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이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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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
작품등록일 :
2024.06.10 16:59
최근연재일 :
2024.07.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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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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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행동

DUMMY

“행운을 비네. 부디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팀장, 조민호의 말과 함께 네명은 밖으로 나서게 되었다.

본부에 그간 밀린 보고를 전하고, 보급품도 얻어오는 일.

이를 위해서는 정보병을 안전지대.

평화의 거벽 근처까지 호위해야만 한다.


둘 다 외자 이름을 지닌 헌터.

김진과 장석.

그리고 본부에서 선정된 정보병, 신철민.

마지막으로 김광훈까지.

이렇게 네명이 이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헌터들이었다.


등급은 김진과 장석이 B와, C.

그리고 신철민 역시 C급이었다.

김광훈은 F.


헌터 본부에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

곧 보급도 받고,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인 만큼.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이런 임무를 최고 등급의 헌터들로만 구성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헌터의 등급이 제각각인 이유.

게다가 막 들어온 신참, 김광훈까지 끼게 되어버린 건.


“휴..”


두가지가 원인이었다.

먼저, 감염된 워울프의 쉴 틈 없는 습격으로 많은 헌터를 잃었으며, 이에 따라 높은 등급의 헌터는 몇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강한 헌터를 전부 내보낸다면 기지가 위험해질 터.

두 번째자 마지막 이유는.

헌터들이 임무를 꺼리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여기까지 오게 된 이상 각오는 했다지만.

위험한 야생에 먼저 나서서.

목숨을 잃고 싶은 자는 없었다.

이로 인해 결정된 인원 선정방식은 제비뽑기.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호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보병 신철민과 광훈은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다른 두 명, 김진과 장석은 아직 불만이 많은지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어이, 신참. 죽지 말고 잘 따라와라.”

“그래그래, 지금까지는 운이 좀 따라준 모양인데,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고?”


광훈을 아니꼽다는 듯 쳐다보는 두 명의 헌터.

그들은 자신들이 먼저 앞장서며 따라만 오라는 듯 손가락을 까딱였다.


평화의 거벽까지 가장 빠르게 가는 길은 이곳 임시기지의 헌터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건 바로 산 두어개를 지나서 가는 것.


“그럼 익숙한 빠른 길로 가도록 하지.”

“가장 빠른 길이요. 안전한 길은 없습니까?”

“뭐어? 하하하하하!”


자신은 어느 길로 가든지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광훈은 그토록 바깥에 나가기를 꺼리던 헌터들이 어째서 안전한 길 대신, 빠른 길을 택했는지 의아했다.


“크흐흐. 이 멍청한 새끼 좀 보소.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광훈의 질문에 배꼽 잡고 한참을 웃던 두 명의 헌터.

그중 덩치 큰 사내, 장석이 눈물을 닦으며 친절하게 답을 해줬다.


“너, 이 애송아. 여기 UT-5가 어딘지 잊은 거냐?”

“북한 아닙니까?”

“잘 아네. 이 말이 뭘 나타내느냐, 여기에 안전한 길 따위 눈 씻고 살펴봐도 없다는 이야기다.”


가장 빠른 길이야말로.

임시기지가 아닌 밖에 노출되는 기간이 짧으니, 그나마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들의 말에는 이런 의미가 은연중에 담겨있었다.


“그럼 슬슬 출발하실까요?”


정보병, 신철민이 중재하며 진행하자.

둘은 광훈의 머리를 툭툭 치더니 앞으로 나섰다.


“본부에서는 왜 이런 멍청한 자식을 보내가지고. 쯧.”


***


“이 새끼가?”


화난 듯 주먹을 뚜둑이며 김진과 장석이 광훈을 향해 다가간다.

그들이 있는 곳은 산 속.

일행 앞에 놓여진 것은 두 갈래의 갈림길이었다.


“지, 진정하십쇼. 장석 헌터님!”


이 사태가 발생하게 된 건 몇 분 전.


“그럼. 이쪽으로 가볼까.”

“좋습니다, 형님.”


일행을 이끄는 장석과, 김진.

둘은 산속에 들어와, 갈림길이 보이자 자연스럽게 왼쪽 길로 향하려 했다.

이미 몇 번은 다녀와 봤던, 익숙한 길이었으니까.

분명 평화의 거벽으로 가는 길은 왼쪽이었다.


“잠시만요. 오른쪽으로 가시죠.”

“뭐?”


그때, 그들의 말을 끊는 건 다름 아닌 신참이었다.

가뜩이나 이들은 산에 들어와 그에게서 거리를 두고 있었다.

기지에서 보고로 들었을 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실제로 함께 다녀보니 미친놈이 따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미친놈이네 저거..’


그도 그럴 것이.

산에 들어오자마자 신참, 김광훈이 한 일은.

쪼그려 앉아 나무에 붙어있던 딱따구리에게 말을 걸었던 거였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광경이었다.

이러다가 머리에 꽃이라도 꽂는 거 아닐까.

그래도 애써 못 본 척 하고 넘어가 줬더만.


“저를 믿어주십쇼. 무조건 오른쪽으로 가야합니다.”


이제는 전혀 다른 길로 가자고 주장을 하다니?

흥분해서 주먹다짐이라도 할 기세로 걸어가는 장석.

그에 반해 김진은 궁금하기는 한지 이유를 물어보았다.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왼쪽에는 현재 괴수가 출몰해있습니다. 분명 그쪽으로 가게 되면 인명피해가 날겁니다.”


광훈은 동물들에게 주위를 관찰해달라고 부탁해.

미리 산속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왼쪽에는 강한 괴수 한 마리가 사냥 중이라는 것.


‘아..참자. 참아. 사냥하긴 아직 이르다.’


물론 광훈은 맘 같아선.

곧바로 왼쪽으로 뛰쳐나가, 괴수를 사냥하고 싶었다.

하지만 괜히 나대면서 위험한 곳으로 갔다가.

다른 일행들에게 영향이 가, 인명피해라도 나는 건 사양이었다.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는데... 한번 믿어볼까요. 감염된 워울프도 처리하고 왔으니. 아무 생각이 없진 않겠죠.”


정보병 신철민이 말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리더격이던 김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만 믿어보지. 만약 무슨 일이 생길 경우, 넌 그대로 우리 손에 죽을 줄 알아라. 알았나?”


이렇게 대충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지만.

덩치 큰 헌터, 장석은 아직 씩씩거렸다.


“아니, 형님. 이 미친 자식 말을 믿으시려고요?”

“야, 장석. 왜 그래?”

“그러면. 저는 왼쪽으로 갈렵니다. 나중에 거벽에서 만나시죠.”


C급 헌터 장석.

그는 어이가 없었다.

이제 막 온 신참주제에 명령해?

게다가 터무니없는 걸 주장하다니?


‘하, 좀만 참자. 김진 형님이랑 이따 골탕 먹이기로 한 게 있으니까. 그때도 그렇게 단호할 수 있는지 보자고.’


그리고 큰 덩치를 뽐내듯 성큼성큼 왼쪽 길로 홀로 걸어가던 장석.

그는 이내 식은땀을 흘리며 뒤로 주춤주춤 발을 내뺐다.


“끼익?”


왼쪽 길, 거기에는 괴수가 있었다.

대머리 독수리를 연상시키지만.

몸 구석구석 구멍들이 징그럽게 나 있는 거대한 붉은 눈의 괴수.

딱 봐도 최소 B급, 아니 A급 헌터 정도는 달려들어야 겨우 잡을 수 있을 듯한 형상.

놈이 식사하고 있었던 거였다.


‘헉.’


숨을 참고 그대로 백스탭.

아까 지나왔던 갈림길까지 돌아온 장석.


저벅저벅.

이내 그는 오른쪽 길로 움직여 일행과 합류했다.

장석은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정도의 소신이 없었고.

그대로 돌아와 버리고 말았다.

멋쩍은 듯 머리를 긁으면서.


“엥? 돌아오신 겁니까?”

“···.”


스스로도 수치스럽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신참의 말이 맞았던 거였다.


“..가시죠.”


자존심을 꺾으며.

놀라움과 함께 그의 마음속에 든 생각은 이거였으니.


‘F급 주제에, 도대체 괴수가 있을 줄 어떻게 안거지?’


B급 헌터, 김진은 일단 광훈의 말을 따라 이동하긴 했으나.

그 이유인즉슨 따로 있었다.

며칠 전 그는 뒷골목에서 장석과 계획을 하나 세운 게 있었으니.


“알았냐? 거기로 유인해서 가자고.”

“넵. 알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신참이 죽게 되면..”

“괜찮아 임마. 사고처리로 보고하면 되지.”

“오, 그러면 형님만 믿겠슴다.”


그가 노리고 있는 것은 함정이었다.

괴수, 통칭 빅트랩몰.

직역하자면 거대 함정 두더지.

놈들은 땅에 구덩이를 파고 숨어있다가.

사냥감이 위로 지나가면 습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새로 들어왔으면 쥐 죽은 듯이 지낼 것이지. 쯧’


그리고 지금 김진이 일행을 이끌고 가는 곳은 빅트랩몰의 영역이었다.

눈엣가시인 광훈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려던 의도였던 거였다.


‘어디서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


광훈이 임시기지에 오며 보고한 일.

그건 자신이 감염된 워울프를 전부 처치했다는 거였다.

사람들은 감탄하며 고마워했지만.

의심 많은 김진은 이를 믿지 않았다.

사실 이건 핑계일 뿐.

처음 본 순간, 그냥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맹한 인상부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멍한 표정까지.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였다.


‘흐흐, 물론. 눈물 콧물 쏟으며 살려달라고 한다면. 아량을 베풀어, 친히 구덩이에서 꺼내주도록 하지.’


김진은 돌아온 장석과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일행은 김진이 미리 봐둔 장소에 도착했다.

광훈을 제외한 헌터 두명.

그들은 이래 봬도 몇번 이곳을 와본 터.

이미 트랩몰의 함정이 눈에 익었다.


‘낚엽들이 쌓여있는, 미세하게 부자연스러운 곳. 저기군.’


하지만 처음 보는 녀석이 이를 알아볼 수 있을 리 없었고.

게다가 빅트랩몰은 여기에서만 출몰하는 녀석이라 직접 본 적도 없을 게 분명했다.


“철민씨, 잠깐만 와보시죠.”


게다가 혹시 몰라 장석에게 정보병, 신철민까지 잡아놓으라 시켜놓은 상태.


“앗. 광훈씨. 나 다리가 삔 것 같은데.”

“어, 괜찮으십니까?”

“씁..어쩔 수 없겠는데. 먼저 앞으로 나서주겠어?”

“넵! 알겠습니다.”


계략을 꾸민 둘은 광훈의 뒤에서 씩 웃으며 팔짱을 끼고.

고대하던 상황이 발생하기만을 기다렸다.


앞으로 5미터.

아니, 이제 3미터.


‘한 발자국만 더.’


발을 내딛는 순간 펼쳐질 미래.

그것은 빅 트랩몰이 땅에서 솟아올라.

녀석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거였다.

그리고 만약 운이 좋아 도망치더라도 이 일대는 이미 트랩몰의 지대.

피하려는 순간, 또 다른 함정을 밟아 버리고.

결국에는 트랩몰들에게 포위당하게 될 터였다.


“..?”


그렇게 기대 만발로, 김진이 광훈을 지켜보던 그때.


우뚝.

하지만 바로 앞. 

함정이 직전이던 순간, 신참은 그대로 발을 멈춰버리더니.


“킁킁.”


코를 킁킁거렸다.


“저..저게 뭐야..”


이윽고 벌어진 광경은 김진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으니.


“쾅!”


무언가 내리찍는 소리와 박살 나는 지면.


“으아아아아!”


그와 함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일이 눈앞에서 발생했던 거였다.

입을 쩍 벌리며 이를 보는 일행.


이걸 보던 김진, 그리고 어느새 멍하게 고개를 돌린 장석이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미친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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