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창으로 이세계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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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어
작품등록일 :
2024.06.1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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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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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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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DUMMY

1화




거짓말이란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거짓말을 한다.


그러고는 하얀 거짓말이니, 검은 거짓말이니 하는 수식어를 붙여 자신의 거짓말을 포장한다.


나는 그렇게 포장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차피 할 거면 당당해라.


“알파코인이요? 그게 뭐죠?”


상대방은 갑자기 돈을 많이 번 졸부.


경제관념이 없고, 운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보다 사기 치기 좋은 사람은 없다.


“곧 대형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라 상승이 확실한 놈입니다. 그리고···”


나는 목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럽게 귀에 다가가 말했다.


“···내부정보에 따르면 상장 직후 큰 투자유치가 예정되어 있어요.”


“내부 정보요? 확실한 건가요?”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묻는 모습.


‘거의 넘어왔다.’


“네, 저희는 몇몇 대형 투자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어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도 이미 상당히 투자한 상태이고요.”


그리고 짓는 사람 좋은 미소.


누가 봤다면 어디 유명한 교회 목사의 인자한 미소가 아닐지 생각할 것이다.


“강이안 씨도 투자했다고요? 그럼, 정말 믿을 만한 정보인가 보네요!”


거짓말은 아니다, 일정 부분 투자했으니 말이지. 하지만 상.당.히. 라는 부분은 굉장히 주관적인 부분으로 상대방이 오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네, 오늘 안에 결정하시면 상장 전 특별 혜택과 보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아요. 사장님은 운이 아주 좋으신 겁니다.”


나의 말에 배시시 흘러나오는 웃음을 멈추지 못하고, 그는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사람의 인상이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자주 쓰는 근육이 발달하듯 얼굴 또한 같다고 생각한다.


항상 우울하거나, 화내는 사람들의 얼굴은 부정적으로 발달하고 세월이 쌓이면서 가만히 있어도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꼭 인상이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바로 나처럼.


항상 미소와 친절함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는 이기주의자에게는 인상이란 하나의 공격수단이었다.


그런 모습을 위해서 여러 관리와 연습은 필수다.


그런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이 나는 요즘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2~3년 정도만 더 빨아먹고 한국을 뜰 것이다.

그러면 내 인생은 무지갯빛으로 펼쳐질 테지.


그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눈앞의 트럭이 내 코 앞까지 오기 전까지 말이다.


죽기 전의 주마등인가 예전 일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대부분의 기억은 사이비에 빠져 자식을 등한시했던 부모와의 갈등이었다.


너무 억울하다.


그런 역경을 뒤엎고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제발, 살려주세요. 신이 있다면 한 번만 살려주세요. 그렇다면 무교에서 개종해서 충실한 신자가 되겠습니다!”


삶에 대한 갈망인지, 죽기 직전에 정신이 나간 건지, 평소라면 절대하지 않을 신이라는 것을 찾고 있었다.


그 순간——


강렬한 플래시가 터지면서 시야가 암전됐다.


눈을 떴을 때는 거대한 건축물이 보였다.

뭐랄까 왠지 익숙한 모습의 건축물은 신전 같이 보였다.


[으하하, 고놈 참 재밌는 놈이구나.]


신전 안에서 거대한 인형이 걸어 나왔다.


키가 3m는 족히 돼 보이는 중년 남자였다.


“누구십니까? 제가 죽은 겁니까?”


[네놈이 소원을 빌지 않았느냐. 소원 수리를 위해 이곳으로 불렀느니라.]


소원이라면, 죽기 전에 빌었던 그것인가.


“혹시 신···이십니까?”


나는 낼 수 있는 가장 정중한 말투로 물었다.


[너는 짐이 뭘로 보이느냐?]


여기에서 인문학이나 심리학적 관점의 자아 성찰에 대한 질문은 아니겠지.


“신···신으로 보입니다.”


[그래, 네 놈이 극도록 부인하던 신이라는 놈이지.]


“죄송합니다. 한낱 인간이 무지하여 발생한 일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살려만 주신다면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말 잘했구나.]


[짐이 소명한 이유는 네놈이 지금부터 짐을 전파하는 성자가 되어 전국을 개종하기 위함이다!]


신의 검지에 엄청난 빛무리가 모여들더니 곧 빛줄기가 되어 내 몸을 관통했다.


전신에 오는 엄청난 격통에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낯선 곳일 테니 잘 적응하도록 하여라.]


‘으으윽, 낯선···곳···?’


[너라면 충분히 해낼 것이다. 그러니 이 중대한 임무를 너에게 맡기노라.]


강렬한 플래시가 터지고 시야가 암전됐다.



* * *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고약한 냄새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마구간이었다.

말이 많아 봤자 두 세필 들어갈 크기였다.


하지만 말은 하나뿐이었고, 그 변을 제때 치우지 않았는지 냄새는 마구간 전체를 아울렀다.


냄새에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때——


“뉘십니까?”


허름한 작업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말 한 필을 끌고 마구간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미간의 주름을 평평하게하고 미소를 지으며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나는 중년 남자 머리 위에 떠 있는 익숙한 무언가 때문에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캐릭터 상태창]


이름 : 베노스 말리안


레벨 : 7


직업 : 농사꾼


나이 : 42세


특성 : 끈기


스킬 : 씨 뿌리기, 수확


상태 : 불편함




게임 웹소설에서 많이 클리셰처럼 나오던 상태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게 무슨···?”


“당황할 사람은 제가 아니겠습니까? 귀족 자제분 같은데···여긴 무슨 일입니까?”


왠지 베노스는 처음과 다르게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혹시 여긴 어디입니까?”


“여긴 마구간이지요?”


“아니, 이 나라 이름이 뭐냔 말입니다.”


나는 미간 주름을 억지로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


“아스트리아 왕국이지요. 혹시 다른 나라에서 오셨습니까?”


“아,아스트리아?”


제기랄 살려준다는 게, 낯선 곳이라는 게 설마 이세계란 말이야?


나는 무언가 생각나서 속으로 외쳤다.


‘상태창!’




[캐릭터 상태창]


이름 : 이안 메이너스 (강이안)


레벨 : 5


직업 : 신의 성자


나이 : 21세


신력 : 10


전용특성 : 기도, 예배, 예식


전용스킬 : 상태창 보기


상태 : 혼란




유일신이라는 놈, 생각보다 센스도 없고 짠돌이인가 보다.


이름이 저게 뭐야? 이안 메이너스?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거기다 저 형편없는 상태창을 보라.


직업만 번지르르하고 레벨은 농사꾼보다 낮았다.


신력은 뭔지 모르겠지만 10포인트밖에 안 되어서 쓸모없어 보였다.


전용 특성은 무신론자였던 나를 신자로 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특혜일 것이다.


그렇다면 전용 스킬이라도 좋아야 할 텐데 겨우‘상태창 보기’가 웬 말이냐.


어떻게 보통 게임 판타지에서는 기본으로 주는 능력을 무려 전용스킬에 박아 넣느냔 말이다.


나는 돈 주고 찌개를 시켰는데, 옆 테이블은 서비스로 찌개가 나오는 걸 직관한 느낌이다.


멋들어진 스킬 하나 없고, 그저 상태창 보는 능력밖에 없이 도대체 무얼 한단 말인가!




[메인 퀘스트]


유일신의 뜻을 받들어 유일교를 아스트리아 왕국의 국교로 만드시오.


난이도 : SSS


제한시간 : 365일


보상 : 새로운 삶 실패 시 : 사망




실패 시 사망···?


‘······.’


새로 등장한 시스템 창을 보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조용해졌다.


‘뭐 할 수밖에 없나?’


망할 신의 성자로서 유일교를 국교로 만들지 못하면 죽는다.


“저기···혹시 괜찮으십니까?”


문 앞에 있던 베노스는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순식간에 표정을 갈아 끼웠다.


“물론입니다. 베노스 성도님. 잠시 신의 목소리를 듣고 혼란스러웠을 뿐입니다.”


“시, 신의 목소리요? 혹시 사제님이십니까?”


“조금 비슷하지만 다르군요. 저는 신의 성자입니다.”


나는 사제와 성자의 차이점을 모른다. 하지만 글자 자체가 다르니 다르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아, 아이고 성자님을 몰라뵀습니다.”


베노스는 갑자기 엎드려 두 손을 비벼댔다.


[상태 : 불편함 -> 불안함]


그러자 상태창의 상태가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성자라는 직업이 굉장히 대단한 것일까?


상태창으로 실시간 감정까지 볼 수 있는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상태창이 유용한 것일지도 몰랐다.


“베노스, 그만 일어나시지요. 절은 사람이 아닌 신께 올려드려야지요.”


내 말에 베노스가 겨우 일어나서 말했다.


“성자님께서 벌써 와계실지 몰랐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성자가 오기로 했다고?


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신의 부름에 신이 나서 달려왔더니 생각보다 빨리 왔나 보군요. 어서 들어가시지요.”




베노스의 집은 생각보다 조촐했다.

나무로 만든 기둥에 창을 하나만 내놓고 주방과 거실, 침실이 하나로 되어있는 구조였다.


베노스는 차를 한 잔 내어주며 말을 이었다.


“그러시군요. 급히 오시느라 전달받지 못하신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 말씀해 주시면 경청하겠습니다.”


“며칠 전부터 우리 아들내미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잠깐씩 아프고 곧 괜찮아지고를 반복하며 주기가 점점 짧아지다가···.”


그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가리켰다.


“그러다가 지금처럼 깨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딱딱해 보이는 침대에는 소년이 누워 있었다.


얼굴에는 핏기가 없고, 누가 봐도 아파 보이는 얼굴.


나는 평온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지요. 신은 언제나 우리 곁을 지켜주십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전에 먼저 부탁드릴 게 있는데요. 말씀드려도 될까요?”


“네? 부탁 말씀입니까? 말씀만 해주십쇼! 아들내미만 나을 수 있다면 뭐든 못할까요?”


“제가 먼 곳에 파견 나갔다가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스트리아 왕국에 대해 잘 모르니 전반적인 정보를 알고 싶습니다.”


“그, 그것뿐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제 정보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최대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렇게 2시간 가까운 시간에 걸쳐 아스트리아 왕국의 전반적인 정보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제 성자의 힘을 발휘할 시간.


사실 나는 이 아이를 낫게 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저 눈앞에서 기도 좀 하다가,


‘곧 눈을 뜰 것입니다.’하고 내 갈 길 가려는 심산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모두 얻었기에 뒤 돌 돌아보지 않고 갈 것이다.


“그럼, 어디 한번 봐볼까요?”


인자한 미소를 얹는 나를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었다.


특히나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아빠라면 말이다.


나는 현재 상태를 보기 위해 유일한 스킬, 상태창 보기를 소년에게 사용했다.


그러자 특이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상태 : 불안함]


불안하다?


의식을 잃은 상태의 아이가 불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나는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하여 소년의 얼굴로 가까이 갔다.


그러자,


[상태 : 불안함 -> 두려움]


나는 속으로 피식 웃으며 베노스를 봤다.


“혹시 어떤 일을 하십니까?”


“근처에서 농사일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왜···”


“아드님이 아프시기 전까지 같이 농사일을 나가셨나요?”


“예, 그렇습니다. 농장 일이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아서 같이 했었습니다. 혹시 문제가 있을까요?”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근처에 돌아다니는 잡귀가 눌어붙은 것 같습니다.”


베노스는 깜짝 놀라고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내가 가로막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악귀 퇴치는 전문입니다. 다만 퇴치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빙의 될 수 있으니, 아버님은 밖으로 나가서 기다려 주시지요.”


“정말 괜찮은 걸까요?”


“네, 걱정하실 일 전혀 없습니다.”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건넨 말은 실패하는 일이 없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베노스가 사라지자, 나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성도님, 이제 일어나시지요. 꾀병인 거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제 추리는 이렇습니다. 농사일이 싫어 아픈 척하시다가, 어느 날 길게 잠이 드신 겁니다. ”


소년의 눈이 꿈틀대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아버님은 성도님이 크게 아픈 줄 알고 성자까지 불렀으니 말이죠. 정말 난처하게 돼버렸죠. 하지만 제가 잘 해결할 테니 인제 그만 일어나시지요. ”


그러고는 소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 순간——


소년의 얼굴에 있는 모든 구멍에서 진득한 검은 기체가 엄청난 기세로 뿜어져 나왔고,

몇초도 되지 않아서 집 천장을 가득 채웠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


[신력을 소모하여 악령을 퇴치합니다]


[신력 10 -> 신력 9]


이상한 소리가 귓가에 울리면서 천장의 기체가 기괴한 비명을 지르면서 사라졌다.


‘지, 진짜로 악령이 있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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