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이 미쳤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집요
작품등록일 :
2024.06.10 16:59
최근연재일 :
2024.07.13 19:2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672
추천수 :
7
글자수 :
171,345

작성
24.06.26 19:20
조회
30
추천
0
글자
12쪽

기행

DUMMY

“우우!”


얼굴에는 화려하게 색을 떡칠하고.

여러 상처들의 흔적이 드러나 있는 윗통을 까고 다니는.

짐승처럼 외치며 한 사내가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한 몇 백년은 세상과 단절되어.

야생속에서 살아온 야만인, 원주민들을 본다면 이런 기분일까.


“키이이익!”


게다가 뒤에는 고블린 한마리가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의 정체는 다름아닌 김광훈이었다.


“으..으으..”

“오, 동생아, 뭔가 찾아낸거냐?”

“으..”

“도대체 무슨..”


첫째, 닛너스는 동생이 바라보고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지만.

이내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이미 동생, 소프 역시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으...”


그곳에 보이는 것.

그건 야만인에 가까운 짐승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 광경이었다.


“저, 저게 뭐지?”


지금 광훈의 모습을 저 멀리서.

망원경도 없이 절벽 위에 서서 바라보고 있는 두 명의 사내.

그들은 프란시스 형제였다.


“..더러워.”


주위의 험란한 지형과 이질적으로 대비되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다, 라고 어필하는 듯한 흰 복장을 입고 있는 두명.

입고 있는 복장은 흰색의 정장, 그리고 망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그들의 옷에는 한점의 얼룩조차 없었다.

심지어 해가 쨍쨍 내리쬐지만, 땀조차 한방울 나지 않고 있었다.


“저게 도대체 뭐지? 딱 봐도 그놈은 아니군. 동생아, 너가 처리하고 올테냐?”

“···.”

“그래, 나 역시 귀찮기는 매한가지. 다른 사람까지 처리하란 말은 없었으니까.

“으..”

“괜히 옷을 더럽히고 싶지도 않고 말이지.”


그를 처리하기위해 이곳, UT-5 까지 온 암살자 둘.

그들은 광훈을 알아보지 못했다.


“깔끔하지도, 정교하지도, 깨끗하지도 않군. 토가 나올 것만 같아. 저런 생명체가 있다고는 듣지 못했는데?”


프란시스 형제가 못 알아볼정도의 몰골.

저 멀리에 있었음에도 뭔가 냄새가 나는 양, 둘은 코를 찡그리더니.

못 볼 걸 봤다는 듯 눈을 껌벅이며, 저 멀리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광훈이 이런 말도 안되는 몰골.

상황에 처하게 된 것.

그건 며칠 전, 그 사건이 시발점이었다.


***


“고봉아..이거 어쩌냐..”

“케헥?”

“나 배고파.”


문제가 생긴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가려는 장소가 생각보다 너무 멀었다는 거였다.

아무리 광훈이 전력질주가 빠르다 한들.

사람인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면 지치기 마련이었으니까.


“으..뱃가죽이 등에 붙겠어..”


지금 광훈이 가려는 곳.

그곳은 홀이었다.

밥을 대접해줬던 조그만 거처.

그곳에 사는 납치된 꼬마의 형을 구하기 위해서.

지금 가려는 홀은 ‘개미새끼’ 들이 서식하는 곳이었다.

물론 개미새끼라는게 괴수의 공식 명칭은 아니었고.

옆에 잇는 새끼고블린, 고봉이 부르는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었다.


“...키힉..”


만약 그를 따라가지 않고.

도망친다면 반드시 죽는다는 동물적 감각때문이었을까.

고봉은 얼떨결에 인간, 김광훈을 따라오긴 했지만.

지금은 식은땀을 흐르고 있었다.


“배고프다.. 동물이라도 잡아먹어야 되나.”


휘이익!

광훈은 오래간만에 동물이라도 불러보려고 휘파람을 불었지만.

심지어 지금 그가 있는 곳은 산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허기서린 살기를 느꼈는지,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


“흐흐흐.”


이윽고 그는 실실 웃으며 고봉을 바라봤다.

마치 공복인 짐승의 눈빛으로.

그 모습을 보자 고봉은 식은땀이 흐르고 만 거였다.


“서...설마..”

“고봉아. 원망마라.”


‘아뿔사. 인간! 비상식량으로 쓰려고 나를 데리고 왔던거...’


“펄쩍!”


그대로 자신 방향으로 뛰어들던 김광훈.


훌쩍.

무언가 넘어가는 소리.

고봉이 눈을 꼭 감았다가 천천히 때본다.

광훈은 어느새 자신 뒤로 넘어가 있었고.

그는 입에 한가득 뭔가를 물고 있었다.


“이거 먹을 수 있는거 맞지?”


그의 입에 물려져 있는 것을 보자.

고봉은 눈을 크게 뜨며 머리를 달달 떨었다.


“그..그거, 폭탄버섯이다 키엑! 당장 뱉..”

“아하, 폭탄버섯말이지? 나도 알고 있어 내가 살았던 고향에도 있었거든.”

“멍청한! 키익, 그걸 안다면..”

“헤헤, 그거 말만 폭탄버섯이잖아. 내가 바보인줄 아나. 포자를 폭탄터지듯 퍼뜨린다고 폭탄버섯..”


그 순간.


퍼어엉!

버섯은 말 그대로 폭탄처럼 터지고 말았다.


신비한 홀이 생기며 괴수가 생긴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은 변화가 생겨, 초능력을 얻게 되었고.

생태계에도 변화가 나타나, 식물들조차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으니.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폭탄버섯은 말 그대로 ‘폭탄’이 되고 만 거였다.


파아악!

버섯이 터지며 광훈은 순간적으로 얼굴은 피했지만.

빠르게 고개를 돌린 것 때문에.

옆에 있던 이름모를 과일에 얼굴을 찧고 말았다.

윗옷은 누더기가 되어 펑, 그대로 공중에 나풀나풀.


“···.”


고봉은 숨을 죽이더니.

발꿈치를 들어, 살금살금 뒤로 걸어나갔다.


‘키이익! 이건 하늘이 준 기회다. 도망칠 기회..’


겨우 행복회로를 돌리며, 고봉이 발빠르게 도망치려던 순간.


텁.

광훈은 멀쩡하게 나타나 그의 앞에 서서 어깨를 잡고 있었다.


“도망치게?”

“아..아니다! 나, 고봉! 말 듣는다. 착하다 켁!”


얼굴에는 과일의 과즙이 묻어, 얼룩덜룩.

폭탄이 바로 앞에서 터진 직후인데.

오히려 좋다는 듯 그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오우! 과일이다 과일!”


아직 고봉은 경험이 적은 어린 고블린이었으니.

말로는 많이 들어봤지만.

인간을 만나본 경우는 광훈이 처음.


‘..인간은 원래 이런건가?’


어떻게 폭탄버섯이 터졌는데 어떻게 몸이 저리 튼튼한거지?

게다가 그는 방금의 일은 신경도 안쓰는지 과일을 맛깔나게 먹고 있었다.

그리고 찢어져서 사라져버린 윗옷.

그의 몸에는 이미 셀 수 없는 자잘한 상처자국들이 남아있었다.


“이..이게 뭐하는거냐..키익.”


고봉은 멍하니 광훈이 하는 행동을 쭉 지켜봤다.

하지만 방금 일어난 일은 시작에 불과했으니.


“으하하하!”


이제 그는 상상도 못할 정신 나간 짓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끄..”


기행에 가까운 일.

고봉은 차마 오해까지 하고 말았는데.

새끼 고블린의 조그만 뇌를 머릿속을 지배하는 건 이 생각이었다.


“아아..인간들. 애내는 다 이런건가?”


‘두렵다.. 부모에게 들은거랑 전혀 달라..미친 종족..키익...’


무기도, 총도 아무것도 없고.

심지어 식량도 없어서 야생에서 해결해야하는 상황.

이런 극악의 조건에서도.

광훈은 여느때처럼.

말로는 설명 할 수 없는 정신나간 일을 벌이고 있었다.


“좋았어. 그래, 이렇게 하면 되겠는데?”


태연한 그의 얼굴.

이건 마치 일상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


임시기지 중앙에 위치한 큰 천막.

어느새 수리를 제법 했는지.

낡아서 찢어져 있던 천은 보수되어 있었다.


“흠, 그래서. 다음으로 영역은 이쪽으로 확장하는게 좋지 않겠나.”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헌터 몇 명이 안보이는군?”


천막 안에 둘러서 앉아 있는 것은 헌터들.

의자에 앉아있던 팀장, 조민호는 한바퀴 둘러보더니 끝으로 도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헌터, 광훈은 어디로 간거지?”

“죄송합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위에 있던 다른 헌터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툭툭 말을 꺼냈다.


“뭐야. 너랑 같이 들어온 녀석 아니야? 어디가는지 언질도 없었다고?”

“..모르겠습니다.”

“어릴때부터 친구라 했었지. 원래부터 녀석은 나사가 하나 빠졌었나? 제정신은 아닌 것 같던데.”

“넵.”

“크크, 이거 하나만큼은 명확하게 대답하는구만 그래.”


회의가 마무리되고 천막 밖으로 나온 헌터들.

그 중, 광훈에 대해 물어보던 한 헌터가 다시 도준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지금까지 잘 보이지도 않던, 순찰만 전문적으로 하던 헌터였다.


“김광훈이라.. 도저히 F급 실력은 아니라고 하던데. 정말인가?”

“넵, 그건 확실합니다.”

“흐음..순찰만 도느라 실제로 못 봤으니깐. 난 믿기 힘들군.”

“그 새ㄲ..아, 죄송합니다. 그놈은 보법이 다릅니다. 보법이.”


도준은 뭔가 싫은 장면이 떠올랐는지, 치를 떨더니빠르게 말을 뱉었다.


끄덕끄덕.

뒤에서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김진과 장석.

둘은 광훈과 호위임무를 다녀온 후로 말수가 적어진 터였다.

둘은 도준의 말에 수긍한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호들갑은.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런거겠지.”

“···.”

“큭, 그나저나 다 큰 사내들이 떨기는. 그 자식이 도대체 뭘 했길래 그래? 더 궁금해지게.”

“어! 보법이 다릅니다.”

“거허 참, 알겠다니까는 똑같은 말을..”

“아뇨! 저길 보십쇼. 진짜 보법이 다르다고요!”


도준의 시선을 따라 방금 회의가 끝나 흩어지려던 헌터들.

그들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봤다.


물론.

방금까지 도준과 대화하던 헌터도 마찬가지였다.


“씨.. 저게 뭐야!”

“공중에서 습격이 온다고! 이 시간에?”


저 멀리 서쪽방향, 공중.

그곳에서는 거대한 익룡처럼 생긴 괴수가 이곳, 임시기지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으아아!”

“비상비상!”


빠르게 팀장을 부르려는 자.

무기를 집어드는 자들.

도망치려는 헌터들까지.


다들 비상에 걸려 바쁘게 움직이려 하고.

혼란에 빠지기 일보직전.


‘어?’


그동안 활을 연습하며 시력이 좋아진걸까.

민도준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괴수.

놈의 다리를 잡고 있는 두개의 조그만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녹색의 조그만 괴수, 뾰족한 귀..’


“..고블린? 그리고 옆에는..헉!”


가방을 매고 있는 조그마한 고블린.

놈이 한쪽 다리를 잡고 날아오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뭐가 뭔지 혼란스러웠지만.

옆을 보자 도준은 더욱더 경악할수밖에 없었다.


“잠시만요오! 다들 진정하십쇼오오!”


민도준은 자신도 모르게.

주위에다가 크게 외치고 말았다.


“뭐,뭐야?”

“저거 분명 그 자식입니다..헉헉.”

“빨리 공격을 막아야 할 판에 무슨 헛소리야? 도대체, 저게 괴수가 아니면 뭔데?”

“..김광훈이요.”


그렇다.

애초에 무시무시한 익룡모양의 괴수에 뭔가 달려있다는 걸 인식한 순간부터.

도준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기행을 저지를 사람은 세상에 한명이라고.


‘김광훈?’


고블린 옆, 오른쪽 다리에 데롱데롱 매달린 채.

이미 그걸로도 위험한데.

이제는 양쪽으로 잡고 있던 팔.

그 중 한쪽 팔을 때더니, 그대로 팔을 흔들고 있었다.


“..다..”


“응? 저 자식, 뭐라는거야?”


정확히 도준의 방향.

익룡에서 한마디의 소리가 뛰쳐나와, 산들을 메아리 치더니.

도준을 포함, 모든 헌터의 귀에 꽂힐 수 있을 정도로 순식간에 다가왔다.

그건 분명 사람의 소리였다.


“여어, 오랜만이다. 임마!”


무슨 일이 벌어졌던건지 전혀 이해가 안되는 상황.

챈들러에 의하면 분명 평범한 자원을 가지러 나갔었다고 했었었다.

하지만 지금 광훈이 날아오고 있는 장면.

그건 당최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이 없다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풍경이었다.


“..?”


거대한 익룡을 타고 있다.

옆에는 조그만 고블린이 두둑한 짐이 든 가방을 매고 있었다.

본인은 야만인, 자연인처럼 윗통은 까고.

얼굴은 알록달록하게 떡칠해놨다.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온거였다.


“아니.”


다른 헌터들은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도준은 이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광훈의 기행에 익숙해진걸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또다른 감정.

호기심이 올라오고 있었다.


‘일주일이었지..’


광훈이 떠난건 채 일주일이 되기 전.

다시말해.

이렇게 광훈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오게 된 것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는 거였다.


“씨...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냥꾼이 미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은 매일 오후 7시 20분입니다. 24.06.10 33 0 -
35 추함 24.07.13 13 0 8쪽
34 실수 24.07.12 12 0 9쪽
33 투기장 24.07.11 14 0 10쪽
32 진입 24.07.10 19 0 9쪽
31 무기 24.07.08 21 0 10쪽
30 위기 24.07.07 19 0 10쪽
29 선택지 24.07.06 22 0 10쪽
28 24.07.05 22 0 10쪽
27 악마 24.07.04 21 0 11쪽
26 파츠 24.07.03 22 0 11쪽
25 조우 24.07.02 24 0 12쪽
24 전기 24.07.01 23 0 11쪽
23 강적 24.06.30 26 0 12쪽
22 엽총 24.06.29 26 0 10쪽
21 오해 24.06.28 32 0 11쪽
» 기행 24.06.26 31 0 12쪽
19 구출 24.06.25 27 0 11쪽
18 비기 24.06.24 28 0 11쪽
17 숙명 24.06.23 32 0 12쪽
16 활약 24.06.22 33 0 12쪽
15 돌발행동 24.06.21 41 0 11쪽
14 호위임무 24.06.20 37 0 10쪽
13 복귀 24.06.19 41 0 12쪽
12 감염 24.06.18 43 0 11쪽
11 복수 24.06.17 35 0 12쪽
10 습격 24.06.16 39 0 11쪽
9 낚시꾼 24.06.15 39 0 12쪽
8 임시기지 24.06.14 40 0 13쪽
7 파레트 24.06.13 46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