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로 망하는게 말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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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못짓는
그림/삽화
작품등록일 :
2024.05.31 19:54
최근연재일 :
2024.06.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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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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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볼

DUMMY

(*작품의 소재 특성상 정치적인 얘기가 다분히 쓰여있습니다. 불편하신 분들께 먼저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상황들은 모두 허구의 인물과 상황입니다. 작가는 빨간색이고 파란색이고 그냥 정치인을 다 싫어합니다.*)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그리 높지않은 2011년. 너튜브도 트위토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시대에 소통의 대세는 누가 뭐래도 PC 커뮤니티다.


그리고 국내 최대 커뮤니티, 비씨인사이드에는 새로운 갤러리가 혜성처럼 나타났다.


[동정환 갤러리]

전생에 동정환 대통령 갤러리에서 대통령만 빠진 이름이었다.


'글자가 좀 빠지긴 했지만 90년이나 빠르게 내 갤러리가 생겼군.'


물론 전혀 아쉽진 않다.

'망국의 대통령 자리가 뭐 그리 자랑스럽다고.'


기자회견이 끝나고 하루도 안돼 갤러리가 생겼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는 욕망이 크다는 거겠지.


그리고 그 얘기들은 당연하게도 좋은 방향은 아닐 것이다.


[지가 뭔데 일해라 절해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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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교의수호자)

어디 건방지게 일개 각성자가 국가정책을 일해라 절해라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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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그래서 간대 2000억 받고 일본으로

└와 존나 매국노네

└너는 2000억 주면 안감?

└정환이 어서오고

└나는 2억에도 감


예상대로 분위기는 개판이었다. 건방지다, 떠나라, 매국노 등등. 나에 대한 욕으로 가득찼다.


성공했다.

드디어 욕을 대차게 먹었다.

내가 짠 판에 국민들이 올라타기 시작한 것이다.


타짜들은 호구를 테이블에 앉히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이건 여론도 마찬가지여서, 원래 여론을 바꾸는 것 보다 관심갖게 하는게 더 힘든 법이다.


사람들이 모이자 드디어 내가 던진 화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근데 국민연금을 왜 폐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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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야붕이)

동정호로 쟤, 바보아님?

월급의 10%만 내면 나중에 40%로 돌려준다는데 이런 개꿀이 어딧다고ㅋㅋ

===============


'역시 이 시대에는 아직 뚝배기가 덜 깨졌구나.'

아직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나는 그저 그런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 하나를 던져줄 뿐이다.

-야붕아, 그래서 너네 엄마는 나중에 돌려주시디?

댓글을 달아주고.


글을 올린다. 어그로가 다분한.


[설마 연금 받을 수 있다 생각하는 흑우 없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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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한민국대통령)

여긴 중졸 밖에 없냐? 단순 계산만 해봐도 니들은 못받아ㅋㅋ

다들 군대는 안가겠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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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니 중졸 무시하나?

-니가 계산해 주던가?

-학생 어디 살아? 아저씨가 맛있는거 사줄게


역시, 119년의 어그로 짬바가 어디 가지 않았구만. 단숨에 내 글은 핫글로 치고 올라간다.


이 시대 어그로가 찐라면 순한맛이라면 스마트폰이 보급된 시대의 내 어그로는 불닭인 것이다.


그리고 내 글이 베스트글 1위에 들고 얼마지나지 않아, 진흑 속에 연꽃같은 글이 피어났다.


역시 일반인 다섯명만 모여도 병신 한명이 섞이는데, 커뮤유저 몇천명 중에 브레인이 없을리가.


[펀드매니저의 국민연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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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새우)

일단 나는 현직 S증권 펀드매니저임. 인증(사진)


이게 지금 출산율이 1.2로 반등한다는 가정하에 20년 뒤 인구 분포도고. 이게 40년 뒤 인구 분포도임.(사진)


그럼 요 얇은 다리가 두꺼운 상체를 먹여 살려야하는데, 10%로 그 돈이 감당 가능할까?


연금고갈 2055년 본다. 그리고 이건 예측이 아니고 이미 확정된 미래임.


80년생이 딱 낸만큼 받아갈꺼임 시간가치 고려하면 70년생도 손해니까 이후 출생이면 닥치고 찬성해라.

===============


자칭 펀드매니저라 인증한 유저의 분석안이었다. 단숨에 내 글을 제치고 베스트 1위까지 치고 올라간다.


'이 시대에 이렇게까지 분석한 놈이 있었다고?'

뜻밖의 월척이었다.


-오 너 좀 친다? 나중에 파프리카 같은데 가서 방송하면 잘할듯. 일단 나는 찬성

-와 인구분포 상체 벌크업 무슨 일? 이게 진짜면 나는 절대 못받겠네

-그 와중에 출산율이 반등한다는 조건이 개짜치네 내 동년배들 아무도 애 안낳는다는데


물론 이런저런 조건 다 떼고 단순 계산만 한 결과지만 그래프를 눈으로 보여준 효과는 확실했다.


상체(노년) 벌크업, 하체(청년) 빈약, 그게 딱 이 나라 인구 분포의 미래라는 것을 한번에 알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싫다

->국민연금이 뭔데 씹덕아

->엥? 그거 우리는 못받아?

->그럼 이참에 폐지하자

->쟤도 엿 맥이고


라는 내가 던진 스노우 볼이 차츰차츰 굴러가기 시작한 것이다.



***



일본 수상관저에도 정환의 대국민 도발 소식이 전해졌다.


-쾅!

"칙쇼!! 이 멍청한 조센징이!"


야베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조용히 오면 될 것을 뭐하러 이 사단을 만든단 말인가.


"저 조센징이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몸 값을 높이기 위한 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야베의 물음에 뻔한 답을 늘어놓는 관계자들.


"연구소장, S급 던전 출연까지 얼마나 남았다고?"


야베가 이번엔 하얀 가운을 입고 서있는 남자에게 묻는다.


"대기 마나농도 추세로 봤을 때, 빠르면 올해. 늦어도 2년 내로 예상됩니다."

"미국은 이미 알고 있겠지?"


사실 모두가 알고있는 물음이다. 정보력의 미국이라면 본국이 알고있는 일을 모를리가 없으니까.


"네 그들은 아마··· 그래도 한국은 아직 모를겁니다."

"뭐, 그렇겠지. 예전부터 그 나라는 뭐든 한발씩 늦었으니까. 알았으면 진작에 1500억 주고 족쇄 채웠겠지."


과거 일본이 침략을 준비할 때도, 미국과 일본이 S급을 열심히 빼내 올때도 항상 뒷북만 쳤던게 한국인 것이다.


"후우··· 하는 수 없군. 지원금을 300억엔으로 올리는 것으로 하지. 어차피 나중에 다시 환수하면 그만이니까. 다들 알지?"

"하이!"


아시아의 경제대국 일본이 본격적으로 이 레이스를 달리기 시작했다.



***



청와대 공주님, 박군해도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딱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그때 그 느낌이다.


처음엔 그저, S급을 각성한 20살 어린애라 생각했다. 잘만 구슬리면 헐값에 족쇄를 채울 수 있는.


그런데 그 어린애가 미국, 중국, 일본을 불러모으더니 스스로를 경매에 내걸었다.


1200억, 2400억, 2000억. 말도안되는 낙찰가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청와대는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뚜루루루루. 삑!

[어~ 동생! 왠일이야?]


참을 수 없는 불안함에 이번에도 자신이 가장 믿는 용한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쉽네~ 스무살이랬지? 여론으로 두들겨 패줘. 그 나이 때 애들은 주변 말에 쉽게 휩쓸리는 법이거든, 훗]

[그나저나 나이가 딱··· 나중에 우리 딸 소개시켜···]


역시 언니였다. 돈 한푼 들지 않는 명쾌한 해답이었다.


분명 명쾌한 해답이었을텐데···

[국민연금 없애주시죠. 그럼 1500억 안받겠습니다.]


오판이었다. 그 아이는 휩쓸리기는 커녕, 오히려 주변을 휩쓰는 폭풍이었다.


-쾅!

"대통령님!"


연일 급하게 들어오는 보좌관들. 오늘만 해도 벌써 열번째다.


"S대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났습니다!"

"K대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났습니다!"

"Y대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났습니다!"

···


명문대를 필두로 전국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국노동조합에서 단체행동을 개시했습니다!"

"사성전자 노동조합에서 단체행동을 개시했습니다!"

···


게다가 각종 노동조합까지 합류하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을 폐지하자니, 자신의 지지층의 핵심인 서민 노인들을 등 돌리게 된다.


그렇다고 그대로 있자니, 돌아가는 여론이 심상치가 않다.


진퇴양난이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오늘은 수면제의 도움을 받아 잠에든다.


그러나 그 다음날이 돼도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커져만 갔다.


-쾅!

"대통령님!"

-쾅!

"대통령님!"

-쾅!

"대통령님!"

···


"그마아아아안-!!!!"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이게 모두 그놈 때문이다. 그놈만 없었어도 자신의 임기는 편안했을 것이다.


"청와대 입장문을 발표하세요. 개인에 의해 정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요."


그래서 그냥 놈을 버리기로 했다. 오늘부터는 편히 잠들 수 있겠지.



***



국민연금을 폐지해달라고 한지도 벌써 이주 째, 더이상 질질 끌어서는 안된다. 한국인 특성상 금방 식어버리기 일수니까.


[청와대, 개인에 의해 정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오늘자 기사 헤드라인이었다.

다행히 장작이 생겼다.


그나저나 개인에 의해 정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은 이런말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이러니 탄핵당하지.


전생에도 박군혜는 국정 농단으로 탄핵 당하게 된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해 그놈의 무당 언니에게 너무 맡겨버린 탓이다.


-띠링! 문자왔어요.

[다나까입니다. 본국은 망명 지원금을 300만엔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직은 대외비니 되도록 비밀은 지켜주셔···]


-씨익!

'잘하면 이번엔 좀 더 빨리도 가능하겠어.'


안그래도 화력이 부족했는데, 장작 한개와 핵폭탄 한개가 생겨버렸다. 이참에 모조리 터트려 버려야겠다.


-뚜루루루루.삑.

"네 박기자님 오랜만이네요. 다시 모여주세요. 기자님들 마이크는 다 빼주시고요. 네네."


그렇게 다음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조명 속으로 자신있게 걸어간다.


"에- 이번에도 제 할말만 하고 가겠습니다. 질문 하실 분들은 나가주시고요."


다행히 이번엔 모두가 조용한 모습, 역시 개싸가지가 세상살기엔 더 편하다.


"개인이 정책을 좌지우지 하지 말라고 하신건 자~알 들었습니다. 지난번 일은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한 것 뿐이고."


가볍게 운을 띄운다. 내가 하려는 것은 드라마다. 그것도 대역전극. 그러니, 극적인 효과를 위해 어느정도 기승전결은 필요하겠지.


"그러나 지금 대통령님이 전달받으시는 여론들은 다른 국민의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만드는 민심입니다. 그 민심 마저 무시하겠다면 저도 이 딴 나라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네요."


기자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온다. 다들 근질근질하겠지. 기다려봐, 이 형이 다 말해줄테니까.


이 세상에 제일 비겁하고 치사한 방법이 뭔지 아는가?

저울질이다.


"일본에게 300억엔을 제시받았습니다. 3000억원이요. 그런데 이 나라는 1500억도 싫다, 국민연금을 폐지하는 것도 싫다네요"


그리고 이 나라에선 그 저울에 올라가있는 액수가 얼마든 목숨이 올라가게 되는 순간, 게임이 끝나버린다.


"아! 그리고 올해안에 S급 던전이 출몰한다네요? 아차차, 이건 비밀인데."


누가봐도 고의적으로 보이도록 한쪽 입고리를 올리며 정보를 흘려준다.


"잠시만요!! S급 던전이라니! 어디서 들은 정보인가요!?"


기자들이 쌩목으로 마이크를 뚫고 덤벼들지만 가볍게 무시하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간다.


'아 존나 카리스마 있어.'


그리고 다음날, 본래는 몇년 후에나 있을 축제가 펼쳐졌다.


작가의말

피드백이 너무나 절실한 상황입니다.

한줄이라도 댓글을 달아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작품의 소재 특성상 정치적인 얘기가 다분히 쓰여있습니다. 불편하신 분들께 먼저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상황들은 모두 허구의 인물과 상황입니다. 작가는 빨간색이고 파란색이고 그냥 정치인을 다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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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국민투표 +4 24.06.05 91 1 12쪽
5 사촌이 땅을 산다는 건 +2 24.06.04 161 2 13쪽
4 3월1일 +8 24.06.03 124 4 12쪽
» 스노우볼 +13 24.06.02 132 5 12쪽
2 국민연금 없애주시죠 +6 24.06.01 152 5 13쪽
1 출산율로 망하는게 말이되나 +13 24.05.31 331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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