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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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aystar
작품등록일 :
2024.06.08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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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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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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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V

DUMMY

그렇게 말하고는 의원은 자리를 비웠고, 노인도 의원의 조언에 따라 드라를 홀로 남겨두고 물러갔다. 그 뒤에 시비들이 와서 몸을 닦아 주거나,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기에 편한 상태가 된 드라는 동경을 가져와서 자기 얼굴을 비춰보았다.


“이건 일종의 빙의 상태인 모양인데?”


“아마도 그래 보입니다. 마엘이라는 자가 말한 것처럼 이 세계 어딘가에 마신혼이 숨겨져 있고, 그것을 얻어내어야 한다고 했으니, 일단 주변을 먼저 살펴보시는 게 좋아 보입니다.”


“그래. 그나저나, 이 몸은 꽤 잘 생겼군.”


그렇게 몸을 추스르는 척 하면서 노인에게 서적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다행히 서적은 드라가 읽을 수 있는 한자였기에 태청의 도움을 받아 가며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니까 이곳이 마교의 총단이고, 이 몸은 원래 마 공자라고 불리는 다음 대 천마 계승자 중의 하나라는 거지?”


드라의 말에 태청이 대답했다.


“맞습니다. 아마도 여기는 무공이 존재하는 중세의 중국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천마 신교의 8대 교주가 아버님이시고, 주인님은 그 아들 중에 막내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막내라면 아무런 세력도 없고 뭐 그런 걸려나?”


“그건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드라는 노인을 불러서 이것저것 물었다.


“그러니까 내 위로 열두 형제자매가 있고 내가 막내다?”


“그렇습니다. 공자님.”


“다음 대 천마 예정자는 둘째 형님이시고?”


“그렇습니다. 공자님.”


“다음 달에 중원을 침공할 건데, 나는 정양해야 하니 총단에 혼자 남아 있으라?”


“교주님의 명령입니다.”


“허······”


드라는 상당히 묘한 시기에 빙의됐음을 느꼈다. 중원 침공은 마교의 수십 년간 준비한 대업이었다. 도움을 받고는 내팽개친 왕조와 그 앞잡이 노릇을 자처한 중원의 세력들 또한 마교의 중원 침공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터였다.


한 달여의 기간 동안, 드라의 몸 주인의 형제들이 모두 병문안을 왔다.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형제간의 우애는 돈독했고 드라가 기억을 잃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10명의 형제와 2명의 누이 모두 12번째 공자, 마 공자를 귀여워했던 모양이었다. 다들 나이 차이가 엄청나서 그런 것도 있었고, 가장 큰 이유는 둘째가 다음 대 천마로 빨리 내정되는 바람에 암투가 거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래. 유우야. 너 혼자 총단을 지키게 되었지만, 남아있는 이들 모두 너의 명령을 따를 것이니, 우리가 귀환할 때까지 위엄을 잃지 말고 있거라.”


첫째 누님인 마설군주가 신신당부를 하고 돌아갔다. 거의 40세 차이가 나는 마설 군주는 누님이라기보다는 엄마 같았다. 비록 모친은 다르지만, 끈끈한 정이 느껴지는 말을 남겼다.


“그러니까 이게 이곳 총단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명령할 수 있는 천마령이라는 말이지?”


“맞습니다. 주인님. 당장 천마각부터 가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드라는 태청의 말을 듣고는 바로 천마각으로 향했다. 천마각은 천마 신교의 모든 역사와 무공이 남겨져 있었고, 평소에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었다. 지금처럼 비상시기에 모든 권한을 넘겨받은 드라가 정말로 특수한 경우라 할 것이었다.


“어쩐 일이십니까?”


천마각을 지키는 경비병이 길을 막자, 드라는 천마령을 보여주었다.


“천마재림!만마앙복!”


경비병은 넙죽 엎드리더니 구호를 외쳤다.


“지나가도 되겠지?”


“모든 것이 허락되는 것이 천마령입니다.”


드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마각의 내부로 향했다. 총 5층으로 되어 있는 천마각은 1층은 중원 무림에서 압수한 이류 무공 이하의 잡술들, 2층은 일류 무공들과 천마교의 각 분파들의 무공. 그리고 3층은 중원의 두각을 나타냈던 세가들과 방파들, 심지어 소림의 무공의 일부도 탈취하여 보관하고 있었다. 거기에 천마교의 장로들이 가지고 전수하는 무공 또한 3층에 있었다. 4층은 천마교의 교주와 그 직계들만 익힐 수 있는 천마 신공과 그에 준하는 무공들이 있었고, 5층은 교주 이외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이었다.


첫날은 1층을 돌면서 태청에게 부탁해서 필요할 것 같은 무공들을 암기시켰고, 둘째 날은 2층, 셋째 날은 3층을 방문했다.

그리고 4층을 방문하려는 날, 어둠 속에서 노인이 유령처럼 나타났다.


“공자. 이곳부터는 마음대로 출입하여서는 아니되오.”


드라가 천마령을 꺼내 들자, 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잘 모르시나 보오. 이 늙은이는 천마교 소속이 아니라오. 이 층 위를 지키기로 맹세한 이름이 없는 무인일 뿐. 내게 자격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곳 위는 출입이 아니되오.”


드라도 들었던 것 같았다. 각종 서적을 읽다보니, 각노라고 불리는 노인이 천마각 4층을 지키고 있으며, 지나가기 위해서는 꽤나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그 자격은 어떻게 증명하면 되는가?”


드라는 천마령을 가지고 있으므로, 천마와 같은 위엄을 보여야 했다. 반말은 기본이라는 이야기다.


“이 늙은이를 꺾으면 됩니다.”


“흠······각노는 너무 늙어서 혹시라도 내 주먹에 다치지 않겠는가?”


“괜찮습니다. 얕보시면 곤란······헉.”


드라가 가볍게 내지른 태청검격에 각노는 재빨리 응수했지만, 영기가 실린 태청검은 각노의 수강을 간단히 튕겨내었다.


“이······건 무슨 수법인지요?”


호기심으로 각노의 눈이 반짝였지만 드라는 가볍게 웃고는 말했다.


“지나가도 되겠지요?”


영기는 기본적으로 내기의 상위의 힘을 낸다. 거기에 이미 연기기를 너머 축기기를 통해 압축되고 다시 거기서 압축된 드라의 영기는 내력 따위로 뽑아낸 수강으로는 비교될 수가 없었다.


드라는 가볍게 각노를 물리친 후, 4층에 있는 천마교의 무공들을 훑어보았다. 3층까지의 천마교의 무공들은 연체술과 유사함은 보였지만 한계가 명확했었다. 하지만, 천마교주의 무공인 천마신공은 적어도 축기기 이상의 연체술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었다.


다만, 그게 한계였다.


“뭐야······축기기 정도에나 쓸법한 연체술 밖에 없잖아. 여긴. 천마신공이 그거밖에 안 되는 거였어? 익히면 천마가 되고 막 그런게 아니야?”


“그건 잘못된 소문이 퍼져나간 탓입니다. 천마신공은 천마교주가 창안하고 사용한 무공일 뿐, 천마신공을 익히면 교주가 되는 건 아닙니다. 여기에 있는 천마신공들은 전대 천마교주들이 창안한 연체술 들로 보여집니다. 아마도 일부 천마들은 연기기를 너머 축기기까지도 연공한 경우도 있었을 듯 싶군요.”


“그래······하긴, 무예를 익히는 것만으로 선도를 걷는다면 그것만큼 대단한 것도 없긴 하겠지만······”


“아직 5층이 남아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희망을 걸어보죠, 주인님.”


“그래.”


드라가 5층에 올라가서 발견한 건 사람 키 정도의 오래된 비석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새겨진 글자는 드라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태청이 조차 처음본다는 모양이었다.


“이게 뭐람······”


“그러게요. 도저히 읽을 방법이 없는 문자라니. 처음 봅니다. 이제까지 보아온 어떤 문자와도 체계가 다르군요.”


그렇게 5층의 벽에 막혀서 고민하는 동안 중원에서 급보가 전해졌다.


“중원으로 간 원정대 모두가 대패했습니다. 교주님은 실종, 그외 가족분들은 모두 사로잡히거나 사망하셨습니다.”


“뭐라고?”


전령이 보내온 소식은 경천동지할 내용이었다. 원정에 실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처참한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광명좌사와 광명우사가 모두 황실의 간자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이곳도 오래지 않아 중원의 도적들이 습격해 올 것입니다. 몸을 피하소서!”


전령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간곡하게 말하고 나서는 절명했다. 아마도 이미 목숨이 위험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목숨을 도외시하고 도망쳐왔으리라.


“이건 곤란한데······”


드라는 천마신교와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는 외인이었다. 몸은 비록 천마신교 교주의 후손이지만, 그 영혼은 원하는 바를 이루면 떠날 타인인 것이다.


그 후로 남아있던 교의 세력을 모두 끌어모아 도주를 시작했다. 천마각의 모든 자료는 비석만 남겨두고는 모두 비처에 숨겼고, 그동안 모았던 재화와 남겨진 인력들을 모아서 천산산맥을 너머 북쪽으로 향했다. 남아있던 자들 대부분이 비전투원이었고, 여성과 아이가 2천, 그리고 노인이 5백, 장정은 겨우 1백여 명 남짓의 인원이었다. 식량을 실어 나를 수레를 여자들과 노인이 끌고, 장정은 모두 주변의 수색을 통한 안전을 확인해야 했다.


“자자······꼬맹이들아. 내가 가르쳐 준 걸 다들 잘 배웠는지 보겠다.”


드라는 아직 약관이 넘지 않은 꼬마들을 모아서 틈틈이 선도에 입문시켰다. 원래라면 수만 명 중의 한 명 정도가 선도에 입문이 가능할 것이었으나, 드라가 고안해 낸 강제적 연기기 입문용 단전 만들기는 이곳에서 꽃을 피웠다. 천마신교의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고수들을 위한 단약들을 끌어모아 태청과 연구해서 만들어낸 선도 입문용 단환은 4백 명의 아이 중 자질이 좋았던 아이들을 골라 50명에게 심어졌다. 태청이 원래부터 연단술에 조예가 깊었던 터라, 그 50명 중 40명이 선도에 입문했으며, 10명은 선도에는 입문하지 못했으나 약관이 나이 이전에 벌모세수를 받은 셈이 되었다.


40명의 아이들에게 천마각에서 골라낸 연기기에 쓸 수 있는 연체술을 익히고 법문을 외우게 해서 빠르게 연기기에 들게 했다. 그리고 벌모세수 받은 10명은 따로 영기가 없더라도 익힐 수 있는 천마각 3층의 무공들을 온몸으로 익히게 했다.


“소교주님! 오늘도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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