그런 마음을 모르는지, 고개를 살짝 돌려 하동과 눈을 마주치더니, 걱정 말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어두운 신강 땅을 울리던 정체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의 예상대로 마적 떼였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일반적인 마적떼와는 달랐다. 그들이 타고 온 말은 비쩍 말라 갈비뼈가 보일 지경이었다. 그보다 더 특이한 점은 스무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두 단우진과 또래쯤으로 보이는 이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마적떼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 들어오자 마일이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 신호에 천위대 무인은 단우진의 명령이 떨어지면, 언제든 출수할 수 있도록 조용히 검을 뽑았다. 하지만, 단우진은 마적떼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마일에게 잠시 멈추라는 듯 신호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이 야심한 시간,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단우진은 목소리에 내공을 실어 날려 보냈다. 잔잔한 목소리가 불러온 결과는 절대 잔잔하지 않았다. 말들은 그 목소리에 영향을 받은 듯 앞발을 들며, 기수들을 떨어트리고 여기저기로 도망갔다. 말에서 떨어져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과, 단우진의 목소리에 피를 토하는 이들이 한데 섞여 널브러졌다. 그러나, 이들 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이가 몇 명 존재했다. 그들은 이를 악문 채 말의 고삐를 쥐고 단우진을 노려봤다. 그 모습을 바라본 단우진의 눈에는 이채가 스쳤다.


‘호오···이걸 견뎌내는 이가 있네···’


단우진이 목소리에 실어 보낸 내공은 완숙한 일류급 정도는 되어야 버틸만한 내공을 실어 보냈다. 한데, 자기와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 몇이 이를 악물고 버티는 모습을 보니 단우진은 그들에게 흥미가 동했다.


“다시 묻겠습니다. 어떤 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단우진의 나지막한 말에 쓰러진 이들도 어느새 몸을 추슬러 가장 선두에선 사람의 뒤편에 도열했다. 그렇게, 모두가 무사함을 확인하자 맨 앞의 남자가 단우진에게 소리쳤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방문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겠습니다. 다만 부득이하게 사정이 있으니 이해해주십시오.”



단우진의 한 수에 주눅이 든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신강의 들개들이나 다름없는 마적떼들이라 하기에는 공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이었다.


“이곳 신강을 지나는 길이십니까”


“그렇소.”


단우진의 대답에 대장 격으로 보이는 이가 주변과 잠시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럼, 한 가지 제안을 드리지요. 통행료를 지불하신다면 목적지까지 다른 마적들을 피해 갈 수 있는 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싫다면?”


단우진은 그의 제안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단우진의 모습에 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천천히 단우진의 일행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마일과 천위대는 검을 앞에 세우고 언제는 달려들 자세를 갖추었다. 일촉즉발의 분위기에 단우진이 전낭을 하나 들어 그들의 앞에 던졌다. 두 집단 사이에 감돌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지며 대장 격인 이가 말에서 내려 전낭을 향해 걸었다.


“움직이지 마. 네놈 그러다 죽는다.”


그 목소리에 전낭을 주으러 가던 남자는 고개를 들어 단우진을 바라봤다. 그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며 엉덩이가 바닥에 닿으며 주저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마신교 삼공자 가출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 입니다. 24.06.26 23 0 -
공지 연재요일 변경, 당분간은 월화수목금 평일에 올라갑니다. 24.06.04 95 0 -
33 집으로(완) 24.06.27 68 0 13쪽
32 집으로(3) 24.06.26 52 0 13쪽
» 집으로(2) 24.06.25 57 0 13쪽
30 집으로(1) 24.06.24 65 0 13쪽
29 하오문(完) 24.06.21 75 1 14쪽
28 하오문(6) 24.06.20 65 1 13쪽
27 하오문(5) 24.06.18 67 1 13쪽
26 하오문(4) 24.06.17 71 1 14쪽
25 하오문(3) 24.06.14 67 1 13쪽
24 하오문(2) 24.06.13 84 1 13쪽
23 하오문(1) 24.06.12 76 1 13쪽
22 비천(完) 24.06.11 85 1 13쪽
21 비천(1) 24.06.10 98 1 13쪽
20 탈피(完) 24.06.07 81 1 14쪽
19 탈피(1) 24.06.06 84 1 13쪽
18 감숙혈사(完) 24.06.05 85 1 13쪽
17 감숙혈사(6) 24.06.04 80 1 13쪽
16 감숙혈사(5) 24.06.03 98 1 13쪽
15 감숙혈사(4) 24.05.31 96 1 13쪽
14 감숙혈사(3) 24.05.30 91 1 12쪽
13 감숙혈사(2) 24.05.29 92 1 13쪽
12 감숙혈사(1) 24.05.28 108 1 13쪽
11 일월신교(完) 24.05.27 100 1 13쪽
10 은가장(完) 24.05.26 109 1 12쪽
9 진중학(完) 24.05.25 108 1 13쪽
8 진중학(1) 24.05.24 116 2 13쪽
7 철혈방(完) 24.05.23 124 1 12쪽
6 철혈방(3) 24.05.23 109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