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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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aystar
작품등록일 :
2024.06.08 02:27
최근연재일 :
2024.08.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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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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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등선 I

DUMMY

“그래.”


10명의 화신과 서로 손을 맞잡고는 원영들이 구해온 공법의 구결들을 암송했다. 합체기는 화신들과 다시 몸을 합치며 힘을 얻고 선계로 가는 문을 여는 것이었고, 그 방법은 공법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선계에 가지 않고는 선계에 오를 수 없다는 모순을 드라가 뛰어 넘는 것이었다.


‘콰과가가강!’


선계 대문에서 생성된 천겁뢰가 드라를 때렸지만, 이미 10명이나 되는 화신과 조금씩 합체되고 있었던 드라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다. 다른 합체기의 수선자들이라면 생명이 위태로웠을 것이지만 드라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그렇게 9번의 천겁뢰가 떨어지는 동안 10명의 화신과 합체한 드라는 자리를 박차고 올라 선계의 문을 가볍게 열어버렸다.


‘쿠구구구궁!’


선계의 문은 열리자마자 축소되어 드라의 하단전으로 흡수되어 하단전의 궁전을 지었다.


“허···이거 마치 지계의 동혈같은데?”


작은 세계가 만들어진 드라의 하단전에는 대지가 생겨나고 전각이 지어지고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드라가 겪고, 원영들이 겪은 기억과 경험들이 토양이 되고 그 동안 지향했던 이상들이 전각과 화초, 나무가 되어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졌다.


‘화아아악~’


드라의 주변이 갑자기 환하게 빛난 다음, 다른 공간으로 전이되었다.


“이런···설리반 SOS신호를 넣어라.”

“그렇게 하겠다. SOS 신호 답이 올 때까지 SOS 신호에 전념하겠다.”


설리반의 대답과 함께 침묵모드가 되었다.

드라는 등선해버린 것이다. 드라의 눈 앞에는 등선대라고 커다랗게 쓰여진 비석이 놓여 있었다.

천겁이 끝나고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입수했던 공법에는 제대로 나와 있지 않았고, 단대인도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이미 선계에 있었으므로 ‘등선’이라는 과정을 겪지 않았으니까.


“선계네 여기.”


선기가 사방에 짙게 깔린 것이, 그냥 선게도 아니고 ‘천계’라고 불리는 선계의 중심임에 틀림이 없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수염을 하얗게 배꼽까지 기른 선인이 나타났다.


“이런 이런. 미안허이. 수만년간 등선하는 존재가 없었기에 늦게 대응하였으이.”


“허허··· 천선 관료이신가요?”


“허어···선계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겐가? 조상 중에 진선이 있나?”


“뭐···그런 셈이죠. 가까운 지인이 진선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이야기가 편하겠네. 신선록에 자네 이름이 어디보자···’드라’가 맞나?”


“그렇습니다.”


“소개가 늦었네만, 남부 등선대를 맡고 있는 좌자라고 한다네. 편하게 좌노인이라고 불러주면 되네.”


“좌선배님 잘부탁드리겠습니다.”


“적응이 빠르구만. 좋아. 그러면 따라오게나, 등선한 존재에게 주어지는 것들이 있으니.”


드라는 좌자를 따라가서 등선자에게 주어지는 아마도 초기 스타터팩같은 것들을 받았다. 천잠사로 짜여진 도복과 각종 선단이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를 받았다.


“뭐···공법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게 그 주머니에 들어있지만, 그것보다는 가게들을 둘러보고 그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선옥으로 마땅한 것을 구하는 걸 추천하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자네가 앞으로 백년간 사용할 수 있는 장원의 소유를 증명하는 옥패일세.”


드라는 ‘남부등선대 장원 120392호’라고 쓰어진 옥패를 받았다.


“그걸 손에 쥐고 장원으로 가고 싶다고 의지를 담아 속으로 말하면 1시간 뒤에는 장원으로 가는 차원문이 열릴 걸세. 자네만 출입이 가능하니 걱정하지 말고, 백년이 지나게 되면 선옥을 대가로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 마음에 들면 말하게나. 또한 그 옥패는 자네의 신분을 증명하기도 하니 잊어버리지 않게 조심하고.”


“후의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말 말게. 이게 다 원래 정해진 규칙이고, 나는 규칙대로 하는 것 뿐이니 말일세. 그리고, 내 도움이 필요하면 이 천계 내에서 그 옥패를 쥐고 나를 부르게. 그러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내가 자네를 찾아가겠네.”


“그렇군요. 그것 또한 미리 감사드립니다.”


“쯧쯧··· 그렇게 자주 감사하지 말게나. 이곳 선계에서는 감사라는 단어는 많은 댓가를 요구하기도 하니까 말이지.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너무 자주 부르지는 말게. 나도 수선을 해야하고 등선대 말고도 챙겨야할 일들이 있으니 말일세.”


“알겠습니다. 그럼 말씀해주신 도시들을 먼저 둘러보겠습니다.”


“허허··· 조심하시게나. 오래전 일이기는 하지만, 등선대에 올라서 1년 내에 사라진 이들이 반이 넘는다네. 조심, 또 조심. 알겠나?”


“명심하겠습니다.”


드라는 옥패를 가슴속에 챙겨넣고는 등선대를 내려와 아래에 있는 도시로 향했다.


“이건 얼마죠?”


“그건 만년묵은 하수오라네. 선옥 100관은 주어야 살 수 있는 귀물이지.”


가게주인은 드라의 행색을 보더니 심드렁하게 말했다. 드라는 저물대에서 선옥을 잔뜩 꺼내어 쌓더니 말했다.


“이거면 충분하죠?”


“어···어···.네···가..감사합니다?”


가게주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수오를 챙긴 드라는 발길을 돌려 다른 가게를 향했다. 드라가 원영들로부터 받은 공법서 중의 하나는 단약으로 수선하는 단도공법이었다. 거기에서 필요로하는 물건 모두를 시장의 가게를 돌면서 구할 수 있었기에 즐거운 쇼핑을 했다.


“좋아 이정도면 화신기까지 30명 정도는 끌어올릴 수 있겠네.”


저물대 가득한 단약 제료들을 확인하면서 등선대로 돌아오는데 풀숲에서 세 명의 수선자로 보이는 이들이 나타났다.


“거기까지. 저물대에 있는 거 다 내놔라. 그러면 목숨은 살려주지.”


딱봐도 목숨따위는 살려줄 거 같이 생기지 않은 자들이었다. 앞에 선 녀석은 커다란 낭아봉을 휘두르며 위협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고, 뒤에 있는 두 놈들은 어디고 구해온 건지 커다란 대도를 어깨에 짊어지고는 나름대로 위협적인 표정을 지으며 드라를 위협하고 있었다.


“이거 참··· 곤란한데···”


드라의 말에 가장 앞에 있는 자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곤란하지? 그러니까 좋은 말 할때···”


드라는 가볍게 손을 휘저어 수강을 발현하는 느낌으로 선기를 발출했다.


“끄아아악!”


세명의 괴한은 순식간에 몸과 머리가 분리되었고, 드라 또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라···죽네? 아니 여기 천계 아니야? 얘들 뭐이렇게 약해?”


드라는 몰랐겠지만, 이미 진선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동안은 수준이 모자라서 그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었다. 지금은 이미 신선이 되었으니, 신선 중에도 진선은 상당히 높은 계위에 해당되었다. 비록 쌓은 선기는 모자라도 몸의 출력은 진선급이니, 강도질이나 하는 하급 신선은 하품하며 썰어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드라는 잠시 멍하게 있다가 세 괴한의 품을 뒤졌다.


“뭐야··· 얘네들 부자였네? 왜 부자가 강도질이나 하고 그래? 내가 다 고맙게?”


드라는 몰랐겠지만, 하급 신선은 떼지어 다니면서 홀로 다니는 하급 신선을 털어서 수련물자를 모아 중급, 더 나아가 상급 신선이 되고, 진선이 되는 걸 꿈꾸고 있던 자들이다. 물론, 천계 시험을 통해 관리가 되면 수련물자를 풍요롭게 부여받아 진선이 될 수도 있었지만, 경쟁률이 몇 억대 일 정도이므로 이들에게는 요원한 일이었다.


“뭐··· 이정도면 100명 정도는 화신기를 너머 합체기, 아니 신선이 되게 만들 수도 있겠는데?”


정말로 그 세명은 수련자원을 많이 모아놓았다. 그 사연이 있었지만, 조금 나중에 알게 될 터.


“그러면 가던 길을 마저 가볼까? 아니, 그러고보니 내 장원으로 바로 가는 게 낫겠어.”


드라는 옥패를 꺼내어 쥐고 장원으로 가는 차원문을 열었다.

검붉은 색의 타원이 허공에 나타나 타원의 가운데 너머 다른 공간을 보여주고 있었다.


“괜찮네. 편리하고.”


드라는 장원에 들어가서 또한번 놀랐다. 선계보다 더 짙은 선기가 가득찬 공간이었고, 사방 수천리에 달하는 평지가 검은 우주에 떠 있는 모양이었다.


“워···여긴 또 어디래? 선기가 더 짙어?”


드라가 자세히 살펴보니 커다란 대지가 꽤 두껍고 투명한 막에 보호받은채 우주에 떠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는 또다른 이계인 모양인데, 선계보다 더짙은 선기라··· 수상하군.”


드라는 투덜거리면서 자신에게 주워진 장원을 둘러보았다. 영기가 가득한 밭에 구해온 영초들을 심고, 설리반의 나노봇을 밭에 뿌려 성장 촉진 및 관리를 맡겼다.


“이건 짐승을 기르는 곳인 모양인데, 짐승은 없으니 패스. 저긴 벌레를 기르는 곳인 듯 하니, 그것도 패스.”


대충 하루가 걸려 전체 장원을 둘러본 드라는 3층으로 만들어진 중국 양식의 거대한 저택으로 들어갈려고 했다.


“주인님 환영합니다.”


저택의 문에 달린 문고리가 해태의 모양에 둥그런 손잡이가 달려 있었고, 녀석이 드라에게 말을 걸었다.


“이 저택을 지키는 수호령인가?”


“그렇습니다. 저는 해태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주인님이 옥패를 지니고 계신 동안은 이 저택에 출입이 자유로우십니다. 그 외의 인물에 대해서는 주인님이 동행해서 허락해야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호오···그래? 어느 정도 수준의 수선자가 오면 네가 막을 수 없을까?”


“대라급 수선자가 아니라면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래···알았다.”


대라급 이상의 적들을 상정하고 있는 드라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혹시 주인님의 적이 대라급 이상이신지요?”


“그건 왜 물어보는 거지?”


“만약에 그렇다면 조금 비용이 들수 있지만, 천수신장과의 계약을 맺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도조라고 하더라도 천수신장들이라면 꽤 긴시간 침입을 막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그 비용은 대충 어느 정도로 예상하면 되지?”


“천수신장은 만일의 때에 사용할 소원을 대가로 요구할 겁니다. 물론 선옥도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엄청난 양을 요구하지는 않는 걸로 압니다.”


“어떤 소원인지 모르는 백지 소원이라는 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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