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이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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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
작품등록일 :
2024.06.10 16:59
최근연재일 :
2024.07.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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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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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함

DUMMY

‘마조 형님의 오른팔인 내가?’


비대칭의 문박.

그는 얼굴이 빠르게 허공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윽고 배에 들어오는 거친 주먹 한 방.


“커헉!”


배를 쥐어잡고 나뒹군다.

창자가 꼬이는 것만 같다.

이게 정녕 사람의 주먹이라고?


“으...”


맞은 후 곧바로 무릎을 굽힌다.

이후 뒤로 빠지며 거리를 넓혀본다.


“촤아악!”


이후 곧바로 광훈의 손에 들린 채찍을 빼내.

그대로 다시 앞으로 내던지려는 문박.

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뀐지 오래였다.


텁.

광훈의 손에는 어느새 다시금 강철 채찍이 잡혀있었다.


‘뭐? 이번에도 내 채찍을 잡아?’


이 정도면 우연은 아니었다.

나름 여기까지 살아온 베테랑, 문박.

그의 머리는 재빠르게 돌아가고.

결국 내린 결정은 하나였다.


“오, 니 채찍 꽤 묵직...”


광훈이 다시 채찍을 들어서, 잡아채려던 순간.


“콱.”


문박은 양손으로 채찍 끝을 잡곤.

손가락에 힘을 모았다.


“흐아아앗!”


빠드득.

강철로 된 채찍의 끝.

손잡이에서 시작해, 무기가 산산조각이 난다.

마치 쇠가 아닌, 가죽이나 짚으로 된 끈이 끊어지듯이.


“쩔렁!”


이내 바닥에 채찍의 파편들이 후드득, 떨어졌다.


문박이 지금까지 살아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

홀이 생기며 각성한, 능력이 뛰어나서?

아니었다.

능력은 그저 도굴꾼처럼 조금 뛰어난 근력을 지닐 뿐.

이유의 답은 지금처럼 빠른 판단력에 있었다.


“아, 김광훈이라고 했나? 나도 힘이라면 좀 쓰는데 말이지.”


그가 내린 판단이란.


‘채찍의 움직임이 읽힌다.’


광훈에게 채찍이 간다면 힘들어질거 같다는 느낌.

자신이 먼저 채찍을 무력화시키고.


“퍽!”


이후 이어지는 건 육탄전이었다.

강철채찍을 박살낼 정도의 강한 악력, 근력을 지닌 문박.

육체능력이 오르는 능력은 흔하다고는 하지만.

그는 나름 자부심이 있었다.


“퍼억!”


광훈은 어깨에 날아온 주먹.

그것을 손바닥으로 막아냈다.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기습을 해오다니.

상대의 방심을 유도한 공격.

게다가 주먹의 힘 역시 장난이 아니었다.

예상보다 더 거친 중량이 손바닥에 꽂힌다.


“오. 아저씨, 주먹질 좀 하셨나봐?”


연달아 이어지는 수십발의 주먹들.

광훈은 그것들을 침착하게 받아내며 다리를 앞으로 옮겼다.

전부 막지는 못하지만.

이미 괴수 상대로 수차례나 싸워왔던 몸.

아무리 헌터출신이라 한들.

문박 역시, 겨우 인간일 뿐이었다.

충분히 견딜만했다.


‘그래. 이제 슬슬 힘이 빠질 터.’


“크아아아!”


손바닥에 전해지는 진동으로 알 수 있다.

공격해오는, 주먹의 힘이 미세하게 빠지는 그 찰나.

사냥꾼의 매서운 감각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퍼어엉!”


광훈은 문박의 팔이 살짝 흔들리는 것을 포착하자마자.

곧바로 그의 배에 또다시 오른주먹을 휘갈겨 집어넣었다.


“크허억!”


포대자루를 방망이로 때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이내 문박은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더니만.

머리를 한번 흔들더니, 광훈을 노려봤다.


‘주먹끼리 몇 번 부닥치자 알 것 같다. 이 녀석...육탄전도 통하지 않는다.’


육체능력까지 자신의 상위.

평범한 이들이라면 그대로 쓰러져 패배했을 상황.

하지만 문박은 객관화가 잘되는 편이었다.


‘어쩔 수 없군.’


처음 배에 꽂힌 주먹.

그리고 이번 공격까지.

엄청난 고통이 아직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이 고통. 

왜인지 익숙하다.

어릴 적부터 많이 겪어본 느낌이었다.


“퍽!”

“야, 너 왜 이리 못생겼냐? 크크.”


태어날 때부터 추남.

비대칭의 얼굴로 인해 수도없이 맞아왔다.

이후 문박이 어릴 적 처음 한 기억에 남는 일은.

자신을 놀리던 녀석들을 하나둘씩 자신처럼 만들어버린 것.

그리고 지금 앞에 있는 사내 역시 같은 꼴로 만들생각이었다.


“으아악!”


사악!

경기장 아래 갈린 흙먼지를 손에 쥔 문박.

그는 그대로 광훈의 눈에 뿌리며.

재빨리 뒤로 거리를 벌렸다.


“앗. 이런 추한...”


광훈은 주먹을 쥐었던 손을 펴, 눈을 비볐다.


“추하다고?”

“어?”

“..이게 내가 살아온 생존방식이다, 애송아. 진짜 추한게 뭔지 보여주지.”


채찍도 안 먹혀.

주먹다짐까지 밀린다.

이판사판의 상황.

중요한건 과정이 아닌, 결과라는게 문박의 생각이었다.


“야.”


광훈이 열심히 시야를 밝히려, 눈을 비비는 동안.

문박은 나지막히 경기장 출구에 서 있는 부하를 향해 입을 땠다.


“그거 꺼내와라.”

“넵.”


그리고 부하가 재빠르게 가져와, 그의 손에 올린 것은 무기.

경기의 결과를 뒤엎을수도 있는 무기, 총이었다.

그것도 압수했던 광훈의 엽총이었던 거였다.


슈우우.

이내 흙먼지가 잠잠해지고.

광훈의 눈에도 현 상황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야! 그거 내 총...”

“흥, 추하다고 생각하나?”


애초에 자신만 무기를 사용했던 것.

녀석의 무기를 빼앗았던것부터.

추하다 할 수 있다.

결국 아무리 추하다 한들.

추한건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이곳의 관람객들은 전부 자신과 한패였으니까.


“오호, 꽤 총이 좋아보이는구만. 이거에 죽는다면 너도 여한은 없겠지.”


결국 사건사고는 며칠이면 잊혀진다.

비웃음도.

조롱도.

추함도.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면 전부 잊어버리니까.

중요한 건 결과, 승리뿐.


“나는.”

“?”

“그렇기에. 나는 내 얼굴이 좋다.’


얼굴을 볼 때마다 이상한 눈길로 봤던 이들.

상대한 자들은 전부 자신처럼 만들어줬다.

얼굴이 트라우마였던 시기도 짧게 있었지만.

이제, 문박은 얼굴에 자부심이 있었다.

자신에게 당한 피해자들.

그들은 망가진 얼굴을 볼 때마다 깨달을테니까.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철컥!”


문박은 비뚤어진 입을 씩 올리며.

손가락을 방아쇠에 걸쳤다.


“원망마라. 특별히 얼굴 절반만 조준해서 날려줄테니까. 잘하면 살수도 있을테지.”


일촉즉발의 상황.

아무리 광훈이라도 총알에 맞으면 그 즉시 사망이다.

가죽이 튼튼한 수많은 괴수들도 처치할 수 있도록.

튜닝을 해왔던 터.

이 사실을 그 스스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에.


“앗.”


광훈은 짧게 탄성을 뱉었다.


총구를 마주한건 처음이라?

그것도 자신의 총에?

공포심이나 당황은 아니었다.

물론 총알을 피할 수 있을정도로, 빠르진 않았으니.

본능이 아닌, 확실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그거 안쏘는게 좋을 걸.”


빠르게 눈알을 돌리며.

광훈의 눈에 포착된 것.

그건 엽총의 주인이었기에.

수년간 사용해왔기에, 그 스스로만 알 수 있는 정보였다.


“뭐? 크크, 이상한 소리말고. 죽기 싫으면 구걸이라도 해보지 그래?”


문박은 어이없다는 듯 총구를 앞으로 옮겼다.

그와의 거리는 약 10미터 미만.

하지만 총을 쏜다면 1초도 되지 않아 맞출 수 있는 거리.


‘승세는 무조건 내가 우위다. 아무리 녀석이라도 총알까진 못 피하겠지.’


하지만 문박이 전혀 알 수 없던 정보 하나.


그건 광훈이 며칠 전 챈들러에게 수리를 맡기며 부탁을 하나 했었다는 거였다.


“아 맞다. 챈들러, 가기전에 부탁하나 해도 되나?”

“오우, 좋죠? 뭔데요?”

“그..뭐더라? 파츠 쎈거. 혹시 더 있어? 화력 좋던데.”

“훗, 맡겨만 두세요!”


얼룩덜룩.

여러 소재들이 덕지덕지 달려있는 오래된 엽총.

그 옆에 달려 있는 못 보던 깔끔한 파츠 하나.

현재 문박이 쏘려는 그의 총에는.

광훈의 괴력으로도 제대로 제어하기 힘들었던.

반동이 엄청났던 파츠.

‘아리랑’ 이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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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기행 24.06.26 31 0 12쪽
19 구출 24.06.25 27 0 11쪽
18 비기 24.06.24 28 0 11쪽
17 숙명 24.06.23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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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돌발행동 24.06.21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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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감염 24.06.18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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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낚시꾼 24.06.15 39 0 12쪽
8 임시기지 24.06.14 40 0 13쪽
7 파레트 24.06.13 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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