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 관리국, 강제출근합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Rorona
작품등록일 :
2024.06.13 04:57
최근연재일 :
2024.07.05 23:0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55
추천수 :
49
글자수 :
142,418

작성
24.06.29 22:40
조회
14
추천
0
글자
10쪽

20화 : 결심

DUMMY

울분을 터트리듯 강장수를 말리는 봉철.

장수는 그런 아들도 거들떠 보지 않은 채 같은 말만 반복했다.



장수 : 치아라!! 니도 필요없다!! 이 천하의 불효자슥아!!



조용히 차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민혁은 윤정에게 말했다.



민혁 : 윤정아, 나무 없애버리면 ... 우리 할아버지한테 죽을 것 같은데?



윤정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




봉철은 경찰들을 도와 아버지 강장수를 말리고 있었다.



봉철 : 아부지! 고마하이소!!



장수 : 놔라 이 자슥들아!!



경찰관 두 명이 장수의 양팔을 잡고 경찰차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장수 : 놔라!!!



경찰차 뒷좌석에 장수를 태우는 경찰관들.

장수는 차 안에서도 야단법석이었다.



장수 : 퍼뜩 열어라!! 내 집에 아무도 못 드간다!!



경찰은 봉철에게 다가왔다.



경찰1 : 노인네 힘이 어찌 장사요?



봉철 : ... 서까지 꼭 가야 합니꺼?



경찰2 : 네. 신고 들어왔고 현행범으로 체포되신 거라 ... 서에 가서 조서는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경찰1 : 마, 니 이분 모리나?



경찰2 : 네?



경찰1 : 저기 현동교 앞 공장단지 사장님 아이가?



경찰2 : 아! 그 엄청 큰 ...



봉철은 자신을 알아보는 경찰관들에 체면이 상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봉철 : 미안합니데이 ...



경찰1 : 사장님, 이번이 몇 번째요? 여기만 어찌 이리 시끄럽다 안캅니꺼? ... 거, 피해자분 괜찮아요?!



경찰은 담장에 기대 앉아있던 대근을 불렀다.



대근 : 일 없어야!



봉철은 대근에게 달려가 그를 일으켜 세웠다.



봉철 : 마, 니 괘않나?



대근 : 일 없다! 하루이틀도 아이고 ... 근데 이렇케까지 몽둥이는 또 처음이다 ...



머리에 피를 흘리는 대근은 상처 부위에 휴지를 가져다 대고 있었고, 봉철은 그런 대근의 모습을 보며 미안한 마음에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대근 : 마, 기분 나빠 듣지 말래이 ... 느그 아부지, 노망난 거 아이가? 눈만 맞추치도 저래 발광을 해싸는데 원래 이 정도는 아니었다, 맞나? ...



봉철 : 맞다 ...



대근은 진심 어린 걱정으로 봉철에게 말했고, 그런 대근의 진심을 알고 있는 봉철도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봉철 : ... 니 병원부터 가봐라! 가보고 내한테 연락 꼭 하고 ...



대근 : 일 없다!



경찰1 : 거 피해자분. 피해자분은 여기 연락처 적어 주이소.



대근 : 돼쓰요! 뭐 누가 지나가믄서 신고했나 본데, 내 괜찮아요. 일 없으요!



봉철 : 참말로 면목없다 ...



대근 : 됐다 마. 근데 니도 언제까지 이리 맘졸이며 살끼가? ... 내 간다!



대근은 휴지를 땅바닥에 버렸다.

휴지는 대근의 피로 빨갛게 물 들어있었다.

난감한 표정으로 휴지를 쳐다보는 봉철.



대근 : 맞다! 마 이거 아부지 드리라. 장이다.



대근은 옆에 놓여있던 검은 봉투에 담긴 장을 봉철에게 건넸다.



봉철 : 고, 고맙다 ...



대근 : 내 간다!



대근은 자리를 떠났고, 경찰도 장수를 차에 태워 가버렸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던 윤정과 민혁은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눴다.



민혁 : 윤정아, 저 나무 건들면 큰일 날 것 같은데 ...



윤정 : 네. 매입은 고사하고 무슨 일 벌어지겠어요.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될 것 같아요.



윤정과 민혁은 차에서 내려 봉철에게 다가갔다.

대근이 사라진 뒤로도 그 자리에서 한참을 고개 숙인 채 있던 봉철.



민혁 : ... 괜찮으세요?



대꾸하지 않는 봉철.



윤정 : 저 ... 아까 말씀드린 방법은 저희가 다른 방법으로 찾아보겠습니다 ...



봉철 : 아니요.



봉철은 단호하게 말했다.



봉철 : 아니라예. 아니예 ...



윤정 : 네?



봉철은 윤정과 민혁을 무시한 채 장수의 집안으로 들어갔다.

차마 봉철을 따라 집안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하는 윤정과 민혁.

잠시 후, 집 안에서는 무언가 내려찍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쿵!’



민혁 : 뭐야?!



‘쿵!’



윤정 : 선배! 들어가 봐요!



‘쿵!’



윤정과 민혁이 현관문을 들어갔을 때, 봉철은 집 안에 있던 도끼를 들고 나무 옆을 내려찍기 시작했다.



‘쿵!’



무언가 홀린 듯, 혹은 화에 사로잡힌 듯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봉철은 나무를 사정없이 내려 찍기 시작했다.



‘쿵!’



봉철의 도끼질이 이어질 때마다 나무 위에 꽂혀있던 수액도 사정없이 흔들리더니 이내 떨어져 버렸다.



'철푸덕'



‘쿵!’



민혁 : 저!! 일단 진정하시죠! 아까 아버님 보셨잖아요! 지금 이건!



민혁은 봉철을 말리려 다가가 팔을 붙잡았다.

그런 민혁의 팔을 강하게 뿌리치는 봉철.

민혁은 나가 떨어졌다.



‘쿵!’



민혁 : 윽!



봉철 : 됐심더!! 이게 맞지예! 진즉 이렇케 했어야 맞지예!! 지도 비겁했심더. 두 사람한테 맡길 일이 아닙니더!!



‘쿵!’



윤정 : 선배, 같이 말려요!



윤정도 봉철의 팔을 붙잡으려 했지만, 위협적으로 휘두르는 도끼질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윤정 : 선배 뭐해요?! 빨리 일어나요!



‘쿵!’



민혁은 일어나 윤정과 함께 봉철을 말릴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쿵!’



윤정 : 지금이에요!



그때, 뒤돌며 두 사람에게 도끼를 들어 올리는 봉철.



봉철 : 오지마소!



눈이 충열될 정도로 분노한 봉철에 윤정과 민혁은 몸이 얼어붙었다.



봉철 : 내 오늘 결판을 지을 낍니더. 말리지 마이소 ... 그라고, 이 집 원한다 했지예? 드릴께예. 공짜로 가져가소. 대신! 지금 내 말리지 말라 이 말입니더!!!



'쿵!'



봉철의 말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윤정과 민혁.

봉철의 말이 사실이라면, 임무의 중요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던 두 사람이었다.



‘쿵!’


‘쿵!’



지치지도 않는 듯 사정없이 계속되는 봉철의 도끼질.

그의 도끼질에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원망이 서려 있었다.



‘쿵!’



‘쩌어어억!!’



‘쩌어어어억!!!’



‘쿠구구구구궁!! 콰과광!!’



결국 꼬꾸라져 버리는 나무.

나무는 쓰러지면서 강수의 집과 담벼락까지 덮쳐버려 모두 박살 내버렸다.



봉철 : 허억, 허억 ...



봉철은 도끼를 내려놓고 한쪽 구석에 앉아 말없이 잘라버린 나무 밑둥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정과 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봉철에게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봉철 : 허억, 허억 ...




-----




시간이 잠시 흐른 뒤.

봉철은 여전히 현관 안쪽 마당에서 나무 밑둥을 보며 넋을 놓고 있었고, 윤정과 민혁은 현관 밖으로 나와있었다.



민혁 :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



윤정 : 그러게요. 일이 풀려도 이렇게 풀리는 게 ...



민혁 : 그래도 임무는 성공했으니까 다행인건가? ...



윤정 : 아직 안심하긴 일러요. 강장수 어르신이 돌아왔을 때가 문제죠.



윤정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멀리서 다가오는 경찰차.

간단한 조서를 끝마치고 장수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 경찰이었다.



‘끼익’



장수는 경찰차 뒷좌석에 앉아서 쓰러진 나무를 보고 있었다.

집과 담장을 무너뜨리며 쓰러져 있는 나무.



경찰1 : 왐마. 이, 이게 뭐꼬!



장수 : 어 ... 어? ... 어 ...



경찰이 뒷좌석 문을 열어줬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장수.



장수 : 뭐 ... 이기 뭐이야 ...



천천히 차에서 내리는 장수.

두 손은 덜덜 떨리며 천천히 나무 앞으로 걸어갔다.



민혁 : 유, 윤정아 우리 뒤로 빠져있자. 지금 오해받으면 우리 죽어. 집안에 도끼가 있는데.



윤정은 민혁의 말에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장수 : 이기 ... 대체 ...



장수는 쓰러진 나무 머리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걸어가는 모습은 흡사 기어가는 듯해 보일 정도로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장수 : 아, 아부지 ... 아부지!!!



나무를 보며 아버지라고 외치는 장수.



장수 : 이게 뭐꼬! 대체 누가!!!



그때, 무너진 담벼락 안으로 장수의 눈에 봉철이 보였다.

그리고 보이는 봉철 옆에 놓인 도끼.



장수 : 봉철이 ... 너이가? ...



봉철 : 야!! 지가 했심더!



봉철은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 장수의 물음에 당당히 답했다.



장수 : 이, 이런 미친 자슥을 봤나!!!



‘짝!!’



장수는 봉철에 한걸음에 달려와 귀싸대기를 날렸다.



장수 : 이런 개 미친 자슥!! 니가 지금 무신 짓 했는지 알기나 아나?!



봉철 : 잘 압니더! 나무를 벴심더!!



장수 : 니, 니는 나무를 벤게 아이라 ... 니 할애비를, 내 아부지를 죽였따!!!!



봉철 : 정신나간 소리 고마 하이소!



장수 : 죽일 놈!! 죽일 놈!!



‘짝! 짝! 짝!’



봉철의 뺨을 사정없이 날리는 장수.

떨리는 손과 주체가 안 되는 감정에 한 대 건너 한 대를 허공에 휘두르는 장수였다.

별다른 저항 없이 계속 뺨을 맞던 봉철은 순간 장수의 손을 잡았다.



봉철 : 아부지!!! 정신 좀 차리소! 할아부지 안 옵니더. 죽었으예!!!



장수 : 이, 이런 개, 개자슥이 ... 니, 니 지금 뭐라캤노?



봉철 : 언제까지 이리 힘들게 살 낍니꺼?! 지도 힘들어예! 엄니도 힘들고, 아부지 며느리도 힘들어예!! 애진즉 돌아가신 분 때문에 언제까지 이리 살아야 합니꺼?!!



장수 : 니, 니가 지금 ... 아아 ...



‘털썩’



장수는 눈을 뒤집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봉철 : 아부지!!



경찰1 : 뭐, 뭐꼬!



장수가 쓰러지자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던 경찰들도 한걸음에 달려와 장수의 상태를 살폈다.



봉철 : 아부지! 아부지!!



경찰1 : 빨리 병원으로 모시라!!



경찰2 : 네!!



경찰은 장수를 업고 경찰차에 태웠다.



경찰1 : 우리가 싸이렌 울리가 빨리 갈테니까 뒤따라 오이소!!



봉철 : 아부지!! 지도 경찰차 타고 가겠심더!!



봉철은 옆에서 같이 상황을 지켜보던 윤정과 민혁을 쳐다봤다.



봉철 : 두 분은 제 차 타고 오이소!!



장수와 봉철을 데리고 급하게 병원으로 향하는 경찰차.

윤정과 민혁도 다급하게 봉철의 차에 올라탔다.

당연하단 듯 조수석에 탑승하는 민혁.

자연스레 운전석에 탑승하는 윤정.



민혁 : 빨리 쫓아가자!



윤정은 수동이 아닌 오토에도 조수석에 앉는 민혁을 한번 째려보고는 곧바로 경찰차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평행우주 관리국, 강제출근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필독] 대본 형식의 웹소설 입니다. 24.06.20 23 0 -
25 24화 : 부치지 못한 편지 24.07.05 12 0 11쪽
24 23화 : 미국 평행우주 관리국 24.07.05 13 0 17쪽
23 22화 : 어린 강장수 24.07.02 12 0 14쪽
22 21화 : 임무 실패 24.07.02 16 0 12쪽
» 20화 : 결심 24.06.29 15 0 10쪽
20 19화 : 찾아낸 방법 24.06.28 16 0 11쪽
19 18화 : 집착, 정신병 24.06.28 25 1 12쪽
18 17화 : 절대로 안 팔끼다 24.06.27 18 2 12쪽
17 16화 : 사업성 임무 24.06.26 23 2 16쪽
16 15화 : 관리국의 주말 (2/2) 24.06.24 18 2 14쪽
15 14화 : 관리국의 주말 (1/2) 24.06.22 26 2 12쪽
14 13화 : 동기의 진급이 나보다 빨랐다 24.06.22 23 3 15쪽
13 12화 : 가장 먼저 해야 할 것 24.06.21 20 3 12쪽
12 11화 : 맥주 한잔 할까 24.06.21 22 3 9쪽
11 10화 : 복귀 24.06.20 33 3 14쪽
10 9화 : 윤정 이곳에 잠들다 24.06.13 34 3 12쪽
9 8화 : 기억의 파편들 24.06.13 41 3 13쪽
8 7화 : 소르치 (sorte) 24.06.13 39 2 14쪽
7 6화 : 호랑이 사냥 24.06.13 30 2 10쪽
6 5화 : 첫 번째 임무 시작 24.06.13 32 3 10쪽
5 4화 : 워프 엔진 24.06.13 28 2 12쪽
4 3화 : 임무 브리핑 24.06.13 37 2 13쪽
3 2화 : 도착! 평행우주 관리국 24.06.13 49 3 16쪽
2 1화 : 만남 24.06.13 55 3 17쪽
1 프롤로그 +2 24.06.13 116 5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