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우리들의 현장실습(3)

윤우는 감돌이의 기습에 당해 저 멀리 날아가 버렸고, 지금 이 골목길 안에는 시화와 그녀를 잡아먹기 위해 쫓아온 감돌이 단둘만이 남게 되었다. 정통으로 들어오려는 공격을 힘겹게 막아내긴 했었지만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윤우는 어림잡아도 전투불능의 상태가 됐을 것이 틀림없었다.
시화는 서서히 자신을 집어삼키던 [죽음에 대한 공포]에, 떨려오는 다리를 어렵사리 부여잡으며 필사적으로 감돌이를 피해 뒷걸음질을 쳐보았지만, 이마저도 돌에 걸려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이를 본 감돌이는 끔찍한 몰골을 들이밀며 시화를 향해 다가왔다.
“여자다~ 여자다~ 여자다!”
사실 감돌이는 애초에 선우의 작전 따위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었다. 그저 여자였던 시화만이 그의 유일한 표적이었을 뿐. 그렇게 점점 가까워져만 가는 감돌이와의 거리에 시화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결국.. 결국 난 그때에 비해서 아무것도.. 아무것도 전혀 변하지 않았어..!’
이전 현장실습 1조가 배정되었을 당시, 시화를 한없이 끌어당겼었던 어두운 기억 속의 조각들이 다시 한번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해 환히 웃고 있던 기억 속의 그녀는 미소 짓던 입모양과는 상반되게 눈에서는 이유 모를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언니는 내가 구할 거야. 반드시!’
그러자 조금씩 시화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흘리던 이 눈물은 곧 마주할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관한 눈물이 아니었다. 그녀의 눈물에 가득 담긴 것은 다름 아닌 여전히 나약한 자신에 대한 분함.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남아있었던 자신의 비참한 모습이었다.
끝끝내 넘어진 시화의 앞에 다다랐던 감돌이는 이윽고 하나 밖에 남아있지 않았던 자신의 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그러고는 감돌이가 자신의 모든 힘을 잔뜩 실어 무방비한 시화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내려찍으려던 바로 그때, 갑자기 윤우가 날아갔던 어느 한 방향에서 잠시 불꽃이 번뜩였다.
“불꽃..?”
“내 친구한테서 떨어져 줄래?!”
감돌이의 공격이 시화에게 닿으려는 그 순간, 감돌이의 공격을 받아 나가떨어졌던 윤우는 어느새, 화염에 휘감긴 목검을 들고선 무너진 벽을 타고 나타나 감돌이의 상체를 정확히 가격하는 데 성공했다. 방금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윤우의 힘, 결국 감돌이는 저 멀리 처박혀버리고 말았다.
“네 상대는 바로 나라고. 이 요괴 자식아!”
시화가 당하기 전에 간신히 요괴에게 반격을 성공했던 윤우였지만, 그의 머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상당한 양의 피와 이미 온몸에 꽤나 누적되었던 피해로 한계에 도달한 윤우는 빠르게 호흡이 무너지고 있었다.
“헉.. 헉... 시화야 괜찮아?”
하지만 윤우가 숨을 돌리려는 것도 잠시, 이내 멀리 날아갔던 감돌이는 어렵지 않게 자신의 머리를 벽에서 빼내며 몸을 일으켰다. 감돌이가 욱신거리는 곳을 살펴보니 방금 윤우의 기습을 맞았던 상체의 한 부분이 심한 화상을 입은 듯해 보였다.
“감히.. 네 따위 녀석이 이 귀한 몸에!!”
감돌이는 자신의 타들어간 상처를 보고는 갑자기 이성을 잃은 듯 금방 제자리에서 방방 뛰더니 어느새 윤우를 향해 노려보며 말했다.
“특별히 네 녀석부터 죽여주마.”
이윽고 화가 잔뜩 난 듯해 보이는 감돌이가 윤우를 향해 다가왔다. 그러자 윤우 또한 그에게 맞서 자신이 들고 있는 화염검을 고쳐 잡으며 다가올 전투를 준비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대에게선 이전보다 더욱 음산했던 기운이 물씬 느껴지고 있었고, 이는 윤우를 점점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내가 만났던 갑산괴보다도 순수 힘에만 있어서는 더 강력한 거 같아! 그렇다면 이 녀석도 갑산괴처럼 도술을 부릴 수 있는 건가? 이 녀석의 도술은 뭐지?’
이전 갑산괴와 처음 맞섰던 그때의 경험을 되새겨가며 이제는 상대에 대해 먼저 파악하려 한 윤우였지만 감돌이는 이내 집중하려던 윤우를 향해 먼저 미끼를 던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던 그 모습은 어디 가고 지금은 그저 상대가 먼저 들어와주기만을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는 거냐! 하하 하하. 이 애송이 녀석!”
윤우는 전과 달리 그러한 도발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지만 그에게 있어 촉박했던 시간 때문인지 결국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말았다. 이전에 도망치던 와중 선우가 했었던 말이 떠올랐던 윤우였다.
‘팔과 다리가 한 쪽씩 밖에 없으니 기동성이나 민첩함에 있어선 당연히 내가 우위일 거야. 이 점을 이용해서 빠르게 제압한다!’
그렇게 감돌이의 신체구조적 한계를 인지하며 그에 맞춰 움직임을 재빨리 가져가려 했던 그때. 순식간에 감돌이의 모습이 윤우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예상을 뒤엎는 감돌이의 엄청난 스피드에 윤우는 도저히 눈으로 따라갈 수 없었다. 이는 모두가 알고 있듯 다리가 하나뿐인 감돌이었지만 그러한 페널티에 걸맞게 힘에 있어 어드벤티지를 갖고 있었던 그는 남은 한쪽 다리에 자신이 가진 힘을 전부 응축시킨 다음, 지면을 박차고 오르며 이에 뒤따른 폭발적인 움직임을 추가로 가져갈 수 있던 것이었다.
“너도 지금 내가 팔 다리 하나씩 밖에 없다고 무시했지? 그치?”
‘아차, 저 녀석이 지금 노리는 건 내가 아니라 시화였지!’
순간이지만 감돌이가 노리려던 것이 시화였음을 기억한 윤우는 재빨리 시화가 있었던 자신의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내 취하고 있었던 준비 자세가 흐트러지며 생기게 된 윤우의 빈틈. 감돌이는 그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윤우의 예상과 다르게 오히려 윤우의 뒤로 나타나 그를 공격했다.
“젠장! 내 뒤에는 언제?!”
가까스로 윤우는 상체를 힘겹게 비틀어 가며 자신의 검으로 감돌이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엔 성공했지만 이미 신체에 축적되었던 상당한 피로와 더불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감돌이의 공격을 막아내는 불리한 포지션에 잡힌 윤우였기에 힘과 힘 싸움에 있어선 조금씩 맞대고 있던 윤우의 목검이 점점 윤우 쪽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으아!”
“한낱 쓸모없는 인간 주제에 내 공격을 이렇게 오래 버티다니! 하하 하하. 하지만 이제 그 짓도 끝이다!”
완전히 굽어지고 만 윤우의 무릎. 그리고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한 화염검. 절체절명의 그 순간, 윤우에게 정체 모를 부적 하나가 날아왔다.
“천색창경(天色蒼鏡)!”
이내 들려오는 주문과 함께, 점차 회복되기 시작한 윤우의 신력과 그로 인해 다시금 작열하기 시작한 윤우의 불꽃. 이는 분명 시화의 신력이 그녀의 도술로 인해 윤우에게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고는 이내 윤우를 돕기 위해서 감돌이를 향해 달려드는 시화.
“괴력난신!”
시화는 또 다른 부적을 소모하며 자신에게 도술을 걸어 감돌이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방해하지 마라 여자!”
하지만 시화는 감돌이에게 힘에 있어서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고, 감돌이는 윤우를 내려찍던 팔을 거두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던 시화를 아주 손쉽게 날려버렸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일시적으로 생겨버린 그 틈은 윤우에게 반격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렇게 시화의 도움으로 감돌이를 반대로 밀어내는데 성공하며 불리한 포지션에서 벗어난 윤우는 곧장 감돌이의 공격에 당해 날아가고 만 시화에게 달려갔다.
“시화야!”
윤우가 도착한 곳에선 이미 시화는 온통 피투성이가 된 채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뒤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윤우의 손은 어느새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더 이상의 싸울 의지도 모두 잃어버린 것처럼 윤우는 갑자기 고개를 자신의 가슴 깊이 푹 숙여버린 채로 완전히 공포에 사로잡혀져 버린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자 감돌이는 그런 윤우의 모습을 보고는 크게 비웃기 시작했다.
“결국 압도적인 이 몸의 힘을 보고는 도저히 날 이길 수 없겠다는 현실을 받아들였나 보구나. 하하 하하. 하긴 한낱 인간이라면 그러한 반응이 자연스럽긴 하지.”
감돌이가 윤우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금방 네 친구도 곁에 보내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끝내 점점 가까워지고 마는 두 사람의 거리. 분명 겁에 질려 흐느끼는 듯해 보였었던 윤우였지만 왠지 모르게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마치 그가 비웃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너 말이야, 귀도 눈도 하나뿐이라서 잘 안 들리고 잘 안 보이지?”
“뭐? 이 녀석이 겁에 질려서 미쳤... 컥!”
그 순간, 갑자기 일격에 뚫려버리고만 감돌이의 심장.
“뇌격(雷格)!”
감돌이가 방심했던 사이, 어느새 그의 뒤를 노리며 혼신의 힘을 다해 공격한 선우의 오른손이 그의 반쪽짜리 몸을 완벽히 꿰뚫어버렸다. 자신의 몸을 관통한 채로 꽂혀있던 선우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는 감돌이. 이내 선우가 손을 천천히 뽑아내자 감돌이는 여태껏 먹어댔던 사람들의 뼈를 토해내며 쓰러졌다.
“네가 방금 말했던 이 녀석 친구에 나도 있었다는 걸 잊어버리면 안 되지. 요괴.”
“네 녀석이.. 네 녀석들이!!”
쓰러진 감돌이의 눈동자엔 어느덧 자신을 내려보고 있는 선우의 얼굴이 비치었고, 그렇게 서서히 타들어간 감돌이의 몸은 어느새 재가 되어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그러자 길고 길었던 밤의 끝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선우의 등장으로 위험했었던 순간을 넘길 수 있었지만, 윤우는 변함없이 여전했던 자신의 나약함에 결국 강하게 주먹을 쥐어보았다.
‘내가 약해서.. 여전히 내가 약해서 결국 시화를 지킬 수 없었어. 이번에도 내 힘만으로는 아무도 지켜낼 수 없었다고!!’
잊고 싶었던 자신의 무력함이 다시금 떠오르자 이는 곧 자기 자신에 대한 파괴적인 죄의식이 되어 윤우를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누군가 나타나 윤우의 몸을 ‘툭’하고 가볍게 건드렸다.
이에 윤우가 고개를 돌려보자 그의 시선이 맞닿은 그곳엔 강 선우가 서 있었다. 선우는 여전히 별다르지 않은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의 오른손에 잔뜩 묻어있던 감돌이의 피를 닦아내고 있었다.
“정신 차려 한 윤우. 송 시화는 지금 김 민준이 치료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야. 걘 그냥 잠시 기절한 것뿐이니까.”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윤우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선우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어둠 속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시화가 괜찮을 거라는 선우의 말에 길게 한숨을 내뱉으며 안도한 윤우. 그러자 어느덧 감돌이의 피를 다 닦아낸 선우가 윤우를 향해 말했다.
“한 윤우. 부상당한 송 시화는 쟤한테 맡기고 우리 둘이 다시 선배님을 찾으러 간다. 지금까지 코 빼기도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선 분명 선배님도 요괴에게 당했을 가능성이 있어.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남은 요괴까지 봉인한다.”
그러자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조용히 시화를 치료하고 있던 민준이가 선우의 말을 듣곤 따지듯이 물었다.
“쟤? 왜 나만 쟤라고 불러? 아깐 요괴가 쫓아오면 나한테 혼자 처리하라고 해놓고선 이제 와서는 자기는 대장이고 난 뭐 네 부하야?!”
그러나 선우는 민준이의 말을 철저히 무시하며 윤우와 함께 다시 수성을 찾으러 나설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천천히 전투에 소모된 부적의 양을 확인해 보던 선우에게 어느새 윤우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가볍게 잡으며 말했다.
“구해줘서 고맙다 강 선우. 시화도 나도.”
그때, 자신을 향해 고맙다며 인사하던 윤우의 얼굴을 보자 그에게서 선우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존재해왔었던 한 여인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선우야 고마워!”
마치 봄날의 따스한 햇살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 한 여인이 어려 보이던 선우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이내 그녀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이던 선우였지만 금세 한 여름밤의 장마처럼 온통 주변으로 어둠이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곧 선우의 추억 속을 비집고 나타난 어느 남자의 목소리가 그의 기억을 다시금 흩뜨려놓았다.
“명심해라 강 선우. 넌 우리 가문의 일원이다.”
“네. 아버지.”
이내 빠르게 정신을 차린 듯한 선우는 자신의 어깨에 올라온 윤우의 손을 살며시 밀어내며 평소와 같은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
“감사 인사는 모두가 무사히 이 마을을 빠져나가고 해도 충분해. 일단은 다시 집중해라 한 윤우.”
“그래. 우리끼리 한번 이 마을을 빠져나가보자고!”
윤우는 수성을 찾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나려는 찰나에 지금껏 자신이 들고 있었던 목검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 현장실습을 대비한 연습을 통해서 목검에 자신의 화염을 꺼내는 것까진 성공했던 윤우였지만 그 이상의 활용에 있어선 아직까진 무리가 있었고, 또한 방금 전에 감돌이와의 전투 때문인지 그의 목검엔 어느덧 금이 잔뜩 가버린 모습이었다. 윤우는 그런 목검을 이내 강하게 쥐어 보이며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미래를 향해 굳게 다짐했다.
‘두 번 다신 내 나약함에 무릎 꿇지 않겠어! 난 강해질 거야. 강해져서 내가 모두를 지켜낸다!’
윤우는 자신에게 남은 힘껏 주변의 벽을 향해 금이 간 목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결국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만 목검. 이후 윤우는 다시 부적을 사용하여 금세 새로운 목검을 꺼내들어 보였다. 벽에 부딪혀 조각이 나버린 예전의 목검은 새로 태어난 윤우의 발밑을 그저 이리저리 굴러다닐 뿐이었다.
“가보자!”
그렇게 선우와 윤우가 다시 길을 떠나려던 그 순간, 갑자기 웬 지붕에서 어딘가 낯이 익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네끼리 어딜 가려고?”
“엥?!”
“선배님?”
갑자기 등장했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그들이 한참을 찾아다녔었던 수성이었다.
“드디어 찾았다. 내가 늦어서 미안.”
이윽고 지붕 위에서 멋있게 착지해 보이며 윤우와 선우 앞에 등장한 수성은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있는 주변 상황과 아이들을 번갈아가며 보았다.
‘그러니깐 이 아이들끼리 감돌이를 퇴마했다는 거지?’
사실은 [감돌이]의 경우 수성에게 직접 의뢰된 요괴로 [2급의 요괴]에 해당했다. 요괴는 인간들을 먹어치우면서 점점 강해지고 이러한 요괴의 강함에 따라 그들의 등급이 분류되는데 [2급]같은 경우에는 실력 좋은 퇴마사 혼자서 상대 가능한 요괴였으며, [1급]의 경우에는 여럿 퇴마사들이 협동을 해야 퇴마가 가능한 요괴로 분류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2급]의 요괴라고 해도 막 퇴마사가 된 수성이와 같은 졸업예정자들이나 2학년 아이들에겐 위협적인 존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실습은 일종의 2학년 아이들 교육 목적에 더불어 3학년 아이들의 첫 임무를 서포트 하기 위함도 어느 정도 포함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립괴]의 난입과 환술로 인해 수성이 아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버려 결국 윤우와 아이들이 [감돌이]를 정면으로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혹시 감돌이 봉인은 제대로 했어?”
수성은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았던 감돌이의 모습에 그의 봉인 유무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선우와 윤우는 동시에 그의 눈빛을 피하며 애 딴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 바빴다.
“그게.. 그게 그러니까요..”
한껏 경직된 자세로 쭈뼛거리며 윤우가 조심스럽게 운을 떼기 시작하자 선우가 대신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긴박했던 상황에 결국 힘 조절을 실패해 감돌이를 봉인이 아니라 퇴마를 해버렸습니다. 혹여나 이 점이 선배님께 문제가 된다면 제가 학교에 돌아가서 제대로 규율에 따라 처벌을 받겠습니다.”
선우가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이에 옆에 있었던 윤우도 선우와 같이 고개를 숙이며 수성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수성은 아무렇지 않은 듯 두 사람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선우와 같이 차갑기만 해 보였던 수성의 반응은 예상과 달리 따뜻했다.
“너네 목숨이 더 중요하지. 뭐 겨우 봉인하지 못한 게 대수겠어? 잘못이 있다면 늦게 온 내 잘못이지. 됐어. 만약 다시 감돌이가 나타나게 되면 그땐 내가 책임지고 봉인하면 돼.”
이어서 수성은 뒤에서 시화를 치료하고 있던 민준이를 향해 말했다.
“거기 뒤에 후배. 쓰러진 여자애는 네가 업을 수 있지?”
“네.. 네?”
“어서 빠져나가자고 이 기분 나쁜 마을 말이야.”
그렇게 아이들의 현장실습은 무사히 끝났다.
-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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