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무나 걸려라

승영은 회사 밖으로 나와,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길을 걷던 중, 한 여성이 전단지를 건네며 말을 건넸다.
"다음 주에 오픈하는 에스 족발집입니다~! 나중에 꼭 드시러 오세요!"
그 자리에서 승영은 전단지를 갈기갈기 찢어 버린 채 여성에게 던졌다.
"너나 쳐 먹어. 재수 없게 씨.."
무자비한 승영의 태도에 놀란 여성.
그리고 여지없이 사람에게 무례하게 구는 승영,
그렇게 다시 돌아와 자신의 차에 탑승해 집으로 향했다.
***
집에 도착한 승영은 집 상태를 보고 넋이 나갔다.
"뭐야 이게..?"
승영의 집은 아수라장 상태가 되어 있고, 그 많은 가구와 물건들은 사라져 있다.
그리고 한 남자가 집에 들어오는데 그건 바로 승영의 친형인 대영이었다.
"뭘 그렇게 놀라?"
대영은 한심한 듯 승영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당황하고 분노에 찬 승영은 대영에게 소리쳤다.
"이게 뭔데... 뭐 하는 짓인데!!"
대영은 표정 변화 없이 승영에게 말했다.
"아버지도 너 때문에 지치셨고... 음.. 그냥 너의 업보가 아닐까 싶은데..? 더 설명해 봤자 입만 아프고..."
"아니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가족끼리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가족이니까 이렇게 벌을 주는 거야.. 다른 사람은 너한테 이런 벌을 못 주잖아..? 그럼 이제 상황 파악은 됐을 거고.."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승영에게 대영은 쐐기를 박았다.
"꺼져."
망연자실한 승영은 터덜터덜 집 밖을 나오려 했지만,
승영의 걸음을 멈춰 세운 대영의 한마디.
"아 맞다.. 너 그 차도 못 탈 거야.. 너 카드도.. 그러니까 네가 가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아..! 휴대폰은 쓸 수 있겠네."
하지만 승영은 이에 맞서 반박했다.
"내가.. 왜 내 집이랑 내 차를 못 써..?! 이거 내 건데?"
대영은 승영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그게 다 너 명의로 되어 있는 게 아닌 거 몰랐어?"
승영은 머리에 도끼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
"아.. 그건 그런데.. 아빠가 나 준다고 한 거였잖아..? 그럼.."
대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승영에게 대답했다.
"준다고 한 거면 다 네 거냐고.. 아버지가 이럴 줄 알고 너한테 경고를 한 거였고, 명의도 너한테 주지 않으신 거지."
승영은 대영의 말에 자존심을 부렸다.
"그래.. 다 가져가 씨.. 내가 돈 벌면 돼.. 저 까짓 게 무슨 대수라고.."
"동생아.. 현실을 받아들여.."
욱하는 마음에 승영은 자신의 간소한 짐만 들고 집을 나왔다.
***
승영은 공원에 앉아 분노를 표출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나한테만 그래..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거잖아.. 어린 나이에는 다 용서가 되는 거잖아!"
승영은 자기반성은 일절 하지 않고 현재 주어진 상황이 억울하다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그리고 승영은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생각했다.
'일단 지낼 곳부터 필요해.. 그러고 나서 생각을 해야겠어.. 아.. 아니야.. 하.. 씨.. 돌아버리겠네..'
그리고 승영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형님~ 그냥 전화 한 건 아니고.. 나 형 집에서 좀 지내도 될까? 어? 여보세요?"
뚝-
매몰차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승영은 폰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번호부를 계속 찾아봤다.
"여보세요? 야! 금발, 너 지금 어디야?"
"왜? 아까는 나 무시하고 가더니?"
"야, 너네 집에서 좀 지내도 되냐? 이유는 묻지 말고."
"묻지 말라니깐 더 묻고 싶은데? 히히~ 왜 그러는데?"
"묻지 말라니까??!! 야, 너네 집 어디야? 지금 갈게."
승영의 다급함에 아영은 승영을 더 애태웠다.
아영 - "꺄하하하~ 오빠가 이러니까 더 들들 볶고 싶어지는데? 꺄하하하"
약 올리는 아영에게 자존심이 상한 승영은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 새끼가.. 죽으려고.."
계속 전화번호부를 탐색하다 승영의 눈에 들어온 이름.
그 이름은 바로 종현이었다.
승영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종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크크.. 이 새끼를 생각 못 했네.. 빨리 받아라.."
하지만 승영의 전화를 받지 않는 종현.
"전화를 안 받아? 미쳤나.."
그러던 중 종현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재빨리 전화를 받는 승영.
"야 종현. 어디야?"
"나 지금 집인데.. 왜?"
"지금 거기로 갈 테니까 기다려."
"어? 어.. 지금은.. 안되는데.."
"후.. 지금 기분 안 좋으니까, 좋게 말할 때 기다려.. 디지기 싫으면."
"아.. 알겠어.. 언제 도착하는데..?"
"20분 후에 도착할 거고, 당분간 거기서 지낼 테니까 그렇게 알아."
"어?.. 왜?.."
"가서 말해줄 테니까 기다리라고."
"어어.. 그래.."
.
.
.
전화를 끊은 종현은, 승영의 행동에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 중 이번엔 종현의 전화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오빠, 승영 오빠 무슨 일 있어?"
아영은 종현이라면 승영의 상황을 알 것 같아, 종현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너도 전화받았어? 나한테도 방금 왔는데.. 엄청 급해 보이더라고.."
"그렇지? 나한테도 그랬어. 갑자기 우리 집에 들어와서 잠깐 살겠다는데.. 난 내가 마음에 들어서 그런 줄~"
아영의 말에 종현은 놀랐다.
"너한테도 너네 집에 살아도 되냐고 물어본 거야?.. 뭐지..?"
그렇게 궁금증을 갖던 둘은 추측을 해봤다.
"혹시.. 승영 오빠 집에서 쫓겨난 거 아니야? 풋.. 나랑 있을 때 아빠 전화 받구, 급하게 나가더라구~"
아영의 말에 종현은, 뭔가를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그러고 보니, 어제도 전화하다가 갑자기 끊어져서 무슨 일 있는 것 같긴 했는데.... 맞네.."
종현은 심상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감지했다.
"진짜? 뭐야 뭐야! 제대로 사고 쳤나 보다! 꺄하하하~ 잘 됐네. 잘난 척할 때 조금 짜증 났었는데.. 근데 무슨 일이래?"
"나도 무슨 일인 줄은 몰라.. 말 안 하던데?"
궁금해하는 아영은 종현에게 물어보지만, 종현도 알 리 없었다.
"그래? 궁금한데 승영 오빠 절대 알려주지는 않을 것 같구.. 에라 모르겠다~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뭐~"
"맞아.. 걔 사고 친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잘 처리하겠지.. 일단 이승영 지금 우리 집 온다니깐 일단 끊을게."
그렇게 승영의 궁금증을 뒤로하고 전화를 끊는 종현.
알 수 없는 미소를 보이며 승영을 기다렸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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