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이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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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
작품등록일 :
2024.06.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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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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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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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총

DUMMY

광훈은 고봉을 데리고 절벽 근처로 향했다.

그의 등에는 납치되었다던 꼬마의 형이 들쳐매져 있었다.


“쩌저적!”


밥을 얻어먹었으니 이제는 그 보답을 할 차례.

광훈은 고향같던, 조그만 동굴모양의 거처에 다시 돌아왔다.


“아..아니?”


사람들은 광훈을 보자 흠칫. 놀라더니.


“봉식아..”


들고 온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꾸벅 인사를 했다.


“고, 고맙습니다. 이 아이를 괴수에게서 구해와주다니..”

“에이~ 뭘요. 얻어먹었으면 밥값은 해야죠. 헤헤.”


납치되었던 꼬마의 형제를 살피며 슬금슬금 광훈의 눈치를 보는 주민들.


“형아!!”


이내 공놀이를 하던 꼬마.

광훈이 괴수들을 처치하기 위해 홀로 떠났던 이유.

아이가 환하게 반기며 다가온다.

마치 안아주기라도 하려는 듯 활짝 달려오는 듯 했지만.


흠칫.

그를 위에서 아래로 한번 보더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 형이 폐를 많이 끼쳤군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꼬마자식이?’


꾸벅.

꼬마는 인사를 하며 정중하게 말투를 바꿨다.

그리고 녀석의 표정은 이미 다른 사람들처럼 두려운 듯 창백해지고 있었다.


“응? 왜 그래 꼬마야. 안어울리게.”

“아, 아닙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앗..이걸 원하시는거군요. 알겠습니다.”


꼬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한번 정중하게 두 손으로 사탕을 꺼내 광훈에게 바치듯 건넸다.


“엥?”

“형을 구해주시면 사탕을 드리기로 했었으니.. 부디 사양않고, 받아주시죠.”


어린 꼬마도 그렇고.

뭔가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해.

광훈은 물이 고여있는 곳으로 가.

얼굴을 비춰보았다.


‘..이거 누구임?’


그곳에는 괴수들의 얼룩덜룩한 피가 한껏 묻은.

누군지 정체도 모를 해괴망측한 생김새의 사내가 있었다.


“어푸어푸.”


물로 씻어도 안씻기는 흔적들.

몇 분 전만 해도.

광훈은 게임중독 아니, 사냥중독자였었다.

도파민에 취해서 몰랐었지만.

바깥에 생활하며 꾀죄죄해진데다가.

알다시피, 방금까지 괴수들을 잡으면서 피가 튀었으니.

이미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 거였다.


“안 지워지네..”


그리고 광훈, 자신은 전혀 몰랐겠지만.

흉측한 모습은 또 하나의 행운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는 암살자, 프란시스 형제가 그를 못 알아보고 지나치게 된 이유 중 하나기도 했었다.


“음.. 그럼. 전 기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다음에도 뭔가 일이 생기면 편하게 임시기지로 와주십쇼!”


광훈은 밖으로 나와보니 알 것 같았다.

짜릿한 사냥의 감정에 취해 모르고 있던 하나 더.

그건 바로 자신이 꽤나 지쳤다는 것.

임시기지까지 걸어서 가기에는 제법 거리가 있었다.


“고봉아.”

“키..익?”


만난지 며칠 되지 않았건만.

새끼 고블린, 고봉은 뭔가 직감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의 말투를 보니.

이제 또다시 정신나간 짓이 벌어지기 시작할거라는 걸 말이다.


“쌔애애앵!”


그리고 그 직감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키에에에엑!”


상공 10km.

육지는 조그만 미니어처와 같이 보이고.

구름들이 주위에 퍼져있다.


“크으으으! 시원~하다.”


고봉은 비명을 지르며 양쪽 팔로 찰싹 어딘가에 달싹 붙어 있었고.

광훈 역시 마찬가지.

잡고서 타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익룡 모양의 괴수.

놈의 다리였다.


‘..씨.. 이게 뭔일이야. 인간한테 얻어맞다니.’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피멍이 잔뜩 괴수의 얼굴.

이것만 봐도 어떤 일이 일어난건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저 단 한줄이면 상황 묘사가 가능했으니.

만약 도준이 같이 있었다면 할 말은 뻔했을 터.


“광훈이 그저 광훈했다.”


괴수는 죽기살기로 날개를 퍼덕거리며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고 날아간다.

제트기를 연상시킬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오. 저기 보이네.”


야만인처럼 얼굴에는 괴수의 피가 얼룩덜룩.

한가득 짐을 챙겨, 익룡같은 괴수를 타고 오는 광경.

임시기지의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며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


“앉아!”

“촥!”

“일어서!”

“촥!”


‘내..내가 왜 이런일을..’


착.

광훈이 입을 열자.

고봉은 그대로 무릎을 굽혔다가 피기를 반복했다.


“오오오..”


주변에는 이를 놀라며 바라보는 사람들이 한가득.


‘언젠가 이 수모..언젠가 괴수들의 왕이 되어서 꼭 갚아주마.’


마치 똥개 훈련같은 모습.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고봉의 원한은 점차 쌓여만 가고.

그와 동시에 사람들의 감탄, 그리고 의문도 차곡차곡 모여지기 시작했다.


“이..이게 무슨..”


광훈은 결국에 냉혈한까지는 아니었던걸까.

고봉에게 안쓰러운 감정이 아주 살짝 있었다.

만약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이 행동했겠지만.

어찌되었건.

놈의 집안을 하루아침에 풍비박산낸건 자신이었으니까.


‘고봉.. 왠지 미안하네..’


그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라고나 할까.

이 때문에 그는 지금 고봉에게, 그것도 대중들 앞에서 얼차려를 시키고 있던거였다.

고봉을 위해 얼차려를 시킨다라.

말이 좀 이상하지만. 

정말 이는 고봉을 위한 일이었다.

지금 그에게 팻처럼 훈련을 시킨 이유.

그건 아직 고봉을 죽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키이익!”


새끼고블린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 특히 헌터들 눈에는 똑같은 괴수일 뿐.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팻인것처럼 속이고 있던거였다.


“저게 뭐야?”

“광훈이가 데려왔다는데? 팻이라고?”

“흐으음...”


앉아. 일어서라고?

고블린, 즉. 괴수가 명령을 따른다니.

이런 일은 처음 보는 일이었다.

여러 마음 속 헌터들의 머릿속을 흔드는 생각.


‘아니, 김광훈. 저 자식, 사람맞아? 사실 괴수 아니야?’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다.

생긴 건 멀쩡하지만.

하는 일은 기행에 가까웠고.

이제는 심지어 괴수를 여기에 데려와서 조련까지 시켰다고?

터무니없어도 정도가 있지.


만약 지금이 중세시대였다면 벌어졌을지도 모르는 일.


‘으아. 괴수와 말을 하다니! 마녀다 마녀. 화형시켜버려!’

‘죽여라 죽여! 내쫓아!’


마녀사냥을 해서 내쫓았을지도 몰랐지만.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마치 광훈이 어릴 적 고향에서 살았을 때.

고향의 어르신들이 동일하게 생각한 것처럼.


‘아, 김광훈이.. 원래 정신나간놈이었지. 괜히 귀찮게 건드리지 말자...’


이런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간의 예상할 수 없는 종적으로 볼때.

광훈을 건들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만약 지금이 중세시대였더라도.

광훈이라면 그냥 무시하고 다 줘팰것 같다는 느낌.


큼큼.

심지어 팀장, 조민호조차 헛기침을 몇번 할 뿐.

그대로 거처에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이러니 아무도 입을 섣불리 열고 질문을 할 수 있을리가.

다들 그냥 광훈이니까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설마.”


한편 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광훈이 이곳에 오며 함께 가지고 온 것은 무서운 인상의 몰골.

펫같은 고블린.

이게 다가 아니었다.

고봉이라는 어린 고블린이 매고 온 가방.

거기에는 엄청난 자원들이 꽉꽉 차있었던 거였다.

그도 그런게 방금까지 광훈은 수많은 괴수들을 무찌르고 온 참이었으니까.

전리품을 챙기는 건 사냥꾼, 특히 광훈에게 기본지침이었다.


“챈들러씨.. 이거...”


도준은 기술자 챈들러를 불러.

함께 가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오우! 이, 이 자원들이라면...‘그걸’ 만들 수 있겠어요.”


이내 챈들러의 말을 들은 도준은 긴장한 듯 다리를 떨었다.


“네?”


그는 흥분한 듯 안경을 쓱 닦더니 바로 어디론가 뛰어달려나갔다.


“오오오. 이거라면 총을 요로콤 해서 네트로 연결을 통해 연결식 펌프를..강화해서..”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말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확실하게 귀에 박힌 단어는.

광훈이 수리를 맡기고 떠났던 엽총.

그걸 엄청나게 ‘강화’ 할 수 있다는 말이었으니.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아무리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여도 욕먹는거 아닌가 몰라. 이거.”


도준은 절래절래 고개를 흔들었다.


그동안 신비한 홀이 생기고, 능력을 개방한 사람들.

대부분은 도굴꾼처럼.

홀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강한육체정도를 얻는게 일반적이었다.


물론.

도준은 파레트라는 약점간파능력을 얻게 되었지만.

원체 이건 매우 희귀한 경우였고.

광훈 역시 특별한 능력을 얻은 건 없었다.

원래도 강한 육체를 지니고 태어났지만, 홀이 생기며 생긴 능력이란.

그저 도굴꾼들처럼 육체가 조금 더 강화되는 것 뿐이었으니.


“설마, 이게 이렇게 된다고?”


이 말인즉슨.

도준은 남몰래, 광훈이 여기서 더 성장하는 건 힘들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던 거였다.

먼치킨 캐릭터가 더욱 강해진다는 건 상식적으로 필요 없는 일이었으니까.


‘더 이상 강해질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하지만 지금 챈들러가 하고 있는 일.

바로 지금 하는 건 광훈의 엽총을 강화하는 일이었다.

자신, 육체가 더 이상 강해질 수 없으니.

이젠 무기가 강해지다니?

더 강해져봐야 쓸 때가 있으려나?

어이가 없을 지경.


“우당탕!”


한바탕 챈들러가 광훈이 가져온 재료들로 총을 수리, 튜닝을 완료하자.

주위에서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던 헌터들은 다들 놀랄수밖에 없었다.


“와...”


점점 광훈의 영향을 알게모르게 받아가는걸까.

챈들러는 알 수 없는 웃음을 흐흐, 흘리며.

마개조를 마친 악역 과학자처럼, 후련하게 숨을 내쉬었다.


“..저게 초..총이라고?”


그리고 자랑스럽게 그가 책상에 턱, 남긴것은.

엽총, 아니 이젠 총이라 부르기도 거북할정도의 흉악한 조합품.

혹은 괴수용 병기.

그리고 그것의 주인은 단연, 김광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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