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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시
그림/삽화
난다시
작품등록일 :
2024.05.28 22:37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1,547
추천수 :
8
글자수 :
127,702

작성
24.06.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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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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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30. 다 끝났어

DUMMY

“미안해요. 선아 씨.. 괜히 눈물이 나오네요..”


“미안하긴요..”


“사실.. 제가 가게 오픈하기 전에..”


“아니요! 그만 말하셔도 돼요!”


정화가 선아에게도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말을 해주려고 했지만, 선아가 말을 잘랐다.


“또 말하시면 그때 생각나서 더 괴로우실 것 같아서요.. 그리고 아까 저도 대충 무슨 말인지 옆에서 들었기도 했구요..”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왜 계속 눈물이 나는 걸까요..”


민망한 듯 눈물을 닦는 정화에게 선아는 충분한 공감을 해줬다.


“아니에요. 사장님.. 우는 게 뭐 어때서요.. 슬플 땐 울어야죠.. 마음속에 담아 둘 필요 없어요..!”


“그런데.. 참.. 이 상황이 저는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것 같아요.”


정화는 애써 눈물을 멈추고 자신이 느낀 감정을 말했다.


“승영 씨가 일하면서 너무 열심히 하셨고, 참 괜찮은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승영 씨가 일하실 땐 열심히 잘하셨으니깐요.. 그런데 지금 그게 다 가면을 쓰고 연기를 했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무서우면서도.. 정말 과거에 잠깐 철이 없었던 거고, 지금은 다른 사람이 돼서 열심히 한 것일까?라는 생각에 너무 혼란스럽네요..”


정화의 솔직한 심경고백에 선아 또한 동의했다.


“사실 저도 사장님과 같은 마음이에요.. 승영 씨가 절대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어요..”


선아도 정화의 마음을 모르는 것 아니었다.

선아 또한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에 대해 꽤나 충격이 컸다.


“선아 씨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승영 씨와 일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선아 씨도 승영 씨랑 정이 많이 드셨을 텐데, 이 부분에서는 죄송하네요.”


“저는 괜찮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일단 사장님 감정 먼저 추스르셔야 할 것 같아요..”


“고마워요.. 일단 빠르게 직원 한 분 구할 테니, 직원 구하기 전까지 월급 더 챙겨 드릴 테니 조금만 고생해 주세요.. 미안해요.”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렇게 정화는 승영에 대한 마음을 접으려고 애썼다.

선아도 내심 아쉬웠지만 슬퍼하는 정화 옆에서 차마 내색할 수는 없었다.


***


가게에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승영은 후회의 연속이었다.

지난날에 저질렀던 자신의 만행이 너무나도 후회스러웠고,

더 괴로웠던 것은 정말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것이었다.

그도 그럴게 과거의 승영은 늘 그래왔었기 때문이었다.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공장에서 탈출하고 드디어 행복하게 일할 직장을 찾으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았기에 후회는 더 커져만 갔다.


힘겹게 집에 돌아온 승영은 그대로 풀썩 주저앉았다.

승영 또한 충격이 컸나 보다.


“왜.. 대체.. 왜 그랬을까..”


승영은 집에 오니 아쉬움과 미안함이 가슴에 사무쳤다.

그리고 길다면 길었던, 짧으면 짧았던

족발집에서 일했던 추억을 떠올렸다.


추억을 떠올리던 승영도 가슴이 뭉클해졌다.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받아주며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정화를 떠올리며,

더 열심히 일을 잘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엄마 없이 자란 승영에게 마치 엄마처럼 대해주었던 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같이 일하던 선아를 떠올리며,

항상 어둡고 부정적이던 면이 많았던 승영을 늘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언제나 명랑하고 쾌활한,

마치 여동생 같았던 선아에게 좀 더 살갑게 대하지 못 했던 게 떠올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족발집에서 일하며 밝아지고 따뜻함이 어떤 것인지 인간과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인생이라는 것을 배우게 됐는데, 이렇게 느닷없이 끝나버리니 허무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승영은 정화와 선아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넋이 나가있었다.


정말 자신의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승영은,

잠시 고민을 한 후, 갑자기 집 밖으로 나갔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진실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승영이 택한 방법은

바로 봉사였다. 그것도 정화의 족발집에서 말이다.


정화의 가게에서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일을 해주며,

자신이 정말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승영은 현재 자신의 형편에는 물질적인 것으로 보답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나마 멀쩡하게 가지고 있던 육신으로 보답을 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집 밖으로 나섰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때 문득 승영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생각은,

과연 이게 정말 최고의 방법이을까?

단지 본인에게는 최선의 방법이었지만 최고의 방법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렇게 머뭇거리며 갈팡질팡하던 승영은 다시 용기를 내어,

족발집으로 향했다.


어렵게 발걸음을 뗐지만 또 하나의 걸림돌이 생겼다.

그건 바로 가게에서 나오기 전 정화의 말이었다.


정화의 말속에 승영 씨 얼굴을 보면서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이

승영의 뇌리를 스쳤다.


그 말이 생각나자마자 승영은 풀이 죽어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승영은 방향을 돌려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 도착한 승영은 소주 5병을 산 뒤, 집으로 돌아갔다.

.

.

.

집으로 돌아오자 승영은 급하게 소주 뚜껑을 열고 벌컥벌컥 마셨다.


“잘 살아보려고 해도 안 되고.. 그냥 죽어버리고 싶다..”


자신의 현실을 한탄하며 소주를 들이마셨고,

결국 승영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할 생각을 하고 말았다.


겁이 없어진 승영은 취기가 올라 주방으로 가서 날카로운 흉기를 찾아봤지만,

평소에 집에서 음식을 해먹지 않고, 배달음식만 시켜 먹던 터라 조리기구가 있을 리 만무했다.


상황이 따라주지 않자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은 승영은,

벽에 머리를 세게 쾅쾅 박아댔다.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뇌출혈을 일으켜 죽고 싶었던 것일까?

술기운에 고통을 못 느끼고

벽에 머리를 계속해서 박아댔지만 머리는 쉽게 깨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벽에 머리를 박는 강도가 점차 약해져갔다.

아무리 술기운이어도 계속 머리를 박아대니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직접 머리를 박아대며,

너무 아프다 싶으면 강도를 줄이며 머리를 박아댔기 때문에 

이걸로 죽을 수 없다는 걸 당연히 승영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신체적 가해를 중단하고, 낙오감에 빠진 승영은 남은 소주를 더 마셨다.

무슨 생각인 건지, 그 많은 술을 모두 다 마셔버렸다.


“그래.. 집에서도 내 마음대로 못 죽는 거.. 높은 곳에 떨어져 디져버리자..”


순식간에 남은 소주를 해치우고 승영은 비틀비틀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고층 건물을 찾아봤지만 또 한 번 실망을 했고..


“뭐야..”


고층건물에 도착해서 옥상으로 올라갔지만 문은 봉쇄되어 있었다.

승영은 허탈감을 느끼고 1층으로 내려왔다.


자꾸만 계속되는 극단적인 시도 실패에 승영은 다른 방법이 있나 물색했다.


“아..!”


승영은 또 하나의 방법이 떠올랐고, 그것은 바로 호텔이었다.

고층 호텔 숙소에 들어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릴 심산이었다.


“그래.. 고층.. 호텔로..”


그렇게 승영은 고층 호텔을 찾아봤고, 

택시를 잡아 재빨리 호텔에 도착했다.


승영은 곧 넘어질 것 같이 호텔 로비에 뛰어들어가 방을 잡으려고 했다.


“17층.. 방.. 지금.. 남아있나요..?”


“네. 예약 하셨나요?”


“아뇨.. 지금.. 할게요..”


승영은 최대한 높은 곳으로 방을 잡으려 했고, 다행히도 남은 방이 있었다.


엘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승영의 마음이 두근거렸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니, 모든 게 허무했고 울컥했다.


엘리베이터는 17층에 도착하고, 승영은 바로 내리지 않았다.

생각에 잠긴 승영은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먹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자신의 방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승영이 휴대폰을 켰다.


“아빠한테.. 전화.. 할까..”


승영은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할 생각이었지만,

이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아니다.. 신경도 안 쓸 텐데..”


그렇게 모든 걸 체념하고 승영은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이 뛰어내릴 숙소의 창문으로 다가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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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 구세주 24.06.28 1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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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뒤늦은 사과 24.06.20 20 0 7쪽
29 28. 죗값 24.06.19 23 0 8쪽
28 27. 의문 24.06.18 25 0 9쪽
27 26. 설마? 24.06.17 25 0 8쪽
26 25. 선아와의 술자리 24.06.15 25 0 9쪽
25 24. 혼란 24.06.14 29 0 9쪽
24 23. 1등을 꿈꾸다 24.06.13 34 0 8쪽
23 22. 부러움과 호기심 24.06.12 31 0 10쪽
22 21. 어림없지 24.06.11 41 1 8쪽
21 20. 반성 24.06.10 39 0 9쪽
20 19. 좋은 느낌 24.06.08 45 1 10쪽
19 18. 다시 시작 24.06.07 44 0 11쪽
18 17. 폭발 24.06.06 44 0 10쪽
17 16. 악몽 24.06.05 49 0 12쪽
16 15.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24.06.04 50 0 11쪽
15 14. 좌절 24.06.04 48 0 9쪽
14 13. 짧았던 휴식 끝에 다시 돌아온 지옥 24.06.03 52 0 12쪽
13 12. 괴롭힘(2) 24.06.02 51 0 9쪽
12 11. 괴롭힘(1) 24.06.01 52 0 10쪽
11 10. 후회스러운 과거 24.05.31 53 0 10쪽
10 9. 천사세요? 24.05.30 55 0 10쪽
9 8. 행복 끝 고생 시작 24.05.30 58 0 12쪽
8 7. 새로 시작 +1 24.05.30 60 0 7쪽
7 6. 게임 +1 24.05.30 62 0 7쪽
6 5. 돈이여, 오라 +1 24.05.30 63 0 7쪽
5 4. 많이 컸네? +1 24.05.30 65 0 7쪽
4 3. 아무나 걸려라 +1 24.05.29 7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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