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에 깃든 사념

병원에서 나와 집 앞에 다다를 때까지 문일주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한마디는 했다. 응급실에서 처음 보자마자.
괜찮습니까? 하고 물으니 ‘괜찮아’라고.
그는 수납도 직접 하고, 혼자서도 잘 걸었다.
집 주소는 오여름에게 들었고, 그 집이 어디 있는지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니 구태여 말할 구실도 없고.
그가 새로 장만한 빌라 앞에 차를 세웠다.
“고맙네. 내일 보자고.”
문일주가 빌라 삼 층을 올려다보았다. 거기가 그의 새집이다.
내릴 것처럼 말하면서도 손잡이에 손을 올려놓고만 있었다. 숨을 멈추었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문제 있으십니까?”
“으응? 아니.”
그렇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안다. 그는 지금 주술사가 필요하다. 그것도 실력 있고 믿을만한 주술사.
삼 층 창문에 서린 기운은 보통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다른 것이 있었다.
그렇다고 대놓고 아는 척할 수도 없다. 적당히 둘러대야지.
“선생님, 제가 너튜브에서 어떤 퇴마사가 나오는 걸 봤는데요, 지금 선생님 증상이 꼭 귀신 본 사람 같습니다.”
“뭐? 그래?”
문일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구부정하게 숙였던 허리를 세웠다.
“진짜 그런 게 있다고?”
“거기서 그러던데요, 밤마다 뭔가 나타나면, 잠을 잘 수가 없대요. 불면증으로 고생하다 눈이 퀭해진답니다. 소화도 안 되고, 입맛도 없고요.”
여기까지 말하자 그는 알아서 자신의 증상을 떠올렸다. 내게 말은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각을 보여주었다.
‘내가 그런데? 그게 귀신이었어?’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너튜브에서 보았다고 하면 사실이라고 믿어버린다. 남을 속이기에 참 편한 세상이다.
“기운이 없고, 손끝에도 힘이 안 들어가고, 어질어질하다가 픽픽 쓰러지기도 하고요.”
“어, 진짜. 내가 저기 현관에서 쓰러졌다니까.”
문일주가 빌라 입구를 가리켰다.
“선생님도 밤마다 뭐가 나오나요?”
“그게···.”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있기는 있는데 모르겠네. 귀신은 아니겠지? 아우.”
문일주는 어깨를 움츠리고 몸서리를 쳤다.
“저도 그 영상 보면서 좀 배웠는데 가서 봐도 될까요?”
“그래? 그렇다고?”
문일주가 문 손잡이를 턱 잡았다.
“가자고.”
그의 집은 빌라 삼 층 주인 세대였다.
살림살이가 적어서 집이 더 넓어 보였다. 생각지도 못한 집들이가 되었군.
집안을 둘러봤지만, 딱히 나쁜 기운은 아니었다.
“혼자 사는데 넓은 집을 구하셨네요?”
“나도 장가가야지. 그것까지 생각해서 마련한 건데···.”
문일주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오여름 씨가 그러던데요. 몇 년 전에 끔찍한 일이 있었다고.”
문일주는 찬물을 따라 벌컥벌컥 마셨다.
“그러게. 주인은 아니라는 거야. 이웃들은 수군거리는데.”
그는 내게도 냉수 한 잔을 따라주었다. 냉수 말고는 마실 게 없었다.
“누가 자살하거나 그런 일 절대 없다는 거야. 막 화를 내더라고.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바로 그렇다는 얘기잖아.”
자살이라···.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기 남은 것은 기운이 다르다.
사람의 혼은 아니다. 그 사람과 관계된 다른 무언가···.
정신을 집중하니 희미한 기운이 눈앞을 떠다녔다. 마치 오라고 손짓하는 것처럼.
나는 주방 뒤편의 다용도실을 열었다. 다른 건 문제가 없었다.
맨 아래 선반에 자일 뭉치가 보였다. 언뜻 보면 주황색 뱀이 똬리를 튼 것 같았다.
“이건 뭡니까?”
“전에 살던 사람이 놓고 갔더라고. 탈출할 때 써먹으려고.”
“탈출요?”
“어, 불이 나거나 뭐 그런 일 생기면 말이지.”
문일주는 자일의 한쪽 끝을 두 손을 잡고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튼튼해 보이잖아?”
너무 튼튼해서 문제다. 아주 견고해서 여기 깃든 사념도 이전 주인의 바람을 굳게 잡고 있다.
사념은 소원만 들어주면 사라진다. 소멸시키느라 술력을 쓸 필요도 없다.
자일을 잡고 있으니 거기 깃든 사념이 부르르 귓가에서 말을 걸었다.
‘내 주인이 상을 받아야 한다.’
상에 한이 맺힌 사념이라니. 해괴한 일이로고.
이런 사념은 어떻게 해결하지?
문일주가 봉 사장이나 우 대표처럼 귀에 트인 사람도 아니고.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는 건, 이 사념이 문일주를 주인으로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불면증에도 시달리니, 그도 함께 소원을 풀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그가 자연스럽게 사념의 소원을 들을까. 최면? 꿈?
예전 방식이긴 하지만, 할 수 없지. 구관이 명관이라.
“이게 좀 이상합니다. 밝은 데서 자세히 보시죠.”
나는 자일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소파는 없지만, 싱글 매트가 깔려있다. 거기 앉아 자일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게 이상한가?”
“그냥 살펴보려고요. 이전 주인이 쓰던 건 이거뿐이죠?”
“음.”
문일주가 매트 위에 앉았다. 쿠션에 등을 기대고 자일의 한쪽 끝을 흔들었다.
“이거 암벽 등반할 때 쓰는 거지?”
준비가 되었군.
나는 손목을 돌려 공기를 한 움큼 붙잡았다.
술력을 불어넣으니 주먹 속의 공기가 뜨거워지며 푸른 빛을 띠었다.
‘공명!’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문일주를 향해 공기 덩어리를 뿌렸다.
푸른빛이 점점이 그를 향해 날아갔다.
그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나서 눈을 반쯤 감았다.
잠시 기다리니 쌔근거리며 잠에 빠져들었다. 자일 끝을 꼭 붙잡고.
내가 신호할 때까지 깨지 않을 테니 이제 사념의 이야기를 들어야지.
“말해봐라, 네가 원하는 게 뭐지?”
‘내 주인이 인정받는 것. 그때처럼···.’
그때.
사념이 기억하는 가장 찬란한 때가 아득하게 떠올랐다.
눈앞에 절벽이 나타났고 그 앞에 많은 사람이 서 있었다.
‘연월시장배 대벽산 암벽 등반대회’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였다.
절벽 아래 개울을 따라 현수막이 줄지어 걸렸다.
‘암벽 등반의 메카, 대벽산’
‘신이 내린 천혜의 자연, 연월’
스포츠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상장과 상패를 들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상은 우수상이다.
대상이나 최우수상을 받은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사념은 다른 사람은 기억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게 그가 받은 유일한 상이로군.”
‘심사위원과 출전자들이 상을 거래한다. 늘 그랬다.’
“세상이 다 그래. 불공평하다고 불평해봐야 불만만 늘어. 사람마다 동냥 그릇이 다르잖아.”
‘아니다. 주인 열심히 살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그런데, 왜 저 사람을 네 주인이랑 헷갈려?”
‘닮았다.’
“네 주인과? 어디가?”
상을 받은 그 남자는 마르고 단단한 몸집이었다. 햇볕에 그을려 까무잡잡하고 건강해 보였다.
그에 비해 문일주는···.
기계실에 박혀 도무지 나오지 않는다. 운동도 싫어하고, 앉아서 영화 보는 것만 좋아한다. 그런데 어디가?
‘인정받지 못한다. 아무도 모른다. 슬프다.’
아, 그런 거···.
“그래, 어떻게 하면 될까?”
‘상을 받아야 한다. 열심히 산 보답.’
하아, 뭔 소리야. 문일주가 어디서 무슨 수로 상을 받아?
“흑, 흑.”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문일주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잠든 채 울고 있다.
“울어? 왜?”
안 되겠다. 그만 깨워야겠어.
손가락을 튕기자 그는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초점 없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 유 선생. 아직 있었네. 하하.”
울었다는 것도 모르는군. 그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꿈을 꾸셨나 봅니다.”
“허어, 참···. 어쩜 그리도 생생한지.”
문일주는 벽에 등을 기대고 물끄러미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아있었다.
“미안해.”
“뭐가요?”
“그동안 내가 까칠했지. 나도 참···. 한강에서 뺨 맞고 동대문에서 화풀이하는 꼴이었으니.”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겠지. 여하튼, 나는 잠자코 기다렸다.
독심술로도 그의 마음이 보였지만, 직접 말해야 개운해질 테니까.
“유 선생이 박물관 연구원 된 거 나쁘지 않아. 세상이 부조리한 거지.”
문일주는 마른 눈물 자국을 긁적였다.
“재작년인가, 나도 어느 대학 시설팀에 시험 봤거든. 점수도 좋았어. 면접도 잘 봤고. 다들 좋게 말해줬다고. 그런데 떨어졌어.”
“청탁받은 사람이 있었나 보죠?”
“맞아. 얼마나 썩은 줄 알어?”
문일주는 주먹을 쥐고 바닥을 퉁퉁 두드렸다.
“시설직을 뽑는데, 경력이 사 년 이상이래. 누가 봐도 시설 경력이어야 하잖아?”
“그렇죠.”
“허! 알고 보니 학장을 도와준 무슨 이사의 아들이 계약직으로 여기저기 돌면서 사 년을 채웠던 거야. 그것도 행정직으로.”
“그런데도 합격했나요?”
“어. 그래놓고는 나중에 보니 행정직으로 발령 났더라고. 시설 일 하기 싫다고 했다나 어떻다나.”
“완전 콩가루네요. 그럼, 시설직은 공석이 되지 않습니까?”
“그새 외주로 돌렸더라고.”
그가 울상을 지었다.
왜 사념이 문일주를 주인과 착각했는지 알겠다. 그 일이 마음 깊이 남아있었군.
“그건 그건데, 괜히 유 선생한테···.”
“괜찮습니다. 그래도 할 건 해야죠.”
“뭘 하려고?”
“너튜브에서처럼 퇴마해야죠. 오늘부터라도 제대로 자야죠?”
문일주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았다.
“상장이 필요합니다. 종이랑 펜 좀 주세요. 매직이 좋겠네요.”
“뭔 말이야···.”
그는 황당해하면서도 종이와 펜을 꺼내주었다.
나는 큰 글씨로 ‘상장’이라고 썼다.
받는 사람에 ‘문일주’라고 쓰자 그가 기겁하고 손사래를 쳤다.
“뭐야? 유치원 애들이나 하는 거라고.”
“유치하다고요? 모르십니까? 유아기에 충족되지 못한 욕망이 평생 뒷목을 잡는다고요. 칭찬받고 싶은 건 사람의 본능입니다.”
사람만이 아니라 사념의 소원이기도 하지.
“그래도 이건 아니지.”
“그럼, 저 자일에 숨은 사념을 위해서라고 해두죠.”
“히익! 뭐야, 저게 문제였어?”
문일주는 주황색 자일을 발로 차버렸다.
“어떻게 알았어?”
“너튜브에서 그러던데요? 같이 꿈을 꿨는데, 저도 자일을 잡고 있었으니 그것밖에 없죠.”
“아, 꿈···. 그 남자도 불쌍하네.”
그도 내 작업에 동의하기는 했으나 계속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이게 먹힐까?”
“선생님이 기뻐하기만 하면 됩니다.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거워하면 사념은 만족해서 사라질 겁니다. 아, 너튜브에서 그랬어요.”
“살다 살다 별걸 다 하네. 아이, 참.”
문일주는 내가 만든 상장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으으, 유치해.”
“정말 즐거워야 합니다. 진심으로요. 아시겠죠?”
“그··· 그게 없어진 건 어떻게 알아?”
“바로 느낄 겁니다. 아, 금방 알 수 있대요. 우리도 해보죠.”
나는 거실 한 가운데 서서 사념을 불렀다. 뽀얀 기운이 문일주를 감싸며 흘러 다녔다.
“웃어보십시오.”
“허. 허. 허.”
그도 사념의 기운을 느꼈는지 웃다 말고 어깨를 움츠렸다.
“조금 더 밝게요. 선생님은 지금 몹시 기쁩니다. 기능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내 생애 처음 받는 상이다. 상상하세요.”
문일주의 얼굴은 갈수록 일그러졌다.
할 수 없다. 약간의 최면을 써야지. 사념이 못 느낄 정도로 미세하게. 그러나 효과는 사념이 속을 정도로 강력하게.
그제야 함박웃음을 지었다. 웃음소리도 맑았다.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러면 되나?”
“예. 그럼, 지금부터 시상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조촐한 시상식이 끝났다.
문일주는 상장을 흔들고, 나는 손뼉 치면서 브라보를 외쳤다.
‘좋다. 좋아.’
사념이 문일주 주위를 떠다니다가 통통 튀어 올랐다.
‘좋아.’
뿌연 기운이 서서히 지워지더니 이윽고 깨끗해졌다. 집안에 가득 찼던 무겁고 암울한 기운도 사라졌다.
문일주가 놀라 멈춰 섰다.
“어? 이거··· 갔어! 갔지? 맞지?”
“예. 그런 것 같네요.”
“하! 하! 하! 드디어! 해방이다!”
문일주는 손을 허리에 걸치고 가슴을 폈다.
잊기 전에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 아주 중요한.
“아, 선생님. 이 얘기는 박물관에는 절대 비밀입니다.”
“내가 할 소리. 내가 이런 짓 했다고 말하면 당장!”
그는 손날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문일주는 발로 차며 자일을 현관까지 밀어냈다.
“이건 갖다 버려야겠다.”
“그거 저 주십시오. 쓸데가 있습니다.”
“왜? 암벽 등반이라도 하려고?”
바로 그렇다. 신귀가 있다는 그 절벽, 어느 구멍에 들었을지 모르니까.
“아까 보니까, 오··· 차도 좋던데?”
“빌렸습니다.”
“어쨌든. 연구원 되더니 팔자 폈나 봐.”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내일은 꼭 출근하십시오.”
“고마워. 유 선생.”
자일을 말아쥐고 주차장으로 나왔다.
선량한 사념이구나. 주인을 생각할 줄도 알고.
암벽등반대회. 그가 상을 받은 곳.
자일을 들고 있으니 사념이 보여줬던 장면이 다시 그려졌다.
남자가 상패를 들고 기뻐하는 등 뒤로···. 보이는 것은···.
‘그 절벽···.’
암벽등반장 너머 산등성이 위쪽으로 바위기둥이 삐죽 나와 있다. 병풍의 혼이 보여준 그 절벽과 너무나 비슷했다.
‘연월 대벽산.’
나는 폰을 꺼내 이미지를 검색했다. 아무리 찾아도 그 절벽은 나오지 않았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당연히 사진이 있을 리 없지.
반유민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교육이라고는 들었지만, 마음이 급했다. 다행히 전화를 받았다.
‘아우, 어떻게 휴식 시간 딱 맞춰 전화해요? 지금 막 2교시 끝나고···.’
“과장님, 그 절벽, 아무래도 대벽산 같습니다.”
‘어? 찾았어요? 어디라고요?’
“사진 나왔습니까? 아직 작업 안 하셨죠?”
‘번갯불에 콩 볶네. 교육 끝나면 작업할게요.’
“바위기둥처럼 생긴 절벽 아래로 계곡물이 흐릅니다. 찾아봐도 사진은 없는데, 드론 사진은 있을지도 몰라요.”
‘알았어요. 그런데, 다음 목적지는 정했나요?’
“아직. 두 군데 중에서 연락해볼 겁니다. 한 군데만 더 가면 될 것 같아요.”
순전히 예감이지만, 예지력만큼이나 예감도 틀린 적이 없다. 요즘은 예지력이 나오지 않아서 답답하지만.
‘유 선생 말이라면 그게 맞겠죠. 언제 가요?’
“연락되는 대로 갈 겁니다.”
‘그래요? 자림이는 출장 갔어요. 퇴마 의뢰가 들어왔거든요.’
“악귀는 아닙니까?”
‘석등에 불이 저절로 켜진대요. 밤만 되면 울음소리도 들리고 촛불 크기의 불도 켜진다고.’
설명을 들으니 잡귀가 확실하다. 그 정도면 송자림과 하월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겠어.
“그럼, 다녀와서 찾아가겠습니다.”
‘오케이.’
절벽은 반유민이 확인해줄 테고, 그사이 다른 한 건을 해결해야지.
화계의 진씨 가문과 장수의 성씨 가문. 둘 중에 어디로 연락할까.
두 군데 모두 첫 번째 메일 이후로 이렇다 할 연락이 없다.
‘어디에 연락해볼까···.’
한 군데만 더 가보면 될 것 같은데.
고민은 그날 오후에 해결되었다.
사무실에서 서류 정리를 하고 있는데, 서인애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가 나를 불렀다.
“유 선생! 화계에 가야겠어요. 으뜸유물요.”
그녀의 모니터에는 경매예정목록이 떠있었다.
으뜸유물경매.
바로 진씨 가문이 운영하는 곳이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