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 관리국, 강제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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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ona
작품등록일 :
2024.06.13 04:57
최근연재일 :
2024.07.05 23:0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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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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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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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화 : 찾아낸 방법

DUMMY

얼룩무늬 몸빼 바지에 목이 늘어난 티셔츠, 그리고 검은색 정장 자켓의 조합.



윤정 : 아니요. 이거 아니에요.



민혁 : 윤정아, 내껀 덜 말랐어. 나는 그래도 그냥 입으니까 너도 입어.



윤정 : 시, 싫어요!!



윤정은 그런 옷차림이 죽기보다 싫어 보였다.




-----



싫은 표정의 윤정을 나무라는 민혁.



민혁 : 윤정아, 지금 임무가 중요하지 옷차림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



윤정 : ...



틀린 말 하나 없는 민혁에 윤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없이 정장 자켓을 챙기는 윤정.

그때 널어놓은 정장 옆에 걸려있는 롱패딩을 발견한 윤정이었다.



윤정 : 저, 저는 이거 입을게요!



민혁 : 주인 허락도 없이?!



윤정 : 네, 괜찮겠죠 ...



민혁 : 괜찮다니, 주인 허락을 안 받았는데 ...



윤정 : 그냥 빨리 출발이나 해욧!!



윤정은 검은색 롱패딩을 입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민혁 : 아, 알았어 ...



그렇게 윤정과 민혁은 저택을 나와 입구까지 한참을 걸어갔다.

윤정의 롱패딩과 얼룩무늬 몸빼바지, 그리고 구두의 조합은 우스꽝스러워 보였지만, 그래도 자켓과 몸빼바지 구두인 민혁보다는 한참 나아 보였다.



민혁 : 집이 정말 크다. 어르신 계신 곳하고 갭 차이가 너무 큰데?



윤정 : 그러게요. 그래서 더 난감해요. 이런 호의호식을 내버려 둘 정도로 그 집에 집착하는 사람한테 무슨 수로 매입을 할 수가 있을지.



윤정과 민혁은 저택의 대문을 빠져나와 도로를 걸었다.

택시는 고사하고 지나가는 차가 한대도 보이지 않는 시골의 삭막한 도로.



민혁 : 어떡하지? 읍내까지 걸어서는 못 갈 것 같은데.



윤정 : 일단 걸어봐요. 히치하이킹이든 뭐라도 해야죠. 이렇게까지 입고 나왔는데!



민혁 : 그, 그렇지 ...



그때, 공장에서 돌아온 강봉철의 소형차가 멀리서 다가오고 있었다.



민혁 : 어?! 저거 아드님 차 아니야?!



윤정 : 맞아요!



윤정과 민혁은 봉철의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봉철은 두 사람을 보고 앞에 차를 세웠다.



봉철 : 어대 가십니꺼?!



윤정은 민혁에게 말하라며 눈치를 주었다.



민혁 : 아, 아버님 댁을 매입할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읍내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봉철 : 뭐라꼬예?! 고마 ... 일단 타이소!



윤정과 민혁은 봉철의 차량에 탑승했다.



윤정 : 저 ... 옷차림이 좀 그래서 걸려있는 롱패딩 그냥 입었습니다. 죄송해요.



봉철 : 일 없심더. 애초에 이 사단을 우리 아부지가 냈삣는데예. 근데 아부지 얘기는 무신 소립니꺼?



봉철은 읍내로 차를 몰며 두 사람에게 물어봤다.



민혁 : 에코테라 장은혜 씨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셔서 만나 뵙고 ... 윽!



민혁의 허벅지를 찌르는 윤정.

민혁은 자신이 쓸데없는 말을 한 건가 싶어 말끝을 줄였다.



봉철 : 은혜씨예? ...



민혁 : 네 ...



봉철은 그대로 말없이 읍내로 차량을 이동했다.

곧이어 읍내로 들어서는 봉철의 차량.



봉철 : 뭐라카는지 지도 합석해도 되겠습니꺼?



민혁 : 아 ...



윤정의 눈치를 보는 민혁.



윤정 : 네, 그렇게 하시죠.



방법이 뭔지 들으러 가는 사실을 봉철도 알게 된 순간, 그의 합석은 막을 수는 없는 듯 보였다.

그렇게 말없이 내달리는 봉철의 차량.



‘끼익’



봉철 : 여깁니더.



봉철은 카페 앞에 차량을 세웠다.

유리창 안에 보이는 은혜.

윤정과 민혁은 차량에서 먼저 내렸고, 그런 두 사람을 확인한 은혜는 손을 흔들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뒤늦게 봉철의 합석을 알아챈 은혜는 조금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은혜 : 봉철씨까지 올 줄은 몰랐네? ...



봉철 : 우리 집안일 인데예. 그라고 내도 그 방법 좀 들어보입시더!



은혜 : 일단 다들 앉으시죠.



윤정과 민혁, 그리고 봉철과 은혜까지 네 사람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민혁 : 바로 여쭙겠습니다.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은혜는 봉철의 눈치를 보며 말을 머뭇거렸다.



은혜 : 봉철씨 있는데서 얘기하기가 조금 그렇네 ...



봉철 : 편하게 말해보소. 내도 도움 좀 받아보구로.



은혜는 봉철의 눈치를 보며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은혜 : 나도 영감님이 왜 저렇게 저 집에 집착하는지 알아. 봉철씨가 얘기 해줬잖아.



봉철 : 그랬지예.



은혜 : ... 그럼 ... 이유를 없애면 되지.



은혜의 한마디에 세 사람은 그게 무슨 뜻인지 단번에 이해했다.

나무를 없애버리자는 은혜의 충격적인 한마디에 봉철의 눈치를 보는 윤정과 민혁.

그러나 정작 봉철의 반응은 무덤덤한 듯 해보였다.



민혁 : 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



은혜 : 민혁씨? 내가 저 영감님 설득을 몇 개월 한 줄 알아? 3개월이야. 보통 시세 2배 쳐주면 이사 갈 집 알아보기 전에 계약금부터 받는 게 정상이야. 근데 4배를 불렀어. 근데도 싫대. 방법 있어?



민혁 : 방법이 너무 과격 ... 해서요.



민혁은 봉철의 눈치를 봤다.

하지만 봉철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차분히 그들의 얘기를 듣고만 있었다.

상황을 지켜만보던 윤정이 나섰다.



윤정 : 대표님, 아드님께서는 화가 날 법한 방안이에요 ...



봉철 : 아닙니더. 계속들 하이소.



봉철은 은혜의 방법을 납득한 듯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윤정 : ... 그렇다면 저희는 어떻게든 매입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방법은 ... 잘 모르겠어요. 특히 아드님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은데 ...



윤정은 봉철을 떠보았다.



봉철 : ... 지는예 ...



어렵게 입을 떼는 봉철.



봉철 : 지도 마 생각 안 해봤심꺼?



봉철의 입을 열자 모두 말이 없어졌다.



봉철 : 불이라도 질러뿌까 상상만 수백 번도 더 했지예. 근데 ... 근데 우리 아부지 아임니꺼 ...



윤정과 민혁은 봉철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은혜는 달랐다.

그녀는 한 나라의 위장법인을 떠맡을 정도로 일 처리가 확실한 인물이었다.

한동안 공들였던 강장수의 한옥 집 매입을 포기하고 떠나는 지금의 상황이 싫었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해 보지 못했던 후회가 있었던 그녀는 자존심이 앞서 봉철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은혜 : 봉철씨. 얘기했잖아요? 전 포기했어요. 나야 포기하면 그만이야. 근데 봉철씨는? 언제까지 밑반찬 싸다가 영감님한테 왔다 갔다 할 건데? 것도 나이 오십에 회사 대표가.



봉철을 자극하는 은혜.

그런 은혜의 말에도 봉철은 말없이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은혜 : 그렇지 않아? 몇십 년 동안 이미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지 않냐구?



봉철 : 가만 좀 있어보이소. 내 생각 좀 하구로 ...



봉철도 생각이 아주 없지는 않아 보였다.



윤정 : ... 그럼 이 방법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제로 대표님한테 묻고 싶은데요. 지금 매입 포기하셨다고 했지만, 말씀하신 방법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대표님과 저희가 매입 경쟁을 하게 될까요? 이건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어서요.



은혜 : 후후후, 아가씨. 이 방법을 나나 진만씨가 사용하게 되면 영감님이 어떨 것 같아? 우린 이미 얼굴 다 팔렸잖아? 나는 그냥 이런 방법도 있는데 못 써보고 손 털고 나오는 게 아쉬울 뿐인 사람이야. 걱정 안 해도 돼.



윤정 :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아드님, 결정해 주시면 저희가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찾아보겠습니다.



봉철 : 우에 안전한데예? 아부지 저 집에서 한 발짝도 안 나갑니데이. 의사도 보건소에서 따로 불러가 오는데.



윤정 : 아 ...



민혁 : 방법적으로는 허락해 주시는 건가요? 방법은 저희가 최대한 찾아보겠습니다.



봉철 : 고마 ... 그렇게 해보이소. 하기 전에 우째 빼는지 얘기는 해주고.



봉철은 의외로 순순히 허락해 주었다.

대화가 마무리되는 듯 보이자, 은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혜 : 그럼 난 서울로 올라갑니다. 두 분 모쪼록 건투를 빌어요.



은혜는 그렇게 카페에서 나가버렸다.



봉철 : 일단 집으로 다시 가시지예. 지금쯤 옷도 다 말랐을 낍니더.



세 사람도 차를 타고 봉철의 집으로 이동했다.




-----




차 안의 세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런 적막한 분위기를 깨려는 시도는 오히려 봉철이었다.



봉철 : 괘안심더. 좋게 좋게 생각하믄 됩니데이.



윤정 : 정말 괜찮으세요? 방법이 다소 과격합니다.



봉철 : 언제까지 이리 살수도 없는 노릇이고 ... 아부지가 저래 뵈도 연세도 있꼬, 이제 건강도 생각해야지예. 옆에서 모시려면 어쩔 수 없심더.



그때, 멀리서 차량에 손짓하는 누군가.

동네 이웃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이 봉철의 차량을 알아보고 급한 손짓을 보내고 있었다.



봉철 : 와? 무신일이고?



주민 : 큰일 났심더! 아부지가 또 쌩사람 잡는다 안카요!!



봉철 : 와?! 와그라는데?!!



주민 : 빨리 가 보이소! 경찰 부르고 난리도 아닙니데이!!



봉철 : 아라따!



봉철은 급하게 차량을 강장수의 집 방향으로 돌렸다.

긴박한 상황에 아무 말 없이 봉철을 따라가는 윤정과 민혁.


곧 도착한 강장수의 집 앞.

경찰차가 한 대가 와있고, 한 사람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앉아있었다.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중인 강장수.



장수 : 마!! 놔라!! 이 집은 몬내준다 안카나!!!



경찰 : 신고 받았으예!! 이젠 저희도 방법 없심더!! 잠깐만 서로 가시지예!!



봉철은 차에서 급하게 내려 경찰에게 다가갔다.



봉철 : 무, 무신일인데예?



대근 : 마!! 니 아부지 좀 어케 해뽜라!!!



머리에 피를 흘리고 앉아있는 건 봉철과 오래된 이웃 주민 대근이었다.



봉철 : 대근이 마, 무신일이고?! 설마 ... 우리 아부지가?



대근 : 그래 임마!! 장 좀 담궈가 드릴라 캤는데, 노망이 드싰나 바로 몽둥이부터 때맀따 아이가?! 내 죽을 뻔 했다!!



강장수는 여전히 씩씩거리며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장수 : 놔라!! 을씬도 하지 마라! 아무도 안 된다 안카노!!!



봉철 : 아부지!! 그만좀 하소!!!



울분을 터트리듯 강장수를 말리는 봉철.

장수는 그런 아들도 거들떠 보지 않은 채 같은 말만 반복했다.



장수 : 치아라!! 니도 필요없다!! 이 천하의 불효자슥아!!



조용히 차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민혁은 윤정에게 말했다.



민혁 : 윤정아, 나무 없애버리면 ... 우리 할아버지한테 죽을 것 같은데?



윤정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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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 미국 평행우주 관리국 24.07.05 14 0 17쪽
23 22화 : 어린 강장수 24.07.02 13 0 14쪽
22 21화 : 임무 실패 24.07.02 17 0 12쪽
21 20화 : 결심 24.06.29 15 0 10쪽
» 19화 : 찾아낸 방법 24.06.28 17 0 11쪽
19 18화 : 집착, 정신병 24.06.28 25 1 12쪽
18 17화 : 절대로 안 팔끼다 24.06.27 18 2 12쪽
17 16화 : 사업성 임무 24.06.26 23 2 16쪽
16 15화 : 관리국의 주말 (2/2) 24.06.24 18 2 14쪽
15 14화 : 관리국의 주말 (1/2) 24.06.22 27 2 12쪽
14 13화 : 동기의 진급이 나보다 빨랐다 24.06.22 25 3 15쪽
13 12화 : 가장 먼저 해야 할 것 24.06.21 20 3 12쪽
12 11화 : 맥주 한잔 할까 24.06.21 22 3 9쪽
11 10화 : 복귀 24.06.20 33 3 14쪽
10 9화 : 윤정 이곳에 잠들다 24.06.13 35 3 12쪽
9 8화 : 기억의 파편들 24.06.13 42 3 13쪽
8 7화 : 소르치 (sorte) 24.06.13 42 2 14쪽
7 6화 : 호랑이 사냥 24.06.13 30 2 10쪽
6 5화 : 첫 번째 임무 시작 24.06.13 32 3 10쪽
5 4화 : 워프 엔진 24.06.13 29 2 12쪽
4 3화 : 임무 브리핑 24.06.13 37 2 13쪽
3 2화 : 도착! 평행우주 관리국 24.06.13 50 3 16쪽
2 1화 : 만남 24.06.13 57 3 17쪽
1 프롤로그 +2 24.06.13 118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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