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받아들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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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시
그림/삽화
난다시
작품등록일 :
2024.05.28 22:37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1,542
추천수 :
8
글자수 :
127,702

작성
24.06.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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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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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7. 폭발

DUMMY

"악몽을 많이 꾸신다고요?"


"예.. 평소에는 한 번도 꾸지 않던 악몽을 최근에 두 번 정도 꿨네요.."


"음..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는 비현실적인 악몽이시나요? 아는 사람들이 나오는 악몽이신 건가요?"


"아는 사람들이 나오는 악몽이에요."


"악몽 속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세요?"


"어... 친구들이 나와요.."


"현재까지도 사이가 좋은 친구들이시나요?"


"아니요.. 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는데요.."


"꿈 내용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의사의 말에 승영은 망설였다.


"아.. 뭐.. 오래된 이야기인데.."


"네~ 편하게 말해주세요."


"예전에 친구랑 싸웠었는데, 친구가 저한테 서운한 게 좀 많았었나 봐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꿈에 나오더라고요.."


의사 앞에서 솔직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승영은 두루뭉술하게만 말할 뿐이었다.


"음..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을 왜 악몽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 하하.. 악몽이라기보다는.. 그런 꿈을 최근에 너무 자주 꿔서요.."


"실제 있었던 상황이 꿈에서 나오는 건데, 많이 신경 쓰이시나요?"


"신경은 안 쓰였었는데, 자꾸 꿈에서 나오니 좀 신경 쓰이는 게 있는 것 같아요.."


"흐음.. 대부분 악몽이라는 게, 예민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많이 꿉니다.."


"아.. 그렇구나.."


그런데 의사는 갑자기 의아한 듯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꿈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건.. 그 상황이 환자분에게 엄청난 충격이었거나, 그 일이 일상생활에서도 생각날 만큼 신경이 쓰였다는 건데.. 그런데 이승영 님은 신경을 안 썼다고 하셨으니.. 좀 특이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아.. 신경은 안 쓰이긴 했는데.. 스트레스는 좀 최근에 받긴 해서요.."


"음.. 혹시 최근에 받은 스트레스가 인간관계로 인한 건가요?"


승영은 의사의 말에 공장에서 싸웠던 아저씨들과, 최근 친목 도모 술자리 모임에서 싸웠던 회원들이 생각났다.


"네, 모두 다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렇다면 그런 꿈 내용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승영 님의 꿈 내용도 친구랑 싸우신 거니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거죠. 같은 맥락의 꿈이니 그럴 수 있습니다."


"꿈 좀 안 꾸게 할 수 없을까요?"


"확실하게 말씀은 못 드리고요.. 일단 약 처방 해드릴 테니 드셔보시고, 그래도 악몽을 꾸신다면 심리치료를 받아보셔야 해요."


"네.."


진단을 받고 밖으로 나온 승영은 일단 약의 효과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 일단 약 꾸준히 먹으면 악몽 따위 안 꿀 수도 있을 거야.."


***


오후 2시, 승영은 오후 작업을 하러 출근했다.

공장에 출근한 승영을 보고 진수가 다가왔다.


"별일 없는 거지?"


"네.. 늦잠을 자서.. 하.."


"허허~ 난 또 그만두는 줄 알았어~"


"아직은.. 아니죠.. 하하.."


"관리자님한테는 말했어?"


"네.. 출근하면 자기한테 오라던데, 한번 가봐야겠네요.."


"그래, 다녀와~ 늦잠 자서 죄송하다고 말 잘하고!"


"키키.. 뭐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요? 하하~ 다녀오겠습니다~"


진수 앞에선 괜찮은 척했지만,

승영은 과연 관리자 앞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진수와 대화를 끝내고,

승영은 관리자가 있는 사무실에 도착했다.


"승영 씨, 오셨네요?"


"예.."


"승영 씨.. 다른 분들이랑 다투는 것도 모자라서.. 근태까지 안 좋으셔버리고.."


"...."


"10분 지각, 1시간 지각도 아니고.. 뭐, 일단 오셨으니 오후 작업 열심히 해주세요."


"예.."


관리자와의 대화가 끝나고 승영은 오후 작업을 하러 A 구역으로 향했다.


"아니, 어차피 오전에 일 안 했으니 돈 까였잖아? 돈 주고 지랄하는 거면 몰라.. 근데 왜 지랄이야.."


투덜대며 A 구역으로 가는 승영, 그래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예전 같았다면, 자기 잘못 모르고 관리자 앞에서 따졌어야 할 승영이였으니 말이다.


"에휴~ 빨리 일이나 끝내자!"


작업을 시작하려던 승영에게 진수가 다가왔다.


"관리자님이 뭐라셔?"


진수의 물음에 승영은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하하하~ 그냥 다음부턴 늦지 말래요~"


"잘 넘겼구나~ 그래, 오늘도 고생해!"


"네~ 아저씨도 파이팅입니다!"


***


그렇게 오후 작업을 하고 있는 승영, 벌써 퇴근시간이 가까워졌다.

승영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뭐야.. 벌써 퇴근이야? 오전에 출근 안 했다고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네~ 크크"


실실 웃고 있는 승영을 바라보는 근로자 2.


"저놈은 뭐가 좋다고 실실 쪼개고 있는 거야.."


또 불청객이 찾아왔다. 그건 바로 근로자 2.

승영의 기분 좋은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근로자 2는

괜히 승영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뭐 하는 거야?"


"갑자기 왜 시비야?"


"쯧쯧.. 요즘 것들은 남들한테 피해를 줘도 미안한 줄 몰라!"


"내가 아저씨한테 피해준 거 있어?"


"네가 오전에 출근 안 해서 A 구역을 내가 작업했다 이놈아!"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그러는 거야!!?"


"네가 안 왔으니, 내가 한 거잖아!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내 돈 까이고, 관리자가 나한테 지랄하고 갔는데, 아저씨가 뭔데 나한테 뭐라 하는 거야? 아저씨가 내 월급 줘?"


"어린놈의 자식이 얼굴에 철판을 몇 겹을 깔았길래 저렇게 뻔뻔하고 당당해?"


"철판 몇 겹 깔았는지 알고 싶으면 아저씨가 직접 세어봐."


근로자 2와 승영이 싸우고 있는 걸 본 태식은 아무도 모르게 관리자에게 전달하러 갔다.


"관리자님! 승영 씨랑 진성 씨가 싸우고 있습니다!"


"또 싸워요? 아오.. 씨.."


태식은 관리자를 데리고 승영과 근로자 2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퇴근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뭣들 하시는 겁니까!!?"


근로자 2, 그의 이름은 진성.

관리자의 호통에 풀썩 주저앉았다.


"관리자님! 이 사람이 오전에 안 왔길래, 제가 이 사람 작업까지 다 했지 않습니까!?"


"네, 맞아요."


"그래서 속상해서 다음에는 지각하지 말아라, 지각하면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진다고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저한테 오히려 더 뭐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저씨가 언제 그렇게 말했는데? 왜 실실 쪼개냐고 시비 걸었잖아!!"


"하.. 승영 씨, 조용히 하세요. 이건 솔직히 승영 씨가 잘못하신 거잖아요?"


관리자 앞에서 억울한 척 연기하는 진성을 보고 승영은 더욱더 화가 났다.

하지만 오히려 관리자는 승영을 다그쳤다.


"늦게 와서 내 돈 까이고, 욕도 먹었잖아요! 근데 왜 제가 저 아저씨한테까지 욕을 먹어야 되냐고요!"


"진성 형님, 제가 승영 씨한테 한 소리 하긴 했는데.. 형님도 하셨어요?


"저는 욕도 안 했습니다.. 그냥 늦게 왔으면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띵가띵가 놀고 있길래.. 그래서 말한 겁니다.."


진성의 말을 듣고, 관리자는 승영을 노려봤다.


"승영 씨.. 언제까지 이러실 겁니까? 오전에 안 오셔서 피해주신 거 맞아요. 그냥 죄송하단 말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셋의 과열되는 큰소리에 진수가 슬금슬금 다가와, 승영의 편을 들어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고~ 본인도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지각 한번 안 하고, 열심히 하다가 몸 안 좋아서 늦었다는데~ 진성 씨가 고생하신 걸 몰랐었나 보죠~"


진수의 변호에도 관리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승영 씨, 계속 이렇게 싸우실 거면 야간 작업조로 들어가실래요?"


참다 참다 화가 난 승영은 드디어 울분을 토해냈다.


"씨x!!! 그만두면 되잖아!"


승영의 울부짖음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뒤에서 몰래 지켜보던 태식과 주한은 재미있다는 듯 웃어댔다.


"크크크~ 저 자식, 드디어 터졌네!"


"이것도 못 버티고 그만둔다고? 애송이 자식~"


승영은 이성을 잃고 계속해서 울분을 토해냈다.


"뭘 해도 믿어주지 않는 쓰레기 같은 새끼들.. 더러워서 그만둔다!!!"


그만두겠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승영에게,

관리자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세요. 내일부터 안 나오셔도 됩니다. 지금까지 일한 건 다음 주에 계좌로 들어갈 거예요."


단호한 말만 남긴 채, 떠나가는 관리자.

그리고 진성은 그 뒤를 따라갔다.


승영과 진수만 남은 채,

진수는 승영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해 줬다.


"잘했네.. 그만두는 게 맞는 것 같다..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아니에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너무 갑작스럽긴 하지만.. 고생했어.."


"... 잘 됐다고 생각할래요.. 아저씨,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 때문에 퇴근도 늦어지셨네요.. 죄송해요.."


"퇴근 좀 늦게 해도 괜찮아! 오늘같이 술이나 한잔할까?"


"네!!"


"허허.. 드디어 먹네.. 옷 갈아입고 봅시다..!"


***


밖으로 나온 승영과 진수.


"좋아하는 음식 있어?"


"다 잘 먹어요!"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러 갑시다~"


삼겹살 가게에 도착하고, 진수는 승영의 기분을 풀어주려 했다.


"참.. 같이 일 더 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요.."


"나도 자네 사정을 아니깐 버티라고는 말 못 하겠더라고.. 내가 자네였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참 안 따라주네요.."


"자네는 열심히 했어.. 그건 내가 봤으니.."


"아저씨 아니었으면 저 진작에 그만뒀을 것 같아요. 하하.."


자신 때문에 진수가 미안해할 것 같아,

승영은 더 괜찮은 척을 했다.


"내가 도움이 많이 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나도 자네 없이 일하면 심심할 것 같네. 허허.."


"이 말 들으니 더 죄송하네요.."


승영은 홧김에 공장을 그만두었지만, 후회 없는 잘한 선택이라고 애써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마음을 알겠는지, 진수 또한 승영을 걱정하는 눈빛이지만,

애써 승영의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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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반성 24.06.10 3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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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폭발 24.06.06 4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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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24.06.04 50 0 11쪽
15 14. 좌절 24.06.04 48 0 9쪽
14 13. 짧았던 휴식 끝에 다시 돌아온 지옥 24.06.03 51 0 12쪽
13 12. 괴롭힘(2) 24.06.02 50 0 9쪽
12 11. 괴롭힘(1) 24.06.01 5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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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행복 끝 고생 시작 24.05.30 5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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