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1등을 꿈꾸다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승영 씨! 복권 사러 갈 거예요?"
"네, 선아 씨도 가시게요?"
"네! 같이 가요! 1등 명당 가게를 알거든요. 후훗!"
선아와 일을 같이 마친 후, 승영은 선아와 함께 복권가게를 향했다.
***
"여기서 얼마나 걸어가야 해요?"
"여기서 10분 정도만 걸어가시면 돼요!"
둘은 복권 가게를 향해 걸어가며,
선아는 1등 당첨이 된다면 하고 싶은,
행복한 꿈의 계획을 승영에게 말했다
"저는요~ 만약 1등 되면 제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고 싶어요! 일단 제일 먼저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해외여행 안 가보셨어요?"
"네!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어서요. 히히.. 일본 가서 온천도 즐기고 싶고, 미국 가서 거리도 걸어보고 싶고~"
해외에 대한 낭만에 사로잡힌 선아에게 승영은 자신이 가봤던 후기를 생생하게 알려줬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별것 없어요~ 특히 미국은 멀어서 장시간 비행하기도 힘들고, 땅덩어리도 넓어서 다른 도시 이동할 때도 하루는 걸리거든요.
"우와~ 승영 씨는 미국 가보셨어요?"
"네, 어렸을 때 아빠가 영어 공부 좀 배워서 오라고 보냈는데.. 크크 공부는 개뿔 놀기만 했어요.."
"와.. 승영씨 집 부자인가 봐요!"
"미국 가면 다 부자게요? 하하~"
"미국 갈 정도면 집 잘 사는 편 아니에요?? 보통 사람들은 잘 못 가는 곳인데!"
"그냥 미국 갔다 올 정도로만 삽니다~"
"갑자기 다르게 보이는데요~? 하하~ 다른 나라도 많이 가보셨죠?"
"뭐.. 많이 가보긴 했어요.."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어요?"
궁금함이 폭발하는 선아에게 승영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음.. 다 고만고만한데, 동남아 휴양지가 좋더라고요~"
"우와.. 태국이나 하와이, 발리 이런 곳 말씀하시는 거예요?"
"네~ 힐링이 된다고나 할까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좋고, 밖에 나가도 나름 재밌고.. 나중에 돈 많이 벌면 한번 다녀와요."
"나도 꼭 가야지! 근데 승영씨 집은 무슨 일을 하길래 돈이 많으신 거예요?"
"아이~ 그렇게 부자 아니라니깐요! 하하~ 그냥 아빠가 사업하시는데 그게 좀 잘 됐어요."
"엇? 부자들은 꼭 별것 아니라는 듯 말하던데.. 승영 씨 알고 보니 재벌 2세나 재벌 3세 이런 거 아니에요? 크크~"
"하하~ 재벌 2세가 남의 가게 일하면서 좁디좁은 원룸에 살고 있나요?"
"아버지께서 밖에서 사회생활 경험 좀 쌓으라고 숙제 내주신 거 아니에요? 하하~"
장난스럽게 던진 선아의 말에 승영은 괜히 뜨끔했다.
".. 그럴 거면 아빠 회사에서 경험하라고 했겠죠~ 하하.."
"그런가?"
"그렇죠! 지금 나도 복권 사러 가고 있는데? 재벌이 복권을 과연 살까요? 하하~"
"하하~ 제가 괜히 오버했네요!"
둘의 대화가 끝날 때 즈음 복권 가게에 도착했다.
.
.
.
"여기에요! 1등만 무려 9번이 나왔대요!"
"들어갑시다~"
복권 가게에 들어온 승영과 선아.
복권을 많이 사본 선아는 능숙하게 자리에 앉아 번호를 체크했다.
"여기 앉으셔서 6자리 적으시면 돼요!"
승영은 선아의 주도하에 복권 번호를 써 내려갔다.
"3.. 10.. 29.. 39.."
"다 적으셨어요?"
"세 개 남았는데.. 어떤 번호가 좋을지.."
고민하는 승영에게 선아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정 생각이 안 나시면 여기 밑에 자동 있죠? 이거 체크하시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번호 체크되거든요!"
"아하.. 그럼 생각 안 나는 건 자동으로~"
신중히 복권 번호 체크를 끝내고 승영과 선아는 복권 가게에서 나왔다.
***
"승영 씨는 집 어느 쪽으로 가세요?"
"저는 가게 쪽으로 가야 돼요."
"오! 그럼 저랑 같이 가요! 저도 거기로 가야 해서요."
승영과 선아는 돌아가는 길도 함께 걸어갔다.
그리고 선아는 이번에 승영의 꿈을 물어봤다.
"승영 씨는 1등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선아의 말에 고민하는 승영.
사실 승영은 하고 싶은 것이 딱히 없다.
우선 돈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으니..
"음.. 딱히 생각나는 게 없네요."
"정말요? 지금까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오신 거예요?"
남들이 못해본 건 다 해봤던 승영은,
선아의 말에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못 해본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뭐야~ 진짜 부자 맞잖아요~!"
그러다 승영은 갑자기 하고 싶은 게 생각이 났다.
"아.. 1등 당첨되면 꼭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승영의 말에 선아는 의아해했다.
"누군데요? 가족?? 친구??"
"증명을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알 수 없는 승영의 대답에 선아는 아리송했다.
그리고 선아에게 묻는 승영.
"선아 씨, 복권 1등 당첨되는 것도 내 힘으로 벌어온 돈 맞죠?"
"맞지 않을까요? 불법적인 것도 아니고.. 불로소득이긴 해도, 어쨌든 자기가 운이 좋아서 된 거잖아요!"
선아의 대답에 승영은 조용히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걷던 중, 족발가게 앞에 도착했다.
"가게 도착이네요~ 저는 여기서 오른쪽 골목으로 가야 해요!"
"저는 왼쪽 골목이에요. 오늘 수고했어요~"
"네! 승영 씨도 수고하셨어요~"
"네~ 내일 봐요~"
그때 돌아서던 승영을 선아가 붙잡았다.
"아! 승영 씨!"
"예?"
"로또 1등 되면 맛있는 거 사주세요! 크크~"
"당연하죠~"
"저도 1등 되면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좋아요~"
"하하~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렇게 헤어지는 둘.
승영은 복권 종이를 꽉 쥔 채 집에 도착했다.
***
집에 도착한 승영은,
복권 종이를 고이 모셔두고, 씻고 나왔다.
"느낌이 1등일 것 같단 말이야.. 훗.."
승영은 복권을 처음 사봐서 그런지, 1등이 쉽게 되는 줄 알고 있는가 보다.
"근데 정말 뭘 해야 하지?"
1등을 한다면 하고 싶은 것을 메모하려는 승영.
"음.. 일단 일은 다 때려치우고.. 흐음.."
막상 생각하자니 할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와.. 진짜 할 게 없잖아?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으니.. 음.."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하는데,
"생각해 보니 1등 되면 굳이 아빠한테 찾아갈 필요는 없는 거잖아? 아.. 아닌가.. 그래도 아빠 밑에 있어야 불편해도 여유롭긴 한데.."
고민하고 있던 승영은 집에 오기 전 선아의 말을 떠올렸다.
"여행.. 그렇지, 오랜만에 나도 여행 좀 다녀와야지.. 아니 그냥 외국에서 살아버릴까?"
나름대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승영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냥 아빠한테 가지 말고 집 사서 혼자 사는 게 낫겠지? 그리고 다른 곳 투자하면!? 돈이 돈을 부르고.. 좋아! 빨리 결과 나왔으면 좋겠네.. 히히.."
희망을 가득 품은 승영은 잠에 들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딩동-
휴대폰을 보는 승영.
알고 보니 저번 직장이었던 공장에서 일한 급여가 들어온 것이었다.
그리고 승영은 급여를 확인하는데,
"에게게.. 이거 밖에 안 들어와? 제대로 들어온 거 맞아? 고생이란 개고생은 다 했는데.."
전화해서 제대로 들어온 게 맞냐고 따지려던 승영은 이내 행동을 멈췄다.
"에이씨, 푼 돈 더 받겠다고 전화하기도 싫어.. 목소리도 듣기 싫고.. 그 공장 생각하니 갑자기 기분 안 좋아지네..
복권 때문에 좋았던 기분을 망친 승영은 바깥바람을 쐬러 밖을 나섰다.
***
길을 걷고 있는 승영.
하염없이 길을 걷던 중, 코인노래방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 앞에서 머뭇거리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망설이다 결국 코인노래방으로 들어갔다.
"2곡만 불러볼까?"
승영은 노래를 선곡한 뒤, 열창하기 시작했다.
"떠나가요~ 내 사람아 ♬~"
진지하게 열창을 끝낸 승영은 만족한 듯 노래 한 곡이 끝났지만,
이내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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