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퇴마록: 특급 퇴마사의 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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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용용이
작품등록일 :
2024.05.3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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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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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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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우리들의 현장실습(2)

DUMMY

<조선민담짐>에 기록되어 전해져오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래전, 나이가 마흔이 넘도록 아이가 없어 이를 항상 슬퍼했던 부인이 하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감 장수 하나가 그녀에게 다가와선 “이 감을 먹으면 아이를 바로 가질 수 있소.”라며 그녀에게 감을 건네며 말했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었던 그녀는 그런 그의 말을 반신반의하며 감 한 개를 구입했고, 볕이 들지 않던 낮은 천장에 넣어 감을 보관했다. 하루는 천장을 열어봤는데, 그땐 이미 들쥐가 감의 반쪽을 먹어버린 상태였고, 이에 화들짝 놀란 여인은 곧바로 감의 남은 반쪽을 먹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감을 먹은 여인은 정말 아이를 잉태하게 되었는데 반쪽짜리 감을 먹어서 인지 팔, 다리, 눈, 머리까지도 모두 반쪽뿐인 사내아이를 낳게 되었다. 이 사내아이는 반쪽짜리 몸을 가진 것치고는 굉장히 힘이 강했는데, 씨름뿐 아니라 궁술과 검술에도 뛰어났다고 전해져오고 있다. 사람들은 이 아이를 보고 ‘반쪽이’ 혹은 ‘감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


한편 수성과 헤어진 1조의 아이들은 모두 일사불란하게 뛰어가며 아까부터 자신들의 뒤를 쫓아오던 무언가로부터 열심히 도망치고 있었다.


“저게 뭐야?!”


“한 발로 뛰는데 어떻게 저렇게 빠를 수가 있는 거지?”


“아니, 방금까지 같이 있었던 선배님은 어디로 사라진 건데?!”


도망치는 아이들의 뒤로는 [감돌이]가 한 발로 깽깽이를 치며 열심히 뒤쫓아오고 있었다. 분명히 마을의 입구로 들어서는 그 순간까지는 수성과 함께 했던 아이들이었지만, 짙은 안갯속으로 점점 깊게 들어서자 한순간에 아이들 모두 수성을 놓치고 말았다. 이 사실에 아이들은 모두 혼란스러웠지만 선우만큼은 유일하게 수성이 사라진 이 상황에 대해 침착하게 받아들이려고 애썼다.


“선배님이 사라진 것을 알아채지 못했던 건 저 녀석의 환술 때문인가?”


무작정 앞으로만 달리던 와중에도 선우는 빈번히 자신의 뒤를 쫓아오던 감돌이를 향해 고개를 돌려가며 감돌이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앞서 알려졌던 전설처럼 팔과 다리, 머리까지 온통 절반만 남아있는 흉측한 감돌이의 외형.


“팔이랑 다리, 아니 머리에 달린 눈도 온통 하나씩 밖에 없어.”


그러나 나머지 아이들은 선우만큼의 평정심을 유지하긴 쉽지 않았다. 현장실습 이전에 다른 아이들을 향해서 겁먹지 말라며 ‘센 척’ 하던 민준이는 어느덧 무리의 가장 선두에서 감돌이를 피해 재빨리 달려가고 있었다.


“일단 달려!!”


윤우는 이전 체육관에서 보았던, 민준이의 빙의 능력이라면 지금의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여전히 앞질러 달려가고 있었던 민준이를 향해 말했다.


“김 민준! 그때처럼 신에게 빙의하면 싸울 수 있잖아. 빙의해 봐!”


그러자 민준이는 치를 떨며 이를 극구 반대했다.


“안 돼! 이런 곳에서 무턱대고 빙의를 시도했다가는 어떤 신이 내 몸에 들어올지 나도 모른다고! 난 내게 내려오는 신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마치 랜덤으로 뽑기를 한다고 봐도 무방해. 거긴 우리 학교 안이니까 악귀가 없어서 가능했던 거지, 만약 빙의를 시도했다가 악귀라도 들어오면 오히려 너흰 내 손에 전부 다 끝장이 날 거라고. 끝장!”


“그럼 이렇게 계속 도망만 다닐 거야?!”


결국 아이들은 이렇게 계속 도망만 치는 것에 있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점점 지쳐갔었고 결국 서서히 이성을 잃으며 감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모든 상황이 그들에겐 혼란스러웠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아이들 가운데서도 언제나 차가울 정도로 냉정했던 선우가 존재했고 이는 정말 다행이었다. 잠시 짧은 언성이 오고 갔던 아이들을 이내 선우가 집중시켰다.


“일단 우린 저 녀석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니까. 정면으로 전투를 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전투를 피하며 수성 선배님을 찾는 걸 우선으로 해야 돼.”


“하지만 이미 선배님이 당했다면?”


조용하던 시화가 조심스럽게 선우를 향해 물었다. 그러자 선우는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을 듯 이에 답했다.


“그렇다면 그때는 우리가 저 녀석을 처리해야지. 우리도 엄연한 퇴마사니까.”


“그냥 지금 우리가 처리하자! 우리 넷이 동시에 덤빈다면..”


윤우는 전투를 가급적 피하자는 선우의 말에도 불구하고 일순간 발걸음을 멈추며 자신들의 뒤를 쫓아오던 감돌이를 향해 돌아섰다. 재빨리 허리춤의 포켓에서 부적을 꺼내드는 윤우.


“난 준비됐..”


그러나 윤우는 곧바로 뒤에 있던 선우에게 뒷덜미를 잡히며 결국 다시금 아이들 무리에 합류해 달렸다.


“이건 실제 상황이야! 네가 어떻게 되든지 전혀 상관은 없지만 너의 그 무리한 행동 하나로 여기 있는 다른 애들까지 위험에 빠뜨리지 마. 김 민준은 자기가 말한 대로 현 상황에선 전투에 참여할 수도 없다고.”


한순간 윤우는 한없이 진지했던 선우의 눈과 마주쳤고 살짝 분했었지만 윤우는 이윽고 선우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선우의 말처럼 민준이는 이 전투에 참여할 수도 없었고, 시화 또한 전투에 효과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실질적으로 감돌이와 맞서게 된다면 선우와 윤우, 두 사람뿐이었다. 그러다 혹시라도 감돌이가 자신들의 힘을 웃도는 [1급 이상의 요괴] 라면? 그렇다면 윤우를 포함해 1조 아이들 모두 끔찍하게 몰살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일단은 선배님을 찾아야 해. 윤 수성 선배님은 3학년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강력하다고 정평이 나있는 사람이니까 생각처럼 그리 쉽게 당하진 않았을 거야.”


그러나 한참 동안을 감돌이를 피해 도망만 쳤던 아이들은 어느새 체력적인 한계에 점점 도달하고 말았다. 이젠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게 확실했었다. 이에 선우는 아이들의 상태를 천천히 살펴보았는데, 윤우의 체력은 아직까진 괜찮아 보였지만, 나머지 아이들이 문제였다. 민준이와 시화, 특히 시화의 호흡이 점점 가빠지고 있었다. 결국 이대로 가다간 감돌이와 전면전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선 선우는 아이들을 집중시키며 말했다.


“송 시화! 이대로 몇 블록 지나면 바로 골목길이 하나 나올 거야. 순간적으로 방향을 튼다면 반쪽짜리 몸을 가진 저 녀석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고 말겠지. 그때를 노려서 한 윤우랑 같이 골목길로 들어가! 난 김 민준이랑 이 길을 쭉 따라서 직진할 테니까.”


그러자 그의 말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던 시화가 선우를 향해 물었다.


“다 같이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 이렇게 된 이상 우린 최악의 상황일 요괴에게 전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야 해. 내가 여기서 제일 강하니까, 김 민준을 데리고 저 요괴를 유인할게. 그동안에 너네들은 선배님을 찾아.”


자신이 직접 요괴를 유인하겠다는 선우의 말을 듣고는 윤우가 그를 쳐다봤지만, 선우의 눈빛은 이로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비장함을 가득 품고 있었다. 사실 윤우도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민준이와 시화의 체력이 동떨어져 결국 요괴와의 전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을. 윤우는 선우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던 것으로 선우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윽고 점점 선우가 말했던 골목길이 가까워졌고, 이 작전은 모두가 타이밍을 맞춰 마치 한 몸처럼 빠르게 이뤄져야 했다.


“지금이야!!”


“죽지마라 강 선우.”


이윽고 선우가 말했던 골목길이 나타나자 신호에 맞춰 윤우와 시화는 그쪽으로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워낙 빠르게 일어난 상황에 감돌이는 반쪽짜리 얼굴을 윤우가 사라진 골목길 방향으로 힘겹게 돌려가면서까지 선우와 민준이가 아닌 윤우와 시화를 쫓아가려 했다. 이에 선우는 감돌이의 시선을 자신에게 다시 끌고 오기 위해 부적 하나를 꺼내들어 그에게 던졌다.


“폭뢰(爆雷).”


선우의 주문에 반응하며 부적이 터지자 이내 강력한 번개가 터져 나오며 감돌이의 온몸이 감전과 함께 잠시 경직되었다. 선우는 아이들의 상태를 살피던 중에 시화의 체력이 민준이보다 부족하다고 판단해 체력이 아직은 여유가 있었던 윤우에게 그녀를 맡기곤 자신이 감돌이를 직접 유인할 생각으로 이러한 작전을 세웠다. 그러다 결국 감돌이와 전투를 피할 수 없게 되더라도 그땐 민준이의 빙의를 사용해서 최소한의 피해로 요괴를 처리할 속셈이었다.


그렇게 빙의된 존재가 설령 [악귀]라 하더라도 선우 자신은 죽음에 휘말리지 않고 오히려 악귀에 빙의된 민준이를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선우는 줄기가 되는 거대한 작전 하나 안에 두 가지의 세부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감돌이가 자신을 쫓아왔을 경우에, 그때까지도 윤우 팀이 선배님을 찾지 못했다는 가정 하엔 앞서 말했듯 민준이의 빙의로 감돌이를 퇴마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만약 감돌이가 자신들을 쫓아오지 않고 윤우 팀을 쫓아가는 경우. 아이들 모두가 다시 모여든 그 상황에선 민준이의 능력에 도박을 거는 것은 리스크가 있어 보였다. 이 경우에는 지금껏 선우가 쓰지 않았었던, 아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쓰고 싶지 않았었던 자신의 [주구]를 꺼내들 생각이었다.


‘요괴가 한 윤우를 쫓아가는 경우에는.. 내가 앞장서서 싸워야 해!’


한편 무리에서 떨어진 윤우와 시화는 골목길을 정신없이 달리다 더이상 요괴가 자신들을 쫓아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잠시 벽에 기대어 가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헉 헉..”


특히 시화가 땀으로 범벅이 된 채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내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된 듯 시화가 고개를 들어 옆에 있던 윤우를 보았다. 그때 그녀의 눈에 비쳤던 윤우는 아직까지 멀쩡한 듯 오히려 쉬지 않고 상황을 살펴 가며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제대로 훈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체력이 이렇게나 좋다니..’라며 시화가 생각하던 사이에 윤우가 말했다.


“시화야, 이제 다시 달려야 될 것 같아. 우리가 빨리 선배님을 찾지 않으면 선우 팀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자 시화 또한 지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응. 이제 다시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빨리 가자!”


“내가 앞장설 테니까, 내 뒤 놓치지 말고 잘 따라와!”


그렇게 윤우가 다시금 수성을 찾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디려던 그 순간, 윤우가 지나치려던 길 옆쪽의 벽이 순식간에 뚫리며 그 사이로 느닷없이 감돌이가 등장했다. 워낙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라 윤우는 감돌이의 기습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죽어라 인간.”


힘이 잔뜩 실려있던 주먹은 금세 ‘후웅’하는 파열음을 만들어내며 윤우를 향해 정확히 꽂혀버렸다. 일반적인 사람이었다면 갑작스럽게 벽을 뚫으며 날아온 감돌이의 주먹에 결국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리고 말았을 테지만, 다행히도 윤우는 주먹의 그림자가 자신의 얼굴에 드리워진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왼팔로 힘껏 가드를 올리며 치명적인 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치명타를 피했을 뿐 피해까지 완벽히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고 이내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강력한 감돌이의 힘에 밀리며 윤우는 반대편 벽을 뚫고 저 멀리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윤우야!”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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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첫 번째 시합(2) 24.06.16 17 1 12쪽
18 18화. 첫 번째 시합(1) 24.06.15 17 1 12쪽
17 17화. 다시 분주하게 발버둥 치고 있어 24.06.15 15 1 15쪽
16 16화. 지금도 자신 따위는 없어 24.06.14 15 1 14쪽
15 15화. 결국 완성되어버린 완전한 붕괴 +2 24.06.13 30 1 15쪽
14 14화. 설령 내가 대신 죽는 한이 있어도 24.06.12 15 0 19쪽
13 13화. 혼자 너무 겁먹고 있을 필요는 없어 +2 24.06.12 17 1 13쪽
12 12화. 반드시 도달하리 한순간의 빛으로 24.06.11 19 1 14쪽
11 11화. 하늘을 빠져나가 날아가리 반드시 +3 24.06.09 29 1 14쪽
10 10화. 우리들의 현장실습(3) +2 24.06.09 21 1 17쪽
» 9화. 우리들의 현장실습(2) 24.06.08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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