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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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aystar
작품등록일 :
2024.06.08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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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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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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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 입문 IX

DUMMY

드라는 태청의 말을 듣지 못하는 듯, 눈을 감고 가부좌 자세로 허공으로 천천히 떠올랐다. 드라의 주변으로 오색의 무지개가 떠오르면서 서서히 몸에서 빛나던 금빛이 줄어들고는 원래의 몸을 드러내는 데 한나절이 걸렸다.


“스승님!”


모든 것이 끝났을 때만 다가오도록 우노와 투아에게 명해두었기에, 빛이 사그라질 때 둘이 달려와 천천히 하강하는 드라의 몸을 받아들었다. 드라는 잠든 듯했지만 웃고 있는 표정이었다.


“우노와 투아는 주인님의 신체를 단로 아래로 옮겨라.”


“네.”


이미 태청이 주인의 법보이며, 말하는 데다, 수선의 길에 아주 박식함을 알기에 우노와 투아는 그 말을 따랐다. 단로 아래서 일주일을 더 자고 나서 드라는 깨어났다.


“으음······내가 잠들었었나?”


“꼬박 일주일을 주무셨습니다. 겨우 축기기에 입문하신 상황에, 금선체를 얻으셨으니 그 부담 때문일 겁니다.”


“금선체?”


“원영기를 너머 진선이 되면 얻게 될 몸을 지금 얻으신 셈입니다.”


“어······그래? 그게 얼마나 좋은 거지?”


“금선체는 불멸체입니다. 영혼이 죽어도 금선체는 재생합니다.”


“안 죽어? 언데드인가?”


“강시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비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냥은 소멸하지 않는 몸입니다.”


“으음······”


드라는 태청의 말에서 곤란함을 느꼈다. 죽어야 회귀하고, 그래야 시간을 뻥튀기해서 쓸 수 있는데, 안 죽는다니 이건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금선체가 완성이 된 상황이 아니라서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어지간해서 죽지 않고 재생될 뿐, 죽기는 합니다. 아직 축기기 초입이시라 영혼의 격이 낮아 금선체 또한 그만큼 약화하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기에 일주일이나 주무시면서 영혼의 격과 금선체가 수준을 맞춘 상태라고 보입니다.”


“아······그래? 안 죽는 건 아닌데, 재생력이 강해졌다고? 그런데 그건 디어사이드 놈을 불러내도 되는데?”


“디어사이드도 힘을 소모하면 재생이 끝납니다. 지금도 꽤나 천겁 때문에 소모된 듯하고요. 그러니 여벌의 목숨이라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좋아. 일단 우노와 투아를 만나봐야겠어.”


겁을 치르면서 의복은 모두 타버렸기에 발가벗은 드라가 옆에 놓인 의관을 입고서 도관을 나왔다.


“스승님을 뵈옵니다.”


도관 앞에서 우노와 투아가 무릎꿇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노와 투아도 단로 덕분인지, 얼마 전에 단전에 단을 맺고 연기기 1성에 입문한 상황이었다. 학노자가 남겨놓은 벽곡단조차 이제 거의 먹지 않아도 될뿐더러, 연기기에 입문한 덕분인지 원래도 건강한 미인상이었던 둘의 미모가 점점 더 인외의 미모로 빛나고 있었다.


“건강해진 너희들을 보니 기분이 좋구나.”


“스승님의 겁을 보면서 저희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조만간 다음 수선 단계로 넘어갈 듯합니다.”


“하하하······기쁜 일이구나. 더더욱 정진하도록.”


“감사합니다. 스승님.”


“단로가 비었으니······”


벌써 우노가 단로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투아는 드라에게 자신의 검술을 보아달라고 했다. 태청검으로 검기를 너머 검사에 도달했고, 이제 슬슬 검강에 닿으려고 하는 투아와 간단한 지도 대련을 마친 뒤, 리치를 찾아갔다.


“어······오셨군요.”


리치는 공손해졌다. 성물함을 손에 든 수강이 가능한 드라였기에.


“그래. 네가 알려 준 마법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고마운 김에, 네가 전에 말했던 것 들어줄까 하고.”


리치가 이전에 자신이 공간 마법에 관심이 많은데, 그 학노자 고묘의 계단을 보고 싶다고 했었다.


“어? 저를 데려가 주시나요?”


“그래.”


“혹시 그러면 아예 제가 그쪽으로 가는 건 어떨까요? 듣자 하니 연단술이라는 이 세상에 없었던 기법을 연구해 볼 수 있다면서요?”


호기심이 많은 리치는 그날로 연단술 노예가 되었다.


“드라님. 전에 가져오신 약초들은 그 연단술에 필요한 연수를 채우지 못한 거 같습니다.”


양손에 약초를 가득 들고, 연단로가 있는 전각에서 드라를 보며 투덜거리는 리치의 모습이 상당히 웃기긴 했지만, 녀석은 연단술에서 새로운 삶의 재미를 발견한 듯. 계속해서 새로운 연단술을 개척해 나갔다. 거기에 태청의 지식이 결합하자, 2년 만에 첫 단약을 만들었다. 아직은 연기기 초기에 도움을 주는 정도의 단약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쾌거라 할 수 있었다. 학노자가 수십 년 동안 시도하다 실패한 기록에 마법의 깊은 조예를 가진 리치의 절묘한 협업이랄까.


“우노, 투아. 이 단약을 먹으면서 수련하거라.”


“감사합니다. 스승님.”


이미 드라가 몸으로 테스트해 보고 문제가 될 것이 없음을 확인한 단약이었기에 우노와 투아에게 주었다. 수련 속도가 20프로정도 빨라진 것으로 보였기에, 단약을 양산해서 계속 만들도록 리치에게 시켰다.

“아······슬슬 세상에 나가 여왕도 만나고, 마틸다도 만나고 올까.”


4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드라의 입장에서는 거의 40년 같은 4년이었다. 그랬기에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해서 우노와 투아, 리치에게 도관을 맡기고 단약을 챙겨서 세상으로 나왔다. 단약의 재료를 구하러 몇 번이고 밖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 영초가 자라기에 인가 쪽을 가보지 못했었다.


처음으로 향한 곳은 수도.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도 쪽으로 가는 도중 주변이 점점 더 황폐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4년 전에는 이쯤에 꽤 큰 무역도시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학노자의 무덤에서 수도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사이에 중간지점이 되는 도시가 있었는데, 푸른 초목만 남아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그리고 도착한 수도는 오래된 고성처럼 버려지고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다.


“어라? 이상한데? 왕국이 망했나? 아니, 그래도 겨우 4년 만에 이렇게 황폐해진다고? 태청아? 이거 뭔지 너는 알겠냐?”


“음······이 성터는 적어도 백여 년 전에 버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그렇게 오래되었다고? 내가 겨우 4년 전에······”


“아······주인님께서는 학노자의 이 계가 이 세계와는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모르셨겠군요. 같은 시간을 보낼 때도 있지만, 가끔은 꽤 긴 시간이 서로 어긋나기도 합니다.”


“헐? 그랬어? 몰랐는데? 이야기를 해주지 그랬어.”


“죄송합니다. 주인님이 뭘 모르시는지를 알 수가 없었기에······”


애초에 드라가 물어보지 않았으니 태청이가 설명할 이유도 없었으리라.


“이건 좀 곤란한데······”


드라는 고성 터를 조금 뒤져보더니 태청이의 말이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오래전에 버려지고 시간이 꽤 지나 보였으니. 그리고, 발길을 돌려 스타인벅으로 갔더니, 거기에는 이전의 수도보다 몇 배는 더 커다란 성도가 있었다.


“여러 번 놀라게 되는군.”


드라는 이제는 무슨 보법인지 인간은 눈치도 챌 수 없는 속도의 보법을 펼쳐 사라지듯 움직인 후, 성의 안쪽 거리에 나타났다.


“허······저 동상은 분명히 여왕 폐하의 모습 같은데······”


“맞습니다. 타지에서 오신 분이로군요. 2백 년 전 강력한 악마들을 봉인하고 잠드신 철혈의 여왕 아드리아나님의 동상이지요.”


“어? 악마들이 다시 나타났었나요?”


“역사를 잘 모르시는 분이시군요. 라드리아 왕국의 건국 신화를 설명드려야 할려나요?”


뭔가 엄청나게 무식한 자를 가르치듯 지나가던 행인은 드라에게 역사를 줄줄줄 강의해 주었다. 드라는 손뼉을 치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마틸다의 딸 라드리아가 건국한 이 나라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까 철혈의 여왕은 잠들었고, 초대 여왕 라드리아와 그 가족은 사라졌다는 거죠?”


“맞아요. 이제 잘 이해하셨군요.”


드라는 그 말을 듣고 희망을 품었다. 잠들었으면 깨우면 될 것이고, 사라지면 찾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으니까.


“감사합니다. 저에게 좋은 정보를 주셨으니, 값을 치러야겠군요.”


드라는 가지고 왔던 금화를 몇 개 넘겨주었다.


“별것 아닌 누구라도 아는 이야기를 해드렸을 뿐인데, 뭐 이런 걸 다······어? 이 금화는 철혈의 여왕 시절의 금화네요? 이런 귀한 것을 제게?”


행인이 금화를 보고 놀라서 고개를 들었을 때 드라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 후, 드라는 라드리아의 수도가 된 왕궁에 몰래 들어가 라드리아, 마틸다, 세바스찬이 남겼을지도 모르는 흔적을 찾았다.


“아······찾았다.”


그렇게 사흘을 뒤진 결과 왕좌의 네 다리 중 하나에 숨겨져 있던 문구를 찾았다.


‘라드리아는 철혈의 여왕 곁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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